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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 사랑이 지나간 순간들

헤르만 헤세 | 문예출판사 | 2017년 2월 20일 한줄평 총점 9.4 (25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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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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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헤세, 사랑이 지나간 순간들》은 사랑에 대한 헤세의 소설과 에세이 열여덟 편을 모은 책이다. 어린 시절 스쳐지나간 첫사랑의 아련함을 다룬 소설에서부터 사랑에 대한 심도 깊은 성찰이 담긴 에세이까지, 한 편 한 편이 모두 주옥같은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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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빙판 위에서
저녁에 시인은 무엇을 보았는가
붓꽃 사랑 
내 나이 열여섯이었을 때 
그 여름날 저녁에 
아틀리에의 여인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회상 
한스 디어람의 수업 시대 
게르트루트 부인에게
픽토르의 변화
사랑 모험가의 기대
이것을 이해하나요?
두 명의 바이올리니스트
사랑 
후가 가家 소년의 초상 
내 사랑하는 형제로서의 포도주 
사이클론 
헤르만 헤세의 문학과 생애 
헤르만 헤세 연보

저자 소개 (1명)

저 : 헤르만 헤세 (Herman Hesse)
작가 한마디 전쟁의 유일한 효용은 바로 사랑은 증오보다, 이해는 분노보다, 평화는 전쟁보다 훨씬 더 고귀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것뿐이다. 20세기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 1877년 독일 남부 뷔르템베르크의 칼프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 요하네스는 신교(新敎)의 목사이고, 어머니 마리는 인도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교육을 받고, 인도로 돌아가 그곳에서 영국인 선교사와 결혼하였으나, 그와 사별한 후 요하네스와 재혼하여 그를 낳았다. 헤세는 4세부터 9세까지, 한때 스위스의 바젤에서 지낸 것 외에는 대부분 칼프에서 지냈다. 1890년 신학교 시험 준비를 위해 괴핑엔의 라틴어 학교에 다니며 뷔르템베르크 국가시험에 합격했다. 1892년 마울브론 수도원 학교를 입학했으나 천성적인 자연아로서, 개성에 눈뜨면서 미래의 ... 20세기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 1877년 독일 남부 뷔르템베르크의 칼프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 요하네스는 신교(新敎)의 목사이고, 어머니 마리는 인도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교육을 받고, 인도로 돌아가 그곳에서 영국인 선교사와 결혼하였으나, 그와 사별한 후 요하네스와 재혼하여 그를 낳았다. 헤세는 4세부터 9세까지, 한때 스위스의 바젤에서 지낸 것 외에는 대부분 칼프에서 지냈다. 1890년 신학교 시험 준비를 위해 괴핑엔의 라틴어 학교에 다니며 뷔르템베르크 국가시험에 합격했다.

1892년 마울브론 수도원 학교를 입학했으나 천성적인 자연아로서, 개성에 눈뜨면서 미래의 시인을 꿈꾼 헤세는, 신학교의 속박된 기숙사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그곳을 탈주, 한때는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하였다. 이때의 경험은 지나치게 근면한 학생이 자기 파멸에 이르는 소설 『수레바퀴 밑에서』(1906)에 잘 나타나 있다. 노이로제가 회복된 후 다시 고등학교에 들어갔으나 1년도 못 되어 퇴학하고, 서점의 점원이 되었다. 그 후 한동안 아버지의 일을 돕다가 병든 어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칼프의 시계공장에서 3년간 시계 톱니바퀴를 닦으면서 문학수업을 시작하였다.

1899년 낭만주의 문학에 심취한 헤세의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을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산문집 『자정 이후의 한 시간』이 출간됐다. 특히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인정을 받았으며, 문단에서도 헤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1904년 첫 소설 『페터 카멘친트』를 통해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으며 문학적 지위가 확고해졌다. 9세 연상의 피아니스트 마리아 베르누이와 결혼하고, 스위스의 보덴 호반의 마을 가이엔호펜으로 이주한 후 글쓰기에 전념하였으며, 1923년 이혼하고 스위스 국적을 취득하였다. 1906년 헤세의 자전적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를 출간했고, 『동화』 『차라투스트라의 귀환』을 출간했다.

