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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빈 방 : 죽음 후에

죽음 후에

존 버거 저/김현우 | 열화당 | 2017년 8월 25일 리뷰 총점 7.8 (8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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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파일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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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당신은 사 주 전에 죽었지. 어젯밤 처음으로 당신이 돌아왔다오. 혹은, 다른 말로 하면 당신이 없어진 자리에 당신의 존재감이 들어왔다고나 할까. 베토벤의 「피아노를 위한 론도」 2번(작품번호 51)을 듣고 있던 중이었소. 구 분 남짓한 동안 당신은 그 ‘론도’였고, 그 ‘론도’가 당신이었지. 거기에는 당신의 밝음, 당신의 고집, 당신의 치켜 올라간 눈썹, 당신의 부드러움이 들어 있었다오.”

소설가이자 미술비평가로 활발한 글쓰기를 해 온 작가 존 버거(John Berger)는 2013년 7월 30일, 사십 년을 함께한 아내 베벌리 밴크로프트 버거(Beverly Bancroft Berger, 1942-2013)를 떠나보냈다. 그리고 그해 겨울, 화가인 아들 이브 버거(Yves Berger)와 함께 그녀를 추모하는 글과 그림을 엮어 열화당에 전해 왔다. 죽은 베벌리와 함께했던 시간에 대한 그리움과 죽음 이후에도 여전히 느껴지는 그녀의 존재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는 글, 열두 점의 그림, 다섯 컷의 사진 곳곳에는 남편의 담담한 슬픔과 아들의 애틋함이 짙게 배어 있었다.

베벌리의 일주기를 맞아 내놓는 이 책 『아내의 빈 방: 죽음 후에(Flying Skirts: An Elegy)』는, 존 버거와 이브 버거가 알프스 자락에 잠들어 있는 베벌리에게 보내는 편지이자 독자들에게 그녀에 관해 전하는 메시지인 동시에, 십 년 동안 베벌리와 친밀하게 관계한 열화당이 그녀에게 건네는 마지막 선물이다.

저자 소개 (2명)

저 : 존 버거 (John Peter Berger, John Berger)
미술비평가, 사진이론가, 소설가, 다큐멘터리 작가, 사회비평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처음 미술평론으로 시작해 점차 관심과 활동 영역을 넓혀 예술과 인문, 사회 전반에 걸쳐 깊고 명쾌한 관점을 제시했다. 중년 이후 프랑스 동부의 알프스 산록에 위치한 시골 농촌 마을로 옮겨 가 살면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농사일과 글쓰기를 함께했다. 저서로 『피카소의 성공과 실패』, 『예술과 혁명』, 『다른 방식으로 보기』, 『본다는 것의 의미』, 『말하기의 다른 방법』, 『센스 오브 사이트』, 『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 『모든것을 소중... 미술비평가, 사진이론가, 소설가, 다큐멘터리 작가, 사회비평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처음 미술평론으로 시작해 점차 관심과 활동 영역을 넓혀 예술과 인문, 사회 전반에 걸쳐 깊고 명쾌한 관점을 제시했다. 중년 이후 프랑스 동부의 알프스 산록에 위치한 시골 농촌 마을로 옮겨 가 살면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농사일과 글쓰기를 함께했다.

저서로 『피카소의 성공과 실패』, 『예술과 혁명』, 『다른 방식으로 보기』, 『본다는 것의 의미』, 『말하기의 다른 방법』, 『센스 오브 사이트』, 『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 『모든것을 소중히하라』, 『백내장』, 『벤투의 스케치북』, 『아내의 빈 방』, 『사진의 이해』, 『스모크』,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 『초상들』, 『풍경들』, 등이 있고, 소설로 『우리 시대의 화가』,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G』, 『A가 X에게,』 『킹』, 삼부작 ‘그들의 노동에’ 『끈질긴 땅』, 『한때 유로파에서』, 『라일락과 깃발』이 있다.
역 : 김현우 (金玄佑)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비교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EBS PD로 일하며 전문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건너오다』가 있고, 옮긴 책으로 『스티븐 킹 단편집』 『멀고도 가까운』 『행운아』 『고딕의 영상시인 팀 버튼』 『G』 『로라, 시티』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 『A가 X에게』 『벤투의 스케치북』 『돈 혹은 한 남자의 자살 노트』 『브래드쇼 가족 변주곡』 『그레이트 하우스』 『우리의 낯선 시간들에 대한 진실』 『킹』 『아내의 빈 방』 『사진의 이해』 『스모크』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 『초상들』, 삼부작 ‘그들의 노...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비교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EBS PD로 일하며 전문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건너오다』가 있고, 옮긴 책으로 『스티븐 킹 단편집』 『멀고도 가까운』 『행운아』 『고딕의 영상시인 팀 버튼』 『G』 『로라, 시티』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 『A가 X에게』 『벤투의 스케치북』 『돈 혹은 한 남자의 자살 노트』 『브래드쇼 가족 변주곡』 『그레이트 하우스』 『우리의 낯선 시간들에 대한 진실』 『킹』 『아내의 빈 방』 『사진의 이해』 『스모크』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 『초상들』, 삼부작 ‘그들의 노동에’ 『끈질긴 땅』 『한때 유로파에서』 『라일락과 깃발』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죽은 아내에게 보내는 애정과 그리움의 편지

