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아니라 과정에 주목할 때 글쓰기는 하나의 기술이 된다 저자는 이렇게 강조한다. “실제로 자신이 어떤 과정을 밟아 글을 쓰는지 혹은 자신이 쓴 글에 대해서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인지하면서 쓰는 사람은 극히 적다.”(16쪽) 이 책은 글쓰기의 내용이 아니라 과정에 초점을 둔다. 그 결과 저자는 다섯 가지 조언을 제안한다. 첫째 글쓰기의 개념을 재정의하고(1부 “공부하는 사람들의 글쓰기”), 둘째 효과적인 글쓰기 방법을 활용하고(2부 “효과적인 글쓰기 방법”), 셋째 글쓰기를 방해하는 미신을 깨부수고(3부 “글쓰기에 대한 미신”), 넷째 글쓰기의 기세를 일정하게 유지하고(4부 “글쓰기는 기세다”), 다섯째 글쓰기를 돕는 관계망을 조성하는 것(5부 “혼자 쓰지 마라”)이다. 1부 “공부하는 사람의 글쓰기”는 글쓰기에 대한 환상을 걷고, 기본적인 개념 규정에서 시작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제시하는 핵심 개념은 숙련도(craftsmanship)이다. 글쓰기와 관련한 일로 불안에 떨더라도 숙련도가 있으면 평정심을 찾을 수 있다. 글쓰기를 하나의 기술로 본다면, 학문 연구는 도제가 기술을 연마하는 과정과 상당히 유사하다. 이 관점에서 우리는 학술적 글쓰기를 배우고 익혀야 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따라서 (기술이 있는) 서툰 아마추어가 숙련공으로 성장하듯이, 학술적 글쓰기에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적절하게 쓸 줄 알아야 한다.“야심가가 자신의 능력과 선택에 대하여 회의할 때 숙련공은 작업 방법을 배우는 데 집중한다. 숙련공의 태도로 글을 쓰면 학술적 글쓰기가 적합한 기술을 체계적으로 실행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환희에 넘쳐 “목표 달성”을 추구할 것까지는 없다. 숙련공의 태도에 따라 자아실현이 아닌 작업 실행에 집중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28쪽)어떻게 하면 덜 스트레스 받으면서, 즐겁게 쓸 수 있을까2부 “효과적인 글쓰기 방법”에서는 글쓰기에서 생기는 불안감을 다스리는 세 가지 요령을 소개한다. 연구 과제 상자, 감정 환기 파일, 매일 15분 쓰기다. 3부 “글쓰기에 대한 미신”에서 저자는 글 쓰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아홉 가지 잘못된 믿음을 하나하나 파헤친다. 우리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아니고, 따라서 필생의 대작을 쓸 필요도 없다. 책상이 꼭 정돈되어야만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적대적인 독자의 비판을 건설적으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하며, 남과 비교하지 않아야 한다. 완벽한 첫 문장을 기다리지 말아야 하고, 읽은 적 있는 내용이 눈에 띈다면 자료 조사를 멈추고 글쓰기를 시작해야 한다. 4부 “글쓰기는 기세다”에서는 효과적인 글쓰기 방법을 실행하고 잘못된 믿음에서 벗어났는데도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을 때 참고하면 좋은 조언을 담고 있다. 핵심은 지금 쓰고 있는 주제를 내가 좋아하는지, 그리고 좋아하는지 아닌지를 알아볼 수 있는 요령이다. 마지막으로 5부 “혼자 쓰지 마라”는 글쓰기를 혼자서 감당하는 고독한 작업이 아니라, 동료들과 함께 서로를 돕는 작업으로 여길 것을 제안한다. 저자는 교수인 아버지 아래서 자랐다. 그녀 역시 학자의 길을 선택했고, 뇌과학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하지만 이내 햄스터 해부보다 글쓰기가 적성에 맞다는 사실을 알고 언론학 박사과정으로 바꾸어 일리노이대학교, 텍사스대학교, 버지니아대학교, 털사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했다. 이 책은 저자가 30년이 넘게 연구자이자 학자로 살아오면서, 삶의 다른 의무들과 글쓰기를 한데 결합하려고 애쓴 과정의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