스위스 베른으로 이주한 후 1914년 1차 세계대전을 맞는다. 군 입대를 지원하나 부적격 판정을 받고 독일 포로 구호 기구에서 일하며 전쟁 포로들과 억류자들을 위한 잡지를 발행한다. 그는 융의 제자인 랑 박사와 함께 정신 분석을 연구하며 융과도 알게 되었는데 그 영향이 『데미안』(1919)에 나타난다. 이 작품은 고뇌하는 청년의 자기 인식 과정을 고찰한 작품으로 독일인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서른세 살이 되는 해 인도 여행을 감행하고 이 경험은 1922년 출간된 『싯다르타』에 투영되었다.

나치의 광기가 극에 달한 시기에 쓴 마지막 소설 『유리알 유희』(1943)는 931년에 쓰기 시작해서 1943년에 최종적으로 완성 하였다. 정신적인 봉사와 문화적인 삶을 추구하는 유토피아적 세계를 『유리알 유희』 속에 세웠다. 유토피아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동서양의 철학, 문학, 음악 등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을 녹여내 유럽 지식인들의 찬사를 받았다. 1946년 『유리알 유희』로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두 개의 동화가 있는 크리스마스」는 1951년 발표된 에세이로, 헤세 동화집 『두 형제』에 담겨 있다. 1955년에는 독일출판협회의 평화상을 받았다.

이후 정치적 논문, 경고문, 호소문 등 전쟁의 비인간성을 고발하는 글들을 발표하는 한편, 이상 사회의 실현을 꿈꾸며 다양한 소재의 동화를 집필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동방순례』 등 세계 독자들을 매료하는 작품들을 발표했다. 타고난 평화주의자로서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전쟁을 비판하여 나치 정권으로부터 ‘매국노’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노년을 스위스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보내며 수채화를 즐겨 그리고 정원 일을 매우 좋아했다. 헤세는 화가로도 성공을 했으며, 3,000점 이상의 수채화를 남겼다.그가 걸어온 긴 생애에는, 인도 여행으로 동양에 대한 관심이 깊어진 일, 제1차 세계대전과 아버지의 죽음, 아내의 정신병, 그 자신의 신병 등 가정적 위기를 당하자 정신분석 연구로 이 위기를 타개하고, 제2차 세계대전 중 인간성을 말살시키려고 한 나치스의 광신적인 폭정에 저항한 일 등 많은 파란을 겪었지만, 1962년 8월 9일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는 오로지 자기실현의 길만을 걸었다. 뇌출혈로 사망한 후 아본디오 묘지에 안치되었다.

소설 『데미안』은 1919년 헤르만 헤세가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창작에 임했으며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출판한 소설이다. 이후 평론가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분석을 통해 원작자가 헤르만 헤세인 것으로 밝혀졌다. 소설 『데미안』은 당시 사회는 물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의 가슴을 두드리고 있으며 자아 정체성을 찾아가는 인간 내면의 혼란과 시대적 상황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명작 소설로 손꼽힌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몸부림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작품 『데미안』에 나오는 말이다. 이 유명한 말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헤르만 헤세는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의 작품에 흠뻑 빠지도록 만들고, 특히 우리의 청소년들에게는 거의 필독서가 되었을까?

헤세의 대부분의 소설은 자기가 겪은 그때그때의 역사적 현실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헤세는 단 한 번도 시대 자체를 자기 소설의 주제 또는 대상으로 삼지는 않았다. 한 사회와 함께 있는 “집단 인간”을 생각하지 않았고 반대로 “개인 인간”을 중시하였기 때문이다. 즉 작가 자신의 체험을 자서전적으로 묘사하였고, 그의 작품 주인공들 모두가 청소년이다. 헤세의 문학 세계는 세상에 대한 적극적인 고독과 반항의 기록이고, 영원한 청춘의 기록이다. 19세기와 20세기 독일 기독교 주류 사회의 엄격한 계율과 관습에 적응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고독에 시달렸지만, 자기 자신을 극복하고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그 당시의 위압적인 분위기에 결코 굴복하지 않았다.

주요작품으로 제2의 장편소설 『수레바퀴 밑에서』, 『로스할데』, 『크눌프』, 정신분석 연구로 자기탐구의 길을 개척한 대표작 『데미안』, 『싯다르타』, 『황야의 늑대』, 『나르치스와 골트문트』, 『황야의 이리』, 『지와 사랑』, 『동방여행』,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유리알유희』, 『헤세와 로맹 롤랑의 왕복서한』 등이 있다. 또 이 밖에 단편집, 시집, 우화집, 여행기, 평론, 수상, 서한집 등 다수의 작품이 있다.

