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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저
안녕하세요
원하는대로 이루어지는 깡꿈월드입니다~
내 하루는 왜 특별하지 않을까..
왜 맨날 똑같은 일의 반복일까....
자꾸만 다른 사람의 인생이 빛나보인다면
오늘의 책을 추천드립니다.
820. " 개와 함께한 하루 " 입니다.
아내와의 이혼 후 반려견 빌런과 함께 살고 있는
이 책의 주인공 헹크는 중환자실 간호사이다.
죽음의 문턱에선 환자들을 돌보지만
자신의 삶을 돌보긴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인지 그의 곁에 남은건 강아지 빌런뿐이다.
그런 빌런이 이상하다.
이따금씩 숨을 헐떡이며 입 가장자리로 혀를 축 늘어뜨린다.
가만히 서서 헹크를 바라보는 눈에
원망이 섞여있는 것 같다.
나이가 들어버린 헹크만큼 빌런도 나이가 들었다.
그의 부름에 늘 반응하고 그만 쳐다보던
활발한 빌런은 지금 아프다.
마치 사랑했던 아내와 헤어지던 그날의 헹크처럼 말이다.
심부전을 앓고 있는 이 녀석에게
아직 몇 달의 시간이 허락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헹크는 그 시간의 끝이 언제일지 알고 싶지 않다.
빌런은 어딜가든 헹크와 함께였다.
헹크가 부엌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거나,
테이블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거나,
텔레비전을 보고 있을 때도 빌런은 눈썹을 치켜 올리고
머리를 갸우뚱거리면서 그를 쳐다봤었다.
그 작고 소중한 아이가 언제 이렇게 늙어버린 것일까?
서로 사랑했던 아내 리디아와 헹크
둘 사이도 언제 변해버렸던 것일까?
분명 둘은 사랑했다.
사랑하기에 함께 하길 원했고,
평생을 함께 하고 싶어 결혼을 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가고
강렬함은 무뎌져 가고,
긴말함은 느슨해지며,
행복은 침식되어 만족으로 변해갔다.
그렇게 40대 중반에 그들은 갑자기 서로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하룻밤 사이 갑자기 멈추었다.
사랑이란 감정마저 잊어갈 때 쯤
헹크는 한 여자를 만나게 되었다.
몸 깊은 곳까지 새겨진,
아니 뼈 속까지 새겨진 "외로움"을
단 번에 사라지게 해줄 여자,
곰팡이 핀 자신의 인생에
따뜻한 햇살이 되어줄 이 여자를
놓치고 싶지 않았지만 헹크는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녀를 마주하는 순간
그는 수줍음이 많은 56세의 소년이 되어버렸다.
전화번호를 묻지도, 호감을 표현하지 못했던 그는
그녀가 떠나간 자리를 보며
우주보다 더 큰 공허함을 느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녀를 다시 마주하게 된 것이다.
이번엔 그녀를 놓칠 수 없다고,
이제라도 누군가의 곁을 지켜주고 싶다는
간절한 맘이 헹크를 흔들어 깨웠다.
그렇게 그는 24시간 만에 네 번째로 잠에서 깼다.
수도원의 방처럼 희미하게 밝혀진 텅 빈 공간에
홀로 누워있던 그에게
방금 꾼 꿈이 아주 천천히 그를 헤집고 들어온다.
그는 꿈을 꾼 것일까?
# 이 책은 예스2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작품의 원제는 'uit het leven van een hond', 직역하자면 '개의 삶으로부터'이다. 작가는 개의 삶으로부터 우리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도덕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행크와 반려견의 하루를 함께 따라온 독자들은 자문한다. 내가 무엇을 보았는가? 한 남자의 하루? 개의 하루? 사랑 이야기? 어쩌면 개의 심장은 멈추어 가고 있고, 헹크의 심장은 뛰고 있음을 보았을지도. 그리고 우리의 심장도.
옮긴이의 글 - 평범한 하루의 일상 그 속에서 전하는 삶에 대한 깊은 고찰 중에서
헹크 판 도른이 뜨거운 여름의 한 날, 토요일 아침잠에서 깨어난다. 그는 56세의 중환자실 간호사다. 그는 3년 전 리디아와 이혼을 했고, 사랑하는 반려견 빌런과 함께 살고 있다. 그에게는 정신질환과 약물중독으로 세상을 떠난 형 얀이 있었고, 지금은 동생 프레이크가 있다. 프레이크와 부인 줄리아, 그리고 어여쁜 조카 로사가 있다.
이제 곧 14살이 될 빌런은 심장이 좋지 않다. 헹크는 병원에서 빌런이 심부전증이라는 병명을 듣고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상 그 누구, 그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빌런에 대한 애정은 속수무책으로 헹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헹크는 빌런과 산책을 했고 그 길에서 한 여자를 만났다.
그가 아끼는 조카 로사의 생일을 맞아 동생 프레이크의 집을 방문하기로 약속했다. 로사를 위해 신중하게 자신이 감동을 받았던 책을 선물로 고르고 소원해진 동생 부부를 위해 와인을 준비한다.
와인을 준비하다가 문득 마이꺼를 떠올린다. 요양원에서 살고 있는 18살 많은 자신의 불륜 상대였고 지금은 치매를 앓으며 점차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그녀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그는 그녀가 좋아하는 와인을 사들고 그녀를 방문한다.
심부전을 선고받았지만 그래도 심장이 뛰며 살아있는 빌런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헹크는 로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동생의 집으로 향한다.
술을 마실 것 같아 버스를 이용하기로 한 헹크. 버스 안에서 얼마 전에 지친 빌런에게 물을 가져다주던 그녀를 다시 만난다. 그녀의 이름은 미아. 헹크는 둘의 대화 안에서 그녀를 향해 사랑에 빠졌음을 깨닫는다.
