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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야마 아키라 저/민경욱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6월 27일 한줄평 총점 9.0 (72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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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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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제153회 나오키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일본 서점대상
일본 3대 문학상을 동시 수상한 전대미문의 걸작!
출간과 동시에 ‘제153회 나오키상’과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일본 서점대상’ 등 일본 최고의 문학상을 휩쓸며 벼락같이 등장한 히가시야마 아키라의 《류》가 한국 독자들의 오랜 염원 끝에 국내에서 출간됐다. 아직 국내에 출간이 결정되기 전부터 일본소설 마니아들 사이에서 단연 화제의 중심이었던 이 소설은, 일본 최고의 문학상 중 하나인 ‘나오키상’ 수상작들 중 2000년대 들어 처음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대상’에 선정된 것은 물론, “몇십 년 만에 한 번 나올 만한 위대한 걸작”이라는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작가인 히가시야마 아키라 역시 오랜 침체기를 겪고 있던 일본 문단을 구원할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소설 속 캐릭터들이 마치 살아 있는 듯 거리를 활보하는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의 필력”, “독자를 혼돈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와 같은 심사평에서 알 수 있듯, 《류》에 등장하는 작중 인물들은 꽤나 흥미롭고, 개성이 넘치며, 끊임없이 우리를 소설 속으로 끌어들인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 작가가 창조해낸 가공할 만한 혼돈의 역사 속으로 훌쩍 뛰어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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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제1장 위대한 총통과 할아버지의 죽음
제2장 고등학교를 자퇴하다
제3장 도깨비불의 대해
제4장 불새를 타고 유령과 만나다
제5장 그녀 나름의 메시지
제6장 아름다운 노래
제7장 입시 실패와 첫사랑에 대해
제8장 열아홉 살의 액운
제9장 춤을 제대로 추지 못해
제10장 군혼부대에서의 2년간
제11장 격렬한 실의
제12장 사랑도 두 번째가 되면
제13장 바람에 실려 들어올 수 있어도 소가 끌어도 나갈 수 없는 장소
제14장 대륙의 땅에서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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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히가시야마 아키라 (Akira Higashiyama,ひがしやま あきら,東山 彰良,본명:王 震緖)
1968년 대만 태생. 다섯 살까지 타이베이에서 지낸 후 아홉 살 때 일본으로 왔다. 그때부터 후쿠오카 현에 거주하고 있다. 2002년 「터드 온 더 런」으로 제1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에서 은상과 독자상을 수상했고, 2003년 이 작품을 고쳐 쓴 『도망작법』으로 데뷔했다. 이후 2009년 『길가』가 제11회 오야부 하루히코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2013년에는 『블랙 라이더』가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014년’ 3위와 제5회 ‘AXN 미스터리 싸우는 베스트 텐’ 1위를 동시에 차지하며 일본 전역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2015년 『류流』로 “2... 1968년 대만 태생. 다섯 살까지 타이베이에서 지낸 후 아홉 살 때 일본으로 왔다. 그때부터 후쿠오카 현에 거주하고 있다. 2002년 「터드 온 더 런」으로 제1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에서 은상과 독자상을 수상했고, 2003년 이 작품을 고쳐 쓴 『도망작법』으로 데뷔했다. 이후 2009년 『길가』가 제11회 오야부 하루히코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2013년에는 『블랙 라이더』가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014년’ 3위와 제5회 ‘AXN 미스터리 싸우는 베스트 텐’ 1위를 동시에 차지하며 일본 전역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2015년 『류流』로 “20년만에 한 번 나올 만한 걸작”이라는 최고의 호평와 함께 제153회 나오키상 수상하며 “지금 일본에서 가장 세계에 근접한 작가”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이 밖에, 2016년에 『죄의 끝』으로 제11회 중앙공론문예상, 2017~2018년에 거쳐 『내가 죽인 사람 나를 죽인 사람』으로 오다사쿠노스케상, 요미우리문학상, 와타나베준이치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현재에도 활발한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역 : 민경욱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관련 회사에 근무하며 1999년부터 일본문화포털 ‘일본으로 가는 길’을 운영했으며, 그것이 인연이 되어 전문번역가의 길을 걷고 있다. 또 일본 관련 블로그 ‘분카무라(www.tojapan.co.kr)’를 운영하며 일본문화 팬들과 교류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요시다 슈이치의 『거짓말의 거짓말』, 『첫사랑 온천』, 『여자는 두 번 떠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11문자 살인사건』, 『브루투스의 심장』, 『백마산장 살인사건』, 『아름다운 흉기』, 『몽환화』, 『미등록자』, 이케이도 ...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관련 회사에 근무하며 1999년부터 일본문화포털 ‘일본으로 가는 길’을 운영했으며, 그것이 인연이 되어 전문번역가의 길을 걷고 있다. 또 일본 관련 블로그 ‘분카무라(www.tojapan.co.kr)’를 운영하며 일본문화 팬들과 교류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요시다 슈이치의 『거짓말의 거짓말』, 『첫사랑 온천』, 『여자는 두 번 떠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11문자 살인사건』, 『브루투스의 심장』, 『백마산장 살인사건』, 『아름다운 흉기』, 『몽환화』, 『미등록자』, 이케이도 준의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사카 코타로의 『SOS 원숭이』, 『바이, 바이, 블랙버드』, 누마타 마호카루의 『유리고코로』,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야쿠마루 가쿠의 『데스 미션』, 히가시야마 아키라의 『내가 죽인 사람 나를 죽인 사람』 고바야시 야스미의 『분리된 기억의 세계』 신카이 마코토의 『날씨의 아이』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 출판사 서평