출판사 리뷰

헤세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읽는 다채로운 사랑의 색채들…
-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헤세의 수채화 18점 수록

누구에게나 첫사랑의 기억을 가슴 한구석에 가지고 있다. 행복한 기억일 수도 있고, 가슴 아픈 상처일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구나 부정하기 힘든 것은 이런 첫사랑의 기억이 우리 삶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수많은 작가들이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으로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 그중에서도 헤세의 작품은 특별하다.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에서》와 같은 작품에서 사회와의 불화로 방황하는 청춘의 자화상을 섬세하게 그려내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다. 이처럼 섬세하고 구도자적인 감수성을 가진 헤세는 사랑의 다채로운 모습을 다룬 작품에서도 그 진가를 드러낸다.

헤세의 자전적 체험이 담긴,
인생을 그린 열여덟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
《헤세, 사랑이 지나간 순간들》은 사랑에 대한 헤세의 소설과 에세이 열여덟 편을 모은 책이다. 어린 시절 스쳐지나간 첫사랑의 아련함을 다룬 소설에서부터 사랑에 대한 심도 깊은 성찰이 담긴 에세이까지, 한 편 한 편이 모두 주옥같은 작품들이다. 짝사랑하던 여자아이 앞에서 제대로 말을 걸지 못하고 얼굴만 빨개졌던 소년의 이야기(〈빙판 위에서〉)에서 우리가 몰랐던 헤세의 어린 시절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한 편, 한 편 헤세의 내면을 보여주는 자화상과도 같다. 냉혹한 사회의 방식을 배워가는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 〈한스 디어람의 수업 시대〉, 사랑에 대한 헤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짧은 에세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사랑에 대해 우화 형식으로 쓴 〈픽토르의 변화〉 등 다양한 스타일의 글에서 사랑에 대한 헤세의 다채로운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부드러움은 딱딱함보다 강하다.
물은 바위보다 강하다.
사랑은 폭력보다 더 강하다.

사랑이 풍부하지 못한 곳에서는 언제나 의심이 싹튼다.
환상과 감정이입 능력은 다름 아닌 사랑의 형식들이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중에서

종이책 회원 리뷰 (16건)

책 :: 헤세, 사랑이 지나간 순간들 _ 첫 사랑의 기억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g*****9 | 2018.09.30




날씨가 선선해지면, 괜스레 헤르만 헤세의 작품이 읽고 싶어진다. 가을은 문학 특히 시의 계절이라고 말하듯. 시인이자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그의 글은 내 취향에 맞추어 읽을거리를 안겨준다. 오래되지 않았지만, 나에게 가을은 헤르만 헤세의 계절이다. 그의 글을 읽는 걸 즐기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글이 주는 기쁨을 느낀 이후에는 맛있는 사탕을 아껴 먹 듯. 그의 작품을 내가 지칠 무렵에 꺼내본다. 전에 읽었던 작품을 다시금 읽어보기도 하고, 때로는 새로운 작품과 만나기도 한다. 누군가는 그의 작품이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듯 보이나, 비슷한 고민과 사유를 담아내 아쉽다고 말하지만. 조금씩 다르게 변주한 그의 글은 자신의 주관이 올곧게 담겨있고,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토대를 조금씩 바꾸는 솜씨로 읽는 즐거움이 크다. 특히, 무엇보다 그의 글이 좋은 이유는 혼자 깊이 생각할 수 있도록 그가 좋은 생각 동행자가 되어준다. 내 생각에 맞추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여름의 끝, 가을의 시작점에 서자, 헤르만 헤세의 작품이 굉장히 읽고 싶어졌다.

『헤세, 사랑이 지나간 순간들』을 읽었다. 표지가 굉장히 예뻐서. 내 취향이어서 골랐는데. 내용도 마음에 들었다. 짧은 수필(혹은 소설)과 중편 소설이 적절히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첫사랑이 주는 감정을 저릿하게 표현한 글들은 아니었지만, 서투른 감정과 생각을 반성하듯 써 내려간 글은 색달랐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의 말에 모두 공감할 수 없었다. "사랑받는 것은 행복이 아닙니다. 인간이면 누구나 자기 자신을 사랑합니다. 사랑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입니다."라는 말은. 좋지만, 여전히 받고 싶은 나의 감정이 앞서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에게 사랑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가 친구들에게 연애 상담해줄 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랑이란 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단지 우리가 괴로워하며 참고 견디는 것에 비해 얼마나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해 있다고 생각하죠.”