이 글에는 베벌리와 함께했던 평범한 일상이 담백하게 그려져 있다. 존 버거는 베벌리가 집에 있는 식물들에 물을 주던 모습이나 능숙한 솜씨로 운동화를 빨아 정리하는 모습을 떠올리는가 하면 산책할 때면 앉곤 했던 벤치의 독특한 높이를 회상하며 기억 속 아내를 상상한다. “지금도 가끔 운전을 하며 그 벤치를 지날 때면, 다리를 흔들며 앉아 있는 우리 모습이 보인다오. 마치 영원함 위에 앉아 있는 것처럼.” 베벌리와의 평화로운 일상을 가만히 돌아보는 존 버거의 담담한 어조는 오히려 더 깊은 울림과 고요한 쓸쓸함을 준다.
그에 의하면 베벌리는 신중한 사람, 소박한 사람, 세심한 사람, 말을 낭비하지 않는 사람, 짧은 미소로 모든 걸 말하는 사람이었다. 특히 존 버거는 그녀에게서 “길을 찾는 일에 익숙한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세심한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표현하며, 그것은 “고요하고 꿈을 꾸듯이 확신할 수 없는 길을 세심히 살피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레마 하마미(Rema Hammami, 팔레스타인 웨스트뱅크에 있는 비르치트 대학의 인류학 교수이자 여성학자)는 이런 베벌리에게 ‘날으는 치마(Flying Skirts, 이 책의 원제)’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는데, 이는 마치 치마가 바람에 나부끼듯 나는 모습이 그녀의 ‘길을 찾아 나아가는 모습’에 비견된다는 데에서 비롯된 것이다. 가까운 이들의 그리움과 애정의 기록은 베벌리가 책 속에서 여전히 살아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때 당신은 비할 데 없이 아름다웠소.”

존 버거는 올해 여든여덟을 맞았다. 사십 년의 세월을 함께한 존 버거와 베벌리는 서로의 삶에 있어 가장 가까운 존재였으며, 그녀에 대한 존 버거의 애정은 실로 깊은 것이었다. 그녀는 생전에 존 버거가 쓴 거의 모든 글들을 가장 먼저 보아 주는 독자였고, 그 글에 대한 느낌을 말해 주거나 필요한 경우 새로운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베벌리가 병상에 누워 고통을 가라앉히기 위해 모르핀이나 코르티손 주사 등을 수시로 맞아야 했을 때를 회상하며 그가 “그때 당신은 비할 데 없이 아름다웠소. 그 아름다움은 당신의 용기에서 나오는 것이었지”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우리는 아내에 대한 존 버거의 애정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으며, ‘아름다움’이라는 잣대가 그의 인식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또한 그가 자신의 글쓰기와, 베벌리와의 정신적 교감에 대해 언급한 다음 대목에서 존 버거의 삶에 베벌리가 얼마나 밀착되어 있었는지, 또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지를 짐작하게 된다.

“글을 쓰는 동안 나는 끊임없이 당신의 반응을 기다렸던 거요. 나에게 글쓰기는 벗겨내는, 혹은 독자들을 발가벗은 무언가에 가까이 다가가게 하려는 형식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발가벗은 무언가에 대한 기대를, 우리는 함께했지. 우리는 사물들의 이름 뒤에 있는 것을 함께 꿰뚫어 보기를 원했고, 그러고 나면, 서로를 꼭 붙들었어. 그렇게 붙들고 있으면 나는 다시 혼자서 글을 써야 할 때도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곤 했지.”

그녀의 영전에 바치는 마지막 선물

베벌리는 존 버거에게 오는 외부 편지나 이메일을 전달하고 답을 주는 일, 책 계약업무 등을 도맡아 했었다. 2004년 존버거의 아름다운 산문집 『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And Our Faces, My Heart, Brief as Photos)』을 처음 출간하고 모두 열두 권의 책을 내기까지, 열화당은 십 년 동안 그녀와 수많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우정을 나누었다. 존 버거와 한국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해 준 베벌리를 기리는 의미에서, 그녀가 2008년 책 사이에 끼워 열화당에 보내 온 뒤뜰에 핀 목련꽃을 표지 이미지로 실었다. 이는 그녀가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우정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 책은 ‘열화당 영혼도서관’ 총서 중 한 권으로 발행되었다. ‘영혼도서관 프로젝트’는 개인의 삶을 기록하여 영구히 보존함으로써 한 인간의 생을 아름답게 마감할 수 있도록 이끄는 국민적 캠페인으로, 사람이 죽은 후 육신이 무덤에 묻힌다면 정신(영혼)은 자서전이나 전기, 평전 등 하나의 책으로 기록되어 남겨져야 한다는 취지이다. 이렇게 탄생한 책들이 꽂힐 공간이 바로 사단법인 국제문화도시교류협회(이사장 이기웅)가 헤이리 예술마을에 건립 추진 중인 ‘안중근기념 영혼도서관’이다. ‘열화당 영혼도서관’ 총서는 이 도서관이 개관하여 본격적인 자서전 쓰기 프로그램이 진행될 경우 그 출판을 담당하게 될 시리즈로, 현재는 자서전, 회고록, 전기, 평전 등 다양한 실험과 모색을 시도하는 준비기에 있다.
지난 3월 이기웅 열화당 대표가 파리에서 존 버거를 직접 만나 이 기획의 취지를 설명하자, 그는 “아내의 죽음 후에 이 책을 쓴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며 공감의 뜻을 표했다. 이에 ‘열화당 영혼도서관’ 시리즈의 다섯번째 권으로 『아내의 빈 방』을 선보인다. 그동안 발행된 ‘영혼도서관’ 시리즈로는 『민영완 회고록』 『김익권 장군 자서전』 『교육의 발견』 『정해숙 자서전』이 있다. 알프스 자락 베벌리의 묘지 앞에도 작은 도서관이 마련되어, 한국어판을 비롯해 앞으로 출간될 여러 나라의 판본들이 한 권 한 권 꽂힐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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