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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베를린국제영화제 * 트라이베카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국내외 영화제 25관왕 영화 〈벌새〉 단행본 전격 출간!

무삭제 시나리오부터 최은영, 남다은, 김원영, 정희진의
영화와 사회를 함께 '읽는' 시선들, 여성, 서사 창작자로서 나눈 앨리슨 벡델과 김보라 감독의 대담까지

〈벌새〉를 만나는 가장 오롯한 방법





◎ 도서 소개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14플러스' 부문 그랑프리상
트라이베카영화제 국제경쟁부문 대상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 관객상
국내외 영화제 25관왕 영화 〈벌새〉

“믿을 수 없을 만큼 성숙한 데뷔작”
-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한 편의 시처럼 섬세한 영화! 일상으로 시대를 경험하게 한다”
- 제28회 이스탄불국제영화제

“이 영화를 다 보고도 누가 벌새를 가냘프다고 하겠는가, 허약하고 부실한 것은 알고 보니 이 세상이 아니던가. 1994년 성수대교를 보라. 감독에게 강력히 요구한다. 서둘러 속편을 내놓으라. 은희가 감자전 꼭꼭 씹어 먹고 어떤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지 보고 싶다. 저 속절없이 끊어진 다리를, 날아서 건너는 갈매기가 보고 싶다”
- 〈아가씨〉, 박찬욱 감독

“마침내 빛나는 순간을 기다리는 어린 소녀를 섬세하고 아름답게 담아낸 영화“
- 〈케빈에 대하여〉, 린 램지 감독

“자신감 넘치는, 우아하고 절제된 성취! 부드럽고, 아프고 현명하며 끝내 희망적인 영화”
- 〈피아노〉 제인 캠피온 감독

“넋을 잃을 만큼 매혹적인 작품! 가장 정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
- 『펀 홈』, 앨리슨 벡델 작가

“은희와 동시대를 살아갔던 그때의 우리가 우리의 시간을 애도할 수 있는 작품을 비로소 만났다”
- 『쇼코의 미소』, 최은영 작가

“해소되지 못한 시간과 사연이 여전히 예민하게 꿈틀대는 듯한 영지의 얼굴. 〈벌새〉라는 세계는 끝내 완전히 알기 어려운 이 얼굴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닐까”
- 『감정과 욕망의 시간』, 영화평론가 남다은

“‘한강의 기적’이라는 국가의 꿈. 서울 강남은 그 몽상의 끝점이었다. 〈벌새〉는 이 몽상 안의 세계를 살아가는 은희가 사랑하고 상처 입던 순간들을 소환한다”
-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변호사 김원영

“이 영화의 역사성은 1994년 가족과 학교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통증과 폭력의 일상을 그려 낸 데 있다”
- 『페미니즘의 도전』, 여성학자 정희진


무삭제 시나리오, 영화와 사회를 함께 '읽는' 네 개의 시선,
여성, 서사 창작자로서 앨리슨 벡델과 나눈 김보라 감독의 대담까지
〈벌새〉를 만나는 가장 오롯한 방법
베를린국제영화제, 트라이베카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화려한 등장을 알린, 영화 〈벌새〉를 책으로 만난다. 영화 〈벌새〉는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김일성이 사망한 1994년, 중학생인 은희가 거대하고 알 수 없는 세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만나는, 작지만 힘 있는 날갯짓으로 사랑하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분투하는 한 시절의 이야기를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 냈다. 개인의 삶과 시대가 서로 교차하는 시공간으로서 영화 〈벌새〉는 에드워드 양 감독의 〈하나 그리고 둘〉을 떠올리게 한다.
책으로 출간되는 『벌새-1994년, 닫히지 않은 기억의 기록』은 영화 〈벌새〉에서 출발하지만 영화 안팎의 세계를 섬세하게 짚어 내고 확장하며, 1994년의 사회와 오늘, 예술과 현실을 연결하는 책이다. 영화에서는 편집된 40여 분가량이 그대로 담긴 오리지널 시나리오와 감독의 말은 〈벌새〉 속 서사와의 보다 내밀한 만남으로 초대한다. 『펀 홈』과 ‘벡델테스트’로 잘 알려진 미국의 그래픽노블 작가 앨리슨 벡델과 김보라 감독이 직접 만나 여성 서사, 개인적 경험과 사회적 경험을 함께 다루는 창작자로서 나눈 대담에는 시대와 공간, 매체를 뛰어 넘어 예술가로서, 시대라는 물살 안에서 역동하는 개인으로서의 진솔한 고민들이 담겨 있다. 영화와 사회를 함께 읽어 내는 네 편의 글은 성수대교가 붕괴하고 김일성이 사망한 영화 속 시공간을 이미 닫힌 ‘역사’가 아닌, 여전히 살아 있는 현재로 불러낸다.
김일성 사망과 성수대교 붕괴로 기억되는 1994년, 중학생 은희에게 세상은 낯설고 알기 어렵다. 하지만 그 ‘낯선 세상’은 오늘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곳이다. “나는 노래방 대신 서울대 간다!”를 외치게 하는 담임선생님, 가족 모두 합심해 오빠를 외고에 보내야 한다는 아빠, 짊어진 불안과 압력을 여동생에게 분출하는 오빠, 일터와 가정에서 노동하며 고단한 엄마, 서툰 사랑 말고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언니. 시험을 잘 보면 캘빈클라인을 받지만, 부모님이 이혼하면 누구와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친구. 등굣길 지나치는 철거민들이 내건 “우리는 죽어도 여기서 나갈 수 없다”는 현수막과 “김일성은 안 죽는 사람인 줄 알았”던 사람들, 그리고 무너진 다리 앞에서 제대로 슬퍼할 수도 없는 사람들. 그 시간을 지나온 ‘은희의 세계’는 2019년 지금, 어떤 모습일까?


