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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 삶

한나 아렌트 저/홍원표 | 푸른숲 | 2019년 6월 7일 한줄평 총점 10.0 (17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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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서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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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아렌트의 가장 철학적인 저서, 《정신의 삶》
사유하고, 의지하고, 판단하는 삶은
인간적인 삶을 위한 우리의 근본적 활동이다

- 아렌트 생전의 마지막 저서이자 가장 철학적인 책, 《정신의 삶》

《정신의 삶: 사유와 의지》(이하 《정신의 삶》)는 1977년과 1978년도에 각각 단행본으로 출간된 《사유》와 《의지》를 한 권으로 합본한 책이다. 책의 형태로 저술하지 못한 〈판단〉 부분은 아렌트가 생전에 쓴 강의록을 그대로 살려 부록으로 실었다. 아렌트 스스로 꼽은 가장 중요한 저서인 《정신의 삶》은 전통적인 정치철학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상적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한마디로 아렌트의 정신의 삶 3부작은 ‘구체적 행위로서의 정치’와 ‘패러다임적 틀로서의 정치’ 사이의 연결성을 완성시킨 ‘독자적인 정신의 산물’이다. 이 책은 아렌트의 친구인, 에세이스트이자 비평가 메리 매카시가 편집했다. 푸른숲 출판사에서 이번에 새롭게 펴낸 《정신의 삶》은 《정신의 삶: 사유》(2004) 재번역본과 《정신의 삶: 의지》 초역본을 한 권으로 묶어, 한나 아렌트 연구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한국외국어대학교 홍원표 교수가 번역했다. 30년간 아렌트를 연구하고 아렌트 학회 회장을 역임한 그는 이 책이 지닌 학문적 공헌을 이렇게 말한다. “2,500년 전 이래 수많은 철학자들이 정신의 삶으로서 사유, 의지, 판단을 주로 개별적으로 조명해왔다면, 아렌트는 이들을 비판적으로 조명하고 종합한 ‘정신의 삶의 역사’를 우리에게 남겼다. (…) 우리는 매일 사유하고 의지하고 판단하며 삶을 영위한다. 이러한 활동은 우리 삶의 일부다.”(21,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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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옮긴이의 말
편집자 서문
1권 사유
서론
1. 현상
현상을 특성으로 하는 세계
진정한 존재와 ‘한낱’ 현상: 이원적 세계론
형이상학적 위계질서의 반전: 표피의 가치
육체와 영혼; 영혼과 정신
현상과 가상
‘사유하는 나’와 자기(신): 칸트
실재와 사유하는 나: 데카르트의 회의와 공통감
과학과 공통감; 칸트의 지성과 이성 구별; 진리와 의미
2. 현상세계 속의 정신 활동
비가시성과 이탈
사유와 공통감 사이의 골육상쟁
사유와 동작: 구경꾼
언어와 은유
은유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
3. 무엇이 우리를 사유하게 하는가?
철학 시대 이전 그리스 철학의 가정들
플라톤의 답변과 그 반향
로마인의 대답
소크라테스의 답변
하나 속의 둘
4. 우리는 사유할 때 어디에 있는가?
“나는 때론 사유하고, 때론 존재한다”(발레리): 있을 것 같지 않은 곳!
과거와 미래 사이의 틈새: 현재
후기

