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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아내

세라 게일리 저/안은주 | 한즈미디어 | 2022년 3월 3일 한줄평 총점 8.6 (39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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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SF/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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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우리 아내들 모두는 그의 꿈을 비추는 수단일 뿐이었다.”
남편이 내 복제인간과 바람을 피운다는 충격적 설정
인간 사이의 통제와 지배, 정체성의 질문이 결합한 걸작

세라 게일리는 작품 활동 시작 육 년 만에, 총 일곱 작품이 휴고상이나 네뷸러상, 로커스상, 캠벨상의 최종 결선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올린 작가다. SF와 판타지 문학계에서 떠오르는 신성 작가로 애니메이션 [스티븐 유니버스]의 일부 만화책 스토리를 작업하기도 했으며, 퀴어 작가로서 오랜 기간 사회적 약자와 성소수자의 삶을 고찰해 다양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폭넓은 이야기를 펼쳐 주목받고 있다. 『일회용 아내』는 “남편이 내 복제인간과 바람을 피운다”는 파격적인 설정에 더해, SF가 보여줄 수 있는 한계 없는 상상력, 스릴러로서의 속도감과 긴장감까지 모두 잡은 작품이다. 미화되거나 간과되기 일쑤였던 부부 사이의 폭력을 소재로 사람 사이의 통제 욕구와 지배 욕구를 통찰해 담았다.

『일회용 아내』는 길리언 플린의 『나를 찾아줘』로 대표되는 가정스릴러의 문법을 따라 이야기를 시작한다. 가정스릴러는 여성 주인공이 성별 고정관념에 따른 여성상을 거부하고, 남편이나 애인 등 파트너와 대등한 긴장감을 구축하며 사건을 전개하는 장르다. 이 장르는 자연스럽게 세상에 순응하기를 거부하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인물을 즐겨 그리는 세라 게일리의 작풍과 어우러진다.

그리고 작가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내 복제인간과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 아내의 복제인간을 만든 남편, 문제의 복제인간까지 세 사람이 이룬 삼각관계를 치정극만으로 끝내지 않는다. 물론 셋 사이의 갈등은 애증과 폭력이 뒤섞인 사건으로 계속해서 불거진다. 하지만 저자는 그 안에 담긴 가정폭력과 가스라이팅(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 복제당한 사람과 복제한 사람이 이루는 기묘한 지배-피지배 관계에 주목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목차

본문
작가의 말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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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세라 게일리 (Sarah Gailey)
2018년 휴고상 수상 작가. 작가 생활 시작 육 년 만에 총 일곱 작품이 휴고상 및 네뷸러상, 로커스상의 최종후보에 드는 쾌거를 올리며 놀라운 재능을 증명했다. 오랫동안 가졌던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통해 인간관계와 자아 정체성의 문제를 첨예하게 파고든다. 2020년에는 인기 애니메이션 [스티븐 유니버스]의 만화책에 스토리 작가로 참여했으며, 이처럼 SF·판타지·스릴러·만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분량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다채로운 작품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쳐 호평받고 있다. 대표작인 『일회용 아내』는 주인공 에벌린이 남편이 자기의 복제인간과 바람을 피웠다는 것을 깨... 2018년 휴고상 수상 작가. 작가 생활 시작 육 년 만에 총 일곱 작품이 휴고상 및 네뷸러상, 로커스상의 최종후보에 드는 쾌거를 올리며 놀라운 재능을 증명했다. 오랫동안 가졌던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통해 인간관계와 자아 정체성의 문제를 첨예하게 파고든다. 2020년에는 인기 애니메이션 [스티븐 유니버스]의 만화책에 스토리 작가로 참여했으며, 이처럼 SF·판타지·스릴러·만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분량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다채로운 작품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쳐 호평받고 있다.