국가주의, 학벌주의, 가부장제, 강남 개발과 계급 격차, 국가적 재난…
‘공기’처럼 잠잠히 사회를 감싼 ‘고통’을 어루만지며
그치지 않은 ‘사회적 기억’을 지금, 여기로 드리우는 서사와 시선들!
작가의 말에서 김보라 감독은 어느 날부터 반복되던 중학생 시절의 꿈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를 시나리오와 영화로 만드는 과정 속에 “깊숙이 ‘내 이야기’인 것은 결국 다른 이의 이야기가 된다는, 가장 구체적일수록, 그것은 가장 보편적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학교와 학원, 가정과 그 밖에서 중학생 은희가 맺는 관계를 서사의 한가운데에 두고도 그저 ‘한때’로 그치지 않은 한국 사회의 고통과 상흔을 드러내 보이는 힘, 그 고통을 어루만지는 〈벌새〉의 힘이 ‘한국 사회’라는 범주를 넘어서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벌새-1994년, 닫히지 않은 기억의 기록』에는 사회와 영화, 시나리오 속 서사를 함께 읽는 네 편의 글을 수록해 공기처럼 잠잠히 우리를 감싸 온 정서를 ‘사회적 기억’으로 기록하고, 현재적 문제로 바라보게 한다.
영화평론가 남다은은 은희와 단짝 친구 지숙이 각자 오빠에게 당했던 폭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을 “일상적인 폭력에 대한 두 소녀의 관성과 체념,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길 수 없는 분노가 꾹꾹 눌러 담긴” 가장 끔찍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장면으로 꼽는다. 지숙의 얼굴 곳곳을 물들인 멍처럼 가시적인 폭력의 증거들 말고도 은희의 유일한 공감자인 영지의 자못 침울한 얼굴, “겨우 삶을 견딜 정도만” 빛을 남긴 엄마의 얼굴에서도 폭력의 흔적들을 본다. 소설가 최은영은 그 익숙한 얼굴들에 드리운 폭력과 비존중을, 아프고도 아픈 줄을 의심해야 했던 모든 ‘은희’들이 품은 고통을 있는 그대로 공감받는 진정한 위로와 애도의 서사를 벌새 안에서 길어 낸다.
전쟁 이후 한시 바삐‘더 잘살자’는 꿈을 이루기 위해 국가와 사회, 가족이 말 그대로 ‘총력전’을 펼치던 그때를, 변호사 김원영은 ‘우울’과 ‘불안’이라는 정서로 짚어 냈다. 가부장적 가족이 결속하는 중심에 자리 잡은 ‘학벌주의’, 성수대교 붕괴라는 사회적 참사로 종언이 예고된‘한강의 기적’ 같은 무너지는 ‘꿈’, 그 속에서 꿈을 좇던 오빠와 아버지는 불안을 견디지 못하고, 애초에 경쟁 바깥으로 밀려난 엄마와 딸들은 그저 우울하다.
여성학자 정희진은 ‘벌새’의 서사를 “지금, 여기의 프리퀄”이라 평한다. 오늘도 사람들은 끊어져 버린 다리처럼 무너져 내린 관계들 속에 ‘가족’이라는 제도로 얽어져 ‘각자’ 외로움에 몸서리친다. 그 외로움과 우울을 타인에 대한 폭력으로 쏟아 내지 않고서는 못 견디는, 사다리 없는 개천에서 목이 타는 이무기들에게 담임선생이 목 놓아 외치는“노래방 대신 서울대 간다”는 구호는 이미 쓸모가 없다.
성수대교가 무너진 이듬해에는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90년대를 지나오고도 우리는 계속해서 알 수 없는, 혹은 알지 못하게 된 비극들을 마주하며 어딘가는 끊임없이 무너져 내리는 세계 속에서 끝나 버린 꿈을 그때처럼 좇고 있다. 『벌새』는 1994년의 기억이지만 오늘 당신에게로 이어지는 현재다.


◎ 책 속에서

고통은 언제 고통이 되나. 누군가의 시선으로, 공감으로 고통은 고통이 된다.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는데도 ‘싸우지 좀 마’라는 말을 들어야 할 때, 은희의 고통은 고통이 아니라 어린아이의 철없는 칭얼거림이 된다. ‘싸우지 좀 마’라는 말에는 ‘오빠라면 여동생을 때릴 수 있다’라는 승인이, ‘여자애는 남자가 때려도 참아야 한다’라는 주문이 들어 있다. 이런 사회에서 자란 많은 여성은 자신이 느끼는 고통의 진위를 의심한다. 아파도 자신이 아픈 것이 맞는지 검열하고, 분명히 부당한 일을 당해도 자신이 ‘예민해서’가 아닌지 확인하고 확인한다. 여성의 고통을 고통이라고 언어화하지 않는 상황에서 고통받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이해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_최은영, 그때의 은희들에게 중에서

이 영화에 나오는 여성들은 내가 자라며 만났던 ‘평범한 여자들’의 모습을 닮았다. 남자 형제의 진학을 위해서 학업을 포기하고 어린 시절부터 일해야 했던 여자들, 남편과 똑같이 경제활동을 하면서도 가사 노동과 육아는 온전히 자신의 몫으로 소화해야 하는 여자들, 남자 가족 구성원에게 학대당하며 살아가는 여자들, “나는 아무것도 잘하는 게 없어”라고 속삭이며 자신의 가치를 회의하는 여자들, 웃음을 잃고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공감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자신의 삶에 지친 여자들. 이런 사회의 여성들이 자신을 좋아할 수 있을까. 미소지니misogyny의 세계를 사는 여성에게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라는 격언은 너무도 무겁고 어렵게 다가온다.
_최은영, 그때의 은희들에게 중에서

영지 선생님에게 보낸 편지에서 은희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외로울 때 제 만화를 보고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제 삶도 언젠가 빛이 날까요?” 나도 어린 시절 은희와 같은 생각을 했다. 외로운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덜 외로워졌으면 좋겠다고. (…) 우리는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 모두 외롭고 어린 여자아이였던 우리는 왜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서 자신이알지도 못하는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에 가닿고자 했을까. 영지 선생님도 은희를 그런 마음으로 마주했을 것이다. 은희가 덜 외로워지기를 바라는 마음. 영지 선생님이 눈빛으로, 함께 있어 주는 시간으로, 자신의 마음을 열어 주는 방식으로 은희에게 다가갔던 것처럼, 그 빛을 받은 은희 또한 영지 선생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위로받고 싶었던 사람들이 위로하는 것처럼, 외로웠던 사람들이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가고 싶어 하는 것처럼.
_최은영, 그때의 은희들에게 중에서

