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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를 걷고 벽을 기어오르는 법

동물 운동과 로봇의 미래

데이비드 L. 후 저/조미현 | 에코리브르 | 2019년 10월 15일 리뷰 총점 10.0 (1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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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과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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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를 걷고 벽을 기어오르는 법

책 소개

이 책은 제목에서 암시하듯 곤충이 물 위를 어떻게 걷는가 하는 탐구로부터 시작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소금쟁이의 빠른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 고속 카메라 사용법을 먼저 배운다. 유체의 표면이 표면적을 최소화하는 경향인 표면장력을 소개하고, 방수 역할을 해주는 소금쟁이 다리털에 빼곡한 코팅을 검토하면서 표면 질감 개념을 알려준다. 물론 이 곤충을 알아가면서 로봇 소금쟁이를 제작한 재능 있는 기계공학자도 만난다.

우리는 동물 운동 연구 내부와 인접 분야 양쪽에서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흥미진진한 지점에 서 있다. 지금은 몸과 뼈의 위치를 모두 담아내는 3차원 기술로 동물을 포착할 수 있다. 첨단 기술은 로봇이 실물과 똑같은 방식으로, 그리고 동물과 비슷한 크기로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 미세 가공은 곤충 크기의 날아다니는 로봇이 가능하도록 했다. 뱀 같은 로봇은 수색 구조 작전에 활용되고 있다. 생체 혼성물(biohybrid)이라는 신종 로봇은 진짜 쥐의 근육 조직으로 이뤄져 있지만 쥐가오리처럼 쥐와 다른 모양으로 자란다. 이런 흥미진진한 발전이 이뤄지는 가운데 발견에 참여하고, 다른 사람들이 동물 운동 연구라는 분야를 더 잘 알고 제대로 인식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몇 가지 간단한 일을 거론한다.

목차

감사의 글
서론: 동물 운동의 세계
1 물 위를 걷기
2 모래 밑 헤엄치기
3 날뱀의 모양
4 속눈썹과 상어 가죽
5 죽은 물고기의 유영
6 빗속을 날기
7 머리보다 힘
8 개미는 유체 또는 고체?
결론: 미래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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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데이비드 L. 후 (David L. Hu)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수학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2008년에는 뉴욕 대학 커런트 수리과학연구소에서 수학 강사로 일했다. 유체역학자이자 동물 운동의 생체역학 분야를 선도하는 연구자로서, 비행·수영·달리기는 물론 기계공학·수학·신경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결합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로봇이 인간과 상호 작용하고, 최소 침습 수술을 지원하고, 행성 간 탐사를 수행하거나 탐색 및 구조 작업을 진행하기 전 생물학적 대응물과 관련한 작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근본적인 물리적 이해가 필요한데, 따라서 그의 연구는 로봇 연구에 큰 영향을 미...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수학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2008년에는 뉴욕 대학 커런트 수리과학연구소에서 수학 강사로 일했다. 유체역학자이자 동물 운동의 생체역학 분야를 선도하는 연구자로서, 비행·수영·달리기는 물론 기계공학·수학·신경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결합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로봇이 인간과 상호 작용하고, 최소 침습 수술을 지원하고, 행성 간 탐사를 수행하거나 탐색 및 구조 작업을 진행하기 전 생물학적 대응물과 관련한 작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근본적인 물리적 이해가 필요한데, 따라서 그의 연구는 로봇 연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조지아 공과대학 기계공학과 생물학 부교수이며, 물리학 겸임부교수이기도 하다. 현재 애틀랜타에서 살고 있다. 생물학, 공학, 물리학, 로봇공학을 아우른 이 책 『물 위를 걷고 벽을 기어오르는 법』은 동물 운동 이면의 놀라운 역학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해준다.
역 : 조미현
서울대학교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영화 잡지 [월간 키노]에서 기자로 일했다. 그 밖에 장편영화 연출부, 독립영화 프로듀서, 실험극단 기획자 등으로 활동했다. 옮긴 책으로 『테크놀로지의 덫』, 『물 위를 걷고 벽을 기어오르는 법』, 『무신론자와 교수』, 『자본 없는 자본주의』, 『세계 경제의 황금기는 다시 오지 않는다』, 『불평등의 역사』, 『에드먼드 버크와 토머스 페인의 위대한 논쟁』, 『십대의 재능은 어떻게 발달하고 어떻게 감소하는가』, 『마음의 혼란』, 『꿀벌의 숲속살이』 등이 있다. 서울대학교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영화 잡지 [월간 키노]에서 기자로 일했다. 그 밖에 장편영화 연출부, 독립영화 프로듀서, 실험극단 기획자 등으로 활동했다. 옮긴 책으로 『테크놀로지의 덫』, 『물 위를 걷고 벽을 기어오르는 법』, 『무신론자와 교수』, 『자본 없는 자본주의』, 『세계 경제의 황금기는 다시 오지 않는다』, 『불평등의 역사』, 『에드먼드 버크와 토머스 페인의 위대한 논쟁』, 『십대의 재능은 어떻게 발달하고 어떻게 감소하는가』, 『마음의 혼란』, 『꿀벌의 숲속살이』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동물 운동의 비밀,
그리고 그들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에 대한 발견!

