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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파우저의 도시 탐구기

각국 도시 생활자, 도시의 이면을 관찰하다

로버트 파우저 | 혜화1117 | 2019년 11월 7일 한줄평 총점 9.0 (5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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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사회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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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파우저의 도시 탐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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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언어를 도구 삼아, 수많은 도시의 이면을 살펴본 로버트 파우저의 새 책

우리에게 도시란 어떤 의미일까. 많은 사람이 삶의 터전이자 기반으로 삼는 곳이면서 동시에 ‘도시에서의 삶’이란 피곤하고 복잡한 일상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것뿐일까. 어떤 이들에게는 벗어나고 싶은 곳이면서 또 어떤 이들에게는 선망의 공간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이 도시를 떠나 저 도시로의 이주를 꿈꾸기도 하고, 짧은 시간일지언정 다른 도시로의 여행을 계획하기도 한다.

미국인으로서 세계 곳곳의 수많은 도시를 경험하고 살아온 로버트 파우저에게도 도시의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에서 태어난 그는 우연히 고등학교 시절 경험한 도쿄에서의 두 달 이후 오히려 미국보다 다른 대륙에서 거의 평생을 살았다. 그에게 도시는 곧 삶의 터전이자 기반이었으며, ‘도시에서의 삶’이란 삶의 중추이기도 했다.

많은 이들에게 미국인으로서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를 역임했다는 눈에 띄는 이력으로 익숙한 로버트 파우저의 새 책 『로버트 파우저의 도시 탐구기』는 그가 태어난 곳부터 시작해서 도쿄, 서울, 대전, 더블린, 런던, 구마모토와 가고시마, 교토, 라스베이거스, 전주와 대구, 뉴욕을 거쳐 지금 현재 살고 있는 미국 로드아일랜드 주 프로비던스까지 지금껏 그와 각별한 인연을 맺은 여러 나라 열네 곳의 도시에 관해 쓴 것이다.

영어를 모어로 삼고 있으나 일찍부터 숱한 언어의 순례자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도시를 거쳐 살아온 그에게 도시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흥미로운 대상이었다. 그는 어떤 도시에서나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그 이면에서 도시를 이루는 것이 무엇인지, ‘현재 자신이 밟고 선 땅’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어디에서 비롯한 것인지를 주의 깊게 살펴왔다. 그가 주로 주안점을 두고 보는 것은 도시의 역사적 배경과 지향성, 그리고 무엇보다 그곳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였다.

이런 그의 관심사에 따라 그는 비록 피부색이 다르고 모어가 다를지언정 이방인이자 경계인으로 살기보다 도시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그 도시의 사람들과 더불어 생활자가 되었다. 언어는 새로운 도시 경계 안으로 들어가는 유용한 도구였다. 그 도시의 ‘말을 할 줄 안다는 것’은 도시와의 각별한 관계를 가능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짧게는 1년 반, 길게는 십수 년 동안 인연을 맺어온 많은 도시는 그와 함께 늙어가는 친구이기도 하고, 새로운 자극을 주는 스승이기도 하며, 오랜만에 찾아가도 늘 반가운 제2의 고향이 되기도 했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책을 펴내며
01 “그대 다시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리”
앤아버Ann Arbor 미국, 미시간 주
02 이 도시가 다시 반짝일 날은 언제인가
도쿄東京 일본, 도쿄 도
03 갈등과 마찰 안에 흐르는 희망의 거친 힘
서울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04 각각의 ‘개인’들이 ‘오늘’을 살다
대전 대한민국, 대전광역시
05 추억은 사라지고, 남은 건 건조한 부자 동네뿐
더블린Baile Atha Cliath 아일랜드, 렌스터 주
06 이곳에서 국가와 도시의 관계를 생각하다
런던London 영국, 그레이터런던
07 변방에서 누리는 평화로운 일상
구마모토와 가고시마熊本 & 鹿?島일본, 구마모토 현과 가고시마 현
08 환상 속 디즈니랜드 밖, 이제 무엇이 될 것인가
교토京都 일본, 교토 부
09 지금도 이곳은 꿈꾸는 자들의 도시
라스베이거스Las Vegas 미국, 네바다 주
10 진한 역사의 향기로 한국 도시사의 상징이 되다
전주와 대구 대한민국, 전라북도와 대구 광역시
11 “고향 없는 자들을 나에게 보내다오. 황금의 문 곁에서 나의 램프를 들어올릴 터이니”
뉴욕New York 미국, 뉴욕 주
12 도시 재생을 둘러싼 고군분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
프로비던스Providence 미국, 로드아일랜드 주