〈벌새〉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만연하고 죽음 충동의 얼룩이 곳곳에 들러붙어 있다. 요컨대, 삼촌의 갑작스럽고도 짧은 방문과 죽음의 소식만을 지칭하는 게 아니다. 친척의 실제 죽음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끔찍하게 죽음이라는 단어가 부유하는 장면도 있다. 어느 날 은희의 단짝인 지숙이 오빠에게 맞은 상처를 가리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나타난다. 그는 심드렁하게 묻는다. “니네 오빠는 어떻게 때리냐?” 은희는 이 무시무시한 물음의 답으로 오빠에게 복수하는 최적의 방법에 대한 자신의 은밀한 상상을 꺼내놓는다. (…) 일상적인 폭력에 대한 두 소녀의 관성과 체념,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길 수 없는 분노가 꾹꾹 눌러 담긴 이 순간은 〈벌새〉를 통틀어 가장 무서운 장면이라고 말해도 될 것이다.
_남다은, 영지, 우리가 잃어버린 얼굴 중에서

해소되지 못한 시간과 사연이 여전히 예민하게 꿈틀대는 듯한 얼굴. 영지의 얼굴은 은희를 쳐다보고 있지만, 은희의 눈을 넘어 영지 자신에게만 보이는 세계의 어떤 심연을 대면하고 있는 것 같다. 배우 김새벽의 독특한 연기가 빚어낸 장면들이겠지만, 은희와 영지가 함께하는 장면이 영지의 얼굴에서 멈추며 끝날 때, 〈벌새〉라는 세계는 끝내 완전히 알기 어려운 이 얼굴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닐까, 혹은 거기에 닿아 보려는 안간힘으로 스스로를 지탱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_남다은, 영지, 우리가 잃어버린 얼굴 중에서

전쟁 이후 수십 년 동안 한국 사회는 생존하고, 잘 먹고, 넓은 집에서 살 수 있다는 꿈으로 국가와 사회, 가족 모두가 총력전을 펼쳤다. 고도성장을 거치며 그 꿈의 일부는 극적으로 실현되기도 했다. (…) ‘한강의 기적’이라는 국가의 꿈은 곧 학력과 학벌을 통한 계급 상승 혹은 재생산의 최전선으로서 학교가 지닌 꿈이었고, 모든 가정의 꿈이었다. 서울 강남은 그 몽상의 끝점이었다. 〈벌새〉는 이 몽상 안의 세계를 살아가는 은희가 사랑하고 상처 입던 순간들을 소환한다. _김원영, 붕괴하는 꿈속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이별한다는 것 중에서

이해가 불가능한 죽음은 애도할 수 없고, 애도가 불가능한 죽음 앞에서는 제대로 슬퍼할 수도 없다. 외삼촌의 죽음에 대해 은희가 묻자 “그냥 이 세상에 없다는 게 이상해”라고 말하는 은희의 엄마에게서, 우리는 슬픔이 아니라 우울의 정서를 본다.
_김원영, 붕괴하는 꿈속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이별한다는 것 중에서

법원은 성수대교 건설과 관리 등에 관여한 이들을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공범으로 처벌했는데, 이는 고의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아님에도 공범으로 처벌한 최초의 판결이었다. 이 판결에 대한 이론적인 반론이 많았다. 하지만 법원은 우리 개개인이 어떤 집합적 질서에 가담해 있는 자신을 각성하지 못할 때, 그것이 고의로 누군가를 해치는 일과 다를 바 없는 결과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음을 깨달았던 것이다. 우리는 오랜 몽상이 만들어 낸 참혹한 결과를 감당해야 했다. 그리고 약 8개월 후 역시 강남에 위치했던 삼풍백화점이 무너졌고, 2년 후에는 IMF 외환위기가 이어졌다.
_김원영, 붕괴하는 꿈속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이별한다는 것 중에서

은희는 영지와의 만남을 통해 우리가 자신을 좋아하기란 원래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과 버림받고, 상처를 입을 때 느껴지는 자기혐오를 들여다보는 법을 조금씩 배운다. 타인의 인정과 사랑을 갈구하지 않고도 자신을 받아들이는 법을 익혀 간다(더 이상 남자친구 지완에게 의지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성수대교 붕괴로 영지가 죽었음을 알게 된 후에는, 우울을 넘어서기 위해 깊은 애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애도는 상실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이해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단절된 성수대교의 모습은 사회적으로는 이후 강남과 강북(혹은 강남 이외의 세계)의 더 철저한 단절을 상징하는 것 같지만, 그 단면을 응시하고 애도했을 때야말로, 우리는 우울의 정서에 머물지 않게 될 것이다.
_김원영, 붕괴하는 꿈속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이별한다는 것 중에서

〈벌새〉의 가족은 극도로 ‘정상적’이어서 ‘영화에서나 나올 얘기’ 같지 않다. 규범적이라는 의미에서 정상이 아니라 현실적이라는 의미에서 그렇다. (…) “오빠가 때렸어요”라는 딸의 호소에, 부모는 “싸우지 말라”며 가해자와 피해자를 ‘평등하게’ 취급한다. 이 영화에서 아버지는 자영업자 가장으로서 자의식이 강하지만 그가 노동하는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집안일과 가게 일을 도맡아 하는 엄마는 그저 인생을 견디고 있는 듯하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겉도는 이 집의 막내딸(주인공)은 외롭다. 모든 공간, 어른들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부패하고 비열하다. 그나마 소녀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는 몇 장면 안 나오는 의사다. ‘인도주의적’ 중년 의사는 세상사(가정폭력, 학교폭력)를 아는 듯, 고소용 진단서를 발급해 주겠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소녀는 사랑과 관심에 대한 소망을 포기하지 않고, 작은 관심에도 설레고 상처받는다.
_정희진, 지금, 여기의 프리퀄 〈벌새〉 중에서

