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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다

카르멘 라포렛 저/김수진 | 문예출판사 | 2021년 10월 8일 한줄평 총점 8.0 (43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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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세계각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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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20세기 스페인 문학의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
제1회 스페인 나달문학상(1944), 파스텐라스상(1948) 수상작
카르멘 라포렛 탄생 100주년 기념판


20세기 가장 참혹한 내전으로 꼽히는 스페인 내전(1936~1939)은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와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 그리고 카르멘 라포렛의 『아무것도 없다』를 탄생시켰다. 고전의 반열에 올랐음에도 비교적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아무것도 없다』는 스페인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나달문학상 제1회 수상작으로, 앞선 두 작품과 달리 스페인 내전 ‘이후’의 삶을 ‘여성’ 주인공의 목소리로 그린 작품으로도 의미가 있다.

어린 나이에 몸소 내전과 그 후유증을 겪었던 바르셀로나 태생의 작가 카르멘 라포렛은 23세에 첫 작품으로 『아무것도 없다』를 썼다. 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추악한 공간에서도 치열하게 자기정체성을 탐구해나간다는 점에서 스페인의 『호밀밭의 파수꾼』으로도 일컬어지는 이 소설은, 내전은 종식됐지만 여전히 독재정권하에서 침묵했던 1940년대 스페인의 기이한 풍경을 놀라운 감수성과 섬세하고 예리한 심리묘사로 그려낸다. 실존에 관한 끝없는 질문과 서늘한 긴장감으로 출간 후 6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독자들에게 말을 걸어오는 걸작으로, 작품의 원제 ‘Nada’는 ‘무無’, 즉 ‘아무것도 없다’를 의미한다. 2006년 원제 그대로 『나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 작품을 카르멘 라포렛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개정판으로 다시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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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추천의 글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1부
2부
3부
작품해설

저자 소개 (2명)

