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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

손민지 | 동녘 | 2021년 7월 30일 한줄평 총점 8.6 (19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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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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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한 번도 체육관을 점령해본 적 없는 여성들에게
이 씩씩하고 힘 있는 러너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탈코르셋』 이민경 추천, 운동하는 여성의 페미니즘 러닝 에세이!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고 했던가. 연인과의 갑작스러운 이별, 대책 없이 결정한 퇴사, 아프고 약한 몸. 이제 막 서른이 된 저자에게 삶은 잔인했다. 한 뼘 방에 누워 무기력을 곱씹던 어느 날, ‘러너스 하이’라는 단어를 만났다. 달리기가 한계를 넘었을 때, 엔도르핀이 분출돼 기분이 마구 좋아지는 상태라고 했다. 시인의 말처럼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죽을 수도 없어서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2017년 여름, 절박하게 내달렸던 그 어설픈 뜀박질이 남은 생을 구원했다면 과장일까. 아니, 누군가에게 의지해야만 간신히 살아갈 수 있던 한 여성이 달리기를 통해 혼자 씩씩하게 바로 서는 법을 배웠고, 아름답지 않은 몸 때문에 움츠려드는 대신 종아리에 알알이 박힌 잔근육과 맨발의 굳은살을 아끼게 되었다면, 자신만 겨우 돌보던 이기적인 삶에서 주변과 동네 고양이까지 살뜰히 사랑하게 되었다면 이 말은 진심일 테다.

“‘러너’라는 단어는 내 유일한 자부심이다.” 2021년 올해로 4년차를 통과한 달리는 여자, 손민지의 이야기는 달리기가 풍경을 통과하듯 ‘오롯한 독립’, ‘여성의 몸’, ‘이웃과의 연대’로 차근차근 나아간다. 낮은 자존감과 애정결핍에 시달리고, 레깅스만 입어도 성적 대상화 당하던 저자의 경험은 삶을 타인에게 내맡기고 다이어트 강박을 겪고 시선이 두려워 운동하길 꺼리는, 모든 여성들의 공통 경험이다. 이 책을 쓰기로 결심했을 때, 저자는 다짐했다. 여자들에게 달리기라는 ‘무해한 음모’를 전파하자고. 그래서 스스로를 구원하는 방법을 알려주자고. 더 많은 보통의 여자 사람들이 운동장을 점령하게 하자고.

이 책은 2018년 출간되어 많은 독립서점에서 입소문을 타고 화제가 되었던 독립출판물 『러닝일지 PACE』의 확장판이자 『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으로 2020년 11월부터 3개월간 인기리에 사전 연재한 글들을 모아 펴낸 책이다. 그의 글을 오랫동안 기다린 사람이라면, 독립출판계에서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저자가 늘어난 기록만큼 성장한 이 책이 반가울 것이다. 『탈코르셋』의 저자 이민경의 추천사처럼 “한 번도 체육관을 점령해본 적 없는 여성들에게 이 씩씩하고 힘 있는 러너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저자처럼 용감하게 달리고 싶어질 것이다.”

