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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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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제21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출간
대상 수상작에 최윤의 「소유의 문법」 선정


“문학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시간, 아름다운 문학작품을 읽으며 지금, 여기의 삶을 되돌아본다”

2020년 한국문학을 빛낸 최고의 단편소설을 엄선한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0』이 출간되었다. 올해로 21회째를 맞는 이효석문학상은 오정희 심사위원장을 필두로 강영숙, 방민호, 윤대녕, 정여울 등으로 심사위원단을 구성했다. 심사위원단은 18편의 작품 중 여섯 작품을 최종심에 올렸다. 김금희의 「기괴의 탄생」, 박민정의 「신세이다이 가옥」, 박상영의 「동경 너머 하와이」, 신주희의 「햄의 기원」, 최윤의 「소유의 문법」, 최진영의 「유진」이다. 이 중 대상 수상작으로 최윤의 「소유의 문법」을 선정했다.

최윤의 「소유의 문법」은 결코 소유할 수 없는 것들을 소유의 대상으로 삼는 인간의 탐욕을 묵묵히 응시하는 작품이다. 소유와 탐욕의 시스템에 길들어 ‘이 세상에 올바른 모습으로 거하는 법’을 잊어가는 현대인에게 ‘소유의 문법’을 뛰어넘는 뜨거운 생의 진실을 깨우치는 수작이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0』에는 대상 수상작 및 우수작품상 외에 대상 수상작가의 자선작 「손수건」, 2019년 대상 수상작가 장은진의 자선작 「가벼운 점심」이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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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대상 수상작 소유의 문법 |최윤
대상 수상작가 자선작 손수건
대상 수상작가 수상 소감
작품론 무서운 의식의 드라마가 숨기고 있는 것 | 정홍수
대상 수상작가 인터뷰 나의 삶이 나의 소유가 아님을 깨달았을 때 | 김유태

우수작품상 수상작
기괴의 탄생 | 김금희
신세이다이 가옥 | 박민정
동경 너머 하와이 | 박상영
햄의 기원 | 신주희
유진 | 최진영
기수상작가 자선작
가벼운 점심 | 장은진

심사평 문학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시간
이효석 작가 연보

저자 소개 (7명)

저 : 최윤 (崔允, 최현무)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 국문과와 프랑스 엑상프로방스대를 졸업했다. 1988년 광주민주화운동의 비극을 다룬 중편소설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를 《문학과 사회》에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회색 눈사람』 『속삭임, 속삭임』 『열세 가지 이름의 꽃향기』 『첫 만남』, 장편소설 『너는 더 이상 너가 아니다』 『겨울, 아틀란티스』 『마네킹』 『오릭맨스티』, 중편 『파랑대문』, 수필집 『수줍은 아웃사이더의 고백』을 출간했다.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 국문과와 프랑스 엑상프로방스대를 졸업했다. 1988년 광주민주화운동의 비극을 다룬 중편소설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를 《문학과 사회》에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회색 눈사람』 『속삭임, 속삭임』 『열세 가지 이름의 꽃향기』 『첫 만남』, 장편소설 『너는 더 이상 너가 아니다』 『겨울, 아틀란티스』 『마네킹』 『오릭맨스티』, 중편 『파랑대문』, 수필집 『수줍은 아웃사이더의 고백』을 출간했다.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 : 장은진
작가 한마디 삶의 방식이 밖에서 보기에 올바르지 않고 평범하지 않다고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누군가를 이해하고 이해받는 게 살아가는 힘이 아닐까요. 1976년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 지리학과를 졸업하였다. 2002년 [전남일보] 신춘문예에「동굴 속의 두 여자」가, 2004년 [중앙일보] 신인문학상에 「키친 실험실」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2007년 등단한 동생 김희진씨와는 ‘쌍둥이 자매 소설가’이다. 소설집 『키친 실험실』, 『빈집을 두드리다』, 『당신의 외진 곳』, 장편소설 『앨리스의 생활방식』,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 『날짜 없음』, 『날씨와 사랑』 등이 있다. 2009년 문학동네작가상, 2019년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했다. 첫 소설집 「키친실험실」에서부터 고립과 소통이란 주제에 대해 ... 1976년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 지리학과를 졸업하였다. 2002년 [전남일보] 신춘문예에「동굴 속의 두 여자」가, 2004년 [중앙일보] 신인문학상에 「키친 실험실」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2007년 등단한 동생 김희진씨와는 ‘쌍둥이 자매 소설가’이다. 소설집 『키친 실험실』, 『빈집을 두드리다』, 『당신의 외진 곳』, 장편소설 『앨리스의 생활방식』,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 『날짜 없음』, 『날씨와 사랑』 등이 있다. 2009년 문학동네작가상, 2019년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했다.

