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 달인

젓가락 달인

유타루 글/김윤주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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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나도 달인이 되고 싶어요
어떤 분야에 통달하여 남달리 뛰어난 기량을 지닌 사람을 우리는 ‘달인’이라고 부른다. 엉뚱한 기예와 억지를 선보이는 개그 프로그램의 제목으로도 쓰인 바 있고, 전국 곳곳에 존재하는 ‘생활 속 달인’을 취재하는 교양 프로그램의 소재로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어 ‘달인’이라는 표현 자체는 좀 닳고 닳은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엄청나게 높이 쌓은 쟁반을 머리에 이고 다니는 식당 아주머니나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한 속도로 양파를 까는 노동자를 대할 때면 한결같이 감동을 느끼게 된다. 그들이 그만한 기술과 속도를 자랑하게 되기까지 들인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거기에는 그렇게 열심히 해야만 하는 생활의 고단함이 묻어 있기도 하다. 우리가 누군가의 기술과 재주에 감탄하는 것은 그들이 쏟아부은 땀과 눈물을 이해하는 까닭이다.
유타루의 『젓가락 달인』은 초등학교 2학년 학급에서 벌어지는 ‘젓가락질 달인 대회’에 대한 이야기이다. 겨우 아홉 살짜리 어린이들인 만큼 그들이 젓가락으로 날아오는 총알을 잡는다든지 하는 엄청난 기량을 겨루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삼십 초 안에 쇠젓가락으로 콩을 열 개 이상 옮기면 ‘젓가락 달인’이 된다. 하지만 여전히 젓가락보다는 포크가 손쉬운 선택으로 여겨지는 어린이들에게는 나무젓가락으로 바둑알 다섯 개를 옮기는 초급 단계마저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러니 젓가락질에 서툰 주인공 우봉이가 툴툴거릴 수밖에.
우봉이가 처음 생각과 달리 젓가락 달인에 도전하게 되는 계기는 전학 온 짝꿍 주은이와 시골에서 잠시 다니러 온 할아버지다. 주은이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과 스승으로 모셔도 손색이 없는 할아버지의 유려한 젓가락질! 우봉이는 할아버지의 정성스러운 지도에 힘입어 젓가락질 연습에 몰두하고, 하루하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젓가락질 실력이 쑥쑥 늘어난다. 우봉이는 젓가락질 연습을 통해 무언가 땀 흘려 해낸다는 성취감을 느낄 뿐 아니라 낯선 냄새와 끔찍한 틀니 때문에 가까이 하기 싫었던 할아버지와 부쩍 가까워진다. 젓가락질은 우봉이와 할아버지를 연결해주고 동질감을 갖게 해주는 공통의 관심사인 동시에, 함께 이루어내야 할 목표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일취월장한 우봉이가 친구들을 다 이기고 달인이 되겠다며 욕심을 내자 할아버지는 말한다. “더 좋은 것은 따로 있는디. 그냥 달인만 되는 거. 동무들 이길 생각일랑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