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연구소 편
이라영 저
도리스 레싱 저/김승욱 역
러네이 엥겔른 저/김문주 역
김수정 저
민지형 저
2019년 04월 25일
터리스 휴스턴의 왜 여성의 결정은 의심받을가? 리뷰입니다
내용 중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릴 때 남성은 단지 결정하는 일만 생각하면 되지만, 여성은 비판받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도 생각해야 한다.'
이문장이 정말 공감이 많이 됐습니다 실제로 우리 생활에서 마주할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하고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겁부터 집어먹고 책을 들었는데 밑줄 죽죽 그어가면서 몰입해서 봤습니다
여성의 결정이 의심받게되는 원인이 되는 고정관념으로 인한 문제와 그러한 고정관념이 왜 생기는지에 대한 내용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비단 여성분들만이 아니라 남녀노소가 모두 읽어야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종종 ‘남성’과 ‘여성’, 두 성별 사이의 불공평한 점이나 선입견에 대한 이야기들을 한다. 하지만 이런 대화는 대체로 공개적으로 논의되기보다는 동성끼리 모여 불만처럼 얘기하기 일쑤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선되기 보다는 서로에 대한 편견이 더 깊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실제로 겪은 상황을 언급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남편이 동료들에게 아내를 따라가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겠다고 알렸을 때, 직장의 여러 지인은 고귀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중략)..우리의 상황이 변해 남편이 큰 기회를 얻었을 때, 내가 그를 따라기기로 결정하자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중략)..사장은 내가 해 온 업무를 열렬히 칭찬하는 추천서를 써주었으나, 하루는 내 사무실로 들어와 문을 닫고 말했다. 이런 결정을 내린다면, 이제 당신이 관리직에 적임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pp.39-40
이 책은 남성과 여성이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동등하다고 말하고 있지는 않는다. 개인차에 따라 다르겠지만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점이 있고, 이를 토대로 더욱 강점인 부분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남성과 여성에게 같은 조건에서 같은 결정을 내리게 했을 때, 신경조직은 그 결정과 위험을 매우 다르게 처리한다. 남성의 뇌가 긴급 신호를 보내는 동안 여성의 뇌는 서두르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다. 남성의 뇌가 ‘위험에 맞서 행동하자’고 말 할 때, 여성의 뇌는 ‘우선 주의하자’고 말한다. p.302
나 역시 모든 상황에서 1:1로 대응되는 동등함을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어떠한 영역에 도전을 하려고 마음 먹고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단지 ‘여성이라는(반대로 ‘남성’이라는)’ 성별만으로 판단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물론 영역에 따라 ‘성별’이 일정부분 기준이 될 수도 있음은 인정한다). 또한 여자니까(남자니까)하면서 일반론으로 몰고 가지 않았으면 한다. 책의 내용 중 평소 나의 생각과 일치하는 대목이 있었다.
남성이 울면 그 사람 개인이 감정적인 것이 되지만, 여성이 울면 여성 전체가 감정적인 것이 된다. p.284
남성이 실수를 하면, 조직에서는 “그 친구는 왜 그래?”라며 개인의 잘못으로 치부하지만 여성이 잘못하면 “이래서 여자들은 안돼”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 그것이다. 이 책에서도 이러한 대목이 종종 언급된다. 같은 분노를 표출한 실험에서 여성에게는 ‘통제력 부족’으로 남성에게는 ‘스트레스’탓으로 돌린다던가 하는 것이 그 중 하나이다(p.30).