소설 《류》는 1970~80년대를 배경으로, 할아버지 예준린의 죽음을 목격한 예치우성이 살인범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 미스터리이자, 역사, 시대물이다.
완벽하게 자취를 감춘 범인을 쫓는 과정과 전혀 의외의 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치밀한 반전의 설계는 훌륭한 장르물의 면모를 보이나, 소설이 삼고 있는 시대적·역사적 배경과 삼대에 걸친 세대의 중첩은 장르물의 범주를 한참이나 벗어나 대하소설의 영역까지 가 닿는 스케일을 구축했다.
저자는 혼돈과 활력이 공존하는 대만 사회를 배경으로 중일전쟁과 국공내전이라는 피 튀기는 현장, 조직폭력단의 항쟁, 군사훈련이 강제되는 독제사회, 애절한 첫사랑과 실연, 일본과 중국을 나아가 온 세상을 누비는 인물들의 모험을 다각적, 중층적으로 그려냈다. 여기에 유령, 분신사바, 도깨비불이라는 초현실적인 요소마저 위화감 없이 엮어 작가가 창조해낸 《류》의 세계관이 미스터리를 넘어 어디까지 이야기를 만들어낼지 알 수 없는 불가사의한 기분마저 들게 된다.

《류》의 주인공 예치우성은 보통의 소년이 겪는 보통의 성장통을 겪으면서도, 할아버지를 죽인 범인의 단서가 삐죽 머리를 내밀 때마다 급류에 휘말리듯 사건의 중심으로 빨려들어 간다. 마치 현실세계에 사는 평범한 남자가 사차원 또는 ‘이세계’로 넘어가 믿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듯, 예치우성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할아버지가 세운 ‘모래언덕’을 조금씩 조금씩 오른다.
할아버지가 만든 세계는 조금씩 그 실체를 드러낼 때마다 ‘파국’으로 치닫는다. 하지만 예치우성을 중심으로 한 가족들은 적당히 이해하고, 적당히 부정하며 그가 만든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이 노력은 개인이 아닌, 전체 또는 국가가 자행한 일방의 역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속한 자들의 숙명’일 것이다. 이 소설이 특별함을 갖추는 순간이 바로, 예치우성을 통해 그 ‘숙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의 일탈이 보편적 공명을 일으키는 바로 그 ‘순간들’이다. 이 찰나의 서사가 만든 무구한 역사의 영원을 목도한 히가시노 게이고이기에 “내가 나오키상 심사를 맡은 이래 단연 최고의 작품이다”라는 찬사를 남겼으리라.

다양한 캐릭터를 보는 재미도 있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아등바등 살아남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할아버지와 그의 친구들, 공산당임에도 국민당 친구들과 평생 교류하는 대륙의 할아버지까지 그 도도한 물길 같은 삶은 우리를 압도한다.
여기에 고도 성장기를 살아내는 경쟁의 화신인 아버지 세대, 학교 선생이면서 아들에게 채찍질을 마다하지 않는 인물, 입만 열면 허풍인 삼촌과 전 세계를 떠돌아다니는 선원 삼촌, 기가 센 엘리트 고모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단숨에 제압하는 힘을 지닌 어머니가 있다.
사회 밑바닥에서 인생의 쓴맛을 직접 경험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 천차만별의 상황에서도 같은 깨달음을 얻어가는 청년 세대까지 세대와 계층을 녹이는 장대한 이야기가 이 소설 한 편에 담겨 있다.



