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스 한센 저/김아영 역
유시민 저
김정선 저 저
앨릭스 코브 저/정지인 역
제임스 팰런 저/김미선 역
최종엽 저
말 공부를 하는 까닭
저자는 프롤로그에 말의 역사와 상상력, 의미소의 정체, 인수분해 학습법의 쓸모, 근대와 현대어, 이 책의 특징으로 #말공부 를 하는 까닭을 적어 일단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그리고 프롤로그 마지막에는 독자들에게 '말의 세계'에서 한 판 신나게 놀아보자고 말을 건다. 그중에 #상상력 에 관해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상상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이 아무런 바탕이 없는 곳에서 마법처럼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상상력이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들 가운데서 파편처럼 따로따로 널브러져 있던 개별 사실들 사이의 관계를 발견해 내는 능력이다.」
언어의 관계와 이해를 돕는 책
이 책은 69개 의미소에 딸린 낱말과 표현 3,000여 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연관어를 계열화하기 위해서이며, 우리말 어휘들을 체계적이고 다양하게 제시하여 어휘력과 문장력을 키우고, 나아가 언어를 통해 사실들 사이의 관계를 발견하는 상상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한자 의미소로 된 낱말의 다양한 용례를 통해 낱말 구성의 원리와 그 실제를 톺아 적확한 표현과 정밀한 글쓰기의 기반을 마련하고, 궁극적으로 사유의 힘을 기르도록 돕고, 낱말의 의미와 뉘앙스, 표현의 적확성이 필요함을 설명한다.
사유능력과 상상력의 확장
저자는 이 책은 학습기에 있는 청소년들의 사고력을 길러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저자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사고력을 넘어선 사유능력과 상상력의 확장이라고 한다. '사고력'은 생각을 도구화한 개념이다. 예컨대 진학을 위한 시험에 써먹을 수 있는 것이 사고력이지만, '사유능력'과 '상상력'은 그 자체가 목적이다. 이 두 가지는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언(言)'은 말, '어(語)'는 이야기
'언'의 뜻은 단순하고, '어'의 의미는 복잡하다. 자전에는 두 의미소 차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언(言) 말(하다) 묻다, 알리다 어(語) 말(하다). 이야기(하다) 대답하다, 가르치다, 설명하다, 깨우치다, 의논하다
언어, 한국어 그리고 소통
언어는 인간 존재의 핵심인 사유와 소통의 수단이자 동물과 인간을 구별하는 경계선이다. 언어의 진화는 인류의 진화와 거의 같은 의미를 띤다. 언어는 문화와 더불어 진화한다. 그런데 이런 언어가 인터넷의 영향으로 퇴보하고 있다. 더불어 사유능력과 소통능력도 저하되고 있다.
'정밀한 언어'와 '정밀한 사유'는 거의 동의어다. '정밀한 사유'와 '언어'는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 '잘 사'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어, 삶의 질을 좌우한다. 언어는 의사전달이라는 기본적인 기능을 넘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정신을 외화(外化)하는 자기 존재의 일부이자 연장(延長)이다.
한국어는 일제 강점기 때 일본어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일찍이 서양문화를 받아들인 일본은 16세기를 시작으로 19세기 메이지 유신 때까지 엄청난 수의 서양 단어를 한자어로 번역했고, 한국을 강제 점령한 일본은 황국 신민화를 위해 일본어 교육을 강제했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어가 모국어이지만 일본인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일본어를 사용한다. 그러나 일본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내가 한국인이 아닌 것은 아니다. 소통의 도구가 바뀌었을 뿐이다. 말은 소통의 도구이자 자신을 드러내고 또 표현하므로, 말은 곧 자신이기도 하다.
읽는 중간중간 아주 오랜만에 만난 단어들이 있어서 반가웠다. 평소 사용하지 않는 단어여서 뇌의 어느 구석엔가 있다가 이 책 덕분에 깨어난 단어들이다. 저자는 국어사전의 오류 또는 분명하지 않은 설명에 대해서 의견을 말하거나 제안을 하기도 한다. 언어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2분 퀵서비스
여러분의 기억 속으로 책을 배달해드리는 2분 퀵서비스!