목차

1부. 달리는 여자(들)
내 기분을 결정할 사람은 나여야만 한다
내가 원하는 내가 되는 경험
우리에겐 무엇이든 입고 달릴 권리가 있다
마음의 굳은살
타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에너지를 예열하는 중입니다
러닝 플레이리스트
태도가 재능이 될 때
바르셀로나를 달리다
달리기에는 성별이 없다
2부. 체력으로 하는 사랑
나는 나를 좀 봐주기로 했다
좋아하는 것을 계속 좋아하기
한낮을 견디는 최선의 방식
체력으로 하는 사랑
내향형 인간의 달리기
너, 내 동료가 돼라
고양이 별까지 달려갈 수 있다면
용기는 셀프 충전하겠습니다
에필로그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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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손민지
힘껏 내달리는 순간만큼은 평소보다 더 용감해지는 보통의 여자 사람. 책을 낼 만큼 달리기에 진심이지만 달리는 사람 중 가장 못 달리는 사람, 가장 체력 안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관계 속에서든 튼튼하게 서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조용히 쓰고 홀로 달린다. 에너지가 방전되었을 때는 배터리를 충전하듯 달리는 것으로 나만의 ‘러닝 총량’을 채운다. 계속해서 다정함을 나누기 위해, 사랑하는 이들을 더 잘 사랑하기 위해서 앞으로도 부지런히 달릴 셈이다. 『러닝일지 PACE』, 『떠나지도머무르지도 못하고』, 『나는 너를 영원히 오해하기로 했다』 등을 펴냈다. instagram @... 힘껏 내달리는 순간만큼은 평소보다 더 용감해지는 보통의 여자 사람. 책을 낼 만큼 달리기에 진심이지만 달리는 사람 중 가장 못 달리는 사람, 가장 체력 안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관계 속에서든 튼튼하게 서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조용히 쓰고 홀로 달린다. 에너지가 방전되었을 때는 배터리를 충전하듯 달리는 것으로 나만의 ‘러닝 총량’을 채운다. 계속해서 다정함을 나누기 위해, 사랑하는 이들을 더 잘 사랑하기 위해서 앞으로도 부지런히 달릴 셈이다. 『러닝일지 PACE』, 『떠나지도머무르지도 못하고』, 『나는 너를 영원히 오해하기로 했다』 등을 펴냈다. instagram @lerayonvert__

출판사 리뷰

씩씩한 ‘혼자’들의 독립생활 이야기, ‘디귿’
세 번째 이야기, 달리기

동녘 출판사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새로운 에세이 브랜드를 런칭했습니다. 동녘의 첫머리를 딴 ‘디귿’은 나로 살기 어려운 세상에서 스스로를 지키며 살아가는 씩씩한 ‘혼자’들의 독립생활을 응원합니다.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욕망하지만, 제일 부족한 수단인 ‘돈(기본소득)’을 다룬 『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서툰 삶을 살아가는 어른이들의 삶을 그린 등산 에세이 『행복의 모양은 삼각형』에 이어 운동장을 질주하는 여성의 페미니즘 러닝 에세이 『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가 쓰는 밀레니얼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내 기분을 결정할 사람은 나여야만 한다”
빼앗긴 ‘기분권’을 쟁취하는 가장 ‘여자다운’ 방법

‘기분권’이란 말이 있다. 여성들이 기본권을 주장할 때, 남성들이 기분 나빠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안전, 평등, 자유 등의 기본권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기분 상하지 않을 권리’는 남성들만의 것이었다. 생겨난 이유도, 이걸 누리는 주체도 불평등한 이 오염된 단어를 저자는 새롭게 되찾아오려 한다. 여자다운 방법으로, 여자답게.

“달릴 때만큼은 과거를 반복해서 회상하며 자책하거나,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실마리를 하나하나 찾는 일 따위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휴대폰을 볼 수도 없으니 지나간 인연에 대해 괜한 기대감을 가질 일도 없었다. 딱 달리는 시간만큼, 과거의 관계로부터 벗어나는 셈이었다. 달릴 때면 정말로 과거를 끊어버리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해방감마저 들었다.” 연인과의 다툼, 친구와의 갈등, 회사에서의 실수 등 자려고 누웠을 때 떠오르는 수많은 걱정들을 여자들은 너무 많이 되새김질한다. 저자는 그런 과한 자기검열이 여자들을 눈치 보게 하고, 움츠러들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그리곤 불필요한 염려로 일상을 갉아먹는 대신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실컷 내달리고 오자며 손을 잡아챈다.

“불쾌한 말이 나를 할퀴는 날에는 그 기분 속에 나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무조건 한번 달리고 오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옷을 챙겨 입고 나선다. 그렇게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내가 왜 기분이 나빴는지 정도는 가볍게 무시할 수 있게 된다. 기분에서 벗어난 스스로가 강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러고는 깨닫게 된다. 내 기분을 결정할 사람은 나여야만 한다는 것을.” 여자들이 기본권만큼이나 기분권을 주장할 때, 그 결정권을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 쥐고 있을 때 삶은 운동장 트랙처럼 곧게 뻗어 있을 것이다.