사랑을 통해 무엇을 얻고 남기는지. 행복만큼이나 고통이 동반되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그는 그 자체로 의미 있다고 말한다. 우리를 어떻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사랑이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은 그 자체로 소중하며 우리 삶에서 떠나지 말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끊임없이 그는 글 속에서 말한다. "사랑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고뇌와 인고 속에서 얼마나 강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존재한다고 나는 믿는다. 우리는 사랑을 겪는다. 그러나 우리가 헌신적으로 사랑을 나누면 나눌수록 사랑은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가장 힘들게 얻은 것일수록 가장 좋아하게 마련이다." 아직은 그의 이야기에 동의하기란 어려웠다. 가슴 절절한 이별이나, 아릿한 짝사랑의 감정이 나의 마음에 감돌고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사랑에 메마른 나에게 그의 이야기는 저 멀리 있는 이데아처럼 한없이 멀게만 느껴졌다. 

일관된 그의 말에 설득되고 안되고 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이 책은 언젠가 또 읽을 테니까. 그렇다면, 언젠가 그의 말에 공감할 날이 있을 것이고 혹은 그렇지 않다고 차근차근 반박하기도 할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수많은 사랑을 지나오고 또 지나쳐온 그가 하는 사랑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왜 세상에 나왔는지에 맞추어 글을 읽을 가치가 있다. "오늘 나 스스로 선택한 이별은 패배와 의심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었고, 정말 굴욕적이었다." 어쩌면 책 속 구절처럼 책을 읽는 내내 사랑 자체를 내가 의심하고 또 의심했기에 이 책을 읽고 얻은 것이 많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의 글을 그저 수려한 문장만 즐겼다면, 그건 퍽 아쉬운 일이니까 말이다. 그 문장 뒤에 숨겨진 맥락과 사유와 만나지 못한 독서가 못내 아쉽다. 다음에 그와 사랑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 속 대화를 나누길 고대하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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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 사랑이 지나간 순간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신*딸 | 2017.04.15


사랑에 빠진 청년들이 비록 고통스럽다 할지라도

그들이 괴로움에는 어떠한 비극도 없다는 것을

나는 차차 이해하게 되었다.


- <사이클론> 中에서


사랑이 전부인 것같아서, 그래서 실패한 사랑 때문에 인생도 끝장난 것같은 기분이 들 때,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이 책은 사랑에 관한 대문호 헤세의 자전적 소설과 에세이를 모은 것입니다. 헤세가 직접 그린 수채화도 수록되어 있어 동화처럼 예쁘지만, '비 오는 날의 수채화'처럼 맑고 투명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들로 가득 찬 책은 아닙니다. 이 책에 대한 힌트는 제목에 있습니다. <사랑이 지나간 순간들>이라는. 설렘보다는 실망이, 불꽃의 튀기보다는 시들한 공허가 가득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밖에 없다는 듯 사랑을 갈망하며 살지만 사랑은 어쩌면 불꽃처럼 피어오르는 순간보다 지나간 후에 더 큰 의미를 갖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실패한 사랑 때문에 좌절할 것이 아니라, 사랑이 지난 후에 찬찬히 되새겨볼 일입니다. 여기 헤세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그는 여름날 저녁 자신과 함께 걸었던 많은 여자를 생각했다.

자신의 손이 지금과 똑같이 부드럽게 머물렀던 다른 팔, 다른 머리카락,

다른 어깨와 다른 얼굴을 기억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이미 경험한 것과 똑같은 행동을 다시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저녁에 시인은 무엇을 보았는가> 中에서

 
헤세에게 사랑은 그리 행복한 기억은 아닌 듯합니다. 오히려 습관처럼 반복되는 사랑에 대한 환멸이 느껴집니다. 헤세의 결혼생활이 그리 평탄하지 못하여 세 번의 결혼 끝에 겨우 평온과 조화를 찾았다고 하니, 이 책을 읽으며 죽은 연애 세포를 깨우는 달달함은 기대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아홉 살 연상인 마리아는 아내라기보다는 어머니의 이미지에 가까웠고, 결혼 생활은 안락하지 못했다. ... 그 후 헤세는 루트 벵거라는 젊은 여성과 결혼했으나 금방 파국에 이르렀고, 니논 여사를 비서로 채용하여(나중에 그녀와 결혼함) 여생의 벗으로 삼았다. 비로소 헤세의 생활과 심경은 평온과 조화를 되찾게 되었다"(헤르만 헤세의 문학과 생애 中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던 첫사랑의 고통이 나를 괴롭히고,
그리움과 희망과 실망이 나의 마음을 움직이는 동안에
우울과 사랑의 불안에 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슴 깊은 곳에서는 매순간 행복감을 느꼈다.