대표작인 『일회용 아내』는 주인공 에벌린이 남편이 자기의 복제인간과 바람을 피웠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에 벌어지는 사건을 담았다. 자극적인 소재만으로 그치지 않고, 결혼 생활에 어울리는 아내가 되도록 여자에게 사회가 가하는 압력을 폭로하며 인간 정체성에 대한 울림을 남긴다.
역 : 안은주
숭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10년 동안 라디오 및 TV 방송작가로 일했다. 이후 한국방송통신대학 불문학과에 진학하며 번역의 세계에 발을 들였고, 졸업 후 영어와 프랑스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번역이란 멀리 떨어진 두 세계를 연결해주는 행위라 믿으며 이에 임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카티 보니당의 『128호실의 원고』, 찰리 돈리의 『수어사이드 하우스』와 『어둠이 돌아오라 부를 때』, 세라 게일리의 『일회용 아내』 등이 있다. 숭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10년 동안 라디오 및 TV 방송작가로 일했다. 이후 한국방송통신대학 불문학과에 진학하며 번역의 세계에 발을 들였고, 졸업 후 영어와 프랑스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번역이란 멀리 떨어진 두 세계를 연결해주는 행위라 믿으며 이에 임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카티 보니당의 『128호실의 원고』, 찰리 돈리의 『수어사이드 하우스』와 『어둠이 돌아오라 부를 때』, 세라 게일리의 『일회용 아내』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휴고상 수상 작가의 “가장 순수한” SF 신작
“우리 아내들 모두는
그의 꿈을 비추는 수단일 뿐이었다.”
남편이 내 복제인간과 바람을 피운다는 충격적 설정
인간 사이의 통제와 지배, 정체성의 질문이 결합한 걸작

★★ 2021 굿리즈 어워드 SF 부문 베스트 5 |
2021 《뉴스위크》 선정 가장 주목할 만한 신작 | 2021 《코스모폴리탄》 선정 이 겨울 최고의 책 | 미국공영방송라디오 NPR 선정 지난 10년간 최고의 SF와 판타지 베스트 50★★

2018년 휴고상 수상 작가인 세라 게일리의 SF 장편소설. 세라 게일리는 작품 활동 시작 육 년 만에, 총 일곱 작품이 휴고상이나 네뷸러상, 로커스상, 캠벨상의 최종 결선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올린 작가다. SF와 판타지 문학계에서 떠오르는 신성 작가로 애니메이션 〈스티븐 유니버스〉의 일부 만화책 스토리를 작업하기도 했으며, 퀴어 작가로서 오랜 기간 사회적 약자와 성소수자의 삶을 고찰해 다양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폭넓은 이야기를 펼쳐 주목받고 있다.
『일회용 아내』는 “남편이 내 복제인간과 바람을 피운다”는 파격적인 설정에 더해, SF가 보여줄 수 있는 한계 없는 상상력, 스릴러로서의 속도감과 긴장감까지 모두 잡은 작품이다. 미화되거나 간과되기 일쑤였던 부부 사이의 폭력을 소재로 사람 사이의 통제 욕구와 지배 욕구를 통찰해 담았다. 또한 자아 정체성에 대한 질문까지 깊이 있게 엮어 앤디 위어의 『프로젝트 헤일 메리』,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즈오 이시구로의 『클라라와 태양』과 함께 2021년 미국 최대 독자 사이트 굿리즈에서 선정한 “올해 최고의 SF 베스트 5”에 올랐다.


결혼했다면 배우자를 위해 내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 당연한가?
누구에게도 통제당하길 원치 않는 아내,
여성의 욕망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SF작가

세라 게일리는 SF부터 판타지, 스릴러, 만화책(스토리)에 이르기까지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왕성한 활동으로 호평받는 작가다. 그의 작품은 마법 세계부터 대체 역사에 이르는 폭넓고 독창적인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다. 여성으로 대표되는 사회적 약자 및 레즈비언 등 성소수자를 주인공으로 하여 이들이 사회로부터 받는 정상성에 대한 압력을 현실감 있게 묘사하며, 등장인물들이 압박에 순응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찾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충돌하는 과정을 긴장감 넘치게 표현해낸다. 평단 또한 이를 인정해 세라 게일리를 세계 유수의 SF 문학상 최종 결선 후보에 수없이 호명했으며, 이중 휴고상에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단편 소설, 중편 소설 부문 등 다양한 분야를 오가며 5년 연속 최종 결선 후보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2018년에는 휴고상 독립 출판 부문에서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일회용 아내』는 길리언 플린의 『나를 찾아줘』로 대표되는 가정스릴러의 문법을 따라 이야기를 시작한다. 가정스릴러는 여성 주인공이 성별 고정관념에 따른 여성상을 거부하고, 남편이나 애인 등 파트너와 대등한 긴장감을 구축하며 사건을 전개하는 장르다. 이 장르는 자연스럽게 세상에 순응하기를 거부하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인물을 즐겨 그리는 세라 게일리의 작풍과 어우러진다.
그리고 작가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내 복제인간과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 아내의 복제인간을 만든 남편, 문제의 복제인간까지 세 사람이 이룬 삼각관계를 치정극만으로 끝내지 않는다. 물론 셋 사이의 갈등은 애증과 폭력이 뒤섞인 사건으로 계속해서 불거진다. 하지만 저자는 그 안에 담긴 가정폭력과 가스라이팅(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 복제당한 사람과 복제한 사람이 이루는 기묘한 지배-피지배 관계에 주목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복제인간과 나,
자아를 고민하는 여정에 힘을 싣는 여성들의 이야기