“스포츠 브라를 입을 때, 나는 ‘여자’가 아니라 ‘사람’이 된다”
우리에겐 시선 권력 없는 평등한 운동장이 필요하다

저자는 조거팬츠를 입고 달린다. 처음엔 허벅지가 보이는 짧은 바지에 민소매 차림이었다. 야외에서 달리던 어느 날, 누군가 뒤에서 쫓아오는 게 느껴졌다. ‘설마, 아닐 거야’ 애써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남자는 곧 곁에 바싹 붙어 대뜸 말을 걸었다. “혼자 달리세요? 번호 좀…….” “‘왜 운동하러 나갔다가 불쾌한 일을 겪어야 하나.’ 운동을 끝마치지도 못하고 돌아온 것이 억울했다. 그러고는 무서워졌다. 아무리 사람들이 붐비는 동네 산책로지만 한밤중 누군가가 나를 확인하고 뒤따라오는 상황은 공포 그 자체다.” 그날부터 긴 옷을 입기 시작했다.

운동하는 여성에게 시선 권력은 끈질기게 따라붙는다. 여성들만 있던 필라테스 학원에선 평범하기만 하던 레깅스가 남성들에겐 몸매를 강조하기 위한 코르셋이라 오해받는 것처럼, 시선은 불평등하고 여성의 몸은 왜곡된다. 저자는 조거팬츠가 분명 자유롭고 더 멋지다고 느끼지만 그 시작이 온전한 자의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여성이 약자일 수밖에 없는 운동장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달린다. “달릴 때마다 나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운동복을 입는 여성은 없으며, 이런 모습으로 달리는 여성도 있다고 온몸으로 말하는 중이다.” 한 명의 여성이 운동장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여성들에게 얼마나 큰 용기가 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브라는 여성이 감춰야 할, 혹은 너무 쉽게 성적으로 소비되는 여성 속옷의 한 종류가 아니라, 기능하는 옷이 된다. 달리는 동안 스포츠 브라의 색깔이나 비침 따위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나는 달리기와 운동복을 통해 일상의 모든 불편했던 시선에서 벗어나 그저 ‘달리는 한 인간’이라는 자유를 느낀다. 우리에게는 ‘무엇이든 입고 달릴 권리’가 있다. 레깅스를 입고 싶은 날에는 레깅스를 입고, 한여름 브라톱 차림으로 달리고 싶다면 그럴 수 있다. 무얼 입든 다양한 옷차림의 운동하는 여성들이 더 많아지길, 안전하다고 느끼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여성들이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때,
스스로를 구원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깨닫게 된다”
우리는 달릴 때마다 용감해진다!

“내게 달리기라는 도구가 없었다면 여전히 나는 시시콜콜한 고민을 털어놓고 싶어서, 혼자인 것을 감당할 수 없어서 끊임없이 누군가를 괴롭혔을지도 모르겠다. 그 대상은 늘 가까운 친구나 연인이었다. 그래서 친구의 수나 약속 빈도, 연인의 관심 같은 것에 쩔쩔맸다.”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없고 오롯이 혼자서 해내야만 하는 운동인 달리기를 통해 저자는 비로소 홀로 서는 방법을 배웠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고통도 온전히 혼자 감당해야 하는 몫이고, 땀을 흠뻑 쏟은 뒤 온몸에 차오르는 쾌감도 나만이 느낄 수 있는 1인분의 것임을, 달리기라는 삶의 은유를 통과하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더 ‘같이’ 달리고 싶다. “그 누구보다 그냥 나를 믿는 것이, 달리기를 믿는 편이 훨씬 보장된 안정감을” 준다는 걸, 여자들이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끼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걸 아니까. 저자는 이제 타인을 바라보느라 많은 시간을 쏟지 않는다. 대신 얼굴이 벌겋게 상기될 때까지 내달리고 나면 작은 성공을 성취한 자신에게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선물한다. “나는 언제고 나와 함께 붙어 있는데, 함께 있는 나 스스로를 좋아하지 못해서 그렇게 타인을 찾아 다녔는지도 모르겠다. 기꺼이 혼자가 되기 위해 달리러 나간다.”

늘어난 체력은 사랑의 범위도 넓혀줬다. 과거에는 자신과 미묘하게 어긋나는 사람이 있으면 쉽게 관계를 끊어버렸고 누군가의 배려를 당연시 여기기도 했다. 나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벅차 주변까지 살필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몸의 근육이 튼튼해지자 상처를 받아치는 일도, 받은 애정을 갚는 일도 가능해졌다. 사람뿐 아니라 동네 고양이들까지 챙긴다. 고양이의 밥그릇을 함부로 발로 차는 사람에게 용감하게 항의한 적도 있다. 달리기 전에는 낼 수 없던 용기다.