‘그는 정말 뭐가 잘못되었는지 아는 사람이고, 그녀는 까다로운 사람이다.’ p.31
이 책은 단순히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편견과 이를 근거로 왜 여성의 결정을 의심하는지 반문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 고려해 볼만한 방법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어려운 결정에 맞닥뜨렸을 때는 마음이나 직감에 따른다고 생각하지 말고 머리를 쓴다고 생각하라. 그런 태도가 더 명료한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p.98
다른 사람들의 감정과 뒤엉킨 난마에서 자신의 감정을 자유로이 풀어내려면 미래의 시점에서 돌아보라 p.98
인계철선을 설치하라. 재평가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면 위험을 감수하기가 더 쉬워진다. p.223
자신감을, 높이거나 낮출 수 있는 다이얼로 여겨라. p.273
스트레스 받을 때 결정하려면 선택지를 하나 이상 만들어라. 상정된 선택지가 많을수록 더 좋은 결정을 내릴 것이다. p.327
마지막 6장은 성별에 대한 이야기 라기 보다는, 나이든 사람을 대할 때 고려해야 할 내용들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래서 이 장의 내용은 사회에서 나이차가 나는 선배를 대하거나, 부모님 세대를 대할 때 한번쯤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또한 각 장마다 ‘한눈에 보기’라는 요약 페이지를 마련해 독자들에게 내용 이해를 돕고 있다.
*나에게 적용하기
이 책에서 제시한 자신감 다이얼을 높이는 방법을 적용해 보기
하나. 음조를 낮춰라. 목소리는 들려야 하니까 속삭이지 말고 음조를 낮춰서 말하라.
두울. 높은 권력자의 포즈 high-power pose를 취해보자.(pp.252-254)
*기억에 남는 문장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릴 때 남성은 단지 결정하는 일만 생각하면 되지만, 여성은 비판받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도 생각해야 한다. p.19
회사에서 남성이 중요한 결정을 잘하면 오래도록 그 능력이 인정되고, 그는 중대한 결정 하나를 근거로 승진한다. 하지만 대다수 여성은 총명하고 전략적인 선택을 반복적으로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즉 단지 운이 좋거나 타이밍이 맞아떨어져서 혹은 인맥에 힘입어 옳은 결정을 한 게 아님을 보여줘야 한다. p.42
우리는 남성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경우 밀어붙이기를 기대하지만, 여성에게는 모든 이의 요구 사항을 고려하여 협력하기를 기대한다. p.116
이것은 수많은 여성이 처하는 난감한 상황이다. 민주적이면 결단력이 없고 의지박약한 사람으로 간주되고, 전제적이면 결단력은 있지만 이기적인 인물로 비친다. p.124
여성은 남성스러움과 여성스러움 사이에서 줄타기하듯 살아간다. 사회는 여성 리더가 전통적인 남성처럼 행동하면 권위적이라고 비난하고, 전통적인 여성처럼 행동하면 우유부단하고 무능한 리더라는 꼬리표를 붙인다. p.131
남성은 미래의 가능성과 잠재력으로 평가되는 반면, 여성은 과거의 성취에 따라 평가된다..(중략)..여성은 결국 “당신은 재능이 있지만 경험이 조금 더 필요합니다”라는 말을 듣는 반면, 남성은 “당신은 재능이 있으니 정말 성공할 것입니다”라는 말을 듣는다. p.186
성공적인 리더는 결정하는 과정에 있을 때 자신감을 낮춘다. 수용적인 태도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주의 깊게 듣고 가급적 모든 정보를 받아들인다. 당신은 “호기심을 유지하라”고 되뇐다. 하지만 결정을 내리면 전략적으로 자신감을 높이고 그 사안을 밀어붙여라. p.248
자신감 다이얼을 높일 몇 가지 팁
음조를 낮춰라. 목소리는 들려야 하니까 속삭이지 말고 음조를 낮춰서 말하라.
