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심리 저/박영란 역
천선란 저
박소연 저
유선경 저
클레먼시 버턴힐 저/김재용 역
“발끝으로 멈춰 서 있는 것도 춤이라면……
사랑도 그리움도, 사라진 것이 아니라 숙성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사랑과 용서, 몸의 기억을 덮는 무연한 시간 그 무상함 속에서도 사랑하는 일, 살아가는 일의 의미에 대해 되묻게 하는 책 탄탄한 서사와 흡인력 있는 문장으로 참다운 인간의 조건과 사랑의 본질에 천착하고,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쳐온 공지영 작가의 열세 번째 장편소설『먼 바다』가 출간되었다. 첫사랑이라는 소재를 통해 삶에 있어 시간과 기억의 의미를 탐구하며 사랑의 힘을 되짚는『먼 바다』는 육체에 각인된 기억을 완전히 잊는 데 필요하다는 40년의 세월이 흘러 비로소 과거의 자신을 용서하고 옛 상처들과 화해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원고지 670매의 경장편 분량인 이 작품은 1980년에 안타깝게 헤어진 두 주인공 미호와 요셉이 뉴욕에서 40년 만에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27개의 장으로 보여준다. 독문학과 교수인 미호는 동료 교수들과 심포지엄에 참석하게 되어 마이애미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리고 그녀는 1년 전 우연히 페이스북으로 연락이 닿은 첫사랑 요셉과의 재회를 계획한다. 40여 년 전 서울의 한 성당 고등부 교사였던 신학생 요셉과 열일곱 여고생 미호는 성당 행사를 가던 춘천행 기차에서 첫눈에 반한다. 신학생이란 요셉의 남다른 삶의 행로와 1980년 군부 독재에 의해 짓밟힌 아버지의 삶 등, 어린 여고생이 감당하기엔 쉽지 않은 현실 속에, 미호는 요셉의 고백을 거절하고 도망쳐버린다. 미호는 평생 가슴속에 간직해 왔던 그와의 마지막 만남에 대한 질문을 되새기며 뉴욕으로 향하지만, 40년이란 시간이 변화시킨 요셉의 모습과 서로 엇갈리는 기억으로 인해 혼란에 빠진다. |
40년. 이 소설이 40년과 첫사랑이 키워드이다. 고등학교에서 대학 초반에 걸쳐 첫사랑을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40년이 지난 시점에서 첫사랑을 만나러 가고, 만나면서 과거의 일들을 회상하고. 과거의 오류에 대해서 다시 수정하여 정립한다. 첫사랑 세월이 지나도 계속 가슴속에 남아있고, 아련한 추억으로 평상 가지고 가는 모양이다.
40년. 40년을 생각하자 바로 광주가 생각났고, 군사 독재 정권이 떠올랐다. 이 소설도 후일담을 이야기하는 것인가 생각하면서 읽었다. 우리가 환경의 영향 아래에 있는 것처럼, 주인공의 청년 시절에 영향을 주기는 한다. 하지만 본격 연애 소설에 가깝고, 후일담 소설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40년,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카톨릭의 정서가 배경에 등장하는데, 이 40년이 몸이 기억을 잃는 시간이라고 한다. 수명이 늘어나서 아주 긴 시간은 아니지만 소년이 노인이 되고, 소녀가 할머니가 되는 충분하게 긴 시간이고, 인생을 돌이켜 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문학 여행을 떠난 여러 교수들의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첫 사랑의 여러 유형을 이야기해주고,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피천득이 인연처럼 좋은 모습으로 만나고, 좋은 인상을 안겨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소설은 결국 뉴욕에서 남,녀 주인공이 만난다. 그리고 그 시절의 기억을 맞추어 본다. 두 사람이 가장 절정으로 기억하는 부분은 다르지만, 그 시절이 화양연화, 가장 빛나는 시기였다. 헤밍웨이를 인용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희덕과 릴케의 시, 최다혜의 그림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공지영 작가님의 먼바다 입니다..
공지영 작가님의 직설적인 언어구사를 좋아해요.
에세이에서 더 그 빛을 발하지만요..
요 먼바다는 첫사랑을 조우하는 미요와 요셉의 이야기입니다.
서로의 마지막의 그날을 다르게 기억하고 혼란스러워 하지만 결국에는
공지영 작가님만의 방식으로 맞추어지네요.
저는 엄마가 마음은 청춘이야~ 할머니가 마음은 소녀야 라는 말을
피식 웃으며 지나쳤어요..
그러나 지금은 급격하게 공감합니다.
가슴에 품은 사랑도 마찬가지겠지요...
공지영 작가님의 책 <해리>에 이어서 <먼 바다>도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내려갔어요. 개인적으로 어려운말 써가면서 있어보이려고 하는 작가들을 엄청 싫어하는데 공작가님 책은 그러지 않아서 너무 좋아요. 40년이 흐른 뒤 첫사랑과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전체적으로 아련하고 쓸쓸한 분위기가 표현 못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좋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네요ㅠㅠ... 봄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추운 바람이 부는 맨해튼에 제가 서 있는것 같은 기분도 들었어요! 아니 이 책은 정말 최고입니다. 공작가님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공지영 『먼 바다』
작품 바깥에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작가님. 하지만 신작이 언제 나올지 항상 기다리게 되는 작가님이기도 하다. 새로운 작품이 출간되면 기쁘고 바로 구매로 이어진다.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어두운 그림자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약자들을 빛으로 이끌어내는 그녀만의 고발성 소설을 대체적으로 좋아하는 것 같다. 인생에서 선과 악을 이분법적으로 딱잘라 분리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선과악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