저 : 카르멘 라포렛 (Carmen Laforet)
1921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났다. 두 살 때 가족이 카나리아제도로 이주하면서 그곳의 도시 라스팔마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스페인 내전이 끝난 직후인 1939년 대학 진학을 위해 바르셀로나로 돌아와 친척들과 살았다. 바르셀로나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다 2학년이 되던 해, 글쓰기에 전념하기 위해 학업을 중단하고 『아무것도 없다』를 집필했다. 1944년 스물셋의 나이에 데뷔작인 『아무것도 없다』로 스페인 최고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나달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스페인 전후 소설계의 거목으로 성장했다. 치열하게 정체성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스페인의 『호밀밭의 파수꾼』이라 불리... 1921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났다. 두 살 때 가족이 카나리아제도로 이주하면서 그곳의 도시 라스팔마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스페인 내전이 끝난 직후인 1939년 대학 진학을 위해 바르셀로나로 돌아와 친척들과 살았다. 바르셀로나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다 2학년이 되던 해, 글쓰기에 전념하기 위해 학업을 중단하고 『아무것도 없다』를 집필했다. 1944년 스물셋의 나이에 데뷔작인 『아무것도 없다』로 스페인 최고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나달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스페인 전후 소설계의 거목으로 성장했다. 치열하게 정체성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스페인의 『호밀밭의 파수꾼』이라 불리는 이 작품은 오늘날까지 스페인 현대 소설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주요 작품으로는 『섬과 악마들』, 『불꽃』, 『신여성』(메노르카상 수상작) 등이 있다. 1946년에는 결혼하여 다섯 명의 아이를 낳았으나 1970년 이혼 후 생활고에 시달렸다. 2004년 10여 년간 앓아온 알츠하이머로 생을 마감했다.
역 : 김수진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통번역대학원에서 석사 학 위를,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사이버한국외국어대 학교 스페인어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남부의 여왕』, 『검의 대가』, 『살인의 창세기』, 『너를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안개의 왕자』, 『한밤의 궁전』, 『공성전』, 『아버지의 여자』(하비에르 마리아스), 『일곱 살 오스카의 비밀』(비센테 무뇨스 푸에예스), 『시간의 창』(엘비라 린도), 『전쟁화를 그리는 화가』(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행운』(알렉스 로비라 셀마), 『루시퍼의 초대』, 『성 수의 결사단』, 『처음 만...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통번역대학원에서 석사 학 위를,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사이버한국외국어대 학교 스페인어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남부의 여왕』, 『검의 대가』, 『살인의 창세기』, 『너를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안개의 왕자』, 『한밤의 궁전』, 『공성전』, 『아버지의 여자』(하비에르 마리아스), 『일곱 살 오스카의 비밀』(비센테 무뇨스 푸에예스), 『시간의 창』(엘비라 린도), 『전쟁화를 그리는 화가』(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행운』(알렉스 로비라 셀마), 『루시퍼의 초대』, 『성 수의 결사단』, 『처음 만나는 돈키호테』, 『나다』, 『출근길 행복하세요?』, 『반지』, 『빌더버그 클럽』, 『영혼의 연금술사』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생동감을 잃은 전후 스페인 문학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다
카르멘 라포렛은 이 작품을 통해 스페인 내전의 후유증과 암울한 시대상을 예리하고 우아한 필치로 묘사한다. 자유민주주의와 파시즘이 서늘한 긴장감으로 대립하는 세계에서 등장인물들은 노이로제와 정신착란, 기이하게 뒤틀린 인정 투쟁, 굶주림에 시달리며, 분출할 데 없는 욕망의 도피처로 성性의 세계에 빠져든다. 그 모든 일들이 벌어지는 주인공 안드레아의 세계를 한 단어로 상징하는 작품의 원제 ‘Nada’는 우리말로 ‘무無’, 즉 ‘아무것도 없다’, 를 뜻한다. 안드레아는 꿈을 좇아 도착한 도시 바르셀로나가 기존의 가치와 질서, 생명력, 개인의 삶까지 파괴된 폐허로 추락한 모습에 직면하고, 자신의 존재마저 ‘무無’로 환원되지 않도록 집요하게 자기정체성을 추구해나간다.

좌절, 증오, 고독, 불화, 그리고 고통으로 점철된 인물들에 대한 작가의 감정이입은 작가가 열렬히 좋아했던 도스토옙스키를 연상시킨다. 동시에 소리 없이 투쟁하는 안드레아의 몸부림을 프랑수아즈 사강을 닮은 섬세한 문체로 그리며 침체되었던 스페인 문단에 신선한 충격과 활력을 불어넣었다. 카르멘 라포렛은 때로는 터져버릴 것 같은 열정이, 또 때로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냉정이 묻어나는 문장으로 안드레아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미묘하고 능숙하게 쓰인 이 소설에서는 이야기된 것보다 침묵된 것들이 더 큰 의미를 지닌 채 독자들을 시종일관 형언할 수 없는 고뇌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폭력으로 해소되는 불안들, 불안을 등진 욕구들
주인공 안드레아는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외가가 있는 바르셀로나로 온다. 하지만 머물기로 한 외갓집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손 닿는 곳마다 때가 찌든 집과 표정 없는 얼굴들이었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긴장된 분위기가 감도는 이곳에서 안드레아의 꿈 역시 곧장 벽에 부딪히고 만다.

잔인할 정도로 관능적이며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큰삼촌, 겁박과 희롱을 일삼는 작은삼촌, 큰삼촌과 결혼했지만 작은삼촌과의 미묘한 관계 속에서 시종일관 가족 간 극한 대립을 불러일으키는 외숙모, 안드레아의 젊음과 젊음으로 인한 시도마저도 억누르고자 하는 이모, 이렇게 황폐해져가는 가족들을 지켜보면서 정신까지 놓아버린 외할머니가 있다. 불안이 폭력으로 해소되는 이 천박한 소우주에서 안드레아의 욕구와 바람은 매번 억눌린다. 끈적한 때와 절규가 엉겨붙어 있는 이곳으로부터 안드레아는 간신히 발을 떼고 대학에서 만난 아름답고 품위 있는 친구 에나와의 관계에 집중하지만 불안을 등진 욕구는 늘 위태롭다.