저자는 반려동물로 많이 키우는 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산책을 하고 돌아와 목욕을 시킨다. 그러고 나면 개는 힘껏 몸 털기를 한다. 저자는 그 모습을 고속 필름으로 촬영해 분석했다. 놀랍게도 몸 털기가 지구 중력의 최대 12배에 달한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생쥐부터 곰에 이르기까지 1만 배의 체중 범위에 걸쳐 있는 동물들의 고속 필름을 수집했다. 1초당 곰은 4회, 개는 4∼7회, 쥐는 18회, 생쥐는 어지럽게도 29회 몸을 턴다. 사람이 눈을 한 번 깜빡이면 생쥐의 몸 털기 10회를 놓치는 셈이다. 그럼 왜 몸집이 작은 동물일수록 1초당 몸을 터는 횟수가 더 많은 걸까? 작은 동물일수록 반경이 더 작아서 구심력이 덜 발생한다. 덩치 큰 동물과 동일한 물방울 방출의 힘을 일으키려면 더 빨리 돌려야 한다.

동물들의 외모는 상당히 달라 보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생존하기 위해 움직이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운동은 단순한 이유로 인해 진화했다. 바로 에너지의 필요다. 이는 일반적으로 정주성(定住性)을 띠는 식물과 동물을 구분하는 요소 중 하나다. 식물은 태양광을 이용해 스스로 영양분을 얻는 독립 영양체다. 반면 동물은 끊임없이 먹잇감을 찾아다니고 섭취함으로써 에너지를 얻는 종속 영양체다. 초식동물은 먹이를 찾아다니느라 움직이고, 포식자는 그들을 뒤쫓기 위해 움직인다. 포식자든 피식자든 민첩하고 반응 빠른 동작이 잡아먹히는 일을 피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하지만 동물은 움직이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으면 쏟을수록 에너지 공급을 보충하기 위해 더 많이 먹어야 한다. 따라서 동물은 속도, 절약, 기동성이라는 관점에서 한계를 넘어서는 경우가 흔하다. 물론 이런 동물의 운동은 다양한 환경을 탐색하고 적응하는 것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동물 운동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하고, 그것은 동물이 세상에서 일을 처리하는 주된 방식이다. 이렇게 다양한 동물 운동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동물 운동의 다양성은 하나의 공통된 맥락, 바로 진화로 가능해졌다. 진화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알고리즘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모든 종류의 동물 운동은 아무리 기이한 것이라 할지라도 진화의 과정을 통해 출현했다. 물 위를 걷는 것도 매력적인 한 예다. 곤충은 대략 4억 년 전에 진화했고, 3억 년 후에는 육생 곤충류와 거미류가 물 표면에 대량 서식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이주 덕분에 그들은 포식자를 피해 새로운 먹이원과 새끼를 부화시킬 안전한 장소를 찾게 됐다. 현존하는 물 위를 걷는 곤충 중 가장 원시적인 물노린재(Velia)는 그 진화의 원조인 벌레들과 상당히 비슷하다. 많은 육생 곤충이 그렇듯 이것들도 6개의 다리를 써서 개미와 비슷하게 발끝으로 걷는다. 