■ 나오키상 심사평

히가시노 게이고
내가 심사를 맡은 이래 단연 최고의 작품이다. 치안과 질서가 불안정한 땅을 무대로 삼은 소설은 다이내믹하고, 전대미문이었으며 통쾌해서 작중에 등장하는 파이어버드에 올라탄 듯한 질주감이 있었다.

미야베 미유키
생동감 넘치는 표현력, 힘찬 문장, 뼈대가 굵은 스토리텔링, ‘인생?청춘?가족의 해학과 비극’을 이해하고 이야기 전체에 유머를 감돌게 한, 모든 것이 빼어난 걸작이다.

아사다 지로
후보작 중에서 단연 발군이었다. 문장에 열기가 있었고 저자도 글쓰기를 즐기는 것처럼 보여 마치 책이 팔딱거리는 듯 생동감이 넘쳤다. 디테일이 이만큼 쌓이면 메인 스토리가 위협을 받는 법인데 삼천포로 빠지나 하는 사이 본론으로 딱 돌아가는 이유는 냉정하게 장편의 전체 모습을 잡아놓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야시 마리코
스케일이 있으면서도 문장이 매우 깔끔하다. 소년 시절의 유머러스한 호러 이야기는 압권이었다. 이만한 대중성을 지닌 소설은 오랜만이라 정말로 즐거웠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이 되었다.

이주잉 시즈카
일찍이 이야기는 이야기꾼의 것이었다. 그 빼어난 입담으로 생생하게 이어져 내려왔다. 《류》의 목소리는 뜨겁고 풍부했다. 어떤 때는 외치고, 어떤 때는 속삭였으며, 어떤 때는 침묵을 지키고 있어도 항상 귓가에 저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본인에게도 역사적으로 큰 연관이 있는 나라의 이야기에 문학이 또렷하게 보인 점도 기뻤다.

다카무라 가오루
중국어권의 신체 감각과 대만의 선명한 생활 풍경이 눈에 떠오르는 듯해 소설을 읽는 행복을 오랜만에 맛보았다. 중일전쟁에 농락당한 역사나, 할아버지가 살해당했다는 가족사 등 그 어떤 사건도 너무 음산하지도,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이야기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까닭은 저자가 주인공을 17세 소년으로 설정했기 때문인데, 이야말로 소설가의 직관적인 균형감각이다.

기타카타 겐조
요즘 보기 드문 뛰어난 소설로 완성되었다. 더위가, 음식 냄새가, 시궁창 냄새가, 거리의 먼지가 행간에서 피어오른다. 혼란스럽지만 거기에서 청춘의 열망을 진주 한 알을 건지듯 끄집어냈다. 이 젊은 재능은 이제 ‘이것을 뛰어넘어라, 뛰어넘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을 것이다.

기리노 나쓰오
나무랄 곳 없이 재미있었다. 대만의 외성인(外省人)과 본성인(本省人)의 억압과 해방을 주제로 한 어두운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회고로 쓰여진 점, 그리고 풍성했던 세부적인 부분과 유머가 음산해지기 쉬운 이야기를 쓴웃음으로 바꾸었다.

미야기타니 마사미츠
단어를 신중하게 고르는 것이 아니라 닥치는 대로 모아 채워가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유들유들함이 보여서 신기했다. 그러나 대만이라는 작은 나라가 지닌 끊임없는 불안이 저변에 깔려 있고, 그 위에서 벌어지는 위태로운 사회 현상이 읽는 이에게 자연스레 스며든다. 나는 새로운 바람을 느꼈다.

종이책 회원 리뷰 (64건)

히가시야마 아키라 [류]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크***스 | 2022.10.25

우리는 끝내 마음을 따르거나 아니면 단호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어느 쪽으로 가야 좋은지는 죽을 때까지 모를 일이다. 그렇게 단호하게 마음을 거절하다 보면 우리는 더는 우리가 아니게 되고, 그렇게 우리는 우리가 되어 간다. p.406~407



1975년 대만.
장제스가 세상을 떠난 다음 날, 예치우성의 할아버지 예준린이 살해당했다. 치우성은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포목점에 갔다가 욕조에 죽어 있는 걸 발견한다. 할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리가 없다고 여긴 치우성은 단번에 살해됐다는 걸 예감하는데, 마침 가게로 전화가 걸려온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상대가 범인임을 확신하지만, 잡을 길이 없었다.
그때부터 치우성의 삶은 할아버지의 죽음과 뗄 수 없게 된다.

