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담(김보람) 저
김규림 저
2019년 05월 31일
바다로 가고 싶다.
바다로 간 친구가 그토록 화를 내지 않았다면 갈 수도 있었을까.
교육이고 xx이고 다 집어치우고
쓰레기 안 만드는 교육,
안 사는 교육,
안 버리는 교육만 시켜야 한다고
바다도 못 가고 해변에 쓰레기도 못 버린 내게 화를 냈다.
어제 불면의 밤을 보내서 오늘은 일찍 잠들고 싶었는데
카페인 없이도 정신이 또렷한 게 느껴지니 못 잘 것도 같다.
운이 좋아 상당히 오래 밤잠을 누렸는데
옛 친구 불면이 다시 찾아온 건지 실은 조금 겁이 난다.
어떻게 바다로 퇴근하게 되었을까, 벌써 가을밤 같은 늦은 밤에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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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의 신입연수 때부터 우리는 살아남기를 배웠다. 동기들은 하나같이 특별해 보였다. (…) 돈도 없고 특별한 재능이나 경력도 없던 나는 그저 미친 듯이 술을 먹었고, 그렇게라도 돋보이고 싶었던 것 같다.”
“나는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되는 것일까. 낫지 않으면 어떡하지. 평생 이렇게 살아가야 하나.”
“하고 싶은 ‘일’을 ‘꿈’이라 설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이 나는 좋았다. 그러나 꿈을 이룬 뒤의 삶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고, 그런 것까지 생각하기에 나는 너무 근시안적인 인간이었다.”
“퇴사 선언을 하고 며칠 뒤, 어느 부장님이 물었다. “하와이 이민 간다는 소문이 있던데?” 호주 워킹홀리데이는 어느새 하와이 이민으로 둔갑해 있었다. 아무려면 어때. (...) 그렇게 4년 2개월간의 직장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시원섭섭하지 않냐고들 물었는데, ‘시원후련’했다. 설렘은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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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읽으면 기분이 이상해진다. 저자와의 거리가 아주 가까워서 그렇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간절함에 대해 온전히 알 수가 없어서 섭섭해서 그렇다. 아파서, 나를 아프게 하는 곳과 사람들을 떠나는 용기, 도착한 곳이 바다와 햇빛과 서핑이라서 눈부시게 푸르다.
그뿐만이 아니라 책이라는 결과물로 나왔듯, 자신의 경험을 가장 생생하게 전달하는 쓰기의 힘도 가졌다. 잠시 걱정했는데 기우라고 믿고 싶다. 나보다 강한 사람을 걱정하는 일은 민망하고 주제넘은 짓이다.
하고 싶은 게 있어서, 하지 못해서 우리는 병이 든다. 하고 싶은 게 없으면, 간절한 게 없으면, 중요한 것들이 없으면, 힘을 다해 부딪혀본 적이 없으면 아플 일도 없다. 아이러니인데, 나으면 된다. 누가 그랬더라, 나를 죽이지 못하는 모든 것은 나를 강하게 한다고.
다소 극단적이고 극한적이지만, 누구나 자신이 맞닥뜨린 어려운 상황이 가장 괴롭고 힘이 든다. ‘죽을 만큼’이란 상황에 객관적 기준 따위는 없다. 좋아하는 게 있어서 천만다행이다. 하기로 결정해서 만만다행이다.
바다로 퇴근 잘 하시길, 파도를 고르며 감당할 수 있는 일들만 잘 골라내시길, 라이딩하는 순간에는 퇴근 전 모든 잡다한 지난 일들을 잊고 즐겁기를. 바다가 보고 싶은데, 나는 내 집 어디를 뒤적거려야 하나...
표지 색감이 좋았다
겉표지를 벗겨난 속표지도 편안해서 좋았다
원하는 직업ㆍ직장에 들어간 화자
돌아가는 시스템 속 스트레스를 받으며
그녀는 우울증을 진단받게 된다
여러 취미 활동을 통해 나아가려 하고
그 중 서핑이 그녀와 맞았다
서핑을 위한 워킹홀리데이를 선택한다
호주의 소담한 도시에 마음을 빼앗기고
뻔뻔함으로 일을 쟁취하고
그토록 바랬던 파도, 바다와의 시간에 빠진다
그곳에서 서핑 친구들과 사귀고
놀러온 이모네를 안내하며
한국에 두고 온 연인과 조우하며
그녀는 깨달음과 주변의 소중함을 느낀다
서핑워킹홀리데이를 무사히 다녀오고
일상으로 돌아온 그녀
생계를 위해 일하고 있지만 또 꿈꾸고 있다
자신이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거기에 끊임없이 돌진하는 것은 부럽다
여전히 바다로 퇴근할 그녀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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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호주 #서핑성지 #친구
#서평도서 #서평이벤트
나와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지금 하는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일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행복할게 틀림 없을까 직업을 꿈으로 알고 살아온 저자 미아는 그토록 바라던 카피라이터가 된 이후 굳건히 믿어온 명제가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분명 하고 싶었던 일이 틀림없는데 꿈꾸던 직업을 얻었는데 일하는 마음은 자꾸만 아프게 발킽으로 가라앉았다 잘하고픈 욕심이 행복을 갉아먹었고 잘 보이고픈 마음 때문에 나날이 눈치만 늘어갔다 꿈이 행복을 배신한 나날의 끝에 그는 결국 경미한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우울한 마음을 낫게 하기 위해 진짜로 좋아하는 것을 찾아 헤매던중 우연히 만난 바다 바다는 모든 것을 던져도 좋을 만큼 환희로 마음을 흠뻑 적셔주었다 바다로 퇴근할 생각으로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출근하는 길은 짐은 무거워도 발걸음은 가벼웠다 그렇게 주중엔 카피라이터로 주말엔 서퍼로 산지 2년 더는 주말 서핑만으로는 서핑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없다고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어렵게 찾은 좋아하는 일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다짐으로 은밀하고 위대하게 준비를 마친 그는 오직 파도를 잡기 위해 남반구 호주로 떠난다
좋아하는게 있어서 좋겠다는 친구들의 말에 저자는 운이 좋았다고 답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안다는 것 행복해지는 법을 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하지만 한편 그는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했다 그리고 무엇이든 해볼 수 있다는 것 시도하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해볼 수 있다라는 점이다 다른 목적 없이 오직 좋아서 하는 일을 찾을 것 그러다 보면 좋아하는 것을 안다는 행운이 찾아올지니
이 책에는 나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불안하기로 결심한 미아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다니며 넓힌 세계가 담겨 있다 좋아하는 것으로 채워간 일상이라고 해서 불안과 괴로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암초에 긁히고 거친 물살에 휩쓸려 다쳐도 가끔 잡은 파도에서 손끝까지 짜릿한 희열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삶은 얼마나 활기차고 생생한가 저자 미아는 바다로 퇴근하겠습니다를 통해 진짜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빠져들면서 삶이 얼마나 반짝이게 되었는지 보여준다 이 책을 일상에서 무료함과 무기력감을 느끼는 많은 독자들에게 시원한 바다 한줌을 선물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