2권 의지
서론
1. 철학자들과 의지
시간과 정신 활동
의지와 근대
중세 이후 철학: 의지에 대한 주요 반론
새로운 것의 문제
사유와 의지 사이의 충돌: 정신 활동의 주요 특성
헤겔의 해결책: 역사철학
2. 내면적 인간의 발견
선택 능력: 의지의 선행 개념
사도 바울과 의지의 무기력
에픽테토스와 의지의 전능
아우구스티누스, 첫 번째 의지철학자
3. 의지와 지성
토마스 아퀴나스와 지성의 우위성
둔스 스코투스와 의지의 우위
4. 결론
독일 관념론과 개념의 무지개다리
니체: 의지에 대한 거부
하이데거: 의지하지 않을 의지
자유의 심연과 시대의 새로운 질서
편집자 발문
판단: 칸트 정치철학 강의 발췌문
옮긴이 해제: 정신의 삶과 정치적 삶의 원형을 찾아서
아렌트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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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한나 아렌트 (Hannah Arendt)
작가 한마디 어두운 시대’는 새로운 것도 드문 것도 아니다 1906년 10월 14일 독일 하노버 근교에서 무남독녀로 태어났다.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쾨니히스베르크에서 보냈는데, 이때 어머니를 통해 유대인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 조숙하고 명석했던 그녀는 고등학교에서 교사에게 반항하다 퇴학당했지만, 가정교육과 베를린 대학교 청강을 거쳐 1924년 마부르크 대학교에 진학했다. 그곳에서 하이데거에게 수학하지만 현상학의 창시자인 후설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의 실존철학자 야스퍼스의 지도 아래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1929)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29년 스테른(Gunter Stern, 1936년 이혼... 1906년 10월 14일 독일 하노버 근교에서 무남독녀로 태어났다.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쾨니히스베르크에서 보냈는데, 이때 어머니를 통해 유대인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 조숙하고 명석했던 그녀는 고등학교에서 교사에게 반항하다 퇴학당했지만, 가정교육과 베를린 대학교 청강을 거쳐 1924년 마부르크 대학교에 진학했다. 그곳에서 하이데거에게 수학하지만 현상학의 창시자인 후설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의 실존철학자 야스퍼스의 지도 아래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1929)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29년 스테른(Gunter Stern, 1936년 이혼)과 결혼하여 베를린에 정착한다. 이후 아렌트는 정치적 억압과 유대인 박해가 첨차 심해지던 독일에서 시온주의자들을 위해 활동하다 체포되어 심문을 받은 뒤, 1933년 모든 것을 뒤로하고 어머니와 함께 프랑스로 망명했다. 망명 후 발터 벤야민 등 많은 지식인을 만나 유대인 운동을 하던 아렌트는 다시 수용소에 갇혔다가 1940년에, 아렌트는 독일 시인이자 철학자인 하인리히 블뤼허와 결혼했다. 1941년에는 아렌트를 포함하여 2500명 정도 되는 유대계 망명자들에게 불법으로 비자를 발행해 준 미국 외교관 하이램 빙엄 4세의 도움으로 남편과 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망명했다. 아렌트는 1951년에 이르러서야 미국 시민권을 얻게 되는데, 1959년에는 프린스턴 대학에서 완전한 교수직에 지명받은 최초의 여성이 되었다. 프랑스와 미국에서 경험한 18년간의 무국적자 경험을 바탕으로 첫 번째 주저인 『전체주의의 기원』(The Origins of Totalitarianism, 1951)을 출간하고, 더불어 정치이론가로서 정치현상의 근본적 의미를 밝히는 데 전념하면서 본격적인 정치사상가의 길을 걷는다.

이후 『라헬 바른하겐 : 유대인 여성의 삶』(Rahel Varnhagen : The Life of a Jewish Woman, 1958), 『인간의 조건』(The Human Condition, 1958), 『과거와 미래 사이』(Between Past and Future, 1961),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악의 진부성에 대한 보고』(Eichmann in Jerusalem : A Report on the Banality of Evil, 1963), 『혁명론』(On Revolution, 1963),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 (Men in Dark Times, 1968), 『공화국의 위기』(Crises of the Republic: Lying in Politics, 1969), 『시민적 불복종』(Civil Disobedience, 1969), 『폭력의 세기』(On Violence, 1969) 등 중요 저작들을 연이어 출간한다. 이 가운데 『혁명론』에는 아렌트의 최종적인 '정치' 사상이 담겨 있는데, 그가 1956년 헝가리 혁명을 계기로 혁명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프린스턴 대학 세미나에서 「미국과 혁명정신」이란 주제로 강연한 것을 정리해서 완결지은 것이다. 『혁명론』은 '새로운 시작' 과 자유를 기리는 혁명송이자, 정치학도들에게 다양한 정치적 통찰력을 제공하는 귀중한 교과서로서 의미 있는 저작이다.