〈벌새〉는 사랑 ‘받는’ 사람이 피해자임을 보여 준다. 10대의 문제일까, 시대의 문제일까. 은희의 친구, 남자친구, 후배는 모두 자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 필요에 의해 은희를 사랑의 대상으로 이용한다. 그들에게는 얼마든지 대체재가 있다. 신자유주의 시대는 극단적인 개인의 시대지만, (인권 개념에서) 개인은 그 안에서도 다른 누구로도 환원되지 않는 고유한 존재여야 한다. 〈벌새〉는 그렇지 않은 현실을 보고한다. (…) 사랑은 윤리적인 사람만이 시도할 수 있는 행위다. 가족은 이러한 윤리를 제도로 대신하려는 체제다. 당연히 실패할 수밖에 없다. 호주제 폐지 운동 당시의구호대로, 가족을 지키는 것은 성姓이 아니라 사랑이기 때문이다.
_정희진, 지금, 여기의 프리퀄 〈벌새〉 중에서

AB 좀 어려운 질문이다. 내가 여자‘아이’였을 때, 나는 정말이지 여자아이인 걸 참을 수가 없었다. 내가 자란 60년대는 여자아이인 동시에 삶을 누리고 인격을 가진 인간이 된다는 것이 불가능한 시대였다. 내가 남자아이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다른 여자아이들과 나를 동일시하지는 않았다. 뭐랄까… 당시 ‘여자아이’에 대한 태도는 부정적인 쪽에 가까웠다. (…) 사실 어렸을 때 나는 남자와 소년들만 그림으로 그렸다. 남자들은 항상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멋지고 흥미로운 일들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말하자면 나는… 그런 식으로 나의 여성성을 대체해 버렸다. (여성이라는) 비존재로서의 미래를 마주하기가 너무나도 괴로웠기 때문에 스스로 가진 여성성을 무시했던 거다. 내가 봤던 모든 여성 캐릭터들처럼 ‘대상’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_김보라, 앨리슨 벡델, 여성, 서사, 창작에 대해 중에서

AB (…) 그즈음 어머니는 동성애적 욕망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오스카 와일드의 연극에 출연했고, 나는 첫 생리를 했다. 사회적으로는 워터게이트사건이 터졌는데, 모두들 거짓말을 하고 진실을 감추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나는 이 모든 사건이 동시적으로 일어났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 일기장을 다시 읽고 나서야 겨우 알아차린 거다. 이 모든 일이 두 달 남짓 사이에 벌어졌다. 이상한 동시성synchronicity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BK ‘이상한 동시성’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든다. 나도 내 인생에 대해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 다리가 붕괴되고, 북한의 지도자가 죽었고, 내가 중학생으로 보낸 마지막 해에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 어쨌든, 나에게도 1994년은 무척 ‘영화적인’ 해였다. 예술가라면 누구나 ‘위대하고도 이상한 동시성’을 발견해 내야 하는 것 같다.
_김보라, 앨리슨 벡델, 여성, 서사, 창작에 대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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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목차
작가의 말 006
시나리오 015
그때의 은희들에게 / 최은영 206
영지, 우리가 잃어버린 얼굴 / 남다은 216
붕괴하는 꿈속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이별한다는 것 / 김원영 226
지금, 여기의 프리퀄 〈벌새〉 / 정희진 238
여성, 서사, 창작에 대해 / 김보라 + 앨리슨 벡델 248
감사의 말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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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6명)

저 : 정희진
융합 글쓰기·인문학 강사, 서평가. 여성주의 관점에서 공부와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서강대학교에서 종교학과 사회학을 공부했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여성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 『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처럼 읽기』, 『아주 친밀한 폭력』, 『혼자서 본 영화』, 『낯선 시선』 등을 썼으며,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미투의 정치학』 등의 편저자이다. 융합 글쓰기·인문학 강사, 서평가. 여성주의 관점에서 공부와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서강대학교에서 종교학과 사회학을 공부했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여성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 『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처럼 읽기』, 『아주 친밀한 폭력』, 『혼자서 본 영화』, 『낯선 시선』 등을 썼으며,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미투의 정치학』 등의 편저자이다.
저 : 김원영
골형성부전증으로 휠체어를 탄다. 열다섯 살까지 병원과 집에서만 생활했다. 검정고시로 초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의 중학부와 일반 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일했으며, ‘장애문화예술연구소 짓’에서 연극배우로 활약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사랑 및 우정에서의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 [인정투쟁―예술가 편] 등에 출연했다. 한편에는 장애, 질병, 가난을 이유로 소외받는 동료들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좋은 직업, 학벌, 매력적인 외모로 세상의 ‘중심’에... 골형성부전증으로 휠체어를 탄다. 열다섯 살까지 병원과 집에서만 생활했다. 검정고시로 초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의 중학부와 일반 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일했으며, ‘장애문화예술연구소 짓’에서 연극배우로 활약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사랑 및 우정에서의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 [인정투쟁―예술가 편] 등에 출연했다.

한편에는 장애, 질병, 가난을 이유로 소외받는 동료들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좋은 직업, 학벌, 매력적인 외모로 세상의 ‘중심’에 서 있는 동료들이 있다. 그 가운데서 진동하듯 살면서, 또 사회학과 법학을 공부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장애인 문제를 사회적 차원에서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 고민을 여러 매체에 글로 썼다. 지은 책으로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인문의학』(공저) 『희망 대신 욕망』이 있다. [한겨레]와 [시사인], [비마이너] 등에 글을 쓴다. 2019 년 [시사IN]에 ‘김초엽, 김원영의 사이보그가 되다’를 연재했다.
저 : 최은영
삼색 고양이의 날에 태어나 삼색 고양이와 고등어 고양이와 함께 사는 소설가. 타고난 집순이지만 매일 장기간의 세계 일주를 꿈꾼다. 여행, 글쓰기, 고양이, 바다, 친구, 잠을 좋아한다. 콤플렉스와 약점이라고 여겼던 것들의 힘으로 살아가고 있다. 1984년 경기 광명에서 태어났으며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 장편소설 『밝은 밤』이 있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허균문학작가상, 김준성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한국일보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 삼색 고양이의 날에 태어나 삼색 고양이와 고등어 고양이와 함께 사는 소설가. 타고난 집순이지만 매일 장기간의 세계 일주를 꿈꾼다. 여행, 글쓰기, 고양이, 바다, 친구, 잠을 좋아한다. 콤플렉스와 약점이라고 여겼던 것들의 힘으로 살아가고 있다.