콜드웰 기법으로 완벽한 복제인간 창조가 인류의 코앞에 놓인 근미래, 에벌린 콜드웰은 복제인간 연구 분야에 자기 성을 딴 기법을 아로새긴 과학자로서 염원하던 과학상 수상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만사가 행복해야 할 이 수상 연회를 눈앞에 두고 에벌린은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심지어 외도를 들킨 남편 네이선은 에벌린에게 조금도 미안한 기색 없이 이혼 서류를 내민다.
사람들은 에벌린의 이혼을 일중독자인 과학자의 흔한 결말로 여기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바로 남편 네이선이 바람을 피운 상대가 에벌린의 복제인간이라는 것. 에벌린은 아무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복제인간 마르틴을 만나고, 혐오감에 휩싸인다. 남편은 에벌린에게서 무엇을 제거하고 싶었기에 마르틴을 만든 것일까? 고압적이고 불도저 같은 성격의 에벌린은 고분고분하고 순종적인 마르틴의 존재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 그런데 어느 날 복제인간 마르틴에게서 무서운 전화가 오고, 에벌린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절대 되고 싶지 않았던 모습으로 태어난 그녀에게 어쩔 수 없는 유대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녀와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기로 결심한다.


사회의 정상성에 맞서는 여성들
“나 자신을 부정하지 않겠다”는 다짐

작가는 “나와 내 복제인간의 만남”이라는 소재를 “결혼 서약을 한 아내와 상간녀의 만남”으로 옮겨가 말초적인 재미를 잡는 한편, 적대해야 마땅할 이들의 관계를 물 흐르듯 전자의 본질로 옮겨가 독자로 하여금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남편 네이선은 에벌린을 자기 마음에 드는 존재로 만들기 위해 때로는 비난하고 때로는 구슬리며 깎아내리지만, 에벌린은 끝내 네이선의 의도대로 바뀌지 않는다. 강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 이미 어떤 방식으로든 폭력을 감지하는 데 익숙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네이선은 에벌린에게서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을 잘라내고 자신이 허락해야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존재, 즉 에벌린에게서 자율성과 독립성을 거세한 복제인간 마르틴을 창조한다. 하지만 복제인간이라 하더라도 인간인 마르틴의 자유의지를 완전히 통제하는 데는 실패한다.
결국 독자들은 네이선의 실패 이후 결코 한편이 될 일은 없을 것 같았던 에벌린과 마르틴이 협력하는 과정을 보게 되며, 이 과정에서 수많은 질문들을 안는다.
왜 여자는 결혼생활에서 배우자보다 커리어를 우선시하면 이기적이라고 비난받는가? 출산은 왜 여성이 자의만으로 선택할 수 없는가? 노골적이고 신체적인 학대만이 폭력인가? 누군가 우리의 신체와 기억을 모두 조작할 수 있다면, 인간은 무엇으로 자기가 누구임을 확신할 수 있을까?
저자는 성소수자로서의 자신을 인정한 뒤, “나 자신을 지우지 않는 삶”을 살기로 결심하고 작품에도 자기의 가치관을 담았다. 『일회용 아내』는 게일리가 성소수자로서의 정체성과, 성소수자임을 인정하면 불행해질 거라는 두려움 사이에서 혼란에 빠진 시기에 끝없이 “정상적일 것”을 요구하는 이성애자 남성과 결혼 생활을 보낸 경험이 담겨 있기도 하다. 작품에서 메아리치는 질문들과 함께, 독자들은 살면서 마주한 폭력과 압력의 경험을 되돌아보고 “내가 가질 수 있었던 또 다른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새롭게 한층 넓어지는 시야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세라 게일리만이 할 수 있는 작업이다. 누가 “남편이 자기 아내를 복제한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내용을 젠더 문제, 인간관계 및 자아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로 탈바꿈시킬 수 있겠는가? 『일회용 아내』는 지적인 화자의 목소리로 촘촘하게 짜인 아주 지능적인 SF스릴러이다.
- SF매거진 《토르》 추천사