첫 소설집 「키친실험실」에서부터 고립과 소통이란 주제에 대해 골몰해 온 그녀는 스스로를 '은둔형 작가'라고 칭한다. 첫 장편소설 『앨리스의 생활방식』에서도 10년간 집안에 틀어박힌 은둔형 외톨이를 등장시킨 것을 보면 예사로 넘길 말은 아닌 듯 하다. 하지만 『앨리스의 생활방식』의 미덕은 고립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뒤집는 데 있다. 손쉽게 자신의 닫힌 방문에서 빠져나와 밖으로 나갈 것을 역설하지 않고, 철저한 고립이 오히려 진정한 자신을 찾는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이 작품이 여타의 ‘외톨이 이야기’와 차별되며 문제적일 수 있는 지점이 여기에 있다. 작가는 “삶의 방식이 밖에서 보기에 올바르지 않고 평범하지 않다고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누군가를 이해하고 이해받는 게 살아가는 힘이 아닐까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의 소설은 이제 문 안에 갇히는 대신 밖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09년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인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에서 그녀는 길 밖으로 떠도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저 : 최진영 (崔眞英)
작가 한마디 내 맘속의 A와 당신의 A가 조금은 맞닿아 있길. 긴장을 풀고 당신과 오랫동안 이야기 나누고 싶다. 그렇게 서로의 진심을 알아가고 싶다. 서로의 진심을 모른다면 혹은 오해한다면, 그건 우리가 충분히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는 뜻이고, 주눅든 내가 진심을 드러내길 주저했다는 뜻일 테다. 그건 곧 나 역시 당신을 오해했다는 뜻이고. 1981년 눈이 많이 내리던 날 서울에서 태어났다. 낮엔 일하고 밤엔 글 쓰다가 2006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팽이』, 『겨울방학』, 장편소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끝나지 않는 노래』,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구의 증명』, 『해가 지는 곳으로』, 『이제야 언니에게』, 『내가 되는 꿈』, 『팽이』, 『겨울방학』 등을 썼다. 앤솔러지 『장래 희망은 함박눈』을 함께 썼다. 박범신, 공지영, 황현산 등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제15회 한겨레문학상에 당선되었으며, 만해문학상, 백신애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1981년 눈이 많이 내리던 날 서울에서 태어났다. 낮엔 일하고 밤엔 글 쓰다가 2006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팽이』, 『겨울방학』, 장편소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끝나지 않는 노래』,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구의 증명』, 『해가 지는 곳으로』, 『이제야 언니에게』, 『내가 되는 꿈』, 『팽이』, 『겨울방학』 등을 썼다. 앤솔러지 『장래 희망은 함박눈』을 함께 썼다. 박범신, 공지영, 황현산 등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제15회 한겨레문학상에 당선되었으며, 만해문학상, 백신애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 : 김금희 (金錦姬)
1979년 부산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성장했다. 인하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너의 도큐먼트」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저서로는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너무 한낮의 연애』,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등이 있고,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복자에게』, 중편소설 『나의 사랑, 매기』, 짧은 소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산문집 『사랑 밖의 모든 말들』 등이 있다. 앤솔러지 『놀이터는 24시』에 「첫눈으로」를 수록했다. 2015년, 2017년 젊은작가상, 2016년 젊은작가상... 1979년 부산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성장했다. 인하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너의 도큐먼트」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저서로는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너무 한낮의 연애』,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등이 있고,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복자에게』, 중편소설 『나의 사랑, 매기』, 짧은 소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산문집 『사랑 밖의 모든 말들』 등이 있다. 앤솔러지 『놀이터는 24시』에 「첫눈으로」를 수록했다. 2015년, 2017년 젊은작가상, 2016년 젊은작가상 대상, 신동엽문학상, 현대문학상, 우현예술상, 2020년 김승옥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애니멀호더에게 방치되어 사람과 멀어지고 야생화된 개 ‘코코’와 일대일 결연을 맺었다.