높은 권력자의 포즈 high-power pose를 취해보자. 등을 기대앉은 채 팔꿈치가 밖으로 가게 양손을 머리 뒤에 넣고 양발을 탁자에 올린 다음, 느긋하게 몸을 쭉 펴라..(중략)..발을 탁자에 올리는 게 불가능하면, 일어서서 양손을 허리께 얹고 양발을 18인치(약 46센터미터) 너비로 벌린다. 처음 이 자세를 취했을 때 나는 <원더 우먼 Wonder Woman> 포스터의 모델이 된 느낌이었다. pp.252-254
우리는 여성의 결정은 함부로 의심하면서 남성의 결정은 쉽게 받아들이는 행동을 무심코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여성과 남성이 다르게 행동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을 다르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p.21)
1968년 미국에서 바버라 윈슬로라는 여성이 겪은 일이다. 그녀는 가슴에 이상을 느껴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바버라에게 의사는 혹이 발견되어서 정밀 검사 후에 수술을 받을 수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수술동의서를 그녀의 남편에게 건네며 서명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바버라는 왜 자신이 아닌 남편의 사인을 받냐고 물었다. 의사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여성은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자기 가슴에 비이성적으로 집착하기 때문이죠.” 1960년대 후반에 여성이 질병으로 수술을 받을 때 이러한 일은 흔했다. <왜 여성의 결정은 의심받을까?>는 이러한 구체적인 예로부터 시작한다. 미국에서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게 대우를 받은 것이 불과 50여년이 채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에는 어떨까? 국가 행정 차원에서 평등은 개선되었으나 사람들의 일상생활 의식에서는 여전히 많은 불평등이 있다고 작가는 단언한다. 작가 터리스 휴스턴은 지적한다. 평등하지 않은 인식의 가장 큰 이유는 성 性 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연유함을 밝힌다. 우리는 여성의 선택을 함부로 비판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남성과 여성의 결정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흔히 여성의 결정을 더 편협하고 상투적인 틀에 넣고 바라본다. (p.42) 저자는 여섯 가지의 카테고리로 ‘여성은 결정을 어떻게 내리는가’를 고찰한다. 첫째 여성의 직관 이해하기. 둘째 결단력을 발휘할 때 겪는 딜레마. 셋째 위험을 감수하거나 모험을 하는 일. 넷째 여성에게 자신감이 갖는 의미. 다섯 번째 스트레스는 여성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여섯 번째 다른 사람에게 조언이나 충고를 하는 법. 이다. 사람들은 쉽게 이렇게 말한다. 남성들은 이성적이고 분석적인데 반해 여성들은 감정적이고 직관적이라고. 여성 소설가나 연출가의 작품에 대한 평을 읽을 때에 꽤 자주 이런 표현을 만난다.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함’ 이것이다. 대체 섬세함이 왜 여성만의 특수성인지 모를 뿐 아니라 앞뒤에 부연설명도 없이 상투적으로 저런 표현들을 쓴다. 이런 수식어의 속뜻에는 다른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여성은 직관적으로 판단하고 남성보다 충동적으로 결정을 내린다는 단정이란 걸 이 책으로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테리스 휴스턴은 여러 연구를 통해 결코 그렇지 않음을 들려준다. 대학교 심리학과와 다른 과학자들이 실시한 연구는 여성이 남성보다 월등하게 직관적이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들은 상황에 따라서 분석적인 결정을 내릴 때는 그렇게 하고 때로 직관적이기도 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 여성의 직관은 부정적이기 보다는 긍정적이고 합리적이게 작동함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직관 이라는 말은 이성이나 분석보다 하등한 단어로 취급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여성들이 발동하는 직관은 좋은 기능이 많았다. 직관은 자신이 눈앞의 데이터를 넘어서는 무엇을 안다는 갑작스런 느낌이요, 결정할 때 잠시 외부 세계를 무시하고 그 목소리에 주파수를 맞추게 하는 매혹적인 확신이다. (p.61) 또한 연구자들에 따르면 직관은 눈앞에 나타난 사소한 신호와 잘 아는 것의 전체를 연관시켜서 놀랍도록 큰 도약을 수반할 수 있다.
