“매일의 일상, 그러나 또박또박 걸어가는 힘은 결코 작지 않다”─코로나 시대를 건너는 작고 특별한 여행코로나바이러스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우리의 모든 일상을 바꿨다. 특히 인간관계와 외부활동이 단절되자 사람들은 답답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가까운 공원이나 숲, 둘레길, 강변을 찾았다. 아무런 방해 없이 마음껏 공기를 마시며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자유로운 쉼이자 안전한 여행이 ‘산책’이기 때문이다. 산책은 ‘나 홀로’ 즐길 수 있으며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다. 니체와 칸트는 습관처럼 산책했으며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호숫가를 거닐고, 버지나아 울프는 도시 한가운데를 걸었다.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그러나 아무려면 어떠하랴. 걷기로 무엇을 이루던 또는 무엇도 되지 않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1년의 아침 산책을 돌아보며 다름 아닌 ‘평범함’을 배웠다고 말한다. 평범함이란 단어 속에 녹아 있는 살아가는 힘, 외로움을 견뎌내는 힘, 그리고 또박또박 걸어가는 힘이 결코 작은 것이 아님을.“아침 산책길 위에서 나는 가장 특별한 나를 만났다. 마음껏 상상하고, 마음껏 대화하고, 마음껏 노래 부르고, 마음껏 나로 존재하는 평범한 산책이 특별해졌다. 그것은 타인에게 특별할 필요 없는 나의 특별함이자 나의 평범함이다.”“아, 애써 나오길 잘했다. 애써 살아가느라 잘했다.”─오롯이 나를 돌보는 아침 산책에 관하여이 책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다는 생각으로 매일 아침 산책하며 그 속에서 발견한 삶의 의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산문집이다. 순례자가 찾고자 했던 것, 그리고 인생에서 찾고자 하는 것을 멀리서가 아닌 일상생활에서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저자가 매혹된 아침 산책은 하루를 무사히 견뎌내기 위해 그날 새로 태어난 ‘나’를 축복하는 의식이자 ‘나’라는 우주를 만나는 작은 여행이었다. 걷는다는 것, 아침에 걷는다는 것, 혼자 걷는다는 것, 여자가 걷는다는 것. 이처럼 자발적이고 동적인 걷는 행위를 시작으로 여성의 일과 삶, 혼자의 기쁨과 슬픔, 나이 듦, 인연에 대한 성찰 등 자신의 진짜 모습과 목소리와 이름을 찾아가는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코로나라는 낯선 세상’에서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고 있다면 이 책의 저자처럼 그냥, 문득, 조금, 무작정, 길을 걸어보자. 포근한 이불속 유혹을 떨쳐내고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신 다음, 울긋불긋 떠오르는 해를 보며 자신만의 아침 산책을 즐겨보자. 단단한 땅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두 다리의 힘, 새로운 계절에 깨어나는 수많은 들꽃의 사랑스러움, 뜻밖의 기쁨을 알게 해주는 길 위의 동물들, 볼과 머리를 어루만져주는 바람의 촉감, 길의 반환점에서 진가를 드러내는 꿀 같은 물맛, 갈래갈래 늘어진 길과 교차되는 무수한 생각들까지, 걸어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생의 감각을 생생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게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입에서 툭 하고 터져 나오게 된다. “아, 애써 나오길 자알~했다!”아침 산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나만의 희망을 발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걷는다는 단순한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운동이고 수련이며, 누군가에게는 영감의 시간이고, 누군가에게는 자기 존재를 사유하는 시간이었다. 모두가 다른 것이 정상이다. 그래서 아름답다. 자신만의 산책을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