저 : 박민정
1985년 서울 출생. 중앙대 문창과와 동 대학원 문화연구학과 졸업. 2009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단편 소설 『생시몽 백작의 사생활』이 당선되어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유령이 신체를 얻을 때』, 『아내들의 학교』, 장편소설 『미스 플라이트』 『서독 이모』가 있다. 2015년 김준성문학상, 문지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 『세실, 주희』로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2019년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1985년 서울 출생. 중앙대 문창과와 동 대학원 문화연구학과 졸업. 2009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단편 소설 『생시몽 백작의 사생활』이 당선되어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유령이 신체를 얻을 때』, 『아내들의 학교』, 장편소설 『미스 플라이트』 『서독 이모』가 있다. 2015년 김준성문학상, 문지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 『세실, 주희』로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2019년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 : 신주희
197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단국대 국문학과와 중앙대 문예창작과 대학원을 수료했다. 아침마다 여행을 떠난다. 여행의 규칙은 간단하다. 최대한 즉흥적일 것. 심증만으로 하루를 살며 낯선 사람들과 낯선 인사를 나눌 것. 헬로, 마이 스트레인저. 당신이 나의 안부를 궁금해할 때까지, 나는 손을 흔든다. 카피라이터로 무명한 것과 유명한 것의 중간에서 10년을 살았다. 시를 긁적이다 소설을 쓰게 되었고, 2012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점심의 연애」가 당선되어 소설가의 길로 들어섰다. 우연한 기회에 ‘마음이 심플해지는 감정 정리법’ 『수거물 폐기물』을 내게 되었다. 과분한 반응을 얻어... 197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단국대 국문학과와 중앙대 문예창작과 대학원을 수료했다. 아침마다 여행을 떠난다. 여행의 규칙은 간단하다. 최대한 즉흥적일 것. 심증만으로 하루를 살며 낯선 사람들과 낯선 인사를 나눌 것. 헬로, 마이 스트레인저. 당신이 나의 안부를 궁금해할 때까지, 나는 손을 흔든다. 카피라이터로 무명한 것과 유명한 것의 중간에서 10년을 살았다. 시를 긁적이다 소설을 쓰게 되었고, 2012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점심의 연애」가 당선되어 소설가의 길로 들어섰다. 우연한 기회에 ‘마음이 심플해지는 감정 정리법’ 『수거물 폐기물』을 내게 되었다. 과분한 반응을 얻어 스스로 낯설었다.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에 마음을 기울이는 이상한 습관이 있다. 멀쩡해 보이던 천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금처럼, 안정적이라 간주되는 것들의 균열을 찾는 취미도 있다. 그리고 쓴다. 그것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왜 생겨난 것인지, 어디를 향하고 어디서 끝날 것인지에 대해. 소설집 『모서리의 탄생』이 있다.
저 : 박상영
1988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에서 프랑스어문학과 신문방송학을, 동국대 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을 공부했다. 스물여섯 살 때 첫 직장에 들어간 이후 잡지사, 광고 대행사, 컨설팅 펌 등 다양한 업계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넘나들며 7년 동안 일했으나, 단 한 순간도 이곳이 내가 있을 곳이라는 확신을 가진 적은 없다. 노동은 숭고하며 직업은 생계유지 수단이자 자아실현의 장이라고 학습받고 자랐지만, 자아실현은커녕 회사살이가 개집살이라는 깨달음만을 얻은 후 퇴사를 꿈꿨다. 2016년 단편 소설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작가로 데뷔했을 때 더 이... 1988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에서 프랑스어문학과 신문방송학을, 동국대 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을 공부했다. 스물여섯 살 때 첫 직장에 들어간 이후 잡지사, 광고 대행사, 컨설팅 펌 등 다양한 업계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넘나들며 7년 동안 일했으나, 단 한 순간도 이곳이 내가 있을 곳이라는 확신을 가진 적은 없다. 노동은 숭고하며 직업은 생계유지 수단이자 자아실현의 장이라고 학습받고 자랐지만, 자아실현은커녕 회사살이가 개집살이라는 깨달음만을 얻은 후 퇴사를 꿈꿨다.