아렌트는 1973년 에버딘 대학에서 '정신의 삶―사유'라는 주제로 기퍼드 강의를 요청받은 후 사유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했으며, 이듬해 '정신의 삶―의지'라는 주제로 다시 강의를 시작하면서 이 연구를 진행했다. '정신의 삶―판단'이라는 주제로 정신의 삶 3부작의 마지막 연구를 진행하던 중 1975년 12월 심근경색으로 생을 마쳤으며, 남편이 오랫동안 강의한 뉴욕주 허드슨 강 유역 애넌데일(Annandale-on-Hudson, New York)에 있는 바드 대학에 묻혔다. 그녀의 사후 『정신의 삶―사유』와 『정신의 삶―의지』가 1978년 출간되었으며, 완성되지 않은 3부에 해당하는 「판단」 부분은 유고집으로 『칸트 정치철학 강의』라는 제목으로 1982년 출간되었다. 그후 이미 발표된 글들 및 미발표 원고 등을 주제별로 편집하여 『이해에 대한 에세이』(1994), 『책임과 판단』(2003), 『정치의 약속』(2005), 『유대적 저술』(2007), 『문학과 문화에 대한 성찰』(2007) 등이 출간되었다.
역 : 홍원표 (洪元杓)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에서 「고전적 합리주의의 현대적 해석: 스트라우스, 보에글린, 아렌트」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나 아렌트 정치철학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언어외교(LD)학부 재직 중 교무처장과 미네르바교양대학 학장을 맡았으며, 현재는 명예교수로 있다. 한국정치학회 편집이사·총무이사·부회장을 역임했고, 한나아렌트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저서로는 『현대 정치철학의 지형』(2002), 『아렌트: 정치의 존재이유는 자유다』(2011), 『한나 아렌트 정치철학: 행위, 전통, 인물』(2013), 『비극의 서사』(20...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에서 「고전적 합리주의의 현대적 해석: 스트라우스, 보에글린, 아렌트」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나 아렌트 정치철학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언어외교(LD)학부 재직 중 교무처장과 미네르바교양대학 학장을 맡았으며, 현재는 명예교수로 있다. 한국정치학회 편집이사·총무이사·부회장을 역임했고, 한나아렌트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저서로는 『현대 정치철학의 지형』(2002), 『아렌트: 정치의 존재이유는 자유다』(2011), 『한나 아렌트 정치철학: 행위, 전통, 인물』(2013), 『비극의 서사』(2018) 이외 다수의 공저가 있다. 역서로는 『혁명론』(2004), 『한나 아렌트 전기: 세계사랑을 위하여』(2007), 『이해의 에세이』(공역, 2012), 『정신의 삶: 사유와 의지』(2019),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2019) 등이 있다.

종이책 회원 리뷰 (16건)

정치란 거창한 게 아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m****h | 2021.04.30

판단이란 무엇인가 - 현상세계에 대한 비관여적관심

  아렌트에 따르면, “판단은 정신의 산물인 일반성과 감각기관에 있는 특수성을 결합시키는 신비스러운 기본 재산이다.

이 책 '정신의 삶' 은 각기 사유하기, 의지하기, 판단하기라는 비가시적인 활동이 인간이 살아가는 한 앞으로도 중요한 문제이며, 현재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어떻게 연결시켜 현실에서 적용시킬지를 고민하게끔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유하기, 의지하기, 판단하기가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결국 이 세계 속에서 이 세계를 구성하는 일원으로 살아가는 내가 이러한 정신의 삶을 행하지 않고는 결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치란 거창한게 아니다.

  아렌트가 말한 정치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일상에서의 정치는 내가 속한 공간과 관계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치적 삶과 정신의 삶은 인간다운 삶으로 연결된다. 공공영역이 그 정체성을 상실할 때, 정치적 삶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때 시민들의 정치행위, 그리고 현실을 비판하는 능력을 발휘하면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지게 된다. 촛불집회가 바로 그런 예라 할 수 있다.

