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저
마리 루티 저/권상미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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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트레버 저/김하현 역
정혜윤 저
고요한 작가를 사랑이 스테이크라니 라는 책으로 처음 접했다.
이 책은 총 8편의 단편을 수록하고있는 소설집인데 8편 중 한 편인 프랑스 영화처럼이라는 단편처럼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정말 프랑스 영화같은 소설이었다.
표제작인 사랑이 스테이크라니는 당연 가장 충격적인 결말이었다. 스테이크라니... 혹시나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은 말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내가 가장 재미있게 공감하며 읽었던 단편은 나뭇가지에 걸린 남자이다. 처음엔 뭐지 하고 다소 이해가 안됐으나 곧 이 남자가 정말 제목 그대로 나뭇가지에 걸려있다는 걸 알게 된 후로는 정말 술술 잘 읽혔던 소설이다. 그가 자신의 처지에서 벗어나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과 그로 인한 결말이 인생을 사는 우리의 모습같아 가슴이 아팠다.
또한 [애심토드]에 번역소개 됐던 <종이비행기> 역시 슬프고 공감되는 내용의 소설이었다. 너무 과도하게 한 여자를 사랑한나머지 그 여자를 접고 모든 것을 접어버린 남자의 이야기.
고요한 작가의 모든 소설에는 근본적으로 외로움의 정서가 짙게 깔려있는듯 하다.
고요한 작가의 다음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결혼은 세 번쯤 하는 게 좋아라는 책인데 역시나 파격적인 제목의 책이다. 빨리 고요한 작가의 다음 책을 읽어보고 싶다.
{책 리뷰를 하기에 앞서...}
이 책을 읽기 전에 책 표지를 보더라도 단순한
로맨스 소설이나 다정다감한 느낌은 아닐 거 같다고 추측할 수 있는데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메인소설인 '사랑이 스테이크라니'는 소재부터
일반적인 소설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하신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가지의 이야기가 모두 매력이 있고 전 사실 장편 이상으로 단편소설에도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바쁜 직장인이나 책 한 권을 그 자리에 단숨에 읽어버릴 시간을 갖지 못하는 분들에겐
단편소설만큼 숨통이 트이는 이야기도 없을거에요. 한 편을 보는데 몇 분 정도면 충분하니까요.
[간략한 줄거리]
우선 가장 메인소설이라고 생각이 든 '사랑이 스테이크라니'를 읽었는데 (가장 첫번째 소설이기도
했고) 길지 않은 단편 소설을 읽었음에도 몇 문장 읽다보니 내 앞에 주인공들이 직접 나타나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해야 할까? 마지막 문장까지 다 읽게 된 순간 '장난 아니네' 라는
말이 단박에 튀어나왔다. '고요한' 작가님의 소설이지만 전혀 고요하지 않았고 우리 마음속
위험한 파동을 일으키게 만들어줄 센세이션한 소설들이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든다.
책 소개에도 나와있어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이 책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번역문학
저널 '애심토트'에 소개됐다고 한다. 와.. 한국의 문학이 여러나라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었다는 게 자랑스럽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읽으면서
한국의 작가들이 굉장히 재미있게 글을 쓰는구나. 깊게 빠져들다가도 또 핵심을
잘 뽑아내는 구나 라고 생각할 것이다. 나와 동일하게 책에 빠져들어 마지막 장면까지
보게 되었을때 '우와, 장난없네 이거'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느끼니 짜릿하다.
이 책은 고요한 작가님의 단편소설들이 모여있습니다.
총 8가지의 단편소설이 실려있고 이 중 '도마뱀과 라오커피' 라는 작품을
제외한 나머지 이야기들은 이전에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아이를 갖겠다는 욕망에 눈이 멀어 해선 안될 짓을 저지른 남성의 후회, 사랑이 스테이크라니'
책 표지엔 와인을 흘려 마치 식탁보에 피가 묻은 것 같아 보이며
고기를 자를때마다 빨간 피가 잔뜩 흐르는 레어스테이크를
어두운 표정으로 먹고 있는 여성의 그림이 있다.
이야기를 읽기 전엔 저 그림의 뒷배경이나 분위기를 대강 느낄 수 있지만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저 여성의 마음과 왜 이런 분위기의 책 표지를 갖고 있는지
알게 된다. 끝까지 읽고 나서 다시 저 책표지를 보며 잠시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만약 내가 저 여성이라면 나의 남편을 용서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결국 다른 남성의
아이를 갖으면서까지 가정을 유지해야 하는가 의구심이 들 것 같다.
결국 제임스의 아이를 갖게 된 여자는 그때부터 평소에 먹지 않던 스테이크를
찾게 된다. 남편 역시 스테이크를 좋아하지 않았기에 의아하게 생각하지만
그 때부터 의심이 든다. 제임스가 스테이크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닐까? 그러나 그는 한낱 실오라기 같은 희망을 갖고 싶었다.
그의 아이라 믿고 싶었지만 거의 아닐 가능성이 컸다.