저자 소개 (1명)

저 : 로버트 파우저 (Robert J. Fouser)
그는 언어 순례자이자 평생 외국어 학습자다. 1961년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에서 태어났으나 주로 미국 밖에서 살았다. 10대 후반 도쿄에서 머물며 외국어에 관심을 가졌고, 고교 시절 최초로 배운 외국어인 스페인어 성적 장학금으로 멕시코 홈스테이를 했다. 미시간 대학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하면서 일본과 한국을 다녀간 뒤 한국과 한국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 졸업 후 서울대학교 어학연구소(현재 언어교육원)에서 한국어를 본격적으로 익혔다. 미시간 대학원에서 응용언어학을 전공하면서 라틴어와 소멸해가는 북미 선주민 언어를 공부했다. 졸업 후 한국에 돌아와 고려대학교 영어교육과 객원 조교수,... 그는 언어 순례자이자 평생 외국어 학습자다. 1961년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에서 태어났으나 주로 미국 밖에서 살았다. 10대 후반 도쿄에서 머물며 외국어에 관심을 가졌고, 고교 시절 최초로 배운 외국어인 스페인어 성적 장학금으로 멕시코 홈스테이를 했다. 미시간 대학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하면서 일본과 한국을 다녀간 뒤 한국과 한국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 졸업 후 서울대학교 어학연구소(현재 언어교육원)에서 한국어를 본격적으로 익혔다. 미시간 대학원에서 응용언어학을 전공하면서 라틴어와 소멸해가는 북미 선주민 언어를 공부했다. 졸업 후 한국에 돌아와 고려대학교 영어교육과 객원 조교수, 한국과학기술대학(현재 카이스트) 교양영어 초빙 조교수로 있으면서 남산독일문화원에서 독일어를, 『맹자』를 읽으며 한문을, 시조를 읽으며 중세 한국어를 익혔다. 이후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에서 응용언어학 박사 과정 중 프랑스어를 익혔다.
1995년 아시아로 귀환한 그는 일본 리쓰메이칸 대학교, 구마모토 가쿠엔 대학교 경제학부 부교수, 교토 대학교 외국어 교육론 강좌 부교수, 가고시마 대학교 교육센터 교양 한국어 부교수로 일하며 미국인이 일본어로 한국어와 영어를 가르치는 몹시 드문 풍경의 주인공이 되었다. 특히 가고시마 대학교에서는 ‘교양 한국어 과정’을 설립, 한국어를 본격적으로 가르쳤다. 몽골어와 중국어를 배운 것은 이 무렵이다. 2008년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부교수로 임용된 뒤 서울에 살
면서 한옥을 짓기도 하고, 도시 재생 활동을 해나가는 등 한국 문화 전반에 탐닉했다.
2014년 교수직을 그만둔 뒤 2021년 현재 미국에서 지내는 그는 독립학자로 언어학 관련 연구에 매진하는 한편 거의 원어민처럼 구사하는 한국어와 일본어의 유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동시에 에스페란토와 이탈리아어 공부를 시작했고, 스페인어 실력을 되돌리기 위해 분투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외국어 학습담』, 『로버트 파우저의 도시 탐구기』, 『서촌 홀릭』, 『미래시민의 조건』, 『서울의 재발견』(공저), 『Hanok: The Korean House』(공저) 등이 있고, 『한국문학의 이해』Understanding Korean Literature(김흥규 지음)를 영어로 옮겼다. 2012년 한국어 교육 관련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장을 받았고, 『한겨레』, 『시사저널』, 『프레시안』, 『동아일보』, 『한국일보』, 『중앙선데이』, 『넥스트 데일리』, 『코리아헤럴드』, 『코리아타임스』 등에 글을 써왔다.

출판사 리뷰

‘도시란 무엇인가’, ‘도시는 무엇을 향해 움직이는가’를 되묻게 하는
도시 생활자, 로버트 파우저의 매우 복합적인 시선과 태도
[로버트 파우저의 도시 탐구기]는 그러나 도시에서의 삶을 반추하는 개인의 추억담이 아니다. 도시를 소개하거나 분석하는 책도 아니며, 여행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의 전달이 이 책의 목적도 아니다. 로버트 파우저에게 도시는 생활의 공간이자, 일종의 탐구의 대상이었다. 어떤 도시에 발을 내딛거나 살게 될 때 그는 이 도시에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볼까보다 이 도시를 구성하는 역사적 배경은 무엇이며, 이 도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를 먼저 살폈다. 여행자의 시선으로 살필 수 없는 많은 이야기들이 그의 눈에 들어왔고, 눈에 보이는 것이 많을수록 관심사는 더욱 더 깊고 넓게 펼쳐졌다. 그에게 도시에서의 삶이란 삶의 이력과 족적이 동반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평생 관심사의 대상이기도 하다.