2016년 단편 소설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작가로 데뷔했을 때 더 이상의 출퇴근은 없을 줄 알았으나 생활고는 개선되지 않았고, 계속해서 회사를 다니며 글을 썼다. 현재는 그토록 염원하던 전업 작가로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연작소설 『대도시의 사랑법』, 에세이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등이 있으며, 앤솔러지 『놀이터는 24시』에 「바비의 집」을 수록했다. 2019년 「우럭 한점 우주의 맛」으로 제10회 젊은 작가상 대상, 허균문학작가상을 수상했다.

출판사 리뷰

제21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 소개

김금희 「기괴의 탄생」

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 것처럼 보이다가 스승의 불륜과 이혼을 계기로 점점 멀어져가는 과정에서 그들이 잃고 얻는 것은 무엇인가를 성찰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학생과 불륜을 저지른 스승에 대한 원망을 견딜 수 없었던 ‘나’는 스승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을 하고 만다. “선생님, 걔하고 잤어요?” 돈독했던 두 사람의 관계를 단번에 냉각시킨 이 문장은 스승에 대한 기대와 원망과 미련이 모두 섞인 가슴 시린 문장이기도 하다. 여전히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계속되지만 서로를 향한 애틋한 공감의 기운은 사라져버린 그 틈새로 세련되고 지적인 리애라는 존재가 끼어든다. 김금희는 관계의 파국과 새로운 관계의 시작을 최첨단 현미경처럼 극대화시켜 ‘나’의 상처가 벌어진 틈새로 ‘기괴한 세상’의 진실이 쏟아져 들어가는 순간의 고통을 명징하게 그려냈다.

박민정 「신세이다이 가옥」
후암동 적산가옥을 배경으로 불우한 유년의 기억을 복원하는 여성의 이야기다. 오래된 옛집의 쇠그릇에서 나던 비릿한 냄새는 모든 슬픔을 여성들이 도맡아 견뎌야 했던 어린 시절의 아픔을 소환한다. 프랑스 입양아 ‘야엘 나임(강장희)’은 ‘나’의 사촌이지만 어린 시절 여동생과 함께 입양되었기에 함께 자랄 수 없었다. 큰아버지의 딸 야엘이 남동생을 만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봉인되었던 트라우마의 자물쇠는 뜻하지 않게 풀려 버린다. 장희, 장선, 장훈 삼남매 중 장희와 장선이 프랑스로 입양된 반면 장훈은 남자라는 이유로 입양되지 않았다. 할머니가 직접 지시하여 손녀들이 해외로 입양된 비극적인 가족사의 중심에는 항상 여성들이 모든 고통을 떠맡아야 하는 불합리한 사회분위기가 깔려 있었다. 광복 전에 지어진 일본인 소유의 신세이다이 가옥은 지긋지긋한 가족 내의 학대와 차별의 기억으로 얼룩진 트라우마의 장소다. 남성들이 무능하거나 부재한 상태에서 할머니가 가부장제의 대리 주체가 되어 딸들을 구타하고 멸시한 장소로서 이 부암동의 적산가옥은 트라우마의 ‘흔적’을 품은 장소로서 재소환된 것이다. 그러나 조부모-부모-나에 이르는 3세대의 이야기는 ‘나’와 입양아 장희를 통해 열린 결말로 갈무리됨으로써 윗세대보다는 훨씬 주체적인 삶을 살아내는 오늘날의 여성들에 향한 연대와 희망을 떠올리게 한다.

