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요체가 여기에 모두 실려 있으니,
공경히 읽지 않을 수 있겠는가.” ―『효종실록』
송나라 진덕수가 경전과 격언에서 선별한 마음에 관한 책 『심경』이
명나라 정민정에 의해 인용과 주석으로 구체화한 『심경부주』로 거듭나다!
『조선왕조실록』을 탐독하며 조선 왕의 리더십을 추적해 온 학술 저널리스트 이한우가 ‘제왕학(帝王學)의 교과서’로 불리며 조선 전기의 기틀을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한 『대학연의(大學衍義)』를 완역한 후, 수신(修身)과 치국(治國)의 통치 철학으로 조선 후기를 이끈 『심경부주(心經附註)』를 번역해 출간한다.
『심경부주』는 『대학연의』의 저자 진덕수(眞德秀, 1178~1235)가 『서경(書經)』 『시경(詩經)』 『주역(周易)』 『논어(論語)』 등 유교 경전과 송대 유학자 주희, 주돈이, 범준, 정이천 등의 글에서 마음의 본질과 운용 방법을 설명한 부분들을 선별?발췌하여 37장으로 구성해 엮어 지은 『심경(心經)』에, 250여 년 후 명나라 유학자 정민정(程敏政, 1445~1499년)이 다른 유학자들의 해석을 인용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총 4권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동양적 학문법과 사유 방식의 진수를 보여준다.
조선에서는 중종이 『심경』을 서연(書筵)에서 강독하자고 전교를 내렸고, 조선 후기 문화를 꽃피운 영조와 정조도 『심경부주』를 깊이 읽으며 강론하는 등, 신하가 왕에게 『심경부주』를 권하거나 왕이 직접 경연에서 강(講)하는 내용이 『조선왕조실록』에 200여 번 등장하고 있어, 조선사상사를 살펴보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책이다. 또한 퇴계 이황이 “심학의 연원과 심법의 정미함을 알았다”며 이 책을 중시한 후 그 뜻이 후학들에게도 이어졌고, 마음의 이치에 대한 퇴계학파와 율곡학파 사이의 첨예한 논쟁이 조선 유학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추상적인 ‘마음[心]’의 개념을 ‘공심(公心)’으로 해석한 진덕수는 사람의 마음[人心]은 본디 사사로운 욕심이나 욕망에 의해 쉽게 흔들리므로 좋은 정치를 실현하려는 사람이나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스스로의 마음을 끊임없이 갈고닦아서 도리의 마음[道心]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고, 경계하고 삼가야 할 것과 꾸준히 훈련하고 배워야 할 것들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역자는 번역 저본으로 조선 명종 21년(1566년) 간행 판본(대만국립도서관 소장 및 공개)을 기초로 여러 저본들을 참고했다. 4~5차례 번역 출간된 책이지만 비전공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말로 번역하고자 하여 한문의 노출을 최대한 줄이고 끊어 읽기 순서에 맞춰 한자의 음을 달아 가독성을 높였다. 또한 역주로 출처 및 주요 인물의 생몰연도 및 설명을 추가함으로써 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조선 국왕들과 유학자들이 곁에 두고 반복해서 읽은 『심경부주』는 사서오경(四書五經)을 내면화한 조선시대 선비들의 심리 구조를 이해하고 유학적 리더십의 본질을 통찰하게 해준다. 또한 경영인에서부터 정치인까지 조직과 사회를 이끄는 리더라면 가져야 하는 리더십의 근본과 구체적인 실천법을 알려주어 현재적으로 유용한 책이다. 이와 더불어 역자와 (주)해냄출판사는 앞으로 진덕수의 저술인 『문장정종(文章正宗)』과『서산독서기(西山讀書記)』도 차례로 번역?출간해 한문 고전을 통해 배우는 동양의 정신을 계속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