세라 게일리의 『일회용 아내』는 남편의 불륜 사건을 매력적이고 기이하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끄는 멋진 가정스릴러이다. 게일리의 작품에 익숙한 사람은 친숙한 즐거움과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제 준비하면 된다.
-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팽팽하고 스릴 넘치며 신나는 놀이기구에 탄 것과 다름없다. 게일리는 자기 글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을 뿐 아니라 독자의 감정을 잡아챌 줄 안다. 특히 마르틴과 에벌린이 한 방에 있을 때는 아주 눈이 부시다.
- 《북페이지》

사랑과 죽음, 복제인간이 『일회용 아내』에서처럼 함께 조합된 것은 여태껏 보지 못했다. 깊이 시사하는 바도 많은데다 재미도 있는 속도감 넘치는 스릴러.
- 《뉴 사이언티스트》

어두운 희극, 로맨스와 SF스토리가 압도적인 소설로 한데 뭉쳤다.
- 《테크레이더》

칼날처럼 날카로운 심리스릴러. 서스펜스에 조예를 가진 게일리는 주인공 에벌린을 아주 구체적이고 복잡한 상황에 밀어넣고 생물학적 프로그래밍과 편집, 클론 제작의 윤리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낸다. 독자들은 상상하지 못했던 전개에 온통 사로잡혔다가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오래도록 이 책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 《북리스트》

종이책 회원 리뷰 (36건)

나와 클론이 유대하는 세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D**********f | 2022.05.16

세라 게일리의 <일회용 아내 (The Echo Wife)>는 '남편이 자신의 복제인간과 바람을 피운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SF 작품이다. 'Echo Wife'는 얼핏 '친환경적인 아내'를 말하는 줄 알았는데, eco가 아닌 'echo' - 메아리치다 혹은 비슷한 것을 반복 상기시킨다는 뜻으로 '자신을 완벽히 복제한 아내'를 의미한다고 보면 되겠다. 클론이 일상화될 미래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클론이 어딘가에 존재해서 나의 생활 영역 안에 들어오고 그것도 모자라 나의 존재를 대체하는 상황을 가정해보는 섬뜩한 이야기다. 남편이 아내의 클론과 외도를 하고, 아내는 클론을 상대하는 막장 드라마가 벌어진다면.

 

 

극중 에벌린 콜드웰이라는 여성은 복제인간에 대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은 뛰어난 과학자로 등장하는데, 그녀는 외도를 한 남편 네이선에게서 이혼 통보를 받는다. 상대는 에벌린의 복제인간 마르틴. 왜 남편은 자신과 똑같은 클론에게 바람이 난 것이었을까. 자신의 클론인 마르틴이 자신에게는 없는 남편에 대한 순종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에벌린은 남편 네이선과 클론 마르틴에 대한 혐오를 폭발시킨다.
 

이 책에서는 인간의 존재를 두고 '초안'이라는 개념이 나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목업 디자인을 하듯, 어떤 '목적'에 따라 초안과 ver2.0, 3.0을 계속 만들어내는 클론의 세계. 초안에서 부족한 점을 또 다른 클론의 존재를 만들면서 업그레이드하고 이전의 삶을 '조건화'하는 과정은 과연 미래에 일상화될 수 있을까. 에벌린은 아이를 원치 않았지만, 네이선은 아이를 원했고 결국 마르틴이라는 클론을 통해 아이를 갖게 된다. 단지 특정한 인간의 목적에 의해서 클론은 기능적으로 탄생하게 되지만, 클론은 인간의 감정을 학습하고 그대로 인간에게 대응한다.
 