1984년 경기 광명에서 태어났으며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 장편소설 『밝은 밤』이 있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허균문학작가상, 김준성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한국일보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 : 앨리슨 벡델 (Alison Bechdel)
앨리슨 벡델은 타임즈, USA투데이, 슬레이트, 반즈&노블 베스트북, 아마존 스테디셀러 그래픽 노블 작가이자 전 세계에서 공연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펀 홈]의 원작자이다. 람다 문학상, 스톤월 문학상, 버몬트 최고 만화가상, 전미비평가상 최종 후보 선정을 포함해 여러 상을 휩쓴 여성 퀴어 서사 분야의 자랑스러운 개척자이다. 2015년 7월 동료 화가이자 동성 배우자인 홀리 래 테일러와 결혼해 현재 버몬트주 치튼던 카운티의 볼톤에 살고 있다. 1983년부터 25년에 걸쳐 신문에 연재한[주목할 만한 레즈비언들(DYKES TO WATCH OUT FOR)]은 현대 레즈비언의 삶을... 앨리슨 벡델은 타임즈, USA투데이, 슬레이트, 반즈&노블 베스트북, 아마존 스테디셀러 그래픽 노블 작가이자 전 세계에서 공연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펀 홈]의 원작자이다. 람다 문학상, 스톤월 문학상, 버몬트 최고 만화가상, 전미비평가상 최종 후보 선정을 포함해 여러 상을 휩쓴 여성 퀴어 서사 분야의 자랑스러운 개척자이다. 2015년 7월 동료 화가이자 동성 배우자인 홀리 래 테일러와 결혼해 현재 버몬트주 치튼던 카운티의 볼톤에 살고 있다.

1983년부터 25년에 걸쳐 신문에 연재한[주목할 만한 레즈비언들(DYKES TO WATCH OUT FOR)]은 현대 레즈비언의 삶을 시각적으로 그려 낸 연대기로 ‘만화계에서 흔치 않은 탁월한 대작’이라 평가받았다.[펀 홈 FUN HOME]은 그의 첫 베스트셀러 그래픽 노블이자 영문학사에서 대단히 뛰어난 문학적 성취를 획득한, ‘아버지’에 관한 회고록이다. 출판되자마자 주요 언론 매체에서 주목할 만한 올해의 책으로 꼽았다.

[당신 엄마 맞아? ARE YOU MY MOTHER?]는[펀 홈]의 연속선상에 있는 자전적 서사이자 현대 여성의 표본인 ‘어머니’에 관한 회고록이다. 클로짓 게이인 아버지 브루스 벡델의 비밀과 희비극에 가리어진 어머니 헬렌 오거스타와 레즈비언 딸 앨리슨 벡델의 삶과 냉소적인 태도, 은밀한 열정의 교차점에 대해 쓴다. 버지니아 울프, 에이드리언 리치, 실비아 플라스 등의 문학 작품과 수전노, 소야곡, 로얄 패밀리 등의 연극을 비롯해 도널드 위니캇과 앨리스 밀러, 프로이트, 라캉 등의 정신 분석학 개념까지 솜씨 좋게 다룬 유쾌한 문제작이다. 그는 현재 여러 매체에 활발하게 만화를 실으며 다음 작품을 준비한다.
저 : 김보라
동국대학교 영상영화학과와 컬럼비아대학 대학원 영화학과에서 공부했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관객상 및 NETPAC상,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14+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트라이베카영화제 최우수 국제장편 영화상, 최우수 여우주연상, 최우수 촬영상을 수상했으며, 시애틀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예루살렘국제영화제 최우수 장편 데뷔상 등 영화 [벌새]로 국내외 25개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앞으로도 여성의 눈으로 일상과 정치를 면밀히 관찰하며 전쟁, 대서사시 그리고 SF 등 장르 영화를 만들고자 한다. 현재, ‘카펫 아래의 개들’이라는 두 번째 작품을 구상 중이다. 동국대학교 영상영화학과와 컬럼비아대학 대학원 영화학과에서 공부했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관객상 및 NETPAC상,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14+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트라이베카영화제 최우수 국제장편 영화상, 최우수 여우주연상, 최우수 촬영상을 수상했으며, 시애틀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예루살렘국제영화제 최우수 장편 데뷔상 등 영화 [벌새]로 국내외 25개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앞으로도 여성의 눈으로 일상과 정치를 면밀히 관찰하며 전쟁, 대서사시 그리고 SF 등 장르 영화를 만들고자 한다. 현재, ‘카펫 아래의 개들’이라는 두 번째 작품을 구상 중이다.
저 : 남다은
영화평론가. 1978년에 태어나 연세대학교 인문학부와 동대학원 비교문학협동과정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2004년 『씨네21』 영화평론상으로 등단했고, 현재는 격월간 영화비평지 『필로』 고정 필진이다. 저서로는 비평집 『감정과 욕망의 시간 : 영화를 살다』가 있다. 영화평론가. 1978년에 태어나 연세대학교 인문학부와 동대학원 비교문학협동과정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2004년 『씨네21』 영화평론상으로 등단했고, 현재는 격월간 영화비평지 『필로』 고정 필진이다. 저서로는 비평집 『감정과 욕망의 시간 : 영화를 살다』가 있다.

