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리 저
천선란 저
임선우 저 저
한정현 저
사실 오프라인 서점에 간 것도 정말 오랫만이긴 했지만, 실로 오래간만에 너무나도 흥미로운 소재를 가진 책 하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작품이 바로 이 월면도시 Part 1, 일광욕의 날이었습니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 책에 실려있는 서문 및 월면도시 연대기를 읽으며 이 작품의 세부적인 설정에 완전히 반해버리게 되었는데, 막상 본편으로 들어가 보니 이 책 속에 실려있는 그 방대한 배경 설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로 읽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쓰여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혹 이러한 부분이 마음에 걸려 아직 이 작품을 읽어보지 않은 분들이 계시다면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여러 SF 작품들을 읽어 오면서 하나의 주제 아래 여러 작가분들이 모여 만든 단편집은 참으로 자주 만나보았지만, 월면도시 Part 1, 일광욕의 날처럼 하나의 방대한 세계관 아래 김동식, 김선민, 김창규, 정명섭, 최지혜, 홍지운 이렇게 6분의 작가분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작품은 개인적으로 처음 경험해보았던지라 마치 신세계를 접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이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딱 하나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긴 한데, 그것은 바로 이 작품의 후속작 여부입니다. 사실 이 한 권으로 끝나버리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설정이니만큼 빠른 시일 내에 Part 2에 대한 소식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월면도시 PART1:일광욕의 날>
2252년 미래를 배경으로 6명의 작가가 ‘월면도시 : 일광욕의 날’을 주제로 쓴 총 6편의 소설이 담겨 있는 책이다. SF소설, 그것도 국내 작가들이 쓴 작품을 만나는 것은 개인적으로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참신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에 놀랐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지원 선정작품으로 지구로부터 독립한 달! 달의 뒷면에는 지구의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월면도시 세계관의 시작 역시 신선하게 다가온다. 달의 뒷면에 세워진 여러 도시들, 지배 세력과 피지배 계층 등 흥미로운 세계관을 바탕으로 탄생한 작품들은 예측이 쉽지 않고 톡톡 튀는 재미를 가져다 준다.
뱀 탐정과 건물주 토끼가 등장하는 <하드보일드와 블루베리타르트>는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는 듯 하다가 반전과 함께 몰아치는 결말이 인상적이다. <가마솥>은 범죄자들을 가두는 감옥인 가마솥이 등장하는데 탈옥이 주된 이야기로 이어지는 듯 하다가 새로운 서사를 가미시킨 점이 참신했다. <재현>은 미스터리가 흥미로웠고 <제13호>는 분위기로 압도되는 느낌이 참 좋은 작품으로 기억된다. 그 외 <진시황의 바다>, <예약 손님>도 단편으로써의 재미와 구성이 참 좋은 작품들이다.
공유된 세계관으로 이런 참신한 작품들이 탄생함에 반갑고 재밌게 읽었으며 흥미로운 방식에 앞으로 나올 다음 작품집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