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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목정원 산문

목정원 | 아침달 | 2022년 6월 3일 한줄평 총점 9.4 (14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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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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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슬픔을 아는 아름다움만큼 가치 있는 것은 없으니까요.”
사라지는 것들이 남긴 흔적을 더듬는 목소리
공연예술이론가 목정원의 비평 에세이

공연예술이론가 목정원의 산문집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이 아침달에서 출간됐다. 목정원이 2013년부터 프랑스에서 6년, 한국에서 2년 동안 마주했던 예술과 사람, 여러 사라지는 것들에 관하여 쓴 책이다. 공연예술에 관해 쓰고 말한다는 건 일면 공허를 면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것은 발생하는 동시에 소멸하는 시간예술이기 때문이다. 작품은 관객의 눈앞에서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그리하여 관객에게 남는 것은 점차 희미해질 기억뿐이다. 그럼에도 목정원은 사라지는 것에 관해 말하고자 하며, 오히려 자신에게조차 작품이 충분히 희미해졌을 때에 쓰고자 한다. 한 시절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기억 속에 남은 흔적들과, 말이 되지 못한 것들을 건네주기 위하여. 이 책은 그러한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에 보내는 비평이자 편지이다.

목차

뒤늦게 쓰인 비평 05
공간에서 11
봄의 제전 21
솔렌 35
관객 학교 45
김동현 선생님께 64
비극의 기원 69
꽁띠뉴에 83
테러와 극장 95
연극을 끝까지 보기 위하여 116
장 끌로드 아저씨 127
춤을 나눠드립니다 153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175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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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목정원
서울대 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렌느2대학에서 공연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여러 대학에서 공연예술이론 및 예술학일반을 가르치며, 변호하고 싶은 아름다움을 만났을 때 비평을 쓴다. 산문집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이 있다. 서울대 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렌느2대학에서 공연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여러 대학에서 공연예술이론 및 예술학일반을 가르치며, 변호하고 싶은 아름다움을 만났을 때 비평을 쓴다. 산문집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이 있다.

출판사 리뷰

슬픔을 기억하려는 힘

우리는 실체가 있는 것만을 사랑할까. 혹여 본 적 없는 얼굴을 더욱 사랑할 수도 있는 걸까. 그럼에도 무언가에 마음을 기대야 한다면, 계속 사랑하기 위해 어떤 흔적이 더 필요할까.
─ 28쪽.

시간예술의 특징은 사라짐에 있다. 회화와 같은 공간예술이 한번 완성되면 파괴되지 않는 한 공간 속에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것과 달리, 연극과 같은 시간예술은 얼마간 시공간 속에 발생했다가 사라진다.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라면 시간예술뿐이 아니다. 인간의 생 또한 한 편의 공연처럼 세상에 머물렀다가 시간 속으로 흘러간다. 그것들은 모두 인간의 기억 속에서 점점 희미해지지만, 그 와중에 어떤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물론 흔적이 남는 것과 존재가 남는 것은 다른 일이기에, 이 모두에는 근본적으로 슬픔이 있다.

목정원은 예술과 삶에서 마주치게 되는 그 슬픔의 흔적에 관해 말한다. 〈봄의 제전〉을 통해, 백 년 뒤의 관객들은 안무가 니진스키의 삶과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의 춤을 떠올린다. 춤이 기록되지 못한 채 원전이 소실된 작품을 복원하려 하거나 다시 만드는 일은 무엇일까. 이는 본 적 없는 이의 얼굴을 사랑하는 일이며, 그가 남긴 흔적을 그러모아 그 얼굴을 다시 그려보는 일이다.