반미치광이가 되어버린 친척들 틈, 안드레아의 감정을 그린 상세한 해부도라 할 수 있는 이 소설 속에는 내전으로 불타버린 풍경만이 스쳐지나가듯 언급될 뿐 정치적 암시 같은 것은 손톱만큼도 들어 있지 않다. 다만 인물들이 뿜어내는 불안한 기운은 온몸을 갉아먹는 암세포처럼 소설 전반을 무겁게 짓누른다. 이 소설은 질식할 것 같은 현실에서도 어떻게든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확립하고 젊음의 에너지를 발산해보고자 하는 진솔한 고백이자 은밀한 저항의 기록이기도 하다.

공포소설과 실존소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성적 소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추천의 글에서 “자유의 결핍과 검열, 편견과 오만, 소통의 부재 등이 팽배한 야만적 사회상을 또렷하고 완벽하게 재현해낸” 이 소설을 “처절하리만치 아름다운 소설”이라고 평가한다. 카르멘 라포렛은 무기력과 무질서로 점철된 도시 속 불안한 인간의 운명, 소통 불가능성, 인간관계에서 수반되는 갖가지 형태의 폭력을 긴장감 있게 다루며 이 소설을 실존소설이자 공포소설로 구현해내는 데 성공한다.

공포소설과 실존소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소설이 작가가 직접 경험한 실제 사회상을 적나라하게 그린 소설이라는 점 또한 의미심장하다. 첨예한 대립과 상징들로 가득한 이 1인칭 소설을 읽으며 독자는 작가의 실제 삶과 1940년대 스페인의 풍경을 자주 들추게 된다. 현실과 허구, 정상과 비정상을 구별할 수 없게 된 이 난파된 공간에서 안드레아는 때로 중심화자라기보다 상황의 목격자 또는 증인으로 기능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필요에 따라 주인공과 적정 거리를 조절하며 개성 강한 주변 인물들에 감정을 이입하거나 소설 속에 가득 찬 시적 형상들을 음미하며 1인칭 소설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

작가 카르멘 라포렛은 “혼란스러운 운명에 처한 인물들 속에서 주인공 안드레아는 끝없이 진실에 대한 신념과 조화로운 삶, 존재의 의미를 깨닫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굳건한 삶의 이상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르오 바르가스 요사에 따르면 작가들이 작품을 통해 추구하려는 진리란, “오로지 픽션이라는 미로와 상징을 통해서만 드러낼 수 있는, 위험천만하되 늘 손가락 사이를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그런 존재다. 그런데 카르멘 라포렛은 그 진리를 마침내 손안에 넣고야 말았다. 그러기에 반세기가 지난 이 시점에서도 그녀의 처절하리만치 아름다운 『아무것도 없다』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리라.”


사르트르와 카뮈를 떠올리게 하는 천재적 작품, 그러나 그보다 신선하며 생기가 넘친다.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해 힘을 쏟는 미묘한 책이자 능숙하게 쓰인 다성적 소설. 오늘날의 정치 풍토와 사회적 태도가 이 소설과 맺는 섬뜩한 연결고리를 무시할 수 없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이 복잡하고도 성숙하며 지혜로운 소설이 20대 초반의 누군가에 의해 쓰였다는 사실이 놀랍다.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소설은 그 힘과 독창성을 잃지 않았다.
- [워싱턴포스트]

철학적으로나 문체로나, 파시즘이 승리한 가장 어두운 시대에 자유롭게 우리에게 말을 거는 현대적 목소리. 놀랄 만큼 세련됐다.
- [인디펜던트]