명문고에 다니던 치우성이 친한 친구 샤오잔이 제안한 대리 시험을 치르게 된 건 할아버지의 가게 빚으로 인한 어려움에 보탬이 되고 싶어서였고, 이후 걸려서 퇴학당해 평판이 좋지 않은 고등학교에 들어가 싸움질을 하는 양아치들과 한판 벌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군대에 억지로 끌려가게 되는 등 그의 삶이 요란하게 펼쳐진다.



작가의 이력이 평범하지 않은 덕분에 소설의 배경 역시 조금은 남달랐던 것 같다. 히가시야마 아키라는 대만에서 태어나 아홉 살 때까지 살다가 일본으로 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이름은 일본인이지만 소설의 배경은 대만이었다. 그것도 전쟁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중국의 공산당과 국민당의 대립과 그로 인한 대만으로의 이주를 소재로 한 가족의 막내 예치우성을 중심으로 흘렀다. 거기에 할아버지가 살해된 사건 역시 소설과 뗄 수 없는 중요한 내용이었다.



남의 나라 역사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소설에서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던 덕분에 흐름을 잘 따라갈 수 있었다. 전쟁 당시 공산당을 죽이고 일본인에게 붙어먹은 중국인이 살고 있는 마을 사람들을 학살했다고 할 수 있는 할아버지는 대만으로 건너와 가족들을 건실하게 보살폈다. 그러면서 죽은 의형제가 남긴 유일한 아들인 위우원을 양자로 들여 친자식들보다 살뜰하게 대했다. 또한 유일한 손자인 치우성에게는 더없이 좋은 할아버지였다.
그런 할아버지가 살해된 걸 목격한 손자였으니 살아가는 내내 잊을 수 없는 건 당연했다. 치우성의 학창 시절, 반항기, 첫 연애까지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인생이 흐르는 동안 그 사건을 언급하며 살해범을 찾아야 한다고 상기했다.



그것은 면면히 이어진 증오의 연쇄를 가장 아름답게 끝내는 방법이었다. 우리는 피를 흘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
나 피를 흘리지 않고 도대체 무엇을 증명할 수 있단 말인가? p.462


사실 그렇게 뛰어난 능력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보통의 사람인 치우성이 할아버지를 죽인 자를 찾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경찰도 찾지 못하는 범인을 10대 소년에서 20대 청년이 된 그가 찾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었으니 말이다. 소설 중간중간 할아버지가 세운 도깨비불 사당이 등장해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진실로 이끌긴 했으나 정답을 보여준 건 아니라서 찾지 못할 줄 알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비밀은 생각보다 가까운 데에 있었고, 복수의 염원이 인간의 정이라는 것에 다소 굴복했다는 결말이 드러났다. 그래서 좀 놀라웠다. 밝혀진 비밀도 그렇고 이후 펼쳐진 이야기도 그렇고 말이다. 사람의 마음이란 따뜻한 것에 참 약하기 마련인 것 같다.

이 소설을 읽게 된 건 만장일치로 나오키상을 수상했다는 것과 유명한 일본 작가들의 어마어마한 극찬 때문이었다. 그래서 기대했는데 읽는 동안, 그리고 다 읽고 나서 그 정도까지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기대감이 너무 컸나 보다.
그래도 물 흐르듯 흘러가던 예치우성의 파란만장한 인생이 나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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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u**a | 2022.10.14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이 “내가 심사를 맡은 이래 단연 최고의 작품이다!”라는 서평이 붙은 히가시야마 아키라 작가님의 제 153회 나오키상 수상작입니다. 소설은 묘한 매력이 넘칩니다. 일본이름을 가진 대만 분이 일본어로 쓴 대만 배경의 소설이기 때문입니다. 히가시야마 작가님은 5살까지 타이베이에 사셨고 9살 때 일본으로 건너오셨다고 하니, 재일대만인이시면서 아마도 일본어가 훨씬 편한 작가님이실 겁니다. 책의 제목도 RYU로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일본어로 쓰여진 일본에서 발간된 소설입니다. 이런 식의 소설은 영미권(영국 사람이 미국에서 쓰는 소설)에서 있는 줄만 알았는데, 아시아에서도 가능합니다. 하여간 묘한 매력, 재미있습니다.