어떤 도시에서는 고교 시절 보았던 그 도시와 50대의 시선으로 바라본 도시의 달라진 모습을 통해 그곳의 변화상을 좇기도 하고, 어떤 도시에서는 사람들과의 깊은 소통을 통해 도시가 품고 있는 문제의 해법을 함께 고민하기도 한다. 또한 어떤 도시에서는 한 발 떨어져 그야말로 관찰자의 시선으로 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객관적인 제안을 제시하기도 하고, 또 어떤 도시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애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나의 도시에 대한 그의 태도와 시선은 매우 복합적이다. 오로지 애정의 대상이거나 서늘한 판단의 대상으로 하나의 도시를 규정하지 않는다. 하나의 도시일지언정 애정과 추억과 아쉬움과 비판, 이후의 제언이 개별 도시마다 빼곡하다. 이러한 특징은 도시를 바라보지 않고 도시와 함께 섞여 보낸 두터운 시간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그는 1983년 서울과의 첫 만남 이후 2014년에 걸쳐 서울에서 약 13여 년을 살았고, 도쿄와 인연을 맺은 것은 무려 40여 년 전부터다. 교토에서는 6~7여 년을 살았고, 대전과 구마모토, 가고시마 등에서도 몇 해를 살았다. 뉴욕과 런던은 숱하게 다녀온 터라 골목골목이 모두 익숙하고, 한국에 사는 동안 틈날 때마다 찾은 전주와 대구에는 언제나 찾아가면 반가운 얼굴들이 있다. 책에 실린 고향 앤아버와 현재 거주지인 프로비던스, 유학생으로 머문 더블린, 어머니가 살고 있던 라스베이거스 외에도 전 세계 숱한 도시들을 때로 주유하며 때로 거주하며 살아오는 동안 수많은 도시의 특징과 특성이 고스란히 몸과 마음에 축적되어 있다. 그런 그였기에 도시는 무조건적인 비판이나 분석의 대상일 수도 없었고, 동시에 단지 환상적이고 아름답기만 한 꿈과 추억의 공간일 수는 없었다.

도시에서의 삶이란 어떤 모습일까. 보통의 도시인들은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미래를 꿈꾸며 안정적인 삶을 추구한다.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의 이동을 거듭하며 살았던 그의 삶의 족적은 쉽게 볼 수 없는 유형이어서 어쩔 수 없이 매우 독특하다. 그런 그 덕분에 우리는 ‘도시란 무엇인지’, ‘도시는 무엇을 향해 움직이는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되묻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이러한 질문은 우리 스스로 ‘삶의 터전으로서의 도시’뿐만 아니라 여행지로 꿈꾸던 막연한 어떤 ‘도시의 이미지’를 다시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를 획득하게 하는 길잡이가 되어주기도 한다.

[외국어 전파담]에 이어 처음부터 끝까지 한글로 쓴 도시 탐구기
서울, 도쿄, 마드리드, 시드니, 프로비던스, 교토 그리고 다시 서울을 거쳐 완성한 한 권의 책
2018년 ‘외국어는 어디에서 어디로, 누구에게 어떻게 전해졌는가’를 주제 삼은 [외국어 전파담]을 통해 많은 독자의 관심과 주목을 받은 로버트 파우저는 이 책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한글로 집필했다. [외국어 전파담] 출간 이후 수많은 독자에게 ‘어떻게 하면 외국어로 한 권의 책을 쓸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그는 이번 책에서 집필의 과정을 일부 밝히기도 했다. 여러 언어의 섭렵자인 그 역시 외국어로 글을 쓰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약 1년여 전부터 이 책의 집필을 구상한 그는 수록할 도시의 목록을 정리하고, 각 도시마다 어떤 내용을 담을까에 대해 주제를 생각한 뒤에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집필을 시작할 수 있었다.

생각을 정리하지 않은 상태로 글을 쓰는 것도 어렵지만,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외국어로 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그는 매우 세부적이고 일목요연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와 해야 할 이야기를 정리한 뒤에 집필을 시작했고, 그 덕분에 오히려 이 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주제에 집중할 수 있었노라 이야기한다.

