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은 저/마설 그림
이혜림 저
비벌리 엔젤 저/김희정 역
댄싱스네일 저
오시마 노부요리 저/황국영 역
세토 카즈노 저/신찬 역
"혼자 있는 시간이 두렵지 않다면, 이미 인생을 다 가진 것"이라고? 그럼 난 이미 인생을 다 가졌다고 할 수 있다. 난 혼자 있는 것이 두렵지 않다. 아니 오히려 혼자 있는 것이 너무 좋다. 하루 중 단 두 세시간 만이라도 온전히 나 혼자만을 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지금은 일과 육아로 인해 혼자만의 시간이 간절하다. 혼자 있을 수 있다면 할 일도 참 많다. 영화보기, 까페에서 커피 마시며 책 읽기, 그리고 글쓰기, 그냥 무작정 걷기, 미용실가기, 마사지 받기, 찜질방 가기 등등, 할 게 얼마나 많은데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롭거나 두려울 틈이 전혀 없다. 그런데 가끔은 누군가와 이야기 하거나 함께 하고 싶을 때도 생기기 마련이다. 가족, 동료, 친구들과는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억지로라도 약속을 만들고 의례적으로 안부를 묻기도 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또 다시 "군중 속의 고독"이 찾아온다. 이 책은 관계에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편지라고 할 수 있겠다. 10대, 20대초반의 여자들을 타깃으로 쓴 듯한 , 청춘들에게 건네는 관계의 기술에 대한 가이드북으로 읽을만 하다. "슬럼플라워"라는 블로그로 유명한 인기 블로거이자 강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치데라 에그루가 저자다. "걸크러쉬"가 느껴진다. 잡지를 보는 듯한 감각적인 편집, 화려한 그래픽과 함께 글을 읽다 보면 어느 새 당돌했던 20대 초반의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게 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별 거 아닌데, 그 땐 왜 그렇게 자존감이 낮아서 사람들에게 상처도 잘 받고, 예민했는지...이미 난 그 시기를 거쳐 왔으므로 치데라가 하는 말이 새롭게 느껴지진 않지만, 나에게 좀 더 일찍 "나 자신을 첫 번째 판단 기준으로 삼으라"고 말해주는 언니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더라면 좀 더 일찍 성숙해지고 좀 더 내 자신을 사랑하며, 쓸데 없이 감정 소모하는 일이 줄었을 텐데 말이다. 좋아하는 책 중 하나인 "아내가뭄"을 번역한 황금진이 옮긴 글이라 더욱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나이와 지혜는 비례하지 않는다."라고 옮긴이의 말에서 밝혔듯이, 20대라고는 어울리지 않는, 이미 세상을 살아 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전해준다. 겉모습은 20대 초반의 여자지만 그 속엔 50대 할머니가 들어 앉아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마도 저자는 어머니로부터 많은 영감과 가르침을 받은 듯하다. 어른들의 가르침을 받아들여 지혜를 장착한 젊은이가 많아진다면 우리의 미래는 희망적이다. 저자인 치데라를 만난다면 "어린 나이에 참 기특하고 대견하다."며 등이라도 두드려 주고 싶다. 나는 이 책을 이제 20대 중반을 보내고 있는 조카에게 선물 할 것이다.
때로는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는 일이 생기겠지만, 힘들어하거나 외로워 하지 말라고, 잘하고 있다고, 너 자신을 사랑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치데라가 들려준 말을 그대로 전해 주고 싶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타인에게 친절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