의상제작자 솔렌과 만난 때를 돌아보며 저자는 무대의상의 특수성에 관해 이야기한다. 무대의상은 하나의 공연만을 위해 만들어진다. 그 옷들은 무대 위에서 잠시간 쓰였다가 이내 무용해져 창고에 보관되거나 애호가들의 수집품으로 남는다. 따라서 그 옷을 만드는 일은 발생하면서 소멸하는 고유함을 위한 일이며, 이때 무대의상은 그 자체로 생의 은유가 된다. 이는 목정원에게 안무가 알랭 플라텔의 〈타우버바흐(Tauberbach)〉를 떠올리게 하는데, 이 작품에는 제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들이 부르는 바흐와 함께 무대에는 수백 벌의 옷이 무덤처럼 쌓여 있기 때문이다. 무용수들은 음악을 비껴 가는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고, 옷 무덤에 파묻혀 사라지고, 무덤 속에서 옷을 입고 나온다. 이어 알랭 플라텔의 다른 작품인 〈아웃 오브 콘텍스트 - 피나 바우쉬를 위하여〉를 함께 회상하며, 목정원은 누군가는 볼 수 없는 춤을 보고, 누군가는 들을 수 없는 노래를 듣는 일에 관해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금지되어 있는, 사라진 것과 다름없는 경험에 따르는 슬픔에 대해.

어엿한 동시대인이 되기에 아직 우리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고 그것은 전부 타인의 아픔에 관한 일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모르는 동안, 어떤 이들은 멀리 떠나버리기도 했다. 남겨진 편지가 해독되지 않을 곳으로. 잊히지 않는 것들을 잊은 곳으로.
─ 47쪽.

목정원은 배삼식 작가의 〈먼 데서 오는 여자〉로부터 동시대인으로서 목도했기에 우리가 아는, 우리 몸의 역사가 된 죽음들을 읽어내고, 김동현 연출가를 추모하는 공연을 본 뒤 고인에게 편지를 쓴다. 현실과 작품 속에서 죽어간 여성들을, 왕명을 어기고서라도 오빠의 죽음을 애도하는 안티고네에 주목한다. 2015년 프랑스에서 발생한 테러 이후 죽음이 지닌 슬픔과 두려움이 극장을 무겁게 감싸고 있을 때, 혼란스러운 방식으로 세계의 고통을 직시하고자 하는 앙헬리카 리델과 의도치 않게 참상을 재현하는 로메오 카스텔루치의 연극을 통해 여러 죽은 자들 앞에 살아 있고 현존한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를 성찰한다.

이렇듯 여러 상실에 관한 기억을 오래 묻어뒀다가 이윽고 말로써 남기는 일은 저자에게 있어 슬픔을 해소하는 방식인 동시에 소멸 뒤에도 남는 것들을 통한 애도처럼 보인다. 그러한 애도는 어쩌면 〈봄의 제전〉에서처럼 떠난 이가 남긴 흔적을 그러모아 얼굴을 다시 그려보는 일과 유사할 수도 있고, 오르페우스가 마지막으로 보고야 마는 에우리디케의 얼굴 같은 것일 수도 있다. 그렇게 바라보고픈 누군가의 얼굴을 떠올리는 일이 기억하는 일로 이어지는 것이라면, 그 과업에는 필연적으로 사랑이 수반되는 셈이다.

사랑은 소멸을 넘어서 무언가를 기억하게 하고, 또한 그것이 개인의 기억을 넘어 다른 이들의 몸에도 새겨질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다. 관객을 사랑한 예술가 장 빌라르에 관한 일화, 그리고 오페라를 사랑하는 장 끌로드 아저씨와의 우정 이야기, 그리고 저자 자신이 사랑했던 외할아버지에게 보내는 노랫말 등을 통해 사랑은 다른 이에게 많은 것을 전하는 일임을, 그러한 사랑의 흔적들을 유산으로 삼아 사람들은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음을 목정원은 또한 말해주고 있다.

나는 당신에게 노래를 나누어준다. 당신은 또 다른 곳으로 가 노래의 일부를 나눠줄 것이다. 목도한 슬픔을 당신의 몸에 기입하며. 당신의 호흡대로 춤추며. 다시 사랑하며. 그렇게 우리는 비로소 우리 자신이 되었다가, 마침내 우리가 아닌 것들로 흩어진다. 죽음 이후에는 정말로 영혼만 남게 될까. 그때도 서로를 사랑할 수 있을까. 서로를 비춰볼 몸이 없어도. 모든 계절을 춤으로 시작할 수 있을까.
─ 172쪽.