워싱톤 주 시애틀의 1등급 외상 센터의 책임자는 여성 외과 의사 아만다이다. 아만다는 팀원들에게 전문가의 직관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이는 의사가 의료 수치들을 바탕으로 하면서 숙련된 경험을 통해서 환자의 상태를 인지하는 것이다. 환자를 대할 때 기계적으로 차트를 먼저 보면서 차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아만다는 경계했다. 아만다는 레지던트들이 환자의 증상에 보다 관심을 쏟고, 교과서에서 이론으로 배운 지식과 연계할 때 미묘한 단서를 찾아내도록 자극하여 훈련시키고 있다. 본서의 저자 휴스턴은 이러한 외과 의사의 방침이 여성의 직관과 밀접히 관련이 있다고 본다. 아만다의 행동은 혁신적이다. 의료 훈련은 대부분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증상의 패턴이 암시하는 것 등을 명료하게 말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p.63) <왜 여성의 결정은 의심받을까?>는 결정을 내리는 위치와 지위에 있는 여성들이 겪는 딜레마를 여실히 알려준다. 이런 딜레마는 작가 터리스 휴스턴도 직접 겪었고 주변에서 목격하고 있는 일들이었다. 남성이 조심스럽게 결정내렸을 때 신중하다는 반응을 얻는다. 여성이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을 때는 우유부단하다는 반응을 얻는다. 남성이 파격적인 결정을 했을 때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한다. 여성이 파격적인 결정을 했을 때는 불안정하다고 한다. 이는 어떤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는 남성과 여성의 결정에 대한 반응을 조사한 과학적 결과이다. 예외가 있지만 소수에 불과했다. 동일한 조건에서 여성의 결정이 의심을 받는 경우가 50퍼센트가 다 넘는다. 몇 가지 상황에서는 압도적으로 여성이 불리한 반응을 받고 있음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남성이 내린 좋은 아이디어가 하나 있고 여성이 내린 좋은 아이디어가 하나 있다. 남성은 그가 제시한 대안이 좋은 것으로 판정을 받으면 그냥 그렇게 유지되었다. 반면에 여성이 인정받은 좋은 대안은 입증을 부차적으로 더 해야만 했다. 위험요소는 무엇인지를 밝히고, 어떻게 그런 결론에 다다랐는지 확실한 증명을 해야 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남성이 자신의 일에 실수를 했고, 여성이 자신의 일에 실수를 했다. 이 때 연구자들은 두 성별이 겪는 일이 크게 차이가 있음을 밝혔다. 남성이 실수를 수습하고 복구하는 일과 여성이 실수를 수습하고 복구하는 일은 동일하지 않았다. 여성이 실수를 만회하는 쪽이 훨씬 큰 댓가를 치르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작가 터리스 휴스턴은 강하게 조언한다. 기업과 조직에서 중요한 결정의 자리에 여성 책임자의 목소리를 중요하게 듣는 것이 배제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이익을 준다고. 이는 다양한 연구와 조사를 통해서 입증되고 있다. ‘여성은 주위 사람들의 정서적 단서를 더 능숙하게 알아차리고, 그럴 때 여성의 사회적 감각은 집단의 사고력과 판단력을 높일 수 있다.’ (p.97) 결단력에 대해서 남성과 여성에 대해 고정관념이 있음을 작가는 알려준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남성보다 여성이 더 머뭇거린다고 보는 고정관념이 사회에 남아 있다. 여성은 명확한 결정을 내리는 데 남성보다 과연 뒤처지는가? 그렇지 않다. 또 팽배한 관념중에는 여성은 보살피는 존재라는 것이 있다. 2009년에 고위관리자 300명을 대상으로 임원들의 인식을 조사했다. 그 내용은 ‘여성은 보살피고, 남성은 통솔한다’로 드러났다. 이 임원들은 대부분 남성은 직원을 결단력 있게 행동하고 상황을 통제하는 존재로 보았고, 여성은 다른 사람을 보살피고 지지하는 존재로 보았다. 앞서서 여성이 통념에서 벗어나면 댓가를 치른다고 했는데 사실 남성들도 통념의 제한을 받기는 마찬가지이다. 만일 남성이 보살피고 지지하는 성향을 따르면 그는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
남성은 공동체적이면 안 되고, 여성은 주도적이면 안 되는가? 그래도 된다. 남성과 여성은 반대 성의 전형적 특성으로 간주되는 성 역할을 취할 때 흔히 대가를 치른다. (p.116) 저자 휴스턴은 투자를 받는 책임자의 위치에 있는 기업가를 통해 위험과 모험에 대한 인식을 살펴본다. 기업체에서 투자를 받는 일을 하는 여성들은 같은 직종의 남성들보다 자금을 유치하기가 어렵다. 이는 사람들이 갖는 안정과 불안정의 심리에도 성별이 작용함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여성에게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망설인다. 사회는 위험 감수하기를 남성의 세계에 속한 것이라 여긴다. 모험을 해야 하는 여성 리더가 거의 없기 때문에 여성이 위험을 감수할 때 더 도드라져 보인다. 대개 여성의 모험은 더 위험해 보이고, 여성이 테크놀로지 회사의 설립자나 경영자같이 일반적으로 남성이 하는 일을 할 때 사람들이 투자하기를 주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p.168)
앞에서 실수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알아봤듯이 위험을 감수할 때 실패했을 때도 비슷했다. 남성이 위험을 감수하다가 실패하면 사회는 그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준다. 격려하며 기회를 주고 심지어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코치한다. 하지만 여성이 위험을 감수하다가 실패하는 경우, 특히 역사적으로 남성이 우세한 직종에 종사하는 경우에 사람들은 그녀가 정말 그 일의 적임자인지 미심쩍어한다. 그녀는 다른 곳에서 일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듣게 된다. 어떤 결정을 내리고 위험을 감수하는 직위에 오른 여성이 마주하는 세상은 남성의 경험과 동등하지 않다. 자신감의 심리에서 여성과 남성이 겪는 일은 어떨까? 우선 자신감을 정의해 보자. 자신감 confidence 은 자신이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정확하게 감지하는 것이다. 과신하는 것은 자신감과 정반대의 태도다.