이 책은 그래서 단순한 달리기 예찬론이 아니라 여성들의 손을 움켜잡고 뛰는 페미니즘 에세이다. 저자의 다리는 이제 자신을 넘어 다른 여성에게로 더 멀리 뻗어간다. “나 같은 보통의 여자 사람들이 이 운동장에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운동장 구석에서 놀았지만 이제는 이 운동장을 전속력으로 종횡무진 자유롭게 질주했으면 좋겠다. 땀도 뻘뻘 흘렸으면 좋겠다. 달릴 때 자기 자신이 얼마나 힘차게 움직이는지 파워를 느껴봤으면 좋겠다. 느리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끝까지 달리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종이책 회원 리뷰 (15건)

포토리뷰 기꺼이 혼자가 되기 위해 달리러 나간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p*****s | 2022.08.18

중학생 때 시민 10km 달리기에 친구와 지원해서 달려보았다. 학교 체육 시간의 오래달리기로는 늘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게 빨리 잘 달리는 분들이 많은 세상인 줄 덕분에 배웠다. 겨우 완주는 했다. 하프나 풀코스 마라톤에 대한 경외가 엄청나게 커졌다.

 

대학입시가 본격화되는 고등학생이 되면서 스포츠 활동뿐만 아니라 예체능 전반에 대한 참여시간이 줄고 자제당하기도 하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대신 가끔 아주 오래 걸었다. 대학/대학원 시절은 가장 바빴던 시절로 기억한다. 매일하는 운동 대신 가끔 등산을 다녔다.

 

유학 가서 우연히 태권도 유단자를 알게 되어 뒤늦게 조금 배우다가 말았다. 걷기 명상을 배워 가능한 자주 걷긴 했다. 차라리 매일 달리는 습관이 굳건했다면 오랜 세월 체력을 잘 채웠겠다 싶은 아쉬운 생각은 종종 들었다.

 

불쾌한 말이 나를 할퀴는 날에는 그 기분 속에 나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무조건 한번 달리고 오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옷을 챙겨 입고 나선다. 그렇게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내가 왜 기분이 나빴는지 정도는 가볍게 무시할 수 있게 된다. 기분에서 벗어난 스스로가 강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러고는 깨닫게 된다. 내 기분을 결정할 사람은 나여야만 한다는 것을.”

 

귀국해서 출퇴근하면서 루틴을 만들었다. 6시에 운동센터에 가서 20분을 기계 위에서 달리고 다른 운동 좀 하다 샤워하고 아침 사서 출근하는 일. 달리기 시작할 때마다 이걸 왜 하나 싶게 괴로워지다 그 순간이 지나면 내려오고 싶지 않은 러너스 하이를 맛보는 반복이었다.

 

나는 언제고 나와 함께 붙어 있는데, 함께 있는 나 스스로를 좋아하지 못해서 그렇게 타인을 찾아 다녔는지도 모른다. (...) 기꺼이 혼자가 되기 위해 달리러 나간다. 혼자라는 것을 확인하고 나면, 나는 또다시 나 자신을 절실히 돕고 싶어진다.”

 

그리고 슬슬 게을러지다 판데믹으로 적어도 운동 일상은 다 무너졌다. 마스크를 하고 할 수 있는 운동은 적어도 내 정신 건강에 아주 유해했다. 마스크를 벗어 박박 찢거나 분노를 표출하게 될까 두려웠다. 아파트 계단을 하염없이 오르내리는 일도 지겹고 이젠 산책만 종종 한다. 아주 말랑한 몸이 되었다.

 

어설픈 뜀박질이 남은 생을 구원했다는 저자의 글은 과장이 아닐 것이다. 걷고 뛰면 몸을 바로 세우고 자세를 찾게 된다. 시선도 달라진다. 당연히 체력도 달라진다. 근육이 하는 일에 비하면 청순가련 우유빛깔 따위는 삶에 하등 도움이 안 된다.