이 동작은 물에서는 별로 효과가 없어 마치 얼음 위에서 영원히 미끄러지고 있는 것처럼 미친 듯이 움직여도 거의 진전이 없다. 게다가 느린 걸음 때문에 물가로 가까이 가는 데도 제약이 있다. 물 위를 걷는 이 원시적인 곤충은 개구리밥과 그 밖의 신종(新種) 식물이 안전을 위해 기어 올라갈 장소를 제공해주는 얕은 곳에 서식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물 위를 걷는 곤충의 가운뎃다리들이 더 길게 진화하면서 발끝으로 걷는 것보다 확실히 장점을 가져다줬다. 결국 이들의 다리는 배의 노처럼 작동할 수 있을 만큼 아주 길어졌다. 소금쟁이라는 이 새로운 종은 배처럼 노를 저을 수 있고, 나머지 다리를 지지대용 수상 플랫폼으로 삼아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이는 매우 효과적인 보행이라 이런 곤충을 손으로 잡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반면 소금쟁이는 수면에서 이동하는 데 워낙 특화된 나머지 땅에서는 카누 같은 다리들을 꼴사납게 질질 끌면서 느릿느릿 움직인다. 소금쟁이에게는 돌이킬 방도가 없다. 물 위는 이들의 영구 거주지가 되어버렸다.

무척추동물만 물 위를 걷는 능력을 개발한 것은 아니다. 예수그리스도도마뱀, 즉 바실리스크도마뱀은 흰 점이 난 초록색 몸통에 커다랗고 노란 눈이 있다. 녀석은 놀라면 삽시간에 후다닥 물 위를 뛰어갈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보통 도마뱀처럼 움직인다. 수면을 철썩 때리고 무게를 지탱하는 데 사용하는 주름 달린 긴 발가락이 있다. 마찬가지로 붉은 눈에 몸통은 검은색과 흰색인 서부논병아리도 무게가 바실리스크도마뱀의 10배 가까이 되지만 물 위를 달릴 수 있다. ‘러싱(rushing)’이라는 정교한 짝짓기 구애 동작 때, 수컷은 암컷을 사로잡기 위해 물을 가로질러 최대 50미터를 달린다. 이들 수컷과 암컷 새는 배우자를 간택한 이후에도 부부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함께 물 위를 달리곤 한다. 이런 도마뱀과 새는 양쪽 다 진화론적 기원에 따른 제약을 받는다. 가장 작은 척추동물은 곤충 크기지만, 바실리스크도마뱀과 서부논병아리는 내부에 뼈가 있고 그로 인해 외골격을 가진 소금쟁이처럼 힘 안 들이고 물 위를 걷기에는 너무 크고 무거워졌다.

인간 역시 진화론적 기원을 극복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수면 위에서 체중을 지탱하기에 우리의 발은 그야말로 너무 작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발에 매달 수 있는 카약 크기의 부표(浮標)를 고안했다. 끝에 부표가 달린 장대를 사용하면 인간도 물 위에서 조심스럽게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런 도구의 도움을 받는다 한들 우리는 절대 바실리스크도마뱀처럼 물 위를 달릴 수 없다. 우리 근육은 체중을 지탱할 정도로 빠르게 물을 밀어낼 동력을 충분히 발생시키지 못한다. 진화는 축복인 동시에 저주다. 그것은 많은 동물이 공기나 땅 또는 물 같은 특정 매질에 자신의 운동을 특화시키게끔 한다. 예를 들면 진화는 우리가 땅에서 걸을 때는 극도로 에너지를 보존하지만 물 위를 걸을 때는 완전히 엉망진창이 되도록 만들어버렸다. 소금쟁이에게는 정반대의 문제점이 있다. 요컨대 물 위에서는 우아하고 땅에서는 서투르다.