심리학자들이 대학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자신감에 대해 실험을 했다. 남학생과 여학생들을 같은 수로 모으고 그들에게 이번 학기에 받을 학점을 예상해서 적으라고 했다. 두 가지 버전을 실험했다. 한번은 익명으로 써내는 것이고 다음에는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이었다. 우선 익명으로 했을 때는 남학생과 여학생의 학점 예상이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각자 자신의 능력을 예상해서 적어내는 경향이 우세했다. 그런데 특이할 점은 공개적으로 학점을 제시하는 실험이었다. 신기하게도 이 때는 여학생과 남학생의 결과가 반으로 쫙 갈라져서 형성되었다. 남학생 그룹은 익명으로 제출했을 때보다 현저하게 학점을 높게 적었다. 많은 남학생이 예상 학점을 부풀렸다. 여학생들은 학점을 낮춰서 적어냈다. 나중에 조사했을 때는 실험때보다 평균을 넘게 학점을 취득했다. 이는 여학생들이 스스로의 능력을 공표하는 일이 남학생들이 그러는 일과 다른 심리를 갖고 있음을 나타낸다. 교육과 사회 통념을 거쳐서 여성은 그때껏 자기 능력을 과소평가할 때 더 여성스럽고 바람직하다는 메시지를 받아들였고, 남성은 자기 능력을 근사하게 부풀릴 때 더 남성적이라는 메시지를 받아들인 결과였다. <왜 여성의 결정은 의심받을까?>의 작가는 하버드 MBA 여학생 한 명이 해 준 말을 기억했다. “아버지는 나한테 항상 ‘건방진 여성은 볼썽사나워’라고 말씀하셨어요.” 터리즈 휴스턴은 자신의 커리어를 향상시키고 직급에서 승진하려는 여성들에게 진정한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조사를 시작했다. 시중에 여성들의 자기계발서가 많지만 휴스턴은 심리학의 고찰에 근거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단순히 이분법으로 남성을 비난하기 위해서 하는 이야기들은 아닌 것 같았다. 자신이 일하는 필드 field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실력만큼 성공하기 원하는 여성들이 현실에서 겪는 부당함을 과학적인 근거로 파헤친다. 익히 알고 있는 사실도 있지만 처음 듣게 되는 이야기도 많았다. 잘 난 척함이 지나치는 태도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마이너스이다. 그런데 자신감을 조절하는 기술에 있어서 여성은 남성보다 더 사려깊어야 한다고 휴스턴은 말한다. 하버드 대학원생이 토로한대로 지금 사회에서 여성이 자신을 홍보하는 것은 여전히 부정적 반응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취를 이룬 여성이 자신을 쓸데없이 비하하지 않으면서도 알리는 방법은 뭘까. 자기 홍보가 지나치거나 부족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것은 성가시고 불만스럽고 부당한 일인지 모른다. 하지만 여성은 자신감과 의혹을 혼합하는 게 자립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현명하고 통찰력 있는 의사 결정을 낳는 자산임을 인식해야 한다. (p.271) 책에는 비교적 명백한 심리학 실험과 연구들이 많다. 그런데 여성과 남성에 대한 연구는 서로 상이한 주장을 펼치는 논쟁도 피할 수 없는 것 같다. 예를 들면, 회사에 여성 리더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주식 시가와 관련이 있느냐 하는 연구가 있다.