 

운동복을 입고 달릴 때마다 나는 점점 진짜 에 가까워진다. 내 몸은 예쁘게보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잘 달리기 위해’, ‘건강하게 기능하기 위해존재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을 자신이 갖게 되고 움직임이 자유로워지는 경험은 귀하다. 인류 문명은 지금도 여성의 몸을 착취하는 방식을 버리지 않았다.

 

몸에 대한 새로운 이해는 다른 사람을 응원하고 격려하고 연대하는 방법도 알려 줄 것이다. 적어도 외모를 품평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게 될 것이니까. 더 작고 약한 몸을 가진 다른 생명들에게 친절하고 싶어질 테니까.

 

노랑이가 그리워질 때마다 나 또한 아주 작은 원자들의 모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언젠가는 나도 죽어서 사라질 것이고, 우리 둘 다 똑같이 원자 단위로 흩어져 또다시 먼 여행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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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C****e | 2021.07.24
움직거리기를 싫어하는 나는 늘 '운동하는 나'를 상상해본다. 서양 여인들처럼 공원 산책로를 헤드폰을 끼고 신나게 멋지게 달리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 상상의 연혁은 이미 수십년이 흘렀다. 늘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나이다.


이 책의 저자는 상상을 실현했다. 그토록 운동을 싫어했지만, 그녀는 '러너'가 되었다. 바람을 가르고 자유로움을 느끼는 바람돌이처럼 그녀 인생에 새로운 그녀가 생겨났다.


그녀는 운동장에 뛰는 여자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한다. 마치 나에게 하는 말처럼 들리는 것은 그냥.. 나의 자격지심이겠지? 뛰고 나서 느끼는 그 성취감, 그 파워. 그녀는 그것을 같이 느끼고 싶단다.


운동이 남자들의 전유물인양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남자들만 보이는 세상 말고 멋진 운동복을 입고 땀흘리는 여성들이 많아지는 상상을 해본다. 그들 가운데 나는 꼭 있다. 늘 상상해왔던 것처럼 말이다. 뛰기 전에 걷기라도 해봐야겠다. 그녀는 나에게 자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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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삶에 대하여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A******e | 2021.07.23

    운동같은 신체 활동과는 담을 쌓고 지내던 내가 마주한 최대의 시련은 군대에서였다. 훈련소 수료, 그리고 자대 배치 후엔 6개월마다 한 번씩은 PT 시험을 봐야 했는데 종목이 푸쉬업, 싯업, 그리고 2마일 런 3개였다. 푸쉬업과 싯업도 난관이었지만 그래도 주어진 2분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하면 되는 것이었지만 2마일은 내 기준으론 그렇게 빨리 끝날 거리가 아니었다는 게 문제였다. 3km를 뛰고도 아직 남은 200m는 왜 그리도 야속한지, 끝까지 마음 다잡고 완주하는 건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그래도 매일 뭔가를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달라진 나를 체감하는 법인가 보다. 전역한 지 5년이 다 돼 가지만 내겐 군시절이 그랬다. 매일 5시 15분부터 시작하는 섹션의 아침 pt는 하루 빨리 전역하고 싶었던 원인이기도 했지만 본격적인 변화의 계기이도 했으니 말이다. 하루 세 끼 주는 밥 푸짐하게 먹고 일과 이후 저녁엔 체육관에 가서 따로 운동을 더 했는데, 덕분에 학창 시절 내내 저체중이었던 나는 표준체중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이 책은 달리기에 관한 책이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달리기를 시작한 저자는 10분, 20분, 30분 서서히 뛰는 시간을 늘리고, 더 먼 거리를 뛰면서 문득 깨닫게 된다. 머릿속 잡념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지를 말이다. 운동 중에서도 유산소를 아직도 싫어하는 나는 러너스 하이를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달리기에서 오는 쾌감은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일상에 조그마한 변화를 주어 조금씩 변해가는 나를 마주하는 건 무엇보다도 기쁜 일이란 건 알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뱃살을 보면서 이러다간 안되겠다는 심정으로 운동을 다시 시작한지 2주가 조금 지났다. 운동을 내 일과로, 일상으로 만들기 위해서 조금씩이라도 꾸준하게 해야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 동녘 서포터즈 활동으로 출판사에서 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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