출판사 리뷰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14플러스' 부문 그랑프리상
트라이베카영화제 국제경쟁부문 대상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 관객상
국내외 영화제 25관왕 영화 [벌새]


“믿을 수 없을 만큼 성숙한 데뷔작”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한 편의 시처럼 섬세한 영화! 일상으로 시대를 경험하게 한다”
-제28회 이스탄불국제영화제

“이 영화를 다 보고도 누가 벌새를 가냘프다고 하겠는가, 허약하고 부실한 것은 알고 보니 이 세상이 아니던가. 1994년 성수대교를 보라. 감독에게 강력히 요구한다. 서둘러 속편을 내놓으라. 은희가 감자전 꼭꼭 씹어 먹고 어떤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지 보고 싶다. 저 속절없이 끊어진 다리를, 날아서 건너는 갈매기가 보고 싶다”
-[아가씨], 박찬욱 감독

“마침내 빛나는 순간을 기다리는 어린 소녀를 섬세하고 아름답게 담아낸 영화“
-[케빈에 대하여], 린 램지 감독

“자신감 넘치는, 우아하고 절제된 성취! 부드럽고, 아프고 현명하며 끝내 희망적인 영화”
-[피아노] 제인 캠피온 감독

“넋을 잃을 만큼 매혹적인 작품! 가장 정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
-『펀 홈』, 앨리슨 벡델 작가

“은희와 동시대를 살아갔던 그때의 우리가 우리의 시간을 애도할 수 있는 작품을 비로소 만났다”
-『쇼코의 미소』, 최은영 작가

“해소되지 못한 시간과 사연이 여전히 예민하게 꿈틀대는 듯한 영지의 얼굴. [벌새]라는 세계는 끝내 완전히 알기 어려운 이 얼굴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닐까”
- 『감정과 욕망의 시간』, 영화평론가 남다은

“‘한강의 기적’이라는 국가의 꿈. 서울 강남은 그 몽상의 끝점이었다. 〈벌새〉는 이 몽상 안의 세계를 살아가는 은희가 사랑하고 상처 입던 순간들을 소환한다”
-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변호사 김원영

“이 영화의 역사성은 1994년 가족과 학교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통증과 폭력의 일상을 그려 낸 데 있다”
- 『페미니즘의 도전』, 여성학자 정희진


국가주의, 학벌주의, 가부장제, 강남 개발과 계급 격차, 국가적 재난…
‘공기’처럼 잠잠히 사회를 감싼 ‘고통’을 어루만지며
그치지 않은 ‘사회적 기억’을 지금, 여기로 드리우는 서사와 시선들!


김보라 감독은 작가의 말을 통해 어느 날부터 반복되던 중학생 시절의 꿈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를 시나리오와 영화로 만드는 과정에서 “깊숙이 ‘내 이야기’인 것은 결국 다른 이의 이야기가 된다는, 가장 구체적일수록, 그것은 가장 보편적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학교와 학원, 가정과 그 밖에서 중학생 은희가 맺는 관계를 서사의 한가운데에 두고도 그저 ‘한때’로 그치지 않은 한국 사회의 고통과 상흔을 드러내 보이는 힘, 그 고통을 어루만지는 [벌새]의 힘이‘한국 사회’라는 범주를 넘어서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벌새-1994년, 닫히지 않은 기억의 기록』에는 사회와 영화, 시나리오 속 서사를 함께 읽는 네 편의 글을 수록해 공기처럼 잠잠히 우리를 감싸 온 정서를 ‘사회적 기억’으로 기록하고, 현재적 문제로 바라보게 한다.
영화평론가 남다은은 은희와 단짝 친구 지숙이 각자 오빠에게 당했던 폭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을 “일상적인 폭력에 대한 두 소녀의 관성과 체념,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길 수 없는 분노가 꾹꾹 눌러 담긴” 가장 끔찍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장면으로 꼽는다. 지숙의 얼굴 곳곳을 물들인 멍처럼 가시적인 폭력의 증거들 말고도 은희의 유일한 공감자인 영지의 자못 침울한 얼굴, “겨우 삶을 견딜 정도만” 빛을 남긴 엄마의 얼굴에서도 폭력의 흔적들을 본다. 소설가 최은영은 그 익숙한 얼굴들에 드리운 폭력과 비존중을, 아프고도 아픈 줄을 의심해야 했던 모든 ‘은희’들이 품은 고통을 있는 그대로 공감받는 진정한 위로와 애도의 서사를 벌새 안에서 길어 낸다.

전쟁 이후 한시 바삐‘더 잘살자’는 꿈을 이루기 위해 국가와 사회, 가족이 말 그대로 ‘총력전’을 펼치던 그때를, 변호사 김원영은 ‘우울’과 ‘불안’이라는 정서로 짚어 냈다. 가부장적 가족이 결속하는 중심에 자리 잡은 ‘학벌주의’, 성수대교 붕괴라는 사회적 참사로 종언이 예고된‘한강의 기적’ 같은 무너지는 ‘꿈’, 그 속에서 꿈을 좇던 오빠와 아버지는 불안을 견디지 못하고, 애초에 경쟁 바깥으로 밀려난 엄마와 딸들은 그저 우울하다.

여성학자 정희진은 ‘벌새’의 서사를 “지금, 여기의 프리퀄”이라 평한다. 오늘도 사람들은 끊어져 버린 다리처럼 무너져 내린 관계들 속에 ‘가족’이라는 제도로 얽어져 ‘각자’ 외로움에 몸서리친다. 그 외로움과 우울을 타인에 대한 폭력으로 쏟아 내지 않고서는 못 견디는, 사다리 없는 개천에서 목이 타는 이무기들에게 담임선생이 목 놓아 외치는“노래방 대신 서울대 간다”는 구호는 이미 쓸모가 없다.

성수대교가 무너진 이듬해에는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90년대를 지나오고도 우리는 계속해서 알 수 없는, 혹은 알지 못하게 된 비극들을 마주하며 어딘가는 끊임없이 무너져 내리는 세계 속에서 끝나 버린 꿈을 그때처럼 좇고 있다. 『벌새』는 1994년의 기억이지만 오늘 당신에게로 이어지는 현재다.