책의 구성

이 책은 제목에서 암시하듯 곤충이 물 위를 어떻게 걷는가 하는 탐구로부터 시작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소금쟁이의 빠른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 고속 카메라 사용법을 먼저 배운다. 유체의 표면이 표면적을 최소화하는 경향인 표면장력을 소개하고, 방수 역할을 해주는 소금쟁이 다리털에 빼곡한 코팅을 검토하면서 표면 질감 개념을 알려준다. 물론 이 곤충을 알아가면서 로봇 소금쟁이를 제작한 재능 있는 기계공학자도 만난다. 1장(물 위를 걷기)은 동물 운동에 대한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해 개념 증명(proof-of-concept: 기존 시장에 없던 신기술을 도입하기 전에 이를 검증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 즉 물 위를 걸을 수 있는 장치의 구축으로 끝난다는 점에서 이 책의 나머지 내용을 위한 기초를 닦는다. 아울러 동물 운동 분야가 생물학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얼마나 환영받는지를 보여준다.

2장(모래 밑 헤엄치기)은 뱀의 운동을 연구한다. 여기서는 단단한 표면이 어떻게 놀라운 방식으로 상호 작용을 하는지 알게 된다. 뱀이 카펫과 그 밖에 균일해 보이는 표면 위를 아무 힘도 들이지 않고 스르르 기어갈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 바로 이 마찰 상호 작용이다. 어떤 동물은 모래와 땅 속을 마치 물속을 헤엄치듯 헤치고 나아갈 수 있다. 땅속 이동은 물 위를 걷는 것만큼이나 멋져 보인다. 우리가 땅에 겨우 60∼90센티미터 깊이의 구멍을 파려 해도 몇 시간이 걸리지만, 긴 유선형의 몸을 가진 동물들은 모래 속을 쉽게 파고 들어갈 수 있다. 한편 땅속 동물들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또 다른 도구인 엑스선 고속 촬영 비디오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2장의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특정 체형이 특정 매질 속을 움직이는 데 적합하다는 최적성(optimality) 개념이다. 이 유선형의 체형은 모래와 진흙 속 이동을 가능하게 만든다. 3장(날뱀의 모양)에서는 최적성을 좀더 심도 있게 파고들어 어떤 원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데 최상인 특정 체형을 가진 세 동물에 대해 논한다. 물론 진화의 과정은 목표 지향적이지 않고, 동물에게는 전역 최적점(global optimum)이라고도 일컫는, 완벽함을 성취하지 못하게 만드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그러나 제시된 사례들을 통해 동물이 자신에게 돌려진 패를 다루는 데 능숙하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동물의 전반적 형태를 들여다봤다면, 4장(속눈썹과 상어 가죽)에서는 다시 줌인(zoom-in)해서 작은 것들의 세계로 들어간다. 우리는 큰 사물의 작은 부분을 들여다보는 데 익숙하지 않다. 이를테면 우리는 자동차의 모양은 알아볼 수 있지만, 그 표면에 확대경을 갖다 대지는 않는다. 자연이 건축 세계와 차별화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동물은 개별 세포의 번식으로 성장하고, 개별 세포는 동물의 전반적 형태뿐 아니라 표면의 복잡한 패턴도 만들어낸다. 상어가 표피에 미세한 비늘을 기르는 것도, 인간이 눈을 보호하기 위해 속눈썹을 기르는 것도 다 성장이다. 여기서는 이 미세 구조물 각각의 유체역학적 특성에 대해 언급한다.