박상영 「동경 너머 하와이」
안정된 생의 터전을 마련하지 못하고 끝없이 떠돌거나 도망치는 남성들의 이야기다. 엄청난 규모의 탈루와 횡령을 저지르고 빚에 내몰린 처지이면서도 벤츠 S클래스를 당당히 신차로 뽑는 아버지는 ‘나’에게 돈을 구하러 와서도 결코 자존심을 굽히지 않으며 ‘가오’를 중시한다. 약물에 중독된 ‘애인 원모’는 월세 이백짜리 방에서 쫓겨날 위기에 놓였으면서도 걸핏하면 종적을 감추어 ‘나’를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나’는 간신히 ‘직장’과 ‘글쓰기’라는 생의 소중한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뿌리 뽑힌 삶의 주인공인 ‘아버지’와 ‘애인’의 존재가 그에게는 항상 목구멍에 걸린 가시처럼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를 뿌리칠 수 없고, 원모를 여전히 좋아하는 ‘나’는 “결국에는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수챗구멍”같은 인생을 묵묵히 견뎌내고 있다. 퀴어서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서는 오토픽션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심사위원들의 지적도 있었다. 박상영 소설에서 나타나는 남성-연인은 겉으로는 관계를 망치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나’의 삶을 정화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나에게 결코 이롭지 않은 존재이지만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존재에 대한 불가피한 사랑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박상영 소설은 ‘사랑’의 본질을 묻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신주희 「햄의 기원」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고통마저 스스로 선택하는 예술가들의 고군분투를 형상화한다. ‘햄’은 자신의 죽음마저 예술의 일부이자 작품의 형식으로 승화시키는 예술가이지만 가족과 친구들은 그의 그런 태도를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나’의 대학 동기 ‘햄’은 자신의 삶마저 가볍게 예술로 승화시켜버렸지만, ‘나’는 불안정한 예술가의 길을 포기하고 보험회사에 다니면서 생활인의 길을 걸어간다. 하지만 이렇게 현실적인 선택을 한 ‘나’야말로 햄의 예술가형 삶과 죽음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리스신화의 반인반수 케이론처럼, 햄은 정말 반은 인간이고 반은 말(馬)인 존재가 되려 했고 그런 그의 목숨을 건 기행(奇行)은 그 자체로 예술로 승화해버린 것이다. ‘나’는 햄의 예술가로서의 열정이 그를 지상의 가치와 공존할 수 없는 그 무엇을 향해 자신을 던지도록 했음을 깨닫는다. 예술가로 순교한 ‘햄’과 생활인으로서 정착한 ‘나’ 사이, 그 두 극단 사이에서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한 ‘화 씨’가 등장하여 질문을 던진다. 피카소의 큐비즘처럼 보이는 것 외에 또 다른 것이 동시에 보인다고 호소하는 ‘화 씨’의 고통을 끌어안으며, ‘나’는 예술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여전히 자신의 삶에서 끝난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최윤 「소유의 문법」
결코 소유할 수 없는 것들을 소유의 대상으로 삼는 인간의 탐욕을 묵묵히 응시하는 작품이다. 장애가 있는 딸을 키우며 목수의 꿈을 키워가는 ‘나’는 은사 P의 권유로 시골마을의 저택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 외국에 거주하는 P는 시골마을의 저택을 관리해줄 사람을 필요로 했고, 마침 ‘나’는 걸핏하면 절규하듯 비명을 지르는 딸의 증세를 완화시키기 위해 요양의 공간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나’는 은사 P의 저택에서 아이와 평화롭게 지내던 중, 마을 주민들이 P의 다른 제자 장에게 집의 소유권을 이전하라는 탄원서에 서명하라는 황당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모든 것과 상관없는 자리에서 홀로 우주와 소통하듯 즐겁게 지내는 딸은 가끔 ‘비명’을 통해 이 견딜 수 없는 불합리를 저 먼 곳을 향해 고발하는 듯하다. ‘나’는 딸의 비명을 이해할 수 없지만, 산골마을에서의 조용한 삶이 딸의 아픔을 치유하고 있음을 독자는 느낄 수 있다. “동아가 숲속이나 산책길에서 그날 주운 물건에 집중하는 시간 나는 나무들을 유심히 살핀다.”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그저 자연의 사물들에 조용히 집중하는 딸의 행동이야말로 그 무엇도 소유하지 않은 채로 행복을 느끼는 낙원 같은 삶이 아니었을까. 집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주인을 몰아내기 위한 기이한 협잡을 벌이는 동네주민들에게 물난리와 산사태가 덮침으로써 사태는 일단락되지만, 그 여름 ‘소유란 무엇인가’를 둘러싸고 갑론을박하며 서로 싸우던 어른들의 떠들썩함이 사라진 자리에서 ‘나’는 예술가로 성장하고, 딸은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된다. 모두가 ‘소유권’에 집착하며 집주인을 내쫓는 공작을 벌이는 동안, ‘자연’이라는 그 누구의 소유권도 주장할 수 없는 대상을 향해 조용히 경외감을 느끼며 살아가던 ‘나’와 딸은 그 여름 훌쩍 성장하고 치유되어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게 된다.

최진영 「유진」
생일날 들은 동명 언니의 부음으로 인해 오랫동안 잊어온 과거를 되돌아보며 자신의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게 해주는 ‘유진’의 이야기다. ‘나’와 같은 유진이라는 이름을 가진 언니는 ‘나’의 20대 시절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했던 레스토랑의 매니저였다. 유진은 지하방에 살면서도 일요일마다 레스토랑의 아르바이트생들을 집에 초대하여 정성스럽게 대접했다. ‘나’의 가난이 환경 때문이었다면 ‘유진 언니’의 가난은 선택이었다. 사람들은 부잣집을 박차고 나와 홀로 독립하여 가난을 선택한 유진 언니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나’는 편안함보다 자유를 택한 언니의 진심을 이해한다. 작가를 꿈꾸었지만 자신의 재능과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나’를 향해 유진은 따스한 연대감을 표현한 유일한 사람이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두 유진의 이야기는 소설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 여기’에서 여전히 멈추지 않은 우울과 젊음과 희망의 이야기로 다시 태어난다. 유진 언니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생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살아남은 유진은 죽은 유진의 기억을 놀랍도록 섬세하게 복원함으로써 더 나은 존재로 변신하고 있다.


