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내 안에 있다 내가 느껴야 행복이다. 내가 누려야 행복이다. 누구의 것과도 닮지 않고 오직 내게 한 마리뿐인 흰 새를 찾을 수 있어야 진정한 행복이다. - 박완서, 신달자 외의《그래도 행복해지기》중에서 - * 우리는 행복을 너무 멀리서 찾고 있습니다. 행복은 아주 가까이에 있고 우리가 찾으면 찾을수록 멀리 도망가는 듯 합니다. 현재 숨쉬고 있다는 것이 곧 행복의 순간이란 걸 깨달아야 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는 긍정적인 희망을 갖고 현재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요즘들어 행복이 무얼까하고 참 많은 생각이 든다. 예전엔 알 것도 같았는데 지금은 자꾸 고민이 되기 때문이다. 근심, 걱정 내려놓고 행복해지고 싶은데 그 근심, 걱정이 자꾸만 같이 놀자고 한다. 정말 같이 놀기 싫은데 싫다고 똑부러지게 말도 못하는 나랄까...?
고민은 또다른 고민을 데려오고 걱정은 또다른 걱정을 불러와 자꾸만 놀자고 하다니... 머릿속을 한번 뒤집어 엎어서 한번에 싹 정리해버릴 수도 없고... 그게 가능하다면 정신의학과도 없을 테고 고민상담 프로그램도 진즉에 없어졌을 테지만... 여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놓아주지 않는 근심걱정때문에 마음껏 행복해질 수도 없다니 뭔가 아이러니한 느낌이다.
근심걱정을 살살 어르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잘 지낸다싶다가도 어느 순간 그들에게 질질 끌려가는 나를 보면 때론 참 한심하다 싶기도 한데 그럴땐 특효약을 처방하는 수밖에 없다. 아플때 주사를 맞듯이 요럴땐 이런 책을 봐줘야한다.
'그래도 행복해지기'
그냥 제목때문에 끌렸다. 그냥 행복도 아니요, 그래도 행복해지기다. 여기서 밑줄쫘아악 강조해야할 부분은 '그','래','도'다. 그래, 그래도 행복해지고 싶다.
길을 잘 가다가도 헷갈리고, 갈팡질팡 망설이고, 발을 헛디디기도 하지만
그.래.도 행복해지고 싶다.
어떻게 하면 그래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스물 두명의 사람들이 풀어놓는 행복론.
소박한 일상이 가져다주는 행복부터 자신이 생각하고 꿈꾸는 행복까지...!
소박한 일상의 행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행복은 가령 이런 것이다. 아주 짤막하게 나오는 박완서님의 초기 에세이인데 작가로 데뷔 전(?) 깊은 밤, 남편의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행여 깰까봐 전등 갓을 옷으로 가린 채 숨죽여가며 한자 한자 글을 써나가는 것도 나름의 행복이요, 또 이미 가지고 있는 신체적인 조건에서 두 다리 멀쩡하게 걸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행복이요, 물질적인 것만 쫓다가 하마터면 잃어버릴 뻔한 삶을 다시 찾으며 소소한 깨달음을 통해 비로소 얻게 된 행복 등 참으로 다양한 행복이 등장한다.
그들의 행복론을 요약해보면...
- 욕심내지 않기(갖지 못한 걸 부러워하며 욕심내기보단 이미 가지고 있는 걸로 만족하기)
- 소소한 일상을 즐기기
- 웃으며 즐겁게 살기
씹고 뜯고 맛보다 보면 그 말이 다 그 말인데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같은 일상을 반복해서 살다보면 그렇게 사는 게 굉장히 어렵고 멀게만 느껴진다. 그래도 이제 이 책을 보았으니 깨닫는 건 있다.
어쨌든 한번뿐인 삶, 다시 오지 않을 오늘, 늘 웃으면서 행복하게 살자.
순간순간 욱하고 열받고 스트레스 받는 건 최대한 빨리 훌훌 털어버리고
나의 삶을 살아가면 된다. 즐겁게, 행복하게.
어쩔 수 없이 늘 곁에 있는 근심, 걱정도
때로는 못본 척, 모르는 척하는 것도 좋다. 그래도 된다. 그래도 행복해질 수 있다.
그러니 있는 힘껏 못본 척 할 거다.
정말 간절한 바램을 담아 꼬옥 행복해지고 싶다... .
19명의 작가가 쓴 수필집이다. 워낙 박완서를 좋아하는 지라 그 이름 하나만으로 구입했다. 김지원, 양애경, 윤후명, 장석주, 오풍연, 이채윤, 노경실, 방귀희, 서졍윤, 엄광용, 허영자, 송길원, 황수관, 고정욱, 손욱, 이승하, 손석춘, 김병준, 강창희, 길병아, 신달자... 많다.
"밤에 몰래 도둑질하듯, 맛난 것을 아껴 가며 핥듯이 그렇게 조금씩 글쓰기를 즐겨 왔다." 박완서
"시간이 정지한 듯, 정류장에 앉아 그 바람과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버스가 오지 않아도 조급할 것이 없고 목적지마저 잊어 버린다." 김지원
"사랑만 주면 아이는 행복한 마음으로 쑥쑥 자랍니다." 양애경
"꽃을 바라본다. 이윽고 그 시선은 추억을 바라본다." 윤후명
"불행한 사람은 ... 불행하다는 생각에 젖어 살기 때문에 불행해진다." 장석주
일단 글이 좋다. 다양한 작가들의 글이지만 일상이 주는 넉넉함과 여유, 행복과 낭만을 충분히 아름답게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