동물 운동의 원동력 중 하나는 다른 활동을 위해 에너지를 절약하려면 가능한 한 최고의 연비로 움직여야 한다는 필요성이다. 반면 탈출 전략에는 다른 필요성이 있다. 바로 소금쟁이가 도망갈 때의 급속한 다리 놀림이나 물고기가 놀랐을 때 몸이 채찍처럼 C자형으로 움츠러드는 반응(C-start)에서와 같이 속도다. 단거리 경주처럼 이런 몸동작은 유체 운동을 급속히 열로 전환하는 높은 가속도를 수반한다. 그럼에도 경제성은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어느 동물에게나 중요하다. 5장(죽은 물고기의 유영)에서는 에너지를 아주 적게 쓰면서 움직일 수 있는 동물을 다룬다. 더불어 동물들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주된 방법인 에너지 전달(energy transfer) 개념을 소개한다. 우리도 걸을 때 똑같이 한다. 우리의 다리는 에너지를 중력 에너지에서 운동 에너지로 전달하는 진자처럼 작동한다. 연이 바람에 밀려 움직이는 방식과 비슷하게 물고기는 주위의 에너지를 거둬들임으로써 이 개념을 한계까지 밀어붙인다.

이제까지 장애물 등 환경의 불리한 조건과 동물들 사이의 상호 작용은 고려하지 않았다. 우리의 건축 세계는 교통을 용이하게 하려고 우리를 둘러싼 많은 장애물을 제거한다. 가령 고속도로는 최대한 매끄럽고 직선이 되도록 설계한다. 그에 비해 벌들이 꽃가루를 모으기 위해 들판 위를 날 때는 수천 개의 식물 줄기가 둘러싸고, 각각의 줄기는 바람에 나부낀다. 벌은 믿기 어려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꽃가루를 찾으러 가는 도중 그냥 줄기들과 계속 부딪힌다. 벌의 날개는 용수철처럼 탄성 에너지를 저장하는 특별한 충격 흡수 구조를 갖고 있어 부러지지 않고 굽혀진다. 또한 6장(빗속을 날기)에서는 모기가 어떻게 폭우에도 살아남는지 같은, 곤충의 그 밖의 사고 예방 전략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적응에 초점을 맞췄지만, 7장(머리보다 힘)에서는 내부에 감춰진 적응으로 옮겨간다. 바로 신경계다. 신경계는 특히 곤충의 비행에서 시험대에 오르는데, 이 경우 매우 힘든 과제 중 하나는 움직이지 않는 것, 즉 제자리 비행이다. 초파리의 제자리 비행은 녀석의 몸이 원래 불안정하기 때문에 어렵다. 초파리는 종잇장처럼 곧바로 떨어지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하강할 때 스스로 발생시키는 기류의 영향을 받는다. 신경계는 제자리 비행과 기타 유형의 운동을 자동 제어하기 위해 몸과 협응한다. 마치 정속 주행 장치(cruise control)로 운전하듯 자동화는 동물부터의 투입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면서 동물의 운동을 반복적이고 왕성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개별 동물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고찰했다. 이런 접근법은 단독 생활을 하는 동물에게는 충분하지만, 상당수 동물이 집단으로 살아간다. 이것이 8장(개미는 유체 또는 고체?)의 주제다. 찌르레기 무리, 늑대 떼, 개미 군단은 전부 협동하는 동물 집단의 사례다. 협동은 동물의 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혁신이다. 협동은 너무나 이롭기 때문에 어떤 동물에게서 일단 생기고 나면 계속 유지된다. 따라서 불개미의 협동과 집단 로봇 1000대의 협동 공학에 대해 논의한다.