내전에서 살아남았지만 프랑코의 독재정권으로 침묵하고 있는 1940년대 바르셀로나의 기묘한 풍경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소설이 표현하는 은밀한 저항정신은 여전히 설득력을 잃지 않는다.
- [뉴욕타임스 북리뷰]

종이책 회원 리뷰 (42건)

구매 없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a****5 | 2022.08.29

카르멘 라포렛(Carmen Laforet) 저/김수진 역 '아무것도 없다' [ 카르멘 라포렛 탄생 100주년 기념판, 개정판 ] 을 구매하여 읽어보았습니다. 15년만에 복간되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광고문구같은게 아무리 화려해도 막상 읽어보면 뭐지 싶은 경우가 자주있는데 이번에 읽은 아무것도 없다는 아주 흥미로운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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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백서른여섯번째책 #아무것도없다/카르멘라포렛/김수진/문예출판사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s*******1 | 2021.09.12

#shine_library 

#2021백서른여섯번째책

#아무것도없다 #카르멘라포렛/김수진 #문예출판사

2021.09.11-12.

#2일간읽은책

#윤의책장

 

이제 갓 스물이 된 안드레아. 문학을 공부하러 외가가 있는 큰 도시 바르셀로나로 온다. 하지만 그 집에 있는 할머니는 반쯤 정신을 놓았고, 이모는종교에 미쳐?있고, 삼촌들은 외숙모와 삼각관계, 게다가 폭력도 자행된다. 이런 상황에 놓인 안드레아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예쁘고 누가 봐도 인기 많은 에나에게 끌리고, 그녀에게 모든? 것을 다 내어준다. 그리고 에나는 받아주지 않는다. 전후라는 시대적 상황의 특수성을 차치하고서라도, 몇 가지 얘기 해보고 싶은 지점이 있었다.

.

에나에게 끌려서 그녀의 눈에 들고 싶어하는 안드레아. 안드레아는 일단 자신 스스로 너무 억압되어 있다. 게다가, (아마도 혹은 몹시도) 좀 꾸밀 수가 없는 상황일 것이라는 추측이 드는 것이, 조금만 예쁘게 꾸미고 다니면 분명 외가 식구들이 잔소리를 할 것이고, '창녀'라는 단어까지 서슴없이꺼낼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실 본인의 선택이고, 한창 꾸미고 싶을 때인데도 불구하고 그렇게나 단속을 하는 것을 보고, 한국의 학부모보다도 심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

시대적 특수성. 전후. 전쟁의 참혹한 그 끝. 그 곳에서 살고 싶어서 몸부림 치는 개인은 그 어떤 의미도 갖지 못한다. 생활일 수도 있고, 살아남음일수도 있는 그 몸부림은, 아무 소용이 없다. 더 이상 그 어떤 것도 갖고 있지 않은 안드레아. 그녀의 상황과 너무도 딱 맞아떨어지는 제목에, 책을 덮으면서 한 번 더 감탄했다. 놀랍다.

...

작품해설을 보니, 쉽게 읽게 쓰여졌다는데, 왜 나는 무작정 쉽지 만은 않을까... 아마 안드레아의 말도 안되는 상황과, 외가 식구들의 상황에 충격을받아서 그런 것일까...

나중에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북스타그램 #도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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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오* | 2021.09.05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 멀어져가는 바르셀로나에 작별을 고했어요. 

분노와 반항심, 수치심, 약간의 희열과 열정, 그리고 엄청난 충격 뒤에 밀려오는 허망함과 일말의 희망까지 온갖 감정들이 뒤범벅되어 혼란스러웠는데, 그것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솔직히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잠시 멍해졌어요. 