부부는 백화점 건물 맞은편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게 되는데 우연치 않게
제임스가 찾아오게 된다. 주변의 시선과 특히 자신과
같은 회사에 다니는 여직원도 보였기에 그는 어쩔 수 없이 제임스와 함께 식사를 하게 되고..
여기서부터 이상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다. 여자는 제임스에게 자신의 남은 고기를
주며 웃음을 짓는다. 사실 처음엔 당황스럽고 어떻게 보면 이런 직업을
가진 제임스가 더러워 보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몇 번의 만남을 가진 결과 그녀는 그를 좋아하게 된 것이다.
그 역시 그녀를 맘에 두기 시작한다. 남편은 이 사실을 어렴풋이 눈치채고
그제서야 '아이가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 라는 걸 느끼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렸다.
제임스와 자신의 아내는 몇 시간씩 전화통화를 할 만큼 사이가 돈독해졌고
저절로 남편과의 거리는 멀어지게 된다. 아마 남편은 양수가 터진 자신의
아내를 어떻게 했을까? 그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해 줄 수 있을까?
이미 믿음과 신뢰가 다 없어져버린 부부관계인데 다시 돌릴 방법이 남아있긴 할까?
끝을 달려가면서 결국엔 자신이 한 실수를 돌이킬 수 없던 남성의 고뇌가 떠오르고
그로 인해 자신과 그 주변인이 파멸당하는 모습이 한 순간에 그려진다. 그 표현이 너무 거세서
보면서 '우와 장난없다'를 지속적으로 연발한 것 같다.
2. 그 밖에도 어렸을 때 아버지와 함께 갔던 절에서 아버지가 다른 여성과
부둥켜 안고 있었던 장면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여
그 장소가 기억은 나지 않은 채 꿈에서만 나오게 된
그렇게 오랫동안 방황을 하던 남성의 이야기인 '몽중방황'
책 뒷 표지에 김수영 시인의 한 구절이라고 하는
'절망은 끝까지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는 이야기가 퍼뜩 떠오르게 되는
'나뭇가지에 걸린 남자' (이야기를 읽었을 때 남성은 어떠한 희망을 갖기 위해
끊임없이 신을 찾고 욕하는 것을 반복하지만 결국 자신이 살기 위해서
다른 누군가 사고를 당해야 하는 끔찍한 또 다른 절망을 얻게 된다. 이건
행복을 찾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누군가의 불행이 자신의
행복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그 외에도 사람의 관계와 절망.. 조금 저급한 표현으로 이야기하면
인간의 내면 속 바닥까지 표현한 소설들이 많이 있다.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절망
그리고 앞으로 갖게 될 힘든 고난과 역경을 또 다른 누군가의
희비를 통해서 공감하고 심심찮은 위로를 받을 수 있길 바라본다.
표제작 '사랑이 스테이크라니'는 아이를 갖고 싶지만 불임인 남편이 대리부를 고용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아내는 대리부 제임스와 여러 번의 관계 끝에 아이를 임신하게 되지만, 남편은 배 속의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 아내가 자신이 아닌 제임스를 사랑하는 것만 같은 느낌에 불안해 한다. 대리부 고용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사람은 남편이지만 제임스의 등장과 아내의 임신으로 판단력과 자제력을 상실해가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한 사람의 욕망이 어떤 커다란 비극을 일으킬 수 있는지 감히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이유는 충분하다.
이 책에는 총 여덟 개의 단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그 중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번역문학 전문저널 <애심도트>에 단편소설 '종이비행기'가 번역 소개되었다고 해서 어떤 이야기인지 정말 궁금했다.
'종이비행기'는 아내의 바람으로 인해 버림받은 한 남자가 등장한다. 이 남자는 반지하방에서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릴 뿐 별 다른 일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노래방에서 일하는 도우미 여자를 만나게 되고, 그녀를 사랑하게 되어 함께 살자고 고백하지만 그녀는 일본 북해도로 떠난다며 거절한다. 이 순간, 남자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일까? 가진 것이라곤 자신의 몸뚱이와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릴 수 있는 능력 뿐인데.
남자는 사실 종이만 접는 것이 아니라 집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접는다. 종이도 접었고 옷도 접었고 식물도 접었고, 심지어 쥐까지. 그렇다면 남자는 여자를 접었을까? 접는다는 행위는 그 남자에게 있어서 무슨 의미일까? 그 남자는 왜 접을까? 사람의 모든 행동은 특별한 의미가 없더라도 그렇게 한 이유는 있을 텐데, 그것에 대해서 곰곰이 그렇지만 치밀하게 생각해보는 일은 꽤 흥미롭다. 접힌 것은 움직일 수 없다. 그러니까 그 남자가 날리지 않는 이상 꼼짝없이 그 남자의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랑하는 모든 것을 접는 것은 어쩌면 자기를 떠나지 말라고, 내 옆에 있어 달라는 남자의 애달프고 쓸쓸한 마음이 드러난 행위는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