그러던 어느날 네이선에게 사건이 일어나게 되고, 에벌린과 마르틴은 또 다른 네이선을 만들어야 할 상황을 마주한다. 나와 클론이 함께 연대하게 되는 기묘한 일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주인공 에벌린이 자신의 클론인 마르틴과 끊임없이 맞붙고 논쟁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나와 클론이 남편에 대한 존재와 가족을 구성한다는 상황을 두고 불꽃튀게 논쟁하는 장면을 상상해보면 얼마나 소름끼치는 기이한 상황인지를 실감할 수 있다. 본래의 자신은 클론에게 느끼는 감정은 우선적으로 태생적인 우월의식이다. 클론이 '감히' 자신의 남편에게 한 행동에 대해 질투와 혐오의 감정이 끓어오를 것이며, 클론의 감정을 자신의 감정과 절대로 동화시켜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다.
 

에벌린은 클론인 마르틴이 '감히' 자신의 행위를 판단하고 지적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실제로 아내와의 관계를 뒤흔들고 클론과 외도를 한 것은 남편이지만, 그녀는 사라진 남편보다는 클론에게 더 큰 혐오를 갖게 된다. '인간도 아닌 것'이 인간다운 접근을 해올 때 겪는 불쾌한 골짜기와 같은 혐오의 마음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문제는 인간들 사이 관계의 틈이고, 클론은 그 문제를 위한 도구일 뿐이었다. 인간들의 문제를 클론이라는 과학적 도구로 보충할 때, 윤리적인 정당성을 초월하는 엉뚱한 일이 또한 발생하게 된다. 클론은 말 그대로 사람을 '복제'하는 일이지만, 모든 정신과 사고방식을 그대로 복제할 수는 없다. 어떤 특정한 목적은 그의 좋은 면만을, 아주 '일부' 만을 복제하고 싶어한다. 자신에 대한 관심과 기분과 요구를 맞춰줄 수 있는 존재로서 기능하는 인간을.
 

특정 목적에 의해 만들어지고, 또한 폐기되는 클론들을 인간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에벌린은 마르틴과 함께 '새로운' 네이선을 만들었지만, 그들이 모르는 네이선은 수많은 복제 아내를 만든다. 새로운 버전을 만들 때마다 초안을 개선해서 업그레이드하고 새롭게 프로그래밍한다. 거듭된 '시험체들' 중의 하나로 아내의 클론을 만드는 남편의 본심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더 나은 존재를 창조해보고 싶은 과도한 시험정신이었을지, 아니면 잘못된 관계를 인간적으로 풀지 못하는 무력감이었을지. 굳이 클론을 만들어야 될 정도까지 인간들 사이의 관계를 스스로는 복원할 수 없는 것일까. 물론 이는 픽션일 뿐이지만.
 

마르틴은 프로그램에 따라 반응하는 존재로 탄생했지만, 자신의 의사를 가지고 문제를 결정하려고 한다. '용감한 클론'이 되기 위한 마르틴은 자신이 낳은 아이에 대한 애착을 갖고, 복제된 네이선을 향해 더욱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려고 한다. 많은 시험체를 만든 네이선이라는 존재의 클론을 응징하자는 마르틴과, 복제 인간이라도 살인을 해서는 안된다는 에벌린은 인간의 윤리를 주제로 논쟁을 하게 되는 기묘한 상황을 맞는다. 사라진 사람을 복제하여 살려내고, 진짜 사람의 악의를 복제된 사람에게 복수하는 건 정당한 것인가? 인간보다 더 논리적인 복제 인간에 맞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감정은 분노 뿐이다. 나보다 더 논리적인 클론에 대해 분노하지 않으면 그를 인정하는게 될테니까.
 

분노의 대상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자신의 감정보다, 자신을 더 잘 아는 클론에 대한 두려움이다. '어떻게 감히 내게 이럴 수 있어'라고 생각하지만, 자신 또한 같은 생각을 더 많이 해왔기 때문에 복제인간은 또 다른 나의 모습 그 자체가 된다. 나와 복제인간이 대화를 하면 할수록, 그렇게 자신의 복제인간 또한 자신의 감정을 성숙시켜 가며 발전한다. 자신이 만들어진 목적을 떠나 진정한 존재의 이유를 고민하고, 사람으로 여겨지게 되는 것이다.
 