이효석문학상

한 해 최고의 문학적 성취를 이룬 작가에게 수여하는 문학상. 한국 단편문학의 어제와 오늘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밀도 높은 이야기를 선보이며, 탁월한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우리가 지금 가장 뜨겁게 주목해야 할 작가와 작품의 보고(寶庫)다.

제20회 수상작 장은진_외진 곳
제19회 수상작 권여선_모르는 영역
제18회 수상작 강영숙_어른의 맛
제17회 수상작 조해진_산책자의 행복
제16회 수상작 전성태_두 번의 자화상
제15회 수상작 황정은_누가
제14회 수상작 윤성희_이틀
제13회 수상작 김중혁_요요
제12회 수상작 윤고은_해마, 날다
제11회 수상작 이기호_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제10회 수상작 편혜영_토끼의 묘
제9회 수상작 김애란_칼자국
제8회 수상작 박민규_누런 강 배 한 척
제7회 수상작 정지아_풍경
제6회 수상작 구효서_소금가마니
제5회 수상작 정이현_타인의 고독
제4회 수상작 윤대녕_찔레꽃 기념관
제3회 수상작 이혜경_꽃그늘 아래
제2회 수상작 성석제_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제1회 수상작 이순원_아비의 잠

종이책 회원 리뷰 (17건)

소유의 문법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e*****0 | 2022.01.25

동아는 자폐와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다. 이 아이 덕분에 겸손과 불행한 사람들을 민감하게 바라보게 되었다는 부부는 어느날 대학 은사로부터 제안을 받게 된다. 마침 서울을 떠나 아이를 키우고 싶던 차에 유명한 계곡에 은사 소유의 집이 있으니 와서 살면서 상하지 않게 돌보아 달라는 조건이었다. 은사인 p교수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한 조각가이다. 어릴 때 부터 조각가의 꿈을 키워왔고 그의 작품을 경애해온 영어 교사와 결혼을 했고, 대학 시절 부터 그의 작품을 미술관에서 사들일 정도로 일찍이 매우 값이 나가는 예술가의 길을 걸은 사람이었다. 교수의 강의를 딱 하나 들었을 뿐인데 누구에게서 들었는지 부부의 딱한 사정을 알고 전화를 해왔는지 부부는 의아할 뿐이다. 

그동안 고생한 부인은 서울 친정에서 지내기로 하고 주인공과 동아는 계곡 '산밑 집'에서 조용하고 평화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소유의 문법> 제목처럼 경관 좋고 아름다운 계곡에 살고 있는 20여채의 사람들은 각자 나름의 소유의 방식을 보여준다. 

첫번째 동아는 조약돌, 이파리, 씨앗 같은 것을 오래오래 바라본다. 동아는 자주 그렇게 오래 바라본 것을 아빠에게 보여준다. 때로 주머니에 넣어 집으로 가져온다. 작고 미미한 그것들은 어느 날 언어가 되지 않는다. 동아는 그것들을 다시 찾지 않는다. 

두번째 주인공 동아 아빠의 직업은 의자를 만드는 목공일을 하고 있다. 계곡과 주변의 등성이에는 의자를 만들기에 좋은 목재용 나무들이 풍성하다. 참나무, 단풍나무, 오리목, 가문비나무, 편백나무들이 눈에 띄지만 모두 엉뚱하고 멍청한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세번째는 마을 사람들이다. 대부분 경사지에 평지를 만들어 집을 지었는데, 옆으로 건물을 들이고, 본채를 늘리고, 테라스를 집 주위에 두른다. 무엇보다도 게곡의 경치가 잘 보이고 빛이 더 잘 들어오도록 재래식 집의 창문이 있던 벽을 헐고 거기에 통유리를 끼우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런 구조변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주인공은 의아하게 생각하지만 대목의 침묵앞에 아무말도 하지 못한다.

