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베르테르가 친구 빌헬름에게 보낸 편지로 이루어진 서간체 소설이다. 베르테르는 집을 떠나 어떤 도시에 와있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M. 백작 관할했던 도시로 도시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M. 백작이 가꾸어놓은 자연경관의 아름다움이 그를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시내를 벗어나 있는 샘터 하나도 그를 낙원으로 데려가기에 충분한 그런 곳이다. 그리고 그곳의 서민들과도 가깝게 지내는 것을 좋아하며 그들과 자주 대화를 나눈다. 그는 그림에 재능이 있고 그리스어를 하는 등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똑똑한 젊은이이며 품성이 좋은 젊은이로 이야기의 시작은 그가 충분이 긍정적이며 올바른 사고를 가지고 있으며 삶을 만족하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볼 줄 알며 그 아름다운 것들로 행복을 느끼는 젊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로테를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그의 행복은 절정에 다다르면서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것에 절망하고 스스로 죽음을 결심하는데 약혼자였으며 후에 남편이 된 알베르트의 총을 빌려 자살을 하고 만다.
“...우리가 언제나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하느님께서 날마다 우리에게 마련해 주시는 좋은 것들을 즐긴다면, 설사 언젠가 불행이 닥치더라도 충분히 견디어 낼 힘을 갖게 될 것입니다.”(51쪽)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 책을 오래전에 읽어서(또 너무나 유명한 명작이기도 하고)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도 결말이 바뀌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충분히 견디어 낼 힘을 이미 갖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열정에 사로잡혀 이 사랑이 아니면 세상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돼버리는 감정. 베르트르는 그런 사랑으로 실성하고만 젊은이를 보기도 하고 질투로 연적을 살해하는 것을 보고 그를 그 사랑에서 비롯된 행위를 변호하기도 한다.
오래전 읽었을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이 아름다운 청년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이룰 수 없는 사랑 앞에서 절망으로 끝맺어진 것에 깊은 슬픔을 느꼈다. 언제나 아련하게 기억되었던 한 젊은이의 아픈 사랑이야기를 다시 읽게 되어서 좋았다. 앞으로 또 이 아름다운 청년의 사랑이야기가 아련해질 때 다시 꺼내 읽게 될 것이다.
“자네들은 행동의 내적인 관계를 깊이 조사해 본 적이 있는가? 왜 그런 일이 일어났으며, 왜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원인을 확실하게 밝혀 낼 수 있는가? 자네들이 정말 밝혀냈다면, 그렇듯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지 않을 걸세.”(75쪽)
사랑...
사랑이라는 말처럼 아름다운 단어가 있을까?
하지만 사랑은 그 말처럼 마냥 아름답지 않다.
사랑을 쟁취한 사람에게는 세상을 다 가진듯 행복한 날들이겠지만
사랑의 방향이 어긋한 이들에게 사랑은... 때론 지옥과도 같은 고통을 안겨준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때가 아마도 중3 여름방학인걸로 기억한다.
사춘기 소녀에게 사랑은 가만히 있어도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 그 단어만 생각해도 고개가 숙여지고,
때론 묘한 용기를 심어주고 또 때론 한없이 왁자지껄한 웃음을 선사했다.
그 당시 나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 청년의 사랑을 받은, 로테를 부러워했었다.
얼마나 아름다워야지 저런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얼마나 영혼이 맑아야 저런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얼마나 순수해야 저런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오로지 나의 촛점은 사랑을 받은 여자 로테에게만 쏠려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서 일까? 나는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베르테르가 안타깝기 보다는 좀 바보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사랑의 아픈 시간을 보낼때 어른들은, 사람들은 말했다. "이 시간도 결국엔 지나가...." 그 말처럼 무책임한 말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만큼 시간이 지나 사랑이라는 것을 곁에 두지 않고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니.... 그 말 만큼 맞는 말 또한 없다. 사랑이 나를 바라보지 않는다고 생을 마감한다면 이세상에 제대로 살아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런 사랑들을 하면서 조금씩 인이 박이고 사랑에 대처하는 마음 씀씀이를 배우고 조금 더 관대해지고 또 때론 욕심을 부리면서 내 짝을 찾아간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또 생각해 본다. 요즘식 말로 혹시.... 로테가 "어장관리"를 한 것은 아닌지...
아니라고, 너는 확실히 아니라고 감정의 선을 제대로 그었다면 베르테르가 무조건 마음을 키웠을까?
너무 현대식으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너는 고전 문학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고 손가락질 할지 몰라도... 난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 ㅠㅠ
아님... 사랑에 눈이 먼 베르테르가 혼자만의 소통을 한 것일까? 로테의 입장에서 확실하게 선을 그었지만 자기식대로 해석하고 사랑을 키워나간 것일까?
아님... 골대 있다고 골이 안들어가는 건 아니지 하는 대단한 자신감으로 인해 들이대다가 절망한 것인지... 베르테르, 로테 그리고 로테의 약혼자 알베르트까지 각자의 입장을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인생에 정답이 없듯이 사랑에도 정답이 없다. 전혀 내 이상형이 아닌 사람과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내 이상형임에도 마음이 가지 않음에 놀라는 것도 사랑이다. 편지 형식의 이 책을 보면서 내가 사랑의 편지를 써 본게 언제였는지.... 결혼이라는 것으로 인해 이젠 새로운 사랑에 눈을 떠서는 안되지만 가끔 나는 생각한다. 다시 사랑이 나에게 온다면 나는... 지금과는 다른 사랑을 하고 싶다고...
한번도 목숨을 걸 정도로 치열하게 사랑해본 적은 없다.
다른 욕심들이, 인생의 다른 일들이 사랑보다 먼저였던 적이 더 많았다.
그래서 잃었던 사랑이 있었고, 그 사랑이 때론.... 눈물나게 서러운 적도 있었다.
만약 사랑할 수 있는 그 시간이 다시 온다면, 그 사람을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온다면
내 이기적인 마음을 모두 버리고 사랑하고 싶다. 그래서 그 사랑으로 다시 이별이 와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시간이 흘러 후회하는 사랑... 적어도 그런 사랑은 하고 싶지 않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루지 못할 사랑을 많이 하고는 한다.
베르테르의 슬픔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따지고 보면 그것은 바로 우리의 베르테르가 로테를 조금만이라도 더 일찍 만나지 못했음에 있다.
그것이 베르테르의 죽음을 가져왔고 참으로 비극이었다.
로테와 그의 남편은 성품이 좋았기 때문에 베르테르도 오랜 기간 동안 그들과 같이 생활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끔찍하다.
북클럽에 많은 고전 명작들이 있어서 참 좋았다. 이런 명작을 읽을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