지금부터 제가 사용하는 단어에 귀를 기울여주시기 바랍니다. 청취자 여러분들께서는 모두 한번쯤 ‘내가 읽는 책의 저자들처럼 글을 고급스럽게 써보고 싶다’고 생각하실 텐데요. 글을 고급스럽게 쓰기 위해 가장 필요한 기술이 무엇일까요? 제가 방금 ‘잘’ 쓰는 게 아니라 ‘고급스럽게’ 쓴다는 표현을 썼죠? 글을 잘 쓰는 것과 고급스럽게 쓰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잘 쓴 글은 단정해서 메시지가 잘 전달되지만, 고급스럽게 쓰는 글은 우아해서 아름답다는 느낌을 줍니다. 단정한 것과 우아한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제가 여러가지 어휘를 제시해드렸는데요. 글을 고급스럽게 쓰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기술은 다름아닌 아주 다양한 어휘 사이의 아주 미묘한 어감의 차이를 잘 가려낼 줄 아는 능력입니다. 이런 능력을 가리켜 ‘어휘를 풍부하게 사용한다’고 하죠.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것을 알아서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을 갖추었다면, 이제는 더 나아가서 언 다르고 어 다른 것을 아는 고급 한국어 사용자가 돼야겠습니다. 그 방법을 알려주는 어휘사전이 바로 김철호의 <언 다르고 어 다르다>입니다.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꼽은 키워드는 ‘뉘앙스-어감’입니다.
이 책은 일종의 단어모음집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사전은 아닙니다. 우리 주변을 둘러싼 여러가지를 가리키는 단어들을 분석하면서, 한 글자 한 글자 어떤 느낌을 갖고 어떤 맥락에서 쓰이는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음절이 의미소와 거의 동일한 한자문화권 언어의 특성에 기반해 단어 안에 포함된 한자를 분석해 나가는 데 주력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뉘앙스-어감 사전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은이 스스로는 이 작업을 언어의 인수분해라고 부르고 있어요.
이렇게 언어의 인수분해 작업을 책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지은이가 의도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이 책에서 제시한 여러 단어의 기원과 활용법을 알고 독자들이 글을 쓸 때 자신의 맥락에 딱 들어맞는 단어를 선택했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것이죠. 그래서 이 책은 단어분석뿐 아니라 다양한 예문을 제시해 여러 단어들의 뉘앙스-어감이 어떻게 같고 다른지를 설득력있게 보여줍니다. 아, 그렇다고 막 문제집 같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설명한 내용을 독자가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차원의 아주 간단한 예문이에요.
글을 그림에 비유하자면, 단어는 물감이나 크레파스입니다. 색이 많을수록 세계를 더 정확히 묘사할 수 있겠죠? 그렇게 보면 이 책은 수많은 색을 담고 있는 화려한 세트입니다. 이런 도구를 갖추고 있다면, 글을 쓸 때 좀 더 든든하겠죠?
2제 아이랑 투게더
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애드온 서비스,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제가 추천해드리는 콘텐츠는 ‘화나’라는 래퍼입니다. 어휘를 풍부하게 사용할 줄 알게 되는 것의 또 다른 장점은 소리내 읽을 때 읽을 맛이 나는 글을 쓸 수 있게 된다는 점입니다. 바로 ‘운율’을 살려 글을 쓸 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운율을 살려 산문을 쓰는 기술의 정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랩입니다. 기술적으로 운율을 잘 살리는 훌륭한 래퍼들은 많지만 아무래도 아이랑 같이 듣기에는 내용에 약간 무리가 따르죠. 화나라는 래퍼는 아이랑 같이 듣기에도 좋을 정도로 아주 시적이면서 아름다운 가사를 쓰는 걸로 유명합니다. 일상적인 산문과는 또 다른, 운율이 살아있는 문장을 노래와 함께 느껴보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