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 도일이 창조한 추리소설의 상징적 인물, 셜록 홈즈
세기를 넘어 끊임없이 재현되는 탐정소설의 전범
‘셜록 홈즈 시리즈’의 매혹적인 창세기,『주홍색 연구』
“이분은 의사인 왓슨이라고 합니다, 셜록 홈즈 씨.” 스탬퍼드가 우리를 소개시켜주었다.
“안녕하십니까?” 그는 따뜻하게 인사하며 내 손을 힘주어 잡았다. 아귀힘이 보기보다 무척이나 억셌다. “아프가니스탄에 있다가 오신 모양이군요.”
“아니,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내가 깜짝 놀라서 물었다._ 에오스 클래식 16·『주홍색 연구』
1887년《비턴의 크리스마스 연감》을 통해 선보인 장편『주홍색 연구』(1888)는 셜록 홈즈가 최초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이후 40년 동안 발표될 시리즈의 기틀을 마련했다. 문학 지식―없음, 철학 지식 없음―없음, 독극물에 해박하고, 금세기의 중범죄에 대해 낱낱이 알고 있으며, 바이올린을 능숙하게 켜는 코난 도일의 괴짜 주인공 셜록 홈즈와, 그의 평생의 친우이자 동료인 왓슨 박사가 처음 만나서 풀어간 복수와 살인의 사건 기록이다.
한편, 에오스 클래식『주홍색 연구』에는 리하르트 구트슈미트의 삽화 24점이 실려 있는데, 1902년 로베르트 루츠 출판사에서 발행된『주홍색 연구』의 독일어판『훗날의 복수』에 수록되었던 그대로이다. 이 밖에도 조지 허친슨, D. H. 프리스턴, C. 콜스턴의 삽화 10점도 포함되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셜록 홈즈가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탐정은 아닐지 몰라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탐정인 것만은 분명하다. 예리한 관찰과 추리를 통해 대단히 특이한 범죄 사건을 흥미진진하게 해결해가는 이 이야기들은 19세기 말《스트랜드 매거진》에 첫선을 보였다. 수입이 변변치 않았던 의사 아서 코난 도일은 1887년 자신의 스승이었던 조지프 벨을 모델로 하여 방대한 지식과 천재적인 추리력을 지닌 ‘셜록 홈즈’라는 인물을 창조해냈다. 독자들은 홈즈와 그의 의사 친구 왓슨의 이야기에 열광했다. ‘셜록Sherlock’이란 단어가 ‘수수께끼를 잘 맞히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전에 오를 정도로 이 2인조의 이야기는 전 세계 독자를 매료시켰고, 홈즈의 활약상을 연구하는 수많은 셜로키언Shelockian과 홈지언Homesian을 탄생시켰다. 역사상 그 어떤 탐정소설도 이만큼 열렬한 호응을 받지는 못했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모든 독자를 전율케 한 홈즈는 이후 현대 탐정소설 주인공의 원형이 되었다.
추리소설을 독립된 문학 형식으로 확립하고 연역적 방법을 구사해 사건을 해결하는 근대적인 탐정(뒤팽)을 처음 등장시킨 이는 에드거 앨런 포(「모르그 가의 살인」)였지만,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셜록 홈즈’라는 인물로 최초의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이는 코난 도일이었다. 20세기에 수천 편의 탐정 이야기가 탄생했지만 뒤팽과 르코크 등이 대중의 기억에서 거의 사라진 반면 홈즈는 한 세기가 지난 지금도 생생히 살아남아, 소설과 영화, 드라마, 만화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오마주 작품을 탄생시키고 있다.
‘셜록 홈즈 시리즈’에 대한 헌사
홈즈는 내 작품의 모델이며, 아서 코난 도일은 살아 있는 명사이다. _애거사 크리스티
셜록 홈즈는 사립탐정인 동시에 사회심리학자이며 기호학자이다. _움베르트 에코
셜록 홈즈 시리즈의 가장 위대한 점은, 셜록 홈즈에 관해 이야기할 때면 누구나 그의 존재를 상상하는 데 빠져들게 된다는 것이다. _T. S. 엘리엇
홈즈는 디킨스 이래로 실생활에서 사람들의 말과 삶의 일부가 되었던 유일무이한 문학적 창작이다. _G. K. 체스터턴
셜록 홈즈의 모험담은 하나같이 예술이 삶보다 우위에 있음을 증명하는 위풍당당한 삽화이다. _크리스토퍼 몰리
문학작품에 나온 캐릭터치고 셜록 홈즈만큼 많이 모방된 캐릭터는 없을 것이다. _폴 D. 허버트
셜록 홈즈가 세계 어느 나라인가의 스크린에 나타나지 않고 1년이라도 지나는 해가 없었다. 하다못해 영화 제목에라도 나타났다. _마이클 포인터
홈즈는 현대 세계의 감정과 이성에서 저절로 태어난 존재이다. _《타임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진정으로 흥미로운 인물 가운데 한 명. _《뉴욕 타임스》
세계 최고의 탐정. _《인디펜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