  의지란 무엇인가 - 의지의 집중과 외부세계의 내재화

  의지란 정신의 내면성과 외부세계를 통합하는 능력으로 정신 활동에 머물지 않고 행위를 촉진하는 근원을 말한다. 이러한 의지는 감각의 관심을 인도하고 기억에 각인된 상을 주관하며 이해를 위한 자료를 지성에 제공함으로써 행위가 발생하는 근거를 제공한다. 기존의 철학자들은 의지를 단순한 환상이나 의식의 환영, 의식의 구조 자체에 내재된 일종의 기망으로 이해했다. 그래서 의지 능력을 인위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창안한 인위적 개념으로 착각하기도 했다. 또한 욕구로 이해된 의지는 욕구 대상이 소유될 때 중단되기 때문에,“의지와 욕구의 차이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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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의지 그리고 판단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깔**s | 2019.08.14
한나 아렌트는 독일 출신으로 고대 그리스부터 당대까지 철학사상을 연구하고 철학가들을 연구하며 악의 원인을 사유하고 의지하고 판단하는 정신활동을 무시한 삶은 진정한 삶이 될 수 없을음 이야기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생전 사유와 의지의 강연을 하면서 판단에 관한 원고를 집필하던중 심근경색으로 타계하면서 사후에 친구인 메리 매카시의 편집으로 사유와 의지가 출간되었고, 이 후 그녀가 마지막까지 알리고자한 공정한 판단의 중요성에 대한 책이 나왔다고해서 궁금함에 선택하게 되었다.

우선 책은 사유와 의지 그리고 판단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솔직히 다 이해하진 못했지만 여러 철학자들과의 사상과의 대화를 통해 우리를 충분히 이해시키려고 노력한 흔적이 많이 담긴 책이었다.
사유의 부재에 대한 한나 아렌트의 의문에서 책은 시작하고 있었고, 니체와 칸트, 그리고 데카르트 등의 철학자를 통해 현상세계를 통해 사유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던것 같다. 그렇게 사유와 의지 그리고 판단까지 설명이 이어지고 있었다.
철학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를 통해 인간의 의지가 갖는 힘과 사건에 영향을 받는 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고, 인과율 혹은 지성의 의지에 관해서도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한 책이었다.
그녀의 방대한 지식에 잠깐 들어갔다 나오기만했기에 책의 내용을 모두 이해할 순 없었지만, 읽고나서 생각하는 방향이 조금 달라진것 같다는걸 개인적으론 느낄 수 있었다.
지식의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고, 방대한 양의 철학적 물음과 답변을 찾고 싶은 사람에게도 한번쯤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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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아렌트하는 나를 한나아렌트함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그***윰 | 2019.08.03

  한나 아렌트를 [정신의 삶]으로 처음 만날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삶은 이토록 우연적이다. 이 책의 물질적 내용적 무게를 내가 다 견뎌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다만 문장 하나라도 얻어가기를, 이해하기를 기대했을 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이 책을 정독하지 못했다. 어떤 부분은 꼼꼼히 읽었기도 했지만 대체로는 통독(이 가능한지 모르겠지만)했고 발췌독하기도 했다. 문장 하나를 이해하기는 했지만 하나의 생각을 다 이해했는지는 모르겠고 때로는 전체는 알겠는데 한 문장이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다. 역자 해설에 보면 한나 아렌트는 이 책을 대중서로 쓴 모양인데 역자 왈 난해해서 그 부분은 실패했다고 해서 어찌나 위로가 되던지. 일단 이번엔 이렇게 읽은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이 책을 시작하면서 역자와 원 편집자의 글을 먼저 읽었는데 그들의 글에서 자긍심이 느껴졌다. 한나 아렌트 역시 이 책이 한 권으로 엮어진 것을 보았다면 무척 뭉클했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그녀는 사유와 의지 부분만 완성했고 판단 부분은 편집자에게 맡겨야 했다. 다른 책을 접하지 못했기에 그녀의 방대한 사유의 영역에 대해서 비교불가능하지만 '한나 아렌트 철학의 정수'라고 불릴 만 하다는 생각엔 왠지 모르게 동의하게 된다. '판단'의 미완성을 감안하고서라도 말이다. 철학서들은 두껍든 얇든 기본적으로 패턴이 비슷하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위해 이전의 이론들을 분석하고 그들의 적절함 혹은 부적절함을 드러내며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하는 형식이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로 기본 구조인데 덕분에 새삼 소크라테스의 위대함을 만나고, 칸트나 헤겔, 하이데거에 대한 궁금함을 갖게 되었다. 학창시절 가장 힘들어하던 내용이 서양철학이었는데 나이 마흔에 학구열이 불타오른다.


