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뱀파이어라는 비현실적인 요소가 들어간 공간속에
현실적으로 공감되고, 도움되는 말들이 가득한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공감되는 말을 잘 하실까?
사실 뱀파이어라는 소재가 나올 때 부터 아 현실성은 좀 낮겠구나, 유치하면 어떡하지? 이런 선입견부터 가졌단 것 같다.
근데 읽으면 읽을수록 유치하기는 커녕 다른 책들에 비해서 더 현실적이고 진솔하게 사람들의 감정을 풀어내고 사건을 진행시켜 나간다.
최근, 우울한 감정들에 사로잡혀 꽤나 긴 시간동안 무기력한 하루 하루를 보냈다.
사람만나는 게 힘들고 피곤했고 자연스레 멀어졌다.
사람을 만나는 거 말곤 에너지를 얻을 방법을 모르겠어서 나는 삶의 만족감이 점점 떨어졌고 나도 모르게 엄청 예민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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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고 나니까 알겠더라. 아 나지금 예민하구나.
그래서 마음 건강에 관련된 베스트 셀러를 한 권을 구매해 읽어봤다.
그 책의 마케팅 문구들이 너무 좋았고, 내 앞으로의 행동의 방향을 정하는 데에 있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일말의 기대를 안고 그 책을 읽었다.
아,,, 진짜 짜증났다.
무슨 이런 책을 돈받고 파냐,,, 그럴듯한 말로 포장된 책들 속 그 어떤 문장들도 나한테 도움이 하나도 되지 않았다.
심지어 그 책은 소설도 아니고 에세이였다.
애초에 그 글의 목적이 위로, 조언 뭐 이런 거 아닌가.
저자의 능력차이겠지만
이 작가님의 필력은 개인적으로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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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본 글에
인간은 자기가 친해지기 싫은 사람과 거리를 두듯
본인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스스로가 싫어서 거리를 두게 되고 그로 인해 외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뭐,,, 이게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최근 외로움을 느낀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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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문장 하나하나가,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그 외로움을 바라보고 담담하게 위로해줬던 것 같다.
?-
인상깊게 느껴진 구절이 굉장히 많았다.
거창한 표현이 아닌 담담하게 적혀져 있는 그 문장들이 마음에 와닿고 공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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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예민해지고 심리적으로 내가 불온전하다고 느낄 때, 표현이 잘 되지않아 답답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런 나에게 작가님의 표현력은 너무 좋았다.
마음에 새기고픈 문장들이었다.
<그 후 살아가는 동안 꾸준히 많은 것들을 소리 소문없이죽인다. 죽인지도 모르게. 그렇게 점점 어른이 되어 가면서 아이는 외로워진다. 함께 했던 많은 것들을 죽인 죄로, 안은 텅 비어 있다. 그 안에 사람들을 넣으려고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어른이 될 수록 동심을 잃어가고 행복이 희미해지는 것 같다. 아직도 어른의 의미는 어렵지만, 책임져야 하는 게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그게 어른인 거 같다.
우리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지만 어른이 되어야만 한다.
어른이 되는 게 불가피하다면,, 조금이라도 더 나 자신을 잃지않고 그 안에서도 행복을 찾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삶이 늘 제멋대로 흘러가서 쫓아가기 바빴는데, 마지막 죽음만큼은 내가 결정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중략
나는 왜 이 세월이 지나도록 어머니가 깨워 주던 아침이 가장 좋을까.>
첫 번째 저 문장이 마음을 찡하게 했다.
저 글의 주인인 등장인물의 상황을 알고 저 문장을 읽으면 마음이 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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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문장은 최근들어 더 공감된다.
아직 내 나이가 그렇게 많진 않지만 요새 부쩍 더 학창시절이 그립다.
온 가족이 함께 살 맞대어 가며 살던 그 순간이 그립다.
<사랑은 이 세계에 존재하는 단어의 개수만큼 그 모습을 바꿀 수 있다. 억압과 자유, 진실과 왜곡, 숭배와 혐오, 이 모든 걸 전부 끌어안는 것이 사랑 그 자체다. 사랑은 사랑이라 혐오마저도 끌어안는다.>
<그런 말 하나하나 다 귀담아들으면 정작 들어야 할 걸 못 듣는다. 누가 뭐라고 하든 적당히 흘려, 적당히.
너를 작정하고 비난하려는 사람은 못 하는 말이 없거든.>
내가 본 사랑이란 단어의 정의 중 제일 멋있는 표현인 것 같다.
우리는 사랑한단 이유로 모든 걸 포용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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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말에 대한 상처를 좀 받았다.
분명 나도 누군가에게 말로 상처를 줬을텐데.
왜 이렇게 말로 상처를 받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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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말을 들으면 보나마나 들은 이가 상처를 받을 것이 뻔한데 왜 저런말을 하는걸까 이런생각을 했다.
근데 저 문장처럼 나를 작정하고 비난하려 했기 때문에 그런말을 했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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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들에 조금 더 단단해지고 유연해지는 연습을 해야겠다. 라는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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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은 여러번 읽고 또 읽어서
책 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해피엔딩이라 보긴 어렵지만 만족스러운 결말이었다.
작가님의 다른 책이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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