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내면 당신의 얼굴을 바꿔드립니다.”
돈만 내면 어떤 의뢰에도 응하는 천재 성형외과 의사에게
연이어 날아드는 갖가지 기묘한 의뢰
그리고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성형미인 연쇄살인사건
이 모든 일의 배후에 있는 비밀은 무엇인가?
성격은 괴팍하지만 천재라는 칭호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성형외과 의사 히이라기 다카유키. 스스로를 인체의 예술가라고 칭하는 그는 돈만 내면 어떤 의뢰에도 응하며 의뢰자의 얼굴을 그들이 원하는 대로 바꿔준다. 하지만 히이라기의 밑에서 일하게 된 마취과 의사 아사기리 아스카는 그런 히이라기의 방침, 더 나아가 오로지 아름다워지기 위해 얼굴에 칼을 대는 성형외과 자체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며 히이라기와 부딪친다.
현 아내의 얼굴을 전처와 똑같이 바꿔 달라는 대기업 회장의 의뢰부터 시작해, 한 남자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는 야쿠자, 과거의 경험 때문에 성형수술을 끊임없이 반복하게 된 연예인까지. 차례차례 날아드는 기묘한 의뢰를 경험하며 아스카는 성형외과 세계와 히이라기라는 인물, 그리고 그의 감춰진 비밀에 대해 알아간다.
한편, 히이라기의 주변에서 또 다른 사건이 일어난다. 4년 전 용의자가 도주해 미해결로 남겨진 ‘성형미인 연쇄살인사건’과 같은 수법으로 살해된 여성의 시체가 발견된 것이다. 성형수술을 받은 여성들을 죽이고 그들의 얼굴을 본뜬 데스마스크를 만들어 남긴 엽기적 연쇄살인사건의 소식을 듣고 수상한 행동을 보이는 히이라기. 살인사건과 히이라기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가? 모든 일의 이면에 존재하는 비밀은 무엇인가?
당신은 반드시 속는다!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의료 서스펜스×미스터리!
‘포스트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칭호와 함께 3년 연속 서점대상 후보에 등극한 작가로서 주목 받고 있는 치넨 미키토. 그는 현역 의사라는 이색적인 프로필이 돋보이면서도 짜임새 있는 플롯의 작품들로 일본 내에서 뜨거운 지지를 얻고 있다. 《리얼 페이스》는 그런 저자가 자신 있게 내놓은 성형외과를 주제로 한 의료 미스터리·서스펜스 소설이다. 작품 내 치밀하게 깔려 있는 복선들이 얽히면서 밝혀지는 천재 성형외과 의사와 연쇄살인사건의 비밀, 그리고 성형수술 의뢰자들이 마음속에 숨기고 있던 사연이 만들어내는 반전은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말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현직 의사이자 작가인 치넨 미키토만이 쓸 수 있는 생생한 의료 현장 묘사
의사로도 활약 중인 치넨 미키토의 소설에는 항상 의료 현장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성형외과에 초점을 맞춘 이번 작품 《리얼 페이스》는 수술실 내의 생동감을 작품 내에 그대로 녹여내 다른 미스터리 소설과는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한다. 얼굴을 바꾸는 성형수술은 물론 외상으로 인해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의 응급수술까지, 수술실 풍경을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볼 수 있을 정도의 생생한 묘사는 의료 미스터리로서의 묘미를 한껏 살림과 동시에 현장감을 부여해 이야기에 흡입력을 더한다. 이처럼 세세한 의학 묘사를 하고 있지만, 관련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모든 독자가 상황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역량이 돋보인다.
모든 비밀의 뒤에는 ‘사람’이 있다
생명과 가장 가까이 있는 작가만이 쓸 수 있는 인간의 본모습
직업상 항상 생명과 마주해온 치넨 미키토의 소설의 중심에 존재하는 것은 ‘인간’이다. 《리얼 페이스》에서도 이러한 주제의식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연쇄살인사건과 히이라기의 비밀을 파헤친 끝에 드러나는 진실, 특별한 사정이 있는 의뢰를 해결해가면서 알게 되는 의뢰자들의 속마음. 예측 불가능한 반전이 거듭되며 풀려나가는 수수께끼 속에서 조명되는 것은 날것인 인간이다. 여기에 더해 제삼자에게는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성형수술이 환자 본인에게는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는 생각거리를 던진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는 책을 덮을 수 없게 만드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 속에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등장인물들의 대화에서 느껴지는 인간미와 메시지가 매력적인 미스터리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