17살 생일을 맞은 로사. 로사에게 헹크는 아직 어른은 아니지만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삼촌이고 그를 무척 좋아한다. 둘은 제법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다.
와인을 마시고 취한 헹크. 로사와 프레이크의 집을 떠나 버스를 탄다. 8시가 넘은 시각 9시가 되지 않은 시각. 놀랍게도 버스 안에서 미아와 헹크는 다시 만난다. 둘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헹크는 로사에게 했던 미아에 대한 이야기를 미아에게 고스란히 전해준다. 사랑에 빠졌다고 말한 이야기를.
헹크는 개의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낀다. 그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고 그의 심장이 뛰고 있는 것을 느낀다. 그의 몸속에 피가 흐르고 있고, 그의 장기들은 산소를 공급받게 되고, 그 과정의 어딘가에서 삶에 대한 열정이 샘솟기 시작할 거라고 확신한다. 그래, 그거다. 그는 이해하게 된다. 그의 눈이 감기고, 동쪽에서 다시 해가 떠오르고, 지구는 묵묵히 차가운 우주 속으로 그 열기를 방출하고, 그리고.
그래, 그거다. 그는 이해하게 된다. 이것이 정말 그것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살아있다는 것. - 본문 중에서
'개와 함께한 하루'는 '헹크'를 주인공으로 한 하루 동안의 이야기다. 아침 6시부터 다음 날 아침 6시까지의 이야기.
네덜란드의 문학상 '리브리스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국적을 따지면서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기억으로 따진다면 네덜란드 작가의 책은 처음일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이 낯선 것일지도 모르지만 역설적으로 전혀 낯설지 않을지도 모른다.인간이 삶 혹은 죽음이라는 테마를 이야기할 때는 국적이란 것이 필요치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으니까.
이 소설은 소설치고는 꽤나 철학적이다. 비유와 상상이 넘친다. 하루라는 시간을 배경으로 헹크의 인생 전반을 이야기한다. 공간적 배경은 시시각각 변화하면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모두 아우른다. 때로는 냉소가 담겨있고 때로는 환희가 담겨있고 때로는 슬픔과 사랑, 애틋함까지 담겨있으며, 종국에는 삶을 향한 열정이 담겨있다.
주인공 헹크를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줄곧 그를 쫓지만 마치 텁텁한 공기를 환기시키는 것처럼 불쑥 관찰자의 입장이 서술되기도 한다. 푹 빠질 때쯤 뿅 하고 나타나는 두더지 게임 같다.
마치 옛날 무성영화를 틀어놓고 그 앞에서 변사가 여러 배우의 목소리로 옷을 입고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 헹크의 기억과 현재의 삶, 그리고 상상력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긴장감으로 빨려 들게 하지만, 어느 순간 확 현실과 맞닥뜨리는 기분이 느껴진다.
소설 속에서는 평소 내가 항상 잊지 않고 상기하려는 글귀들이 가득하다.
운명을 사랑하라는 아모르파티,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멘토 모리, 현재를 즐기라는 카르페 디엠,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배운 삶의 긍정 레벤스베야웅이 그렇다.
개와 함께한 하루는, 삶의 끝자락 어디쯤을 분주히 달리고 있는 개 빌런과 삶의 중반부를 열정적으로 살아내고 있는 헹크를 통해, 특별하지는 않아도 삶의 하루하루가 축복이고 그래서 새롭게 시작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어떤 정해진 때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은 그 자체로도 계속되고 그 자체로도 살아있음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은 이야기로 가득한 물질이라는 것도.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
*이 소설은 책의 띠지에 잘 요약하여 표현한 것처럼 평범한 인생의 삶 속에서
세세하게 보고 느끼게 되는 각각 개개인의 내밀하고도 평범한 듯 하지만 특별한
생生에 관한 긍정적 예찬, 찬미로 볼 수 있습니다,
'방황과 고통 속에서도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생의 가치이며, 생의 위대함이다!'
중환자실 간호사이면서 50대 중반, 과체중, 곧 죽음을 앞둔 반려견 빌런과 함께 사는
독신의 이혼남, 이 소설의 주인공 헹크의 지극히 평범한 삶을 통해 죽음에 관한 사색,
슬픔, 우정, 그리고 새로운 사랑에 관한 설렘, 삶에의 열정 등등의 인생 감정들을 섬세
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 소설을 읽어 가면서 작가 산더 콜라트(1961~ )에 관한 호기심이 생겨서 찾아 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정보가 없었습니다,
이 소설의 국내 번역자 조차 낮선 작가라면서 겨우 소설 두편을 출판한, 네덜란드인들
에게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라고 합니다,
네덜란드서 가장 중요한 문학상의 하나인 리브리스 문학상 수상작인 이 책의 작가가
북유럽의 잘 생긴 미남형의 인물임을 사진 이미지 몇장 검색으로 확인하고서는
상상과는 달라서 의외로 생각 되었었지요, (책에 저자 프로필 사진은 왜 없을까요?)
작가가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고 하듯이 이 책에서 표현된 주제 의식처럼 읽는
독자와 이 세상이 어떻게 연결되고 소통되며 구성되는지 문학은 그 발견을 도우며
질문을 끝없이 제기합니다,
죽음을 기억하고(메멘토 모리) 삶의 열정(카르페 디엠) 그리고 운명을 사랑하며(아모르
파티) 삶의 긍정(레벤스베야웅)을 담아낸 이 평범한(?) 소설의 특별함이 이 시대에 더욱
빛나는 것은 왜 일까요,,, ?
감사합니다,
*이 글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