또한 이 책의 구상부터 마지막 저자 교정에 이르기까지 서울, 도쿄, 마드리드, 시드니, 프로비던스, 교토 등을 오가며 지낸 그의 지난 1년여의 족적은 수십 년 동안 수많은 도시를 거쳐온 삶의 과정을 압축한 것이기도 하다.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며, 도시 안에서 살아가는 동시에 이 도시에서 저 도시를 떠올리고, 다시 저 도시에서 이 도시를 바라보며 여러 도시에 관한 한 권의 책을 완성한 셈이다.

이렇듯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도시를 섭렵하며 도시의 생활자이자 탐구자, 관찰자로 살면서 수많은 언어를 순례해온 그였기에 풀어놓을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새로우면서 생생한, 그러면서도 본격적이면서 위트 넘치는 제대로 된 도시담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종이책 회원 리뷰 (3건)

구매 에세이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로얄 w****n | 2021.10.03

출장 여행을 하면서 각 도시의 특색을 더 잘 알고싶던 차에 국내외 여러 도시를 거주한 경험을 알고 싶은 생각에 구입. 미국인이 한국어로 쓴 책인데 문장이 매우 유려함. 작가는 영어 교수로 동아시아를 포함해 여러 나라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음. 마치 그 도시에 살아본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었음. 세계의 여러 도시들도 결국 글로벌화, 자본주의 심화와 같은 사회, 경제적 변화에 따라 비슷하게 변하고 있다는 느낌. 저자는 도시별 특성, 인간적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것 같음. 젠트리피케이션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긴 하지만, 도시재생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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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파워문화리뷰 삶의 기억을 통해 도시의 이미지를 그리다!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i*****n | 2021.01.05

자기 소유의 집이 없는 서민들은 대체로 2년마다 이사하는 것을 가장 어려운 일로 꼽고 있다. 다행히 전세 기간이 만료되어 이사를 가지 않아도 되는 경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하지만, 그 사이 전세 비용이 크게 올랐다면 어디로 이사할 것인가에 고민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원치 않지만 일정 기간마다 이사를 해야만 하는 서민들의 처지는 이 시대를 견뎌내기 위해 힘겨운 삶을 살아야만 하는 것이다. 자신이 살 곳을 정하여 옮기는 일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렇게 상황에 따라 벌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도시를 찾기도 하지만, 그것은 생활인으로서 느낄 수 있는 것과는 또 다른 경험일 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다양한 나라를 오가며 지냈고, 더욱이 자신이 거쳤던 도시에 대한 경험을 녹여내어 그에 대한 탐구의 기록을 남겼다. ''국 도시 생활자, 도시의 이면을 관찰하다'라는 부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단순히 도시에 대한 감상만이 아닌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저자의 경험을 통해 느꼈던 생각들을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미국의 오대호 주변에 위치한 미시간주의 앤아버라는 도시에 태어나서, 일본의 도쿄는 홈스테이 경험을 통해 처음 접한 이래 자주 찾는 도시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의 서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생활했고, 다시 대전에 위치한 대학에서 정착했던 경험들이 도시의 풍경과 느낌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생활하면서, 런던을 오갔던 기억들을 통해서 도시의 풍경과 특징들을 짚어내기도 한다. 이후 일본의 구마모토와 가고시마에서의 생활과 함께 교토에서 살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겪었던 도시의 풍경이 소개되기도 한다. 그리고 어머니가 살았던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의 변화상을 논하면서, 과거 한국에 있을 때 찾았던 전주와 대구의 도시 풍경을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다. 자신의 고향인 미시간에서 가까운 대도시 뉴욕에 대한 감상, 그리고 얼마 전에 정착한 로드아일랜드의 프로비던스의 생활을 끝으로 도시 탐구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저자를 과거에 여러 차례 만났던 기억이 있는지라, 이 책의 내용을 흥미롭게 읽었다. 책의 곳곳에서 저자의 꼼꼼하고 세밀한 성격이 잘 드러나기도 했고, 새로운 것에 대한 탐구심이 강하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잠시 동안이라도 정착했던 도시들을 떠올리면서, 나에게 그 도시의 이미지는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기도 했다. 문득 살면서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과 함께 각 도시의 풍경이 지닌 특징들이 어렴풋하게 그려질 것 같았다. 방문학자로 1년 동안 캐나다의 밴쿠버에서 살았던 것을 제외하고는 저자처럼 다양한 나라들에서 살아본 경험은 없지만, 내가 살았던 도시의 탐구기를 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생각을 하는 것과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저자가 소개한 도시의 풍경과 특징이 잘 그려져 있지만, 이 책은 독자들에게도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 도시를 탐구하는 것은 그곳의 건물이나 도로 등의 외형만이 아닌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어느 곳에서 살던 그 속에서 생활했던 자신의 경험이 배제된다면, 그 도시는 그저 막연한 이미지로만 남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내가 가 보았거나 살았던 도시에 관한 내용은 조금더 흥미를 느끼며, 그곳에서 살던 당시의 나를 떠올리며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도시들에 대한 소개는 단순한 흥미 이상이 될 수는 없었다. 언젠가 이 책에 소개된 도시를 찾게 된다면, 이 책을 떠올리며 저자가 느꼈던 것을 공유할 수도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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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도시에 살다, 도시를 탐구하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e*a | 2020.05.31