어떤 경제학자들은 여성 리더가 있는 회사와 없는 회사에 아무런 시가 변동이 없다고 생각한다. 반면 어떤 경제학자들은 그 변동이 현저하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유일하게 하나 확실한 것은 이것이었다. 젠더 평등이 잘 보장된 나라에서는 여성의 참여도가 작용했다는 것. 즉 여성이 같은 일을 하는 남성과 똑같은 보수를 받고 여성이 동등한 비율로 공직에 선출되는 국가에서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기업이 많았다.
<왜 여성의 결정은 의심받는가?>는 결정을 하면서 곤란을 겪는 여성을 우선적인 독자로 상정했다. 그렇지만 일터에서 여성 동료들과 일하는 남성들에게도 보다 현명한 제안이 되어주길 작가는 바란다고 후기에 적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우리가 의사 결정자로서 상대를 어떻게 바라보는가’로 귀결된다. 노력과 재능에 바탕하여 결론을 내린 남성의 판단은 훌륭하다.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노력하고 실력을 발휘한 여성이 판단한 결정도 훌륭하게 평가받아야 한다. 작가가 수많은 실험 자료와 조사를 통하여서 드러내고 싶은 주장은 이것이었다.
아울러서 여성들이 무의식적으로 사회의 통념에 익숙해지고 상투적인 관념에 길들여질 수 있음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결정을 내릴 때 기준이 되는 것들은 무엇인가. 어떤 압박과 불안의 지배를 받았다면 점검하고 제거해야 한다. 의도적이지는 않지만 자기 비하와 검열을 하게 된 적은 없을지. 돌아보면 좋을 듯 하다. 여성이 결정을 할 때 도움이 되는 메시지와 조언들을 담은 책 <왜 여성의 결정은 의심받는가?>였다. 책에서 여성은 자신의 결정을 기록하는 역사가가 되어야 한다. 자기 이야기를 진실하게 유지하라. 여성은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 세상이 우리를 향해 많은 의혹을 보내기 때문에, 이해력과 주의 깊은 사고력으로 맞서야 할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인식하고 기억하는 것보다 훌륭한 판단력이 있으므로, 우리가 얼마나 현명한지-때로 용감한지- 상기시키는 짧은 메모가 필요하다. (p.383)
잘 하면 차별이 없어지긴... 일단 차별을 없애야 잘 하든 말든 하지.
똑똑한 여성일수록 자존심에 그런 요구를 수락한다? 그게 왜 똑똑한 거임? 누구보다 멍청한 거지.
전략 없는 노력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 맞는 말이다.
내가 잘 하면, 여자들이 잘 하면, ...그래서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역대 대통령들의 상황만 봐도 사회가, 남자가 여자에게 어떤 걸 원하는지 알 수 있다.
왜 여성의 결정은 의심받을까? 요즘같은 시기에 생각해볼만한 제목이고 내용인 것 같습니다. 예시가 나오는데 남여 대표가 같은 선택을 했음에도 남자는 몇달 잠깐의 관심을 받고 끝났지만 여자는 일이년이 지나도록 옳은 선택인지 분석당하고 비판당한다는 내용입니다. 여성은 선택에 있어 의심당하고 결정에 대해 끊임없이 증명해야한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답답하기도 하네요. 결정권자의 성별 머릿수가 뒤바뀐다면 달라질지 모르겠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교육 전문가인 터리스 휴스턴의 '왜 여성의 결정은 의심받을까?'를 이북으로 구입하였다. 이 책은 우리사회에 만연한 여성의 결정이 남성의 결정보다 못하다는 고정관념은 근거가 없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 근거로 다양한 여성들의 의사결정과정을 살펴보고, 이 과정이 남성과 비교해도 충분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여성의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