- <내 나이 열여섯이었을 때> 中에서


어쩌면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이 행복이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능력이라는 다소 뻔한 결론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번역이 문제인지 이상하게 몰입이 잘 안 되고, 개인적으로는 헤세의 책 중에 유독 재미가 없었던 작품입니다. 사랑은 원래 통속적이고, 진부한 것이라 했던 가요. 대문호 헤세의 작품인데 진부하게 느껴졌던 것은 사랑이란 원래 그런 것이기 때문이겠지요.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사랑이 주는 고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환멸을 느낄수록 진짜 사랑에 대한 갈증이 깊어지는데, 진짜 사랑에 대한 성찰은 고통 속에서 깨어나니 말입니다. 벚꽃 흩날리는 화창한 봄날에 대문호 헤세와 함께 '사랑이 지나간 순간들'을 새롭게 음미려 보려 했으나, 그다지 새롭지도, 그렇다고 눈부시게 아름답지도 않았네요. 나도 모르게 책을 읽는 내내 사랑이 지나간 순간들을 다시 음미하느라 방해를 받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래도 이 책을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랑받는 것은 행복이 아닙니다.

인간이면 누구나 자기 자신을 사랑합니다.

사랑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입니다.



- <이것을 이해하나요>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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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네요, 사랑의 샘물에 흠뻑 취해봅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자* | 2017.04.15

사랑이 다가오는 순간들을 고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랑이 지나간 순간들을 갈망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랑이 지나간 순간들을 갈망하는 사람은 사랑 열병에 심신이 피폐해져 본 적이 있는 꾼들이다. 짝사랑의 달인들도 여기에 해당한다. 사랑의 샘물은 사랑에 대한 갈망을 그치게 만들지 못하고 오히려 더 갈망하게 만든다. 사랑의 불씨만큼 끈질긴 생명력도 없다.

사랑이 살아갈 힘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짐으로 다가오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사랑이 지나간 순간들을 기다리게 된다. 사랑 때문에 불안하고 우울하고 허탈해진 경험은 누구나 사랑의 떨림만큼이나 겪게 된다. 심지어 사랑의 성공 혹은 실패로 인해 자신의 고귀한 생명마저 저버리는 이도 있다. 수많은 유형의 사랑이 있지만 남녀간의 사랑이 유독 그러한 부작용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를 반려동물이나 사물(쇼핑)에 대한 사랑에서 위안을 받으려는 이도 있다. 그러나 사랑의 핵심은 결국 삶에 대한 사랑, 사람에 대한 사랑이다.   


헤세의 말대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행복한 사람은 사랑받는 이가 아니라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누구나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굳이 남에게 자신이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애써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자기 본연의 모습을 사랑해줄 사람을 찾는 데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은 강조하고 싶다. 

사랑이 결혼의 전제조건은 아니다. 나는 결혼과 사랑은 별개라고 본다. 조건적인 사랑이 껍데기 사랑이라면 자신의 생얼을 그대로 보여주는 있는 그대로의 사랑은 참사랑, 알맹이 사랑이다. 예민하고 섬세한 방랑시인 헤세의 사랑담론을 듬뿍 들이마셔서 그런지 아직 좀 취한 듯 몽롱한 기분이 든다. 『헤세, 사랑이 지나간 순간들』(문예출판사, 2017)은 사랑에 대한 헤세의 소설과 에세이 열여덟 편을 모은 책이다. 한창 연애사업에 치중하던 보다 젊은 시절에 요런 책이 나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잘 알다시피 헤세는 세 번 결혼하고 두 번 이혼한, 나름 타고난 사랑의 모험가라 할 수 있다. 헤세의 여인들을 소개해보면 첫번째 부인 마리아 베르누이, 두 번째 부인 루트 벵거, 세 번째 부인 니논 돌빈이 있다. 

"사랑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고뇌와 인고 속에서 얼마나 강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존재한다고 나는 믿는다.

우리는 사랑을 겪는다. 그러나 우리가 헌신적으로 사랑을 나누면 나눌수록 사랑은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가장 힘들게 얻은 것일수록 가장 좋아하게 마련이다.

사랑은 모든 탁월성과 모든 이해력이고, 고통 속에서도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모든 능력이라고 한다. 우리 자신과 우리 운명에 대한 사랑, 우리가 아직 신비로운 것을 간과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곳에서 우리와 함께 신비로운 것을 익히고 계획하는 그것에 대한 진심 어린 동의, 이것이 우리의 목표다."(1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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