종이책 회원 리뷰 (9건)

포토리뷰 2023-02 목정원 산문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A**a | 2023.01.30

공연 예술학을 전공한 문정원 작가의 프랑스에서 6년, 한국에서 2년의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 책에는 공연과 예술 대한 작가의 비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솔직히 책에서 소개한 공연과 예술에 대한 잘 알지 못하여 작가의 비평보다는 소소한 일상을 보는 것이 좋았고, 수려한 문장들이 책의 내용을 더 돋보이게 했다.

 

리델이 강력하고도 위험한 연극을 만드는 것은, 저 죽음들을 진정 아파하기 위해서는 세계를 직시해야 하기 때문이며, 직시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뒤흔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많은 이들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그 불쾌감의 근원에 대해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 떠나는 관객은 누구에게 이입했기에 그리하는 것인가. 합리적인 이성 쪽에, 프랑스에게, 그도 아니면 정치적 올바름을 수호하는 자신의 선함에 이입했던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그것은 함정은 아닐까.

p.102

 

예전에 이병헌 기무라 타쿠야가 출연했던 영화가 생각났다. 영화가 워낙 잔인해서 커플들이 도중에 많이 떠난 기억이 있는데, 영화가 아닌 연극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은 관객들이 떠나고 논란이 되었을 것 같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뒤흔듬'이 공연에서 꼭 필요한 것일지는 모르겠다. '뒤흔듬'의 영향은 공연보다는 책이 더 오래가고 강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컨대 나는 혼자였다. 생애 처음으로 나는 나 혼자만을 생각하며 살 수 있었던 것이다. 관계로부터 오는 짐들이 사라졌고, 보이는 모습을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내게 가장 자연히 공명하는 아름다움들을 발견해 취하며 살게 되었다. 계절에 따라 식재료를 맛보았고, 한 꽃이 지고 다른 꽃이 피는 것을 보았으며, 많은 다리 중의 한 곳에올라 흘러가는 강물을 오래 바라보았다. 그 느린 리듬 속에서 안전을 느꼈다. 세계는 한 발짝 떨어져 있었다. 그러자 도리어 세계의 아픔이 더 잘 보였다.

p.159

 

공연과 예술에 대해 특히 연극에 대해 살짝 엿볼 수 있었고, 문장들이 아름답고 따뜻했다. 올해는 콘서트나 뮤지컬 말고 연극공연을 먼저 보러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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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밀*티 | 2022.11.13

이 책은 진작 구입해두고 미루고 미루다가 읽게 되었다. 그러는 데에는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꼽고 싶은 이유는 책 속 글씨가 작고 빽빽하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집어 들고 보니, 천천히 조금씩 음미하며 야금야금 맛보아야 하는 글이어서 그랬을 거라 생각된다.

다소 얇은 듯한 책이지만, 읽는 데에 시간이 걸린다. 한 걸음식 천천히 가까워지면서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고 하면 되겠다.

그런 느낌의 책이었다.

공연예술.

현장감 있게 감상할 수 있으면서도 기억에는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공연'이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공연예술은 시간예술이기 때문이다. 그 존재 방식이 시간에 기대고 있어, 발생하는 동시에 소멸하는 예술. 작품을 다 본 순간 그것은 이미 세상에 없다. 그것은 사라졌다. 남는 것은 기억뿐이며, 기억도 금세 바스라진다. 그러므로 대개 공연에 대한 글을 쓰는 일은 가쁜 호흡으로 이루어진다. 흐릿해지기 전에. 영영 지워지기 전에. 그러나 아무리 현재적이어도 그 글쓰기는 공허를 면할 수 없다. (6쪽)

공연 비평.

저자는 사람들이 문학 비평이나 영화 비평을 읽는 것처럼 공연 비평을 읽지 않는다고 말한다. 글을 읽다가 흥미로울 경우 뒤늦게 찾아볼, 작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발생과 동시에 사라져버리는 '공연'이라는 예술을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하는 듯하다.