종이책 회원 리뷰 (23건)

구매 벌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예*****목 | 2021.03.31
김보라 감독님의 시나리오 벌새를 구입하였다
김보라 감독님은 동국대학교 영상영화학과와 칼럼비아대학 대학원 영화학과에서 공부하셨다
김보라 감독님은 여성의 눈으로 일상과 정치를 면밀히 관찰하는데
탁월하시다. 벌새는 우연히 유튜브에서 감독들의 대화를 보게 되었는데 너무 재밌어 보여서 구매하게 됐다. 인상 깊었던 대사는
“ 세상은 참 신기하고 아름답다... 그때 만나면, 모두 다 이야기해 줄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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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벌새]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다양한 시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키* | 2020.12.13


영화 <벌새>의 오리지널 시나리오와 소설가 최은영, 영화평론가 남다은, 변호사 김원영, 여성학자 정희진의 글, 김보라 감독과 미국의 작가 앨리슨 벡델의 대담 등을 엮은 책이다. 이 책의 성공 이후 영화의 각본집을 출간하는 것이 일종의 유행처럼 번졌는데, 다른 영화는 몰라도 이 영화는 반드시 이 책까지 챙겨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최종 편집본과 오리지널 시나리오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최종 편집본은 주인공 '은희'가 느끼는 외로움이나 불안감을 더욱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설정을 바꾸거나 일부 장면을 삭제한 것 같다. 예를 들면 영화에서 은희는 가족 중 누구와도 친하지 않은데, 오리지널 시나리오에선 적어도 언니와는 함께 외출을 하거나 떡볶이를 먹으러 가는 등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게 친하게 지냈던 언니와 사이가 멀어지면서 은희가 느끼는 슬픔이 묘사되기도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애초부터 둘의 거리가 그렇게 가깝지 않았던 것으로 묘사되는 편이, 가정에서조차 고립되고 방치된 듯한 느낌을 받는 소녀의 아픔을 표현하기에는 더욱 적절한 것 같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과 오리지널 시나리오 상의 마지막 장면이 약간 다른데, 무엇이 왜 달라졌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이 영화를 감상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다.


둘째는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영화 <벌새>를 어떻게 보고 느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설가 최은영의 글은 너무 좋아서 여러 번 다시 읽고 필사하기도 했다.


어른들은 남자아이의 아주 적극적인 수준의 가학성도 용인하면서, 여자아이가 자기 의견을 정정당당하게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성격이 이상한 애'라고 규정짓곤 했다. 은희와 내가 요구받았던 착함은 '수동성'이었던 것 같다. 누가 널 때려도, 부당하게 대해도, 맞서지도 싸우지도 말고 그저 참고 삭이고 너의 감정이나 생각을 '거칠게' 표현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가 '착함'이라는 규율로 여자아이들에게 강요되었다. (최은영, 209쪽) 


한국 사회에는 상처를 미화하는 문화가 있다. 상처받은 사람이 상처를 '극복'하고 강해지는 서사를 환영한다. 그러나 정말 그런가. 상처는 언제나 사람에게 좋은가. 사람으로 살면서 받을 수밖에 없는 상처가 있겠지만, 받지 않아도 될 상처는 최대한 받지 않는 편이 더 좋지 않나. 상처를 미화하는 문화는 가해자에게 언제나 얼마간의 정당성을 주는 것 같다. 내가 너를 사랑해서 그런 거야. 정말 그런가. (최은영, 213쪽)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을 쓴 변호사 김원영의 글도 좋았다. 그에 따르면 이 영화에는 소리 내어 우는 사람이 두 명 나온다. 한 명은 은희의 아빠이고, 다른 한 명은 은희의 오빠다. 이들의 눈물은 가정 내 폭력과 억압의 '가해자'인 남성도 때로는 슬프고 죄책감도 느끼는 인간임을 보여주는 장치로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울어야 할 사람들(은희의 엄마, 언니, 은희) 앞에서 남의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울 수 있는 자유, 울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은희의 엄마도, 은희도 이렇게 울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울지 '못한다." 김원영, 233쪽) 여성학자 정희진은 중학생 은희보다도 중년인 엄마의 감정에 더 깊이 공감했다고 밝힌다. 장사하랴 살림하랴 아이들 키우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은희의 엄마는 오빠가 죽어도 슬퍼할 마음의 여유 따위 없다. 은희의 곁에 영지 선생님이 아닌 엄마가 남은 것이 은희에게 과연 좋은 결말일까. 많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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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벌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a****3 | 2020.09.08

벌새 영화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일 정도로 너무 좋은 작품이었는데, 마침 또 시나리오 집이 나온다고 해서 얼른 구매했습니다. 스크린에서 보는 대사와, 시나리오 집에서 읽는 대사는 또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너무 좋았던 건 시나리오 이외에도 벌새 관련해서 여러가지 텍스트들이 들어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앨리슨 벡델과의 벌새 관련 대담은 정말 감명깊었던 것 같아요. 영화를 보신 분들이 이 텍스트들을 읽으면 영화를 좀더 깊게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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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2건)

구매 벌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코* | 2020.01.31

2019년 9월 가을, 한국은 말 그대로 '핫'했다. 영화 꽤 본다는 사람들이 모이면 벌새 이야기가 끊이지가 않았다. 나도 영화 벌새의 팬을 지칭하는 '벌새단'이 되어 팬들이 모인 오픈 단톡 방에 들어가 꽤 오랫동안 덕질했다. 8월 29일에 개봉한 영화가 계속 상영되고 있으니 가히 그 열기를 알만하다. 