클론의 목적은 관계의 결핍을 벗어나기 위해 태어난 것이지만, 마르틴의 존재 이유는 인간의 부조리함을 극복하는데서 새롭게 발견된다. 클론과 인간이 역설적으로 인간의 부조리함을 깨닫는 와중에 서로의 필요에 의해 공존하게 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진짜의 인간이나, 인간을 복제한 클론은 서로의 망가짐을 공감하고 인간의 부조리함을 어떻게든 극복하려 한다. 에벌린은 마르틴에게 자립심을 주고, 자신은 또한 과학자로서의 필요에 의해 원하는 것을 성취하게 된다. 이들의 결말은 어찌되었든 적정한 공존의 대안으로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
 

<일회용 아내>는 인간을 복제한다는 것에 대한 과학의 윤리적인 문제 이면에,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지속가능한 관계라는 것은 상대의 불완전함을, 마치 버그를 치료하듯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의 연속은 아닐 것이다. 진짜 아내를 놔두고 복제인간과 외도를 하는 인간의 이야기는 역설적으로 인간의 불완전함을 더욱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관계의 시작임을 말해준다. 불완전함을 더욱 이해하는 것으로 일회용이 아닌 지속가능한 삶을 꾸리고 싶다면, '그래도 괜찮아'의 생각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괜찮은 삶'을 얼마나 받아들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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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일회용 아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뽀*맘 | 2022.03.03

 

 

 


 

작가 생활 시작 6년 만에 총 7작품이 휴고상 및 네뷸러 상, 로커스 상의 최종 후보에 드는 놀라운 재능을 증명한 저자의 SF 신작 <일회용 아내>를 보겠습니다.

 


 

나 에벌린 콜드웰은 성인을 복제하고 신경 체계로 성격을 집어넣은 과정에 대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과학상을 수상합니다. 그것을 축하하기 위한 파티에 남편이 어디 있는지를 묻는 불유쾌한 질문을 받지만, 외도를 한 네이선에게서 이혼 통보를 받은 충격을 감추고 의연히 대처합니다. 그동안 연구에 매달리며 그곳에만 집중하느라 신경을 쓰지 못했지만 집 곳곳엔 외도의 흔적이 있었고, 남편도 수상한 행동을 종종 했습니다. 남편의 바람 상대는 나로 만든 복제인간 마르틴이었고, 모습은 똑같지만 나와는 다르게 순종적인 성격입니다. 이미 마르틴과는 1년 넘게 다른 집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 집 문을 두드리며 그녀를 확인한 순간, 네이선이 자신의 조수 세예드의 도움을 받아 몰래 마르틴을 만들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녀는 임신을 했습니다. 결혼 전 임신을 알았을 때 연구성과 때문에 혼자 병원에 가서 아이를 지웠고, 그도 같은 연구자로 자신을 이해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무엇이라고 이해할 거라 생각했으나 마르틴의 임신을 보고 그건 나만의 착각임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마르틴은 임신이 불가능해야 했습니다. 내 연구를 합법적이고 윤리적으로 만들어주는 몇 가지 사항 중 하나로 모든 클론은 섬과 같은 고립된 존재로, 생식이 불가능하며, 궁극적으로 일회용입니다. 쓰임이 다하면 버려져야 하는 시험체일뿐입니다. 그들은 대역이자 장기이식을 위한 농장, 혹은 연구 소재일 뿐입니다. 잠깐만 살다가 쓸모가 없어지면 생물의학 폐기물이 됩니다. 그런데 네이선은 클론 복제 체계에 내제된 불임 요소를 피했고 마르틴은 임신을 했습니다.

마르틴은 자신이 클론인 줄 몰랐고 나를 만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네이선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읽을 만한 책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렇게 탑에 가뒀고, 마르틴을 무지 속에 빠뜨려 헤어 나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네이선의 말대로 살다가 나를 만나고 느끼고 생각하게 된 마르틴이 갑자기 집으로 와달라고 전화를 합니다. 갔더니 남편 네이선이 주방에 죽은 채로 있습니다. 자신이 아이를 가지기 싫다면 어쩔 거냐고 질문을 하자 네이선은 실패했다며 화를 내면서 칼을 들고 달려들었답니다. 그렇게 일이 벌어졌고 난 그를 집 정원에 묻었습니다. 그렇게 연구실로 돌아와 다시 연구를 하는데, 마르틴에게서 사람들이 네이선을 찾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다시 마르틴을 만나 함께 고민을 합니다. 마르틴은 네이선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살아 있는 네이선을 구하기 위해 두 여자는 어떤 행동을 할까요. <일회용 아내>에서 확인하세요.