나에게 공연은 그저 옛날에 보긴 봤고 기억조차 희미해져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기억 속에 있는 것들을 하나씩 들춰보며 그의 기억을 함께 해본다.

 

이 책의 저자는 목정원. 서울대 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렌느2대학에서 공연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여러 대학에서 공연예술이론 및 예술학일반을 가르치며, 변호하고 싶은 아름다움을 만났을 때 비평을 쓴다. 가끔 사진을 찍고 노래 부른다. (책 속에서 작가 소개 전문)

이 책에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프랑스에 살면서,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두 해 반을 더 보내면서 품었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보았던 무대, 걸었던 풍경, 만났던 사람, 못 지킨 죽음, 읽었던 말들과 불렀던 노래가 담겨 있다. 이는 그 모든 지나간 것들에 대한 뒤늦게 쓰인 비평이다. 당신에게 닿기를 바라 유예되고 간직되었던. 어쩌면 삶도 한 편의 공연처럼 흘러가면 그만이기에. (7쪽)

 

이 책은 극장이라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극장이라는 공간은 오묘하다. 실시간으로 눈앞에 펼쳐지는 가상의 세계를 만나러 우리는 그곳에 간다. 몇 시간짜리 허구를 기꺼이 함께 용인하는, 약속이 이루어지는 곳. 지구 위에는 내가 사랑하는 극장들이 몇 있고, 사랑을 촉발시킨 것은 대체로 거기서 마주한 허구의 세계였다. 나는 아름다운 가상을 만난 곳에서, 그 공간을 또한 아름답다고 여긴 것이다. (11쪽)

이 책을 읽으며 극장이라는 공간부터 다시 생각해본다. 이 책은 극장이라는 공간으로 비유하자면, 눈앞에 보이는 무대만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관객들, 무대 밑 공간, 배우들의 대기 공간 등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주 세밀한 시선으로 조심스레 살짝 건드리면서 파고드는 장치까지도 소홀히 하지 않고 함께 고찰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책이다.

 

 

그녀의 문장은 이렇다. 생각지 못했던 부분까지 툭 건드려주어서 나의 상상의 영역을 넓혀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아, 그런 의미이겠구나!'하고 다시 바라보고 생생하게 살려낸다.

만일 당신이 춤을 춘다면 나는 가만히 앉은 몸으로도 그 춤을 따라 추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사랑이다. 무대 위의 도약하는 몸이 저토록 가볍기 위해 얼마나 무겁게 근육을 조이는지, 저 한없는 회전이 얼마나 아찔하게 어지러움을 비껴가는지, 바닥을 기는 무릎은 어떤 저릿함으로 납작해지는지. 오직 몸을 통해 상상할 수 있는 한에서 우리는 그만큼 더 춤을 볼 수 있고, 알 수 있고, 감각할 수 있다. (155쪽)

 

프랑스 극장들의 시즌은 가을에 시작된다. 긴 바캉스를 끝으로 동네의 상점들이 문을 열고, 반가운 얼굴들이 돌아오고, 개강을 맞은 사람들이 무리 지어 거리를 점령하고, 여름 끝 무렵의 눅진한 볕을 맞으며 사람들은 카페 테라스에 앉고, 청명한 바람이 섞여들고, 잎은 초록을 내려놓는 계절. 일상이 돌아온 그 자리에 여름 내 닫혀 있던 극장의 문도 열려, 미리 예매해둔 새 시즌의 티켓을 하나씩 꺼내들고 집을 나서는 날들. 시즌 첫 공연의 왁자한 로비. 객석의 불이 꺼질 때 익숙한 두근거림을 되찾던 가슴. (153쪽)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나가다 보면 현장감 있는 상상을 하게 된다. 내가 파리에 갔던 것도 가을. 그때의 길거리와 왁자한 사람들의 모습, 카페 테라스에 시끌벅적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던 풍경, 그런 장면들이 떠오르면서 파리 현장에 내가 있는 듯 심취하며 읽어나간다.

