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을 위해 사는 삶, 꽤나 두근거리고 멋진 일 아닌가!” 혼자서도 완전한 삶을 위한 다짐“가족은 꼭 만들어야 하는 거야.”“남편 자식 있어야 노년에 안 외롭지! 늙어서 어디 몸이라도 아파봐.”“네 주변 친구들 좀 봐라, 일찍 결혼한 애들은 벌써 애가 있다!”“직장이건 가족이건 안정적인 게 최고야.”“혼기 놓치면 아무리 똑똑하고 잘났어도 말짱 도루묵이야.”“막상 좋은 사람 만나면 너도 결혼하고 싶어질걸?”비혼을 지향한 사람이라면 가족과 주변 지인들에게서 한 번쯤 들어본 말일 것이다. 저자 역시 그랬다. 비혼을 선언하려면 중년과 노후 대책부터 완벽하게 짜여 있어야 하는 걸까? 나 하나 키우는 것만으로 충분한데 남들 다 한다는 이유로 결혼을 꼭 해야만 할까? 사회가 정의한 ‘정상 가족’ 범주에 들어가지 않으면 ‘비정상’이 되는 걸까? 지금 당장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둘이 된다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까? 아이가 생기면 모성애가 자동으로 우러나오는 걸까? 저자는 이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했고, 그것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밥 먹여주지도 않는 사랑에 목숨 걸기보다 혼자의 삶을 자유롭게 누리는 것이 무엇보다 값지다”고 말이다.더불어 가족이란 울타리를 이루고 나면 필연적으로 기대 역할이 생긴다. 저자가 비혼임과 동시에 1인 가구를 지향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딸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나답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자신을 ‘누군가의 ??’으로 가두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바라보며 자기만의 인생을 꾸려나가기 위해 ‘비혼’을 선택한 것이다.“우리네 인생은 좀 더 자유롭고, 좀 더 재밌고, 좀 더 단단해질 것이다!”지속 가능한 1인분 삶을 위한 마음 연대 에세이자신의 존재를 지키기 위한 작은 시작, 즉 비혼 생활을 생생하게 그린 이 책은 저자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다양한 직업군의 비혼 여성들의 일상과 생각들까지 공유한다.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는 H는 혼자 살아서 가장 좋은 점에 대해 “자체적으로 감정 정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라고 답한다. 곁에 누군가가 항상 있어주지 않는 만큼 스스로 감정 컨트롤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타인에게 하소연하기보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잔잔히 가라앉히는 연습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수이자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솔비 역시 혼자 살아가는 고독을 미술과 봉사 활동을 통해 채워나가고 있다며, “이러한 공유와 연대의 과정이 1인분의 삶을 더욱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줬다”고 고백한다.비혼을 지향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혼자 사는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외로움’과 ‘고독’이란 감정을 “단순히 물리적으로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세상과의 교집합을 찾을 수 없을 때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 맥락으로 혼자인 삶을 유지하기 위해선 “스스로 행동하고 창조하는 행위에 중심을 두는 것, 세상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싶다는 수동적 입장을 벗어나 자신의 행위를 통해 산출된 결과로 세상에 사랑을 보태고 싶다는 능동적 입장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인다.사회적·경제적·개인적 이유들로 인해 비혼할 것임을 굳게 다짐했어도 “사람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말마따나 다양한 변수에 의해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이 책을 펼쳐보자. 덜컥 기혼을 선망하려는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고, 같은 비혼 동지들에게서 다시금 확고한 의지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