 

성장 소설에 미스터리가 들어가 있습니다. 주인공 예치우성이 할아버지를 죽인 진범을 쫒는 이야기가 주된 테마이지만, 할아버지의 죽음과 진범의 발견에 관련된 내용은 많이 잡아줘 봤자 20%정도 그 외에는 예치우성의 성장 소설입니다. 그것도 중고등학교 시절이 대부분을 차지하니 청춘 소설에 가깝습니다. 물론 성장하는 곳곳에 결론에 도달하기 위한 많은 설정들이 있지만, 미스터리 보다는 마치 영화 ‘바람’을 생각나게 합니다. 옛날의 중고등학생들이 지금보다 거친 환경에서 학교를 다녔어야 하는 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그것만 제외하면 그 배경이 한국이던 중국이던 별반 차이 없는 그 시대의 중고등학생의 성장과정을 다뤘으니, 향수도 있으면서 공감대가 형성이 됩니다. 오히려 순간 굉장히 친근감 있게 대만이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러면서 대만의 과거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 것은 큰 수확입니다. 실제 대만에 대해서 우리는 잘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독립된 나라처럼 보이지만, 중국의 영향으로 외국과 국교를 수립하지 못하고, 중국 휘하에 있는 것 같지만, TSMC나 많은 IT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해 중국 경제와 함께 윈윈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세계 반도체 강국으로 우뚝 올라섰습니다. 과거는 어두웠을 지 모르지만, 빠른 시간 내에 극복했고 지금도 중국과 갈등으로 복잡하기는 하자만, 국력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향수를 가지면서 대만에 대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재미있는 책입니다. 히가시노 작가님의 서평은 틀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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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流) / 역사는 흐른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책*늘 | 2022.10.13

 

나오키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일본 서점 대상 등 일본의 3대 문학상을 휩쓸고, 나오키상 처음으로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대상에 선정되고 “몇십 년 만에 한 번 나올 만한 위대한 걸작”이라는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출간 전부터 시끌벅적했던 소설이다.

 

"공산당도 국민당도 하는 짓은 같아. 다른 마을에 마구 쳐들어가 돈과 먹을거리를 빼앗았지. 그렇게 백성들을 먹어치우며 같은 일을 되풀이했어. 전쟁이란 그런 거야."

 

중일전쟁과 국공 내전으로 공산당에 쫓겨 대만으로 옮겨온 국민당 정부와 함께 대만으로 이주한 사람들 중에 예준린이 있었다. 예준린은 포목점을 운영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고, 독일제 권총을 가지고 다니면서 전쟁에서 활약했던 무용담을 들려주며, 본토(중국)으로 돌아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분이었다.

 

언제나 항상 자신을 응원해 주는 할아버지(예준린)가 살해당한 현장을 목도하게 된 열일곱 살 예치우성은 포목점에서 발견된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원한에 의한 살인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생을 걸고 범인을 찾아내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중국과 대만, 공산당과 국민당, 이념으로 갈라선 시대는 누구에게나 양자택일을 강요하게 된다. 우리가 겪은 6.25 전쟁처럼 중국과 대만도 마찬가지 상황이었을 것 같다. 복잡하고 빠르게 변해가는 정세 속에서 민초들이 선택한 삶에 대해서 누가 잘잘못을 따질 수 있을까?

 

<류(流)>를 읽으면서 다른 나라의 근현대 역사에 참 무관심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소설 속 배경으로만 읽을 것이 아니라, 흐를 류(流)를 역사는 흐른다로 읽어도 괜찮을 듯싶다. 타인의 인생에 조금만 관심을 갖게 되는 기회가 된 듯하다.

 

역사적으로 한국과 일본의 관계처럼 중국과 대만의 관계도 불편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ㅡ러시아 전쟁이 뉴스에서 계속 회자되고 있는 것처럼 대만에 미 하원의장 펠로시가 방문한 뉴스를 둘러싸고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있는 중국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소식과 중국 미사일 11발이 대만 국민들 머리 위로 발사되는 경악할 만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이 시점에 대만 태생 작가의 작품이 번역되어 출간된 건 시의적절해 보인다.

 

아키라 히가시야마는 대만에서 1968년에 태어났지만 1973년부터 일본에서 자란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할아버지의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기 위해 대만, 일본, 중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류(流)> 같은 소설을 쓸 수 있는 밑거름이 된 것일지도.

 

데킬라를 좋아하는 작가의 취향처럼, 소설 속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는 이야기 속 인물들 모두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다. 처음엔 미스터리 소설로 읽었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역사 이야기였다. 아키라 히가시야마의 다른 작품들이 마구마구 궁금해진다.

 

문득 파친코의 첫 문장이 생각난다.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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