네번째는 대니얼 장이다. 그도 p교수의 제자로 교수가 소유하고 있는 계곡의 두 집 중 한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이다. 그도 교수의 제안을 받아 이 집으로 들어왔고 처음부터 그런 마음이 있지는 않았겠지만 집의 수리와 공사 비용을 근거로 소유권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교수의 허락없이 3년동안 집을 고치는 것이 마땅한 것인지, 얼마에 양도하겠다는 구두약속만으로 법적 허용이 가능한지 잘 모르겠지만 마을사람들이 대니얼 장에게 동조하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다섯번째는 바로 p교수다. 그는 서울과 뉴욕 그리고 S계곡마을의 집까지 여러 채를 소유하고 있다. 아마도 경치면에서는 계곡집이 최고일 것이다. 살지 않으면서 소유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마을사람들에게 비난을 받는 처지에 있다. 

 주말 오후에 이 계곡의 빛이 신비롭다 못해 바라보는 사람들을 거의 마비시킬 정도로 매력적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 집의 실내가 자리 잡은 방향이나 통유리의 위치, 크기, 각도 같은 모든 세부는 계곡의 다른 집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자연의 빛과 경관이 가장 놀라운 아름다움을 드러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고안된 것임을 알아차렸다. 이 지역을 잘 알고, 이 계곡의 자연을 오래 관찰한 사람이 지은 집. 나는 얼빠진 얼굴도 감탄을 머금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이동했다. p.26

밖에 나와서 보는 동일한 풍경에는, 바로 직전에 실내에서 본 그 농밀한 감동이 없었다.이게 대체 무슨 조화람! 영원에서 오려낸 최선의 순간. 나는 처음으로 조각가 은사의 미 관년의 정수의 한 귀퉁이를 맛본 듯했다. 미는 위험한 것이야!  p.31

자연을 소유하려고 하는 인간의 덧없음을 알게 해주는 문장이다. 자연의 찰나는 느끼고 공유할 수는 있지만 소유할 수 는 없다는 걸. 

이 책을 읽고 나의 '소유의 문법'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어떤 물건이든 손에 들어오기까지의 과정을 즐기는 것이지 막상 내 것이 되면 심드렁해지는 건 뭘까? 제대로 쓰지 않아서 버리는 것도 많으니 소유욕이 강한 것인지 없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전원주택 이야기는 너무 먼 이야기라 크게 와 닿지는 않지만 동아처럼 작고 미미한 것들에 미련을 두지 않는 그 시크함을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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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소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g********m | 2021.05.27

갈수록 책을 안 읽지만, 그래도 소설은 읽으려고 노력한다. 잘 안 되지만. 요즘 어떤 소설이 잘 나가는 지 일일이 챙겨 볼 능력이 안 되어, 올해의 소설이나 문학상 작품집 정도는 한 두 권씩 보려고 노력한다. 

 

2020년 이효석 문학상의 스펙트럼은 훨씬 넓어진 것 같다. 좋은 점은 이야기로서 완성도다. 하나같이 너무 재미있다. 과거 단편소설들이 '재미'라는 부분에서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효석 문학상이 뽑은 2020년의 최고의 단편 소설들을 하나같이 너무 재미있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하나같이 끝이 다 아쉬웠다. 나쁜 말로 하면 '용두사미'인데. 글쎄 작가들의 노력이 들어 간 작품을 이렇게 한 단어로 표현해도 될 지 모르겠다. 항상 기대는 재미있으면서 여운이 길게 남는 소설을 원하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번 소설들 중에는 여운이 길게 남는 소설이 거의 없었다.  왜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독자 입장에서 그냥 그랬다. 

 

아마 단편소설이라는 한계도 있었을 것 같다. 그런데, 한국 소설은 대체로 장편보다는 단편이 낫다. 그렇다면 단순히 장르적 한계라고 규정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계속 반복되는 아쉬움과 이야기로서 재미가 공존하는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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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2020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n*******6 | 2020.10.20

단편집들을 보면, 한권의 책에서 다양한 주제의 여러 글들을 읽을 수 있어서 참으로 좋다.

이번에 읽은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2020"도 그러했다.

단편이라고는 하나 페이지수만 적을 뿐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들의 깊이는 너무 깊었다.

술술 읽혀지는 소설과 달리, 한 문단을 읽어도 다시 곱씹게 될때가 많고,

다 읽고 나서도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이해하기 위해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책은 대상 수상작 '소유의 문법_최윤'을 비롯한 김금희 작가의 '기괴의 탄생', 박민정 작가의 '신세이다이 가옥', 박상영 작가의 '동경 너머 하와이', 신주희 작가의 '햄의 기원', 최진영 작가의 '유진' 등 5작품이 있었고, 기수상작가인 장은진 작가의 '가벼운 점심' 대상 수상작가 자선작 '손수건' 이 함께 수록되었다.