 

언어를 통해 사유하는 대부분의 인간은 선형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대한다. 우리가 생각할 때, 머릿속에 문장이 줄지어 흘러간다. 우리가 살아갈 때, 눈앞에 세계가 지나간다. 그 가없는 흐름 속에서 과거와 미래를 잇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현재라는 찰나 속에 우리는 산다. 일몰의 시간, 사라지는 빛이 물들이는 하늘을 보며 옆에 선 이에게 아름답지, 말하는 순간 그 아름다움은 이미 지나가고 없다. 그것이 우리의 언어가 우리에게 허락한 생의 방식이다. (179쪽)

개기월식도, 결혼식도, 생일도, 또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소중하지 않거나 사라지지 않는 것은 없다. 우리의 매일매일은 소중하다. 그것은 모두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무심히 지나가는 것들을 하나하나 끄집어 내어 소중히 숨결을 불어넣고 가치를 되살려주는 표현을 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스르륵 넘길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머물면서 음미해야 한다.

저자가 글 속에 표현한 존재들과 공연 등을 되살리며, 내 오래전 기억들도 함께 떠올리는 시간을 보낸다. 파리의 기억도, 그 밖의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에서 교차점을 발견하며 한참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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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모국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4****4 | 2022.07.15

목정원 작가님의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리뷰입니다.

 

친구가 보여 준 문장에 반해 집에 오자마자 주문 넣었습니다. 단어의 선택이며 부드럽게 읽히는 수려한 문장까지 전부 다 마음에 들었어요. 다음 작품을 읽고 싶어 찾아보았는데 없어서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이 책을 읽고 공연 예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작가님의 눈으로 보는 예술이 너무 아름답고 멋져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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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2건)

공연 비평 에세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R*****^ | 2022.11.24
'공연예술이론가'의 비평 에세이.
2013년부터 프랑스와 한국에서 올린 공연들과 예술가, 작품들에 대해서 쓴 글이다.

나도 워낙 공연을 좋아하는 터라 아껴두고 천천히 읽었는데...
문제적 작품들과 작품을 바라보는 통찰력과 깊이 있고 수려한 문장에 한없이 작아졌다. 역시 전문가는 다르시다는...ㅜㅜ

찰나의 예술, 공연.
아무리 녹화를 해서 남겨둔다 해도 현장에서 느끼는 감동을 재현할 순 없다. 연극이든 콘서트든 뮤지컬이든 오페라든 무용이든, 공연은 무대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것이다. 그 분위기와 흐르는 감정은 그때 그 자리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고 그 순간은 오로지 그때 뿐이다. 무대 위에서 공연을 펼치는 사람도 관객의 웃음과 눈물, 환희와 함께 하며 매번 다른 퍼포먼스를 하게 된다.

슬플 때 노래하는 것이 이상해서 뮤지컬을 못 보겠다는 저자의 친구 이야기에 이렇게 얘기하고 싶다.
노래는 슬플 때 부른다고. 기쁠 때 부르는 노래보다 슬프고 아프고 외로울 때 우리는 노래한다. 많은 창작자들이 슬퍼야 곡이 나온다고 하지 않는가. 많은 노래들이 아픔을 노래하지 않느냐고.

니진스키의 전설적인 춤은 나도 정말 궁금하다. 오페라 속 기막힌 아리아는 언제나 소름 돋고, 화려한 뮤지컬은 오감을 만족시키며, 멋진 발레 공연에 설레고, 감동적인 연극에 울어 버린다. 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무대들인가!
나는 그저 즐기리~~~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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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d***1 | 2022.11.19

알쏭달쏭한 제목을 보고 의문이 들긴 했지만, 어디선가 추천을 받고 호기심이 생겨서 구매했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주로 듣기 기능을 이용하면서 조금씩 들었는데, 이 책이 다루는 이야기는 호젓한 밤에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듣기에 적합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생각하는 예술과 인생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문장이 아름답고 유려하다. 그리고 예전에 단 한번 가본 파리가 너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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