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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계보" 중에서]
해안에서 멀지 않은 오래된 집이었다. 퍼트남 가의 여자들을 통해서 세대에 걸쳐 상속된 집이었다. 글자 그대로 많은 변화가 그 집을 거치고 지나갔다. 현관 앞 고대의 라일락으로부터 200미터가 떨어진 곳에 8차로 고속도로가 지어졌다. 그보다 훨씬 전, 세실리 퍼트남의 남편 시절, 전기선이 들어왔고, 이제 추운 밤이면, 전화선들이 첼로 협주곡 같은 소리를 냈다. 그런 밤, 집 안에서는 딱정벌레를 밟아 깨뜨리는 소리를 내면서 세실리 할머니가 전통의 손길을 간직한 벽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손녀인 시몬느 퍼트남, 그리고 증손녀인 니나 퍼트남이 한번도 깨진 적 없는 모계 상속의 전통을 잇고 있었다. 하지만 가끔씩 할머니는, 시몬느에 이르러서 그 전통이 약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4살의 니나를 흘긋거리면서, 좋은 징후가 읽히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가끔씩 퍼트남 가의 여자들은 사내아이를 낳기도 했다. 그 아이들은 대부분 병약하게 자라서 일찍 죽었고, 아주 일부만이 건강하게 자라서 도망쳤다. 남편들은 그 지역과 가문, 여자들에게 낯선 사람들이었고, 수명이 긴 퍼트남 여자들과 평생을 같이 살다가 죽었다. 그들이 남기는 것은 이상한 상징물들 뿐이었다. 예를 들어, 전화선이나 전등, 자동 물 펌프, 황동 배관 시설 같은 것들이다.
샘 해리스가 그 집안으로 와서 시몬느와 결혼했다. 그는 세탁기와 건조기, 토스터기, 믹서기, 커피 메이커와 함께 집안을 침략했고, 늙은 할머니의 핏줄 속 피보다 더 강력한 활력을 집안 한가득 가져왔다.
"할머니는 그이가 마음에 들지 않으시죠." 시몬느가 할머니에게 말했다.
"그의 직업이 싫은 거야." 세실리 퍼트남이 대답했다.
"우리 집안 남자들은 지금까지 목수거나 농부거나 학교 선생님이었지. 하지만 엔지니어라니. 흠....."
시몬느가 설거지를 하면서, 창문턱 너머로 보이는 분홍색과 하얀색의 조개 껍질을 바라보았다. 그 너머로 보이는 아주 작은 뜰에서 니나가 자신만의 놀이에 몰입해 있었다.
그녀가 접시와 유리잔 위로 손을 흔들자 물기가 깔끔하게 사라졌고, 광택이 흘렀다. 설거지 수건이 닳는 것을 막을 수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기분이 좋았다.
"샘은 집에 오래 머물지 않을 거예요." 그녀가 달래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물론 그녀 자신도 두려움이 커지는 중이기는 했다. 왜냐하면 결혼 이후, 예전의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몸무게가 그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느껴졌고, 무거운 몸을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할머니 세실리가 그녀를 길렀다. 그녀의 아버지는 사라졌고, 어머니는 알 수 없는 사고로 죽었다. 매일 매일 그녀는 할머니의 눈빛에서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읽었고, 할머니는 오래된 퍼트남 가의 집을 구성하는 단단한 나무로 이뤄진 사람이었다. 시몬느가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수증기처럼 사라지려고 하고 있지만, 사랑하는 할머니였다.
"그리 오래 머물지 않을 거예요." 시몬느가 중얼거렸다.
<추천평>
[그녀들의 계보]
"700여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가문과 고대의 신비한 문화, 현대 문명 사이의 갈등에 대한 작품. 훌륭한 읽을거리였다. H. G. 웰스의 문체를 연상시키는 작품이었다."
- Christ Aldridge, Goodreads 독자
[로봇 인 러브]
"여전히 유효한 SF 황금기의 소설. 이 단편 소설은 예전에 발간된 소설이고, 숨겨진 사랑을 묘사하고 있다. 만약에 사랑하는 연인이 대중 앞에 나서면, 그들은 체포되고, 그들의 사랑은 파괴되게 된다. 그래서 그들은 아주 짧은 순간 비밀리에만 만날 수 있다. 물론 그 만남 자체도 불법이다. 맞다. 그들은 로봇인 것이다."
- Ann F, Amazon 독자
[자기 이름은 스스로]
"이 소설은, 자궁 속에서 출산을 기다리고 있지만, 자신의 어머니와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는 태아에 대한 이야기다. 아기는 굉장히 똑똑해서 판타자 쟝르의 소설, 그것도 굉장히 흡입력 있는 소설을 쓸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아기는 문제아이기도 하다. 가장 마지막 문장이 가장 재미있다."
- Steve, Goodreads 독자
[급속 결혼의 시대]
"SF와 스릴러, 역사 소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기를 얻은 작가가 상상한 다중 결혼의 시대. 현대 문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일부일처제를 비틀어서 보는 시각이 독특하다. 게다가 마지막 한 줄의 반전은, 현재에도 유효한 울림을 준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결혼식 날]
"남녀 간의 성비가 과도하게 벌어지고 그에 따른 결혼 제도가 기괴하게 바뀐 세계를 배경으로 한 아주 짧은 단편 소설. 암시적 묘사를 통해서 결혼의 의미를 탐구하는 작가의 관점이 흥미롭다. 특히 제일 마지막의 반전이 기대할 만 하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피시달러 어페어]
"피시달러는 누구인가, 아니 무엇인가? 그것은 웬드류 피시달러라는 대통령의 이름이기도 하고, 피시달러 5번 행성 공화국의 국가 이름이기도 하다. 우주에서의 식민지 개척이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 fadeedpage 소개글
[18번 결혼하는 남자]
"은하간 우주 비행이 가능해진 시대를 배경으로, 우주 비행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의 재테크 방법이 매우 흥미로운데, 생명 보험 그것도 부인의 생명 보험에 큰 돈을 투자하는 것이다. 어떤 물체가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비행한다면, 그 안의 우주 비행사는 노쇠를 거의 겪지 않는다는 상대성 원리를 기발한 방식으로 이용하는 이야기."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