로버트 파우저는 관광객의 눈이 아니라 생활인의 눈으로 도시를 바라보고, 그곳의 이면을 파헤치며 이해하려 했다. 그는 자신이 생활을 영위했던 도시를 면밀히 관찰했다. 그가 거쳐간 도시는 비록 전세계를 망라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도시들이었고, 그 도시들에서 그 도시만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가 머물렀던 도시 가운데는 서울과 대전이 있고, 또한 전주와 대구에 관심을 가지고 자주 방문했다. 단지 그가 우리의 도시 가운데 몇 군데를, 우리말로 썼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것이 아니라 그가 우리의 도시를 어떤 눈으로 보았는지가 더 흥미롭다. 또한 왠지 관심이 가는 도시들, 이를테면 일본의 도쿄와 교토 등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도시의 이미지와 그곳에서 외국인 생활자로서 느낀 것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흥미롭다.

 

그는 서울을 비빔도시라고 했다.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모두 포함하는 듯한 이 말을 자신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복잡하고 다채롭게 섞이고 혼합됨으로써 서울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는 뜻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그는 그 섞인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그 섞이는 과정이 그다지 아름답지만은 않다고 지적한다. 섞이는 과정 속의 갈등 때문이다. 갈등은 부딪히기도 하고 풀리기도 하면서, 어쩌면 도시의 다이내믹한 면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특히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도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서울과 도쿄를 비교하기도 한다(그는 도쿄에 먼저 살았었고, 그 후 서울에 더 오래 살았다). 그는 일본의 도쿄를 야마노테와 시타마치로 구분하는 데 동의하고(야마노테는 외부 문물을 빨리 받아들여 개발하는 쪽, 상인들의 동네였던 시타마치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지역이다), 서울의 강남과 도쿄의 야마노테를 비교한다. 일단 도쿄의 야마노테는 메이지 유신의 탈아 정신에서 비롯된 데 비해, 서울의 강남은 박정희 시대의 군사적 발전 모델에 뿌리가 있다. 둘 다 발전과 개발의 욕망의 산물이지만 그 뿌리가 다르다. 그래서 파우저는 야마노테에서는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를 느꼈지만, (강남에 개발되고 그리 오래되지 않은 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 강남에서는 계획 도시의 엄격함과 권위를 느낀다. 그건 삭막함이었다. 물론 그런 이미지는 2000년대 들어서 바뀌지만 우리가 도시를 개발하는 과정에 대한 솔직한 느낌인 셈이다.

 

그런데 그가 언급한 몇 군데의 도시 가운데 가장 관심이 가는 곳은 일본의 교토다. 그에게 그곳은 직장 면에서는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준 곳이었지만, 고도(古都)로서 간직한 어떤 푸근함이 그 스트레스를 풀게 한 곳이었다. 내겐 한 여름 걸어서샅샅이(?) ‘탐구’(?)한 도시이기도 하다. 그가 군데군데 얹어 놓은 사진들이 익숙하고, 또 기억이 새로워진다. 다시 가고 싶다기 보다는 그곳에서 지낸 시간이 그리워지는 것이다. 비록 파우저와 같이 생활인을 보낸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는 도시에 살면서, 도시의 확장과 개발, 그리고 쇠락을 경험했다. 그러면서 그 쇠락을 어떻게 하면 극복하고 살 만한 생활의 터전으로 도시를 간직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서는 한옥 보존을 위한 활동을 했다. 그렇다고 그가 도시의 핵심적인 특성인 확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오래된 시간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하고, 그것과 개발을 서로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이다.

 

나도 내가 살아온 곳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 장면들이 있다. 그건 내가 살아온 삶에 대한 반추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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