책 표지에 적힌 "아무것도 없다"라는 제목이 선명하게 보였어요. 아무것도 없다... NADA

그리고 책소개를 통해 이 작품이 스페인 내전 이후의 삶을 여성 주인공의 목소리로 그렸으며, 스페인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나달문학상 제1회 수상작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카르멘 라포렛은 어린 나이에 겪은 내전의 후유증을 스물셋 나이에 <아무것도 없다>라는 첫 작품으로 탄생시켰다고 해요. 작품의 원제 'NADA'가 '무無', 즉 '아무것도 없다'라는 의미이며, 2006년 원제 그대로 <나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작품을 카르멘 라포렛 탄생 100주년 기념판으로 다시 내놓았다고 하네요.

100년이라는 세월은 까마득하게 느껴지지만, 그때 탄생한 작가가 쓴 소설에서는 그 어떤 물리적, 시간적 거리감을 느끼진 못했어요.

무엇보다도 이 소설은 스페인 내전의 흔적을 겉으로 드러내진 않아요. 오로지 주인공 안드레아의 시점에서 주변 상황들과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그려내고 있어요.

우선 안드레아는 대학에서 문학 공부를 하기 위해 혼자 바르셀로나에 있는 외갓집을 찾아 왔어요. 세 시간 연착으로 한밤중에 기차역에 도착한 상태 택시를 잡기도 힘들어서, 스페인 내전 후에 다시 등장한 낡은 마차에 올라탔어요. 도착한 건물은 아파트지만 모든 것이 상상과는 딴판이라 놀라는 안드레아. 

어둠 속에 드러난 집 내부는 온통 거미줄이 쳐져 있고, 곧 이사갈 것처럼 가구들이 겹겹이 포개져 있어요. 안드레아를 맞아준 외할머니는 선량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처량해보여요. 큰 외삼촌 후안과 외숙모 글로리아, 작은 외삼촌 로만, 앙구스티아스 이모, 그리고 가정부 안토니아와 개 한 마리까지 왠지 암울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어요.

숨이 턱턱 막히는 집에서 벗어나고 싶은 안드레아는 마침 대학에서 만난 친구 에나와 완벽한 그녀의 가족을 통해 위안을 얻게 되지만 어쩔 수 없는 비교가 안드레아를 괴롭혀요. 안드레아는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외할머니뿐만이 아니라 집안 여자들이 외삼촌들로부터 학대와 무시를 당하는 걸 이해할 수 없어요. 더군다나 이모는 안드레아에게 부모 잃은 고아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자꾸 속박하려고 들어요. 만약 좀 더 어린 소녀였다면 꼼짝없이 당했겠지만 안드레아는 차라리 무시하는 쪽을 택했어요.

그러나 앙구스티아스 이모가 오열하며 고백한 이야기는 진심이었기에 얄미운 그녀가 안쓰럽게 느껴졌어요.

 

"... 네 할머니는 늘 딸보다 아들을 훨씬 귀히 여기셨지만, 

그 아들이라는 사람들 덕에 - 여기서 이모의 얼굴에 조소의 빛이 지났다 - 오늘날 이렇게 궁상을 떨며 살잖니 ......

솔직히 이 집안을 지켜온 건 순전히 딸들이었어."  (173p)

 

실제로 외삼촌들은 집안 여자들에게 몹시 강압적이고 포악하게 굴었고, 그 관계는 결코 평범하지 않았어요. 그러니 바르셀로나 그 집에 머물고 있는 한 안드레아는 끊임없이 투쟁할 수밖에 없어요. 결국 그 일이 터지고 난 후에야 얽히고 설킨 관계는 끝이 났고, 안드레아의 삶은 새롭게 시작될 수 있었어요. 황무지에 피어난 풀 한 포기만큼의 희망으로.

 

"생전 처음, 나는 모든 존재는 점차 잿빛으로 시들어가고 점차 소멸되어갈 때까지 삶을 지속하게 마련이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죽음이 찾아와 육신이 소멸하기 전에는 결코 그 어떤 사연도 막을 내릴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412-4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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