책은 동물 운동의 미래에 관한 생각으로 마무리한다. 우리는 동물 운동 연구 내부와 인접 분야 양쪽에서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흥미진진한 지점에 서 있다. 지금은 몸과 뼈의 위치를 모두 담아내는 3차원 기술로 동물을 포착할 수 있다. 첨단 기술은 로봇이 실물과 똑같은 방식으로, 그리고 동물과 비슷한 크기로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 미세 가공은 곤충 크기의 날아다니는 로봇이 가능하도록 했다. 뱀 같은 로봇은 수색 구조 작전에 활용되고 있다. 생체 혼성물(biohybrid)이라는 신종 로봇은 진짜 쥐의 근육 조직으로 이뤄져 있지만 쥐가오리처럼 쥐와 다른 모양으로 자란다. 이런 흥미진진한 발전이 이뤄지는 가운데 발견에 참여하고, 다른 사람들이 동물 운동 연구라는 분야를 더 잘 알고 제대로 인식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몇 가지 간단한 일을 거론한다.

동물 연구의 미래

저자는 특정 동물 연구를 설명할 때 반드시 그 특정 동물 연구의 전문가가 직접 참여한 현장 연구를 소개한다. 사실 동물 연구와 같은 기초 연구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 성과는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3장에서 보는 것처럼 저자는 많은 동물의 배뇨 연구를 통해 동물들이 소변을 보는 데 걸리는 시간이 21초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인간도 마찬가지인데, 나이가 들수록 배뇨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 80세가 되면 약 31초 걸린다고 한다. 이는 전립선 확대와 방광 근력의 감소가 결합한 때문이다. 저자의 논문이 발표된 후 일본에서부터 네덜란드까지 수많은 학자들이 이 결과를 인용하고, 치료의 기준이 되었으며, 장기 재생에도 적용된다고 한다.

이처럼 동물 운동 연구는 미래에 많은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거기엔 밝은 것도 있고 어두운 측면도 있다.

동물 운동을 좀더 자세히 알고 싶은 호기심은 장비, 특히 사진과 영상 장비의 발달을 불러왔으며 따라서 데이터도 한없이 증가했다. 매사추세츠 대학의 생물학자 던컨 어시크(Duncan Irschick)는 비스트 캠(Beast Cam)이라는 장치를 제작했는데, 이 장치는 미니어처 경기장에 조명처럼 함께 매달려 있는 저렴한 소비자 등급 디지털 카메라 스무 대로 이뤄져 있다. 카메라들은 동시에 서로 다른 각도에서 사진을 찍는다. 컴퓨터 알고리즘은 이 사진들을 한꺼번에 3차원 점군(point cloud) 데이터로 조합한다. 따라서 특정 동물의 운동을 통해 골격의 세세한 부분의 움직임까지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비의 발달은 야생의 필요성을 우리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할 것이다.

새로운 장치들에 의한 동물 운동에 관한 3차원 이미지 작업은 대중이 더 접근하기 쉬운 장치들을 더 많이 생산해낼 것이나(박물관의 동물 소장품), 반면에 지나치게 많은 데이터 생산으로 인한 폐해도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도전 과제는 과거처럼 데이터를 얻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고 저장하고 다른 이들에게 전달하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다.

동물 운동은 세계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농업 연구에서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다. 인간은 계속해서 동물을 섭취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동물 운동 연구는 농업의 총수익은 물론 동물 복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소금쟁이, 해파리, 도루묵도마뱀 등에서 영감을 받은 로봇을 비롯해 동물 운동에 로봇공학이 미친 영향을 살펴보았는데,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또 다른 영역은 소프트 로봇이다. 이것은 고령화 사회 노인들의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는 등 기존의 로봇들이 해결하지 못한 영역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부드러워지는 것은 물론 의학 분야에서 많이 실용화하는 데서 알 수 있듯 로봇은 점점 작아지고 있기도 하다.

사실 현대 생물학의 위업 중 하나는 모든 생명은 세포로 이뤄져 있고, 그 세포는 분자로 구성되어 있음을 밝힌 것이다. 만일 동물이 그냥 아주 복잡한 기계에 지나지 않는다면(인간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것도 언젠가는 무생물인 부품을 사용해 복제할 수 있다. 하지만 뭔가를 안다는 것이 아름다움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감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데 공감하는 것이라면, 이 책을 읽음으로써 그러한 공감을 불러일으켰으면 하는 게 저자의 소박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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