지금 사귀는 사람을, 결혼한 사람에게 100% 만족하나요? 누구도 그럴 순 없습니다. 상대방의 모든 것이 다 내 마음에 들 수는 없지요. <일회용 아내>의 남편 네이선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완벽한 아내를 만들었습니다. 아내 에벌린과 모습은 똑같지만 성격은 다른 복제인간 마르틴을요. 마르틴은 자신의 말에 순종적이며 가정을 잘 돌보는 아내로 네이선이 바라는 여성입니다. 복제인간에 대한 반감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됩니다. 사람을 창조하며, 그것도 그냥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바람대로 만들 수 있다면 이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상상하기 힘듭니다.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은 복제인간을 일회용처럼 쓰고 버릴 수도 있습니다. 누가 복제인간인지 사람인지 겉으로 봐선 알 수 없다면, 도대체 사람의 존재는 어떻게 되나요. <일회용 아내>에서 제시하는 복제인간이란 소재에 젠더 문제, 인간관계, 나아가 자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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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일회용아내,세라게일리,한스미디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a***l | 2022.03.02




 

서평_일회용 아내_세라 게일리_한스미디어

 

 

참, 잘 쓴 SF 소설이다. 상 받을 만하다.

이미 주제부터가 독자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고 아, 읽어보고 싶다, 마음이 들게 만드는 마력의 소설이랄까.

적어도 이 시대의 현대인들이 관심 가질만한 소재를 절묘하게 SF와 섞어서 쓴 작품이다. 어이없는 개연성으로 털어 재끼는 재미없는 SF 소설에 실망했는데 오랜만에 잘 읽었다.

 

일단 막연한 우주 판타지 이야기가 아닌 우리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상황을 다룬다. 그 속에서 복제인간이라는 흥미로운 과학 소재를 절묘하게 버무렸으며 과학과 미스터리 스릴러를 고루 맛볼 수 있는 마치 종합 선물 세트를 보는 듯한 쾌감을 준다.

거기다 시점이 일관적이고 갑작스러운 장의 바뀜도 없어서 읽기도 편하다.

그리고 섬세하게 묘사된 배경과 캐릭터의 표현만 봐도 작가의 필력과 안목이 보통이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다.

 

가장 공감이 간 건 작가 마음 가는 대로 막 쓴 게 아니라 대중이 흥미를 가질만한 상업적인 것이 무엇인지 잘 아시는 분 같다.

그동안 하도 어이없는 SF 소설을 읽어오며 적지 않게 실망을 했다. 결국 장르 자체에 회의감이 들었는데 덕분에 잘 읽을 수 있었고 소설이 주는 즐거움을 느껴서 좋았다.

얼핏 보면 불륜 소재에 복제인간에 미스터리 스릴러의 조합이 단순해 보일 수 있으나 작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절묘한 반전을 중간에 끼워 넣어서 아이러니의 쇼킹함을 주었다.

거기다 1인칭 시점으로 쓰인 점은 이 소설이 마치 실제 있었던 일처럼 현실감을 느끼게 했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도록 만들어 주었다.

최소한의 등장인물은 혼란스러움을 줄였으며 그 빈 공간은 부가적인 이야기와 회상으로 채워 넣어서 더 공감하고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다.

역시 작가님의 필력 파워가 보였고 그간 휴고상 최종 후보까지 갔던 아쉬움을 이 작품으로 끝내버린 건 같다. 각색을 잘 해서 드라마나 영화화가 된다면 충분히 주목받는 소설이다.

물론 SF는 허구이며 진실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점이 있지만 그것도 그럴싸하게 잘 포장할 줄 알아야 독자들이 이야기에 따라갈 수 있다고 본다.

 

'일회용 아내'는 그 점에서 충분했다. 앞으로 작가님의 행보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탁월한 SF 소설에 다양한 재미를 기대하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참 소설이다.

 

p52

여주인공이 남편 네이선의 코트에서 머리카락을 발견했다. 근데 유전자 검사 결과 '살아있음'이라고 나오는데 이해가 안 됨. 머리카락은 죽은 세포 아닌가?

 

p77

법적으로 따지자면 클론은 사람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권리라는 게 없다. 그들은 그저 시험제일 뿐이다. 그들은 대역이자 장기이식을 위한 농장, 혹은 연구 소재일 뿐이다. 잠깐만 살다가 쓸모가 없어지면 생물의학 폐기물이 된다. 그들은 일회용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일회용아내 #세라게일리 #한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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