'벌새'는 81년생 김은희가 중학생이던 1994년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 '벌새'의 아빠부터 살펴보자. 그는 고등학생 딸의 무릎을 자주 꿇린다. 이유는 단지 공부를 못해서다. 강남에 있는 학교를 떨어져서 강북에 있는 학교를 다닌다고, 학원을 제대로 안 간다고 은희의 언니 수희는 자주 무릎을 꿇는다. 그는 가족들과 둘러앉아 밥을 먹을 때 큰 소리로 자주 독백을 한다. 너희들을 위해 일하느라 얼마나 고생하는지 일장 연설을 하고 가게에 왔던 진상 손님에게 당했던 기억을 되짚으며 뒤늦게 쌍욕을 한다. 은희가 문구점에서 도둑질을 하다 잡혔을 때는 주인이 그에게 전화 보상을 요구하자 당장 딸을 경찰서에 넘기라고 말한다. 그는 그런 사람이다. '벌새'의 아빠가 이렇게 구체적이기 때문에 주인공 은희의 캐릭터가 영화에서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벌새'의 엄마는 방앗간 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영화 속 장면에서 항상 떡을 만들거나 식탁을 닦는 등 집안일을 하고 있다. 남편이 밥상에서 쌍욕을 할 때 말없이 그 옆에서 물을 내민다. 한날은 자신에게 파스를 붙여주는 은희한테 말한다.

은희야. 너 날라리가 되면 안 돼. 
공부 열심히 해서 여대생이 돼야 해. 
그래야 무시 안 받고, 영어 간판도 잘 읽고 캠퍼스에서 책 가슴에 이렇게 끼고 돌아다니지. 응?


'벌새'의 엄마는 외삼촌(오빠)의 뒷바라지를 한다고 공부를 포기했고 그래서 여대생이 되지 못했다. 영화에서 남자 형제의 존재는 주제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벌새'의 오빠 대훈은 기분이 나쁠 때마다 여동생 은희를 개 패듯이 때린다. 심지어 가족들이 다 있는 앞에서 은희가 자존심을 긁자 분을 참지 못하고 은희의 뺨을 때리고 그녀는 고막이 찢어지게 된다. '벌새'의 은희는 처음 귀 밑에서 무언가 이물감을 만짐으로써 병을 스스로 자각한다'벌새' 은희의 캐릭터는 가족을 대할 때 말고는 솔직하고 분명하다. 학원에서 한문 수업시간에 친구와 키득거리며 선생을 보고 '고돌이 새끼'라고 낙서를 한다. 연애를 할 때도 남자 친구에게 키스하자고 먼저 말하고 혀도 넣어보자고 말한다. 키스가 끝나고 나선 서로 침을 뱉으며 키득거린다. 하지만 가족을 대할 때는 아이는 자신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쭈뼛쭈뼛 기가 죽어 있다. 오빠 대훈이 숨 쉴 시간도 주지 않고 때릴 때도 저항하지 못한다. 이는 가정폭력 피해자의 전형적인 모습이기도 하지만 은희가 그 가정에서 요구받는 역할이 착함과 순종이기 때문이다. 고분고분하게 생활하고 하고 싶은 말 다 못 하지만 부모로부터 결국에는 성격 이상하다는 소리를 듣자 은희는 방 안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그 목소리를 부인한다. '벌새'의 영지 선생님은 학원에서의 첫 만남에 은희에게 좋아하는 것을 물어본다. 만화를 좋아한다고 하는 은희에게 영지는 자기도 만화를 좋아한다고 말하며 관계를 형성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좋아하는 것을 물어본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일이다. 또한 그녀는 아이에게 가치 판단을 알려주는 부모와 같은 역할도 한다. 밤에 허름한 컨테이너 집들(재개발 지구)을 지나며 불쌍하다고 말하는 은희에게 영지는 말한다.

그래도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마.
함부로 동정할 수는 없어.
알 수 없잖아.


은희는 담배를 피우는 영지 옆에 앉아서 가만히 묻는다.

선생님.
제가 불쌍해서 잘해 주시는 건 아니죠?


영지는 말한다.


바보 같은 질문에는 답 안 해도 되지?


 '벌새'라는 영화는 어린 여자아이 1년간 이루어냈던 모든 성장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철저하게 복원해내고 있다. 은희는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 나 사랑해?


뭐라고?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 엄마는 잘 듣지 못하고 다시 묻는다. 은희는 답을 듣지 못하고 그냥 입을 다문다. 오빠의 폭력에도 침묵하고 당하고만 있는 은희에게 영지는 답을 찾는 방법을 알려준다.

은희야. 너 이제부터 맞지 마.
누구라도 널 때리면, 어떻게든 같이 맞서서 싸워.
절대로 가만히 있지 마. 알았지?


영지 그녀는 말한다.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도 손가락은 움직일 수 있어.

어떻게든 맞서서 싸워. 은희야.


김은희는  영지 선생님, 그녀를 통과할 때 은희의 고통은 비로소 고통으로 이해받는다. 폭력과 상실을 차례대로 겪어나가면서도 고통을 인정받지 못했던 은희는 타인의 진심 어린 공감을 통해 자유로워진다. 리뷰를 쓰고 '벌새'의 구성을 복원하면서 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대해서 더 궁금해졌다. 영화는 모든 기억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인가?

당신은 왜 그것을 기억하는가?


나는 그동안 살면서 내 고통을 이해해주는 김영지와 같은 존재는 만나지 못했지만 삶을 다시 배열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의미 없는 이야기를 들어내고 남아있는 파편들을 모으면서 그 조각들이 은희에게 다가왔던 영지 선생님의 존재만큼 의미가 있음을 알았다. 그건 매우 강렬한 느낌이었다. 마치 선물 같았다. 당신의 몸과 마음에 남아있는 말들은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당신에게 의미 없는 이야기를 들어내자. 그리고 남아있는 가장 구체적이고 전형적인 파편들을 모으는 그 순간 온전한 당신의 이야기 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야기는 그저 그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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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벌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w****9 | 2020.01.07
영화를 먼저 감상한 후 이 책을 읽었는데
영화에서는 빠졌던 부분들도 보이고
조금 다르게 편집된 곳들을 찾았을 때는
쾌감을 느끼며 읽었다.

영화로 봤을 때 나중에 나온 성수대교와 관련된
부분이 조금은 뜬금없이 느껴져 개연성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었는데 책에 있는 시나리오에서는
앞부분에도 언급하는 장면이 있어 수긍했다.
영화에서도 편집하지 않고 그 부분을 살려줬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2019년 인상 깊은 영화 중 하나였던 벌새.
시나리오로도 즐겨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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