대상 수상작인 최윤 작가의 ' 소유의 문법'은 자폐아를 키우는 한 아버지가 대학 은사 P의 제안으로 한 산골마을에 이사하며 벌어지는 그곳 마을 사람들 간의 심리를 다루는 이야기이다. '소유'에 대한 사람들 간의 시선차이가 느껴지는 단편이었다. 은사 P가 생각하는 소유와 주인공인 '나' 가 생각하는 소유, 그리고 소유라는 것의 의미도 모를 '나'의 딸이 표현하는 '소유' 그리고 마을 사람 대부분이 느끼는 대중적인 '소유'의 의미까지...

나는 과연 그들 중에 어떤 사람이 정의 내린 소유의 의미를 품고 있는지 다시 되새겨본다.

김금희 작가의 '기괴의 탄생'은 단단했던 사제 지간의 관계가 스승의 불륜으로 어그러져 가는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었다. 존경과 사랑의 마음으로 생각했던 스승에 대해 그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 제자인 주인공은 스승과의 선을 넘는 대화를 하고,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사제지간의 관계는 아슬하기만 하다.

박민정 작가의 '신세이다이 가옥'은 감옥과도 다름없는 어린 유년 시절 할머니 댁(신세이다이 가옥)을 떠올리며 회상하는 내용이다. 어린시절 할머니의 손에 외국으로 입양 보낸 친척 언니가 자신의 피붙이인 막내 남동생을 찾아 한국으로 오게 되면서,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유년 시절의 할머니 댁을 다시 떠올리게 되는 주인공. 내가 경험하고 기억에 남긴 따스하고 푸근한 할머니 댁의 이미지와 정 반대이지만, 주인공의 할머니 댁을 일제시대 억압받던 한국의 신세이다이 감옥으로 표현한 것은 너무나도 잘 맞아 떨어지는 듯하다.

그리고 장은진 작가의 '가벼운 점심'은 비록 메뉴가 패스트 푸드라는 점에서 가볍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굉장히 어렵고 무거운 마음의 점심이다. 10년 전에 엄마와 자신 그리고 남동생을 버리고 간 아버지와의 재회의 공간이자 10년 만에 함께한 식사자리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생겨 어쩔 수 없이 함께했던 결혼 생활이 죽을만큼 힘들었다는 아버지는 남동생을 낳고, 두 아이들이 성인이 될때까지 시들어 버린 꽃처럼 살다가, 가족을 비롯한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의 꽃 피움을 위해 외국으로 떠나버린다. 죽음과 다름 없는 기나긴 세월을 살다가 정말로 숨쉴 수 있는 사람을 만나 해외로 떠나버린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와 자식들은 아비 없는 삶을 살게 되었다. 그래도 현명했던 아니면, 나름의 방식으로 자식들을 아꼈던 부모 덕에 아이들은 10년 간의 부재인 아버지를 원망하기 보다 이해하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빠르게 만들어져 소비자에게 소비되는 패스트 푸드 처럼 지난 날의 빠르게 되돌아보고, 빠르게 이해하고, 어쩌면 그래서 쿨하게 헤어질 수 있었던 부자지간의 가벼운 점심. 그들이 나눈 점심 대화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 본다.주인공의 가족처럼 서로의 목에 밧줄을 감고 목을 옥죄며 살아가는 것이 가족이어야 한다면 그것은 비록 가족이라는 소중한 공동체임에도 칼로 끊어낼 줄 알아야 한다.

여러개의 단편을 읽으며, 전혀다른 생각의 장르를 겪느라 멍때리는 시간이 단편들 사이사이에 존재했던 거 같다. 여전히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박상영 작가의 '동경 너머 하와이'나 신주희 작가의 '햄의 기원', 그리고 최진영 작가의 '유진'. 책의 말미에 각 단편에 대한 설명들이 있지만, 그것은 그 글을 쓴 사람의 이해라고 생각하고 덮어두려고 한다. 나머지 단편들도 나만의 언어로 내 속에 들어올 수 있게, 다시한번 곱씹으며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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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1건)

구매 동행 / 최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로얄 문* | 2021.03.25

최윤 소설 속 인물들은 자주 정상성으로부터 어긋나며 소외되고 흐릿한 채로 존재한다.

최윤의 소설은 완결되지 않은 채로 독자에게 모호함과 찝찝함을 안겨주고, 그 찝찝함은 섬세한 문체로 인해 자꾸만 미끄러지고 의미를 확정짓지 못하게 만든다.

계속해서 사유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는 책.

여러모로 인터뷰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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