 제목에 사유는 Tinking으로 표시되었고 내용 상 cogito라는 말을 썼다. 책을 읽으며'惟'가 혹시''는아니었나 잠깐 머뭇거렸었다.생각의 깊이 뿐만 아니라 여유가 있어야 사유가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했기 때문인데 한나 아렌트 역시 비슷한 말을 했다.중요한 것은 이런 류의 생각들은 책을 읽으면서 간헐적으로 수시로 하게 되었는데 대부분은 이런 쓸모없는 내용이었지만 한나 아렌트가 내 마음에 사유의 바람을 일으킨 것만큼은 분명하다. 닉네임으로 쓰고 있는'혜윰'이라는 말의 뜻이'생각'인 만큼 내게 이런 시간들은 분명 큰 자극이 되었다.현상세계를  살면서 어떤 경험의 순간에 불현듯 찾아오는 사유의 시간은 삶을 풍성하고 의미있게 살아가는 필수요소라는 생각을 강하게 하게 되었다.빠르게  지나가는 예시이긴 했지만 사유하지 않은 오르페우스와, 사유한 페넬로페의 비교는 무척 흥미로웠다. 그렇다면 바틀비는? 의지에 더 가깝겠지?


 사유의 역사가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에서 시작한 것과 달리 의지의 역사는 빨리 보면 아우구스티누스이지만 근대 헤겔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다루어졌다. 1권의 <사유>를 읽으며 소크라테스와 칸트에 관심이 생겼다면 2권 <의지>를 읽으면서 똑 부러지는 헤겔과 하이데거의 이론에 매력을 느낀 것은 아렌트의 힘인가 그들의 힘인가 모르겠다. 고대와 중세 시대에는 '신'이 인간 세계를 지배하였기에 '미래'에 대한 것 역시 신의 몫이었다. 그러나 신을 믿지 않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현재와 미래는 인간의 몫이 되었고 현재의 불안과 염려는 인간에게 의지를 선물했다.(고 나는 해석했다) 그리하여 현상 세계에서 잠깐 이탈하여 사유하고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는 시간을 넘어 미래를 생성하는 시간이 닥친 것이다.(고 역시 나는 해석했다.)대표적인 것이 죽음에 대한 생각이다.철학자들은 때로는 '사랑'이라 말하고(아우구스티누스)  때로는 지성이라고 말하는(토마스 아퀴나스) 등 그 정의는 달랐지만 새롭게 등장한 개념인 의지는 분명 매력적인 개념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현대 인간의 가장 큰 욕구인 '자유'와 밀접한 개념이었을 테니까.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사유나 의지나 판단이 모두 정신활동에 속한 수많은 영역 중의 하나이겠거니만 생각했지 세상에 이렇게 명확하게 구분되는 개념들이라니 그것 하나 안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람되는데 스스로를 '의지박약아'라 칭했던  나의 삶을 돌아았을 때 내가 사유는 안 하고 산 건 아니지만 참말로 의지하는 삶을 살지는 않았구나 싶어 다시 사유를 해 보기도 했다. 데카르트적으로는 살았는데 헤겔적으로 살지는 못한 것이고 그건 좀 전근대적인 인간 유형이구나  판단하기도(얼씨구나 책 좀 읽었다고 갖다 붙이긴 잘도 갖다 붙인다)하며 내가 삶에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인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앞에서 판단까지 꺼내면서 주접을 떨었지만 사실 나는 이 책을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밑줄도 많고 그것을 옮겨 쓴 노트도 몇 쪽이나 되고 정리한 노트도 네댓 쪽이 되지만 그것들은 산발적으로 널려있을 뿐 정리되지 않는다. 책을 제대로 읽지도 이해하지도 못한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정리를 하다보니 조금은 명료해짐을 느낀다. 책의 분량이 사유와 의지에 대부분 할애되어 있어 판단에 대한 내용이 충분히 매력있음에도 불구하고 관찰자로서의 판단, 공통적 기준과 같은 기본적인 내용만 남아 있을 뿐이라 아쉽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이렇게 허투루나마 읽게 된 것에 무척 자긍심을 느낀다. 책을 읽는다고 내가 사유하는 나가 되고 의지하는 나가 되고 판단하는 내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왠지 이렇게 말하고는 싶어진다. 나는 요즘 한나아렌트하고 있다고. 때로는 우연이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나게 해 준다. 처음에 뜨악했던 두께의 무게는 희한하게도 마음을 무겁게 하지 않았다. 도리어 마음이 가벼워지고 내 갈 길이 조금은 보이는 것 같다. 이 책을 만나게 해준 몽실북클럽과 푸른숲, 홍원표 역자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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