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할미부터 안티 미스 코리아까지
『한국 여성사 편지』는 우리 역사를 꾸려온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어린이 한국사 책에는 여성들이 살아온 이야기가 빠져 있습니다. 특히 통사책은, 왕이며 벼슬아치며 장군들까지 온통 정치에 참여했던 남성 영웅들뿐입니다. 이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지뢰처럼 곳곳에 숨어 있는 현재 사회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여성사를 전공한 필자 이임하 선생님은, 한국사 속의 여성들을 찾아내어 여성이 빠져있던 반쪽의 역사를 채워줍니다. 또한 『한국 여성사 편지』는 여성뿐만 아니라, 역사에서 제외시켜온 평민, 농민, 어린이, 이주노동자도 함께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이 책은 함께 살아왔고 함께 살아갈 ‘모든 사람들’이 주인공인 역사책입니다.
우리 사회에 여전히 남아 있는 ‘성 차별’
여자들에게 하지 말라는 금기가 가득하던 조선 시대 후기. 그 시대가 백여 년이 지났지만, 그 잔재는 현재에도 남아 있습니다. 21세기를 사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남자가 ~, 여자가 ~’라는 말을 자주 쓰며, 이에 따라 사람을 평가합니다.
2009년 1월 서울교대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초등 교과서 삽화에도 ‘성차별’이 많습니다. 과목에 따라 등장하는 남녀 비율부터 차이가 납니다. 6학년 『사회』 교과서에는 남성이 세 배 정도 많이 등장하는 반면, '실과'에는 여성이 좀더 많이 등장합니다. 직업의 종류는 어떨까요? 남성은 대통령, 정치인, 법률가, 교수, 의사, 예술가, 종교인 등 지도층 인사이고, 여성은 주로 교사, 간호사, 은행원 등입니다. 사랑 표현에도 남성은 적극적이고, 여성은 소극적입니다.
중고등학교 교과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치나 과소비를 하는 대표적인 사람은 모피코트 입은 여성이고, 온가족이 식사하는 그림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일하는 사람은 엄마뿐입니다.
어른들은 어린이에게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고 말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여자라서 남자라서 나이가 어려서 얼굴색이 달라서 가난해서 등등의 이유로 차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성사’를 왜 읽어야 할까요?
성 차별 의식은 성폭력이나 법의 차별 등 실제 사회 문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성폭력 예방 교육, 법령의 개정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남성들이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여성 스스로 생각하는 여성의 모습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여성관과 남성관은 우리 사고에 너무 뿌리 깊게 박혀 있어서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하고 무심히 지나가 버립니다. 살림이나 출산을 경시하고, 그 일을 주로 맡아온 여성의 역사를 외면했습니다. 하지만 ‘살림’은 사람을 살리는 일이며, ‘출산’은 인류를 이어왔습니다. 이제 한 발씩 인식을 바꾸어 갈 때입니다.
『한국 여성사 편지』를 통해 한국사 속 여성들이 새롭게 태어납니다
『한국 여성사 편지』는 한국사에서 빠져 있던 역사 (소외시켜 온 인물)를 채워주는 역사책입니다. 주몽과 함께 유화를, 혁거세와 함께 알영을, 김수로왕과 함께 허황후를 알려줍니다.
『한국 여성사 편지』는 왕과 전쟁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던 정치사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온 생활사입니다. 의식주의 변천, 결혼 관계의 변화, 여성의 지위에 대한 시대별 인식 등을 다룹니다. 이로써 모든 어린이들은 여자와 남자는 선사 시대부터 함께 살아왔다는 것, 역사에는 매우 다양한 삶이 존재한다는 것, 다양한 삶은 모두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한국 여성사 편지』는 여성의 문제에만 매몰되지 않고, 삶과 인간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져 스스로 삶을 바르게 보는 지혜를 줍니다. 더 나아가 어린이들에게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것,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가치관을 갖게 도와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