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코치 리아 저
조경국 저
최용섭 저
북테라피스트 전승환이 쓴 책이다. 문학, 철학, 심리학, 예술작품
등 다양한 책에서 발췌한 내용과 함께 전승환의 글이 들어있다.
책 속의 한 문장을 나누면서 위로와 통찰을 펼친다. 나 자신과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 나와 세상과의 관계에 관한 다양한 문장을 소개한다.
힘든 순간들을 살아내다 보면 책 속의 한 문장이 나를 구원해주는 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런 보석같은 순간을 펼쳐주는 책의 힘을 믿게 하는 책이다.
무엇도 할 수 없이 힘든 날들이 있다. 음악을 들어보기도 하고, 기운이 날 때까지 내처 자보기도 하고, 운동도 해 본다. 그래도 해소되지 않는 힘겨움은, 나의 경우 책이 위로해주곤 했다. 마치 내 마음을 콕 집어주는 것처럼 결이 맞는 책을 만나면 밤새 책장을 팔랑 팔랑 넘기고 만다. 그리고 다음날이면 다시 나를 추스려서 어지럽고 시끄러운 세상 속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책 읽어주는 남자 전승환은 자타공인 북 테라피스트이다. 그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뿐 아니라, 책을 읽고, 예술작품을 보고 나서,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것을 이 책에 아름답게 담아 전달해주었다. 이 책 안에는 힐링 포인트뿐 아니라 관계에 대해 생각할 것들을 멋진 책의 구절과 아름다운 그림 등을 곁들여 우리 앞에 슬쩍 밀어 준다. 나 자신을 사랑하라고, 마음에 담은 사람에게 더 다가가라고, 우리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가보자고, 우리 안에서 더욱 큰 사람이 되자고.
그가 발췌한 책 안의 문장들이 가슴에 담기고, 소개한 시가 마음을 울렸다. 이미 많이 보아서 별로 새로울 것도 없다고 생각한 미술 작품을 그의 시선으로 다시 보게 되었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독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다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처럼 온다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는 거야
- 묵연 스님의 <다 바람 같은 거야>, 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준 순간 중
그가 전해주는 이야기에 사로잡혀 이런 생각마저 들었다. 책 읽어주는 남자라. 나도 책이라면 참 좋아하는데 책 읽어주는 여자를 해 볼까? 후후. 세상에는 너무나 좋은 책이 많던데, 같이 읽으면 참 좋을 텐데. 내 시덥잖은 얘기를 누가 봐 주기나 하려나. 훗.
대인 관계 분야에서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의사 미즈시마 히로코는 저서 '자기긍정감을 회복하는 시간'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자기긍정감이란 우수한 자신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음이다. 자기긍정감은 구체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니다. 기분 좋게 몸을 감싸주는 따뜻한 공기처럼 자신을 따뜻한 분위기로 감싸주는 감각이다. 평소에는 그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공기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공기는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이어서 대부분 그 은혜를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공기가 부족해지면 그 존재가 생명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기긍정감도 그런 느낌이다. 자기긍정감은 부정적인 사고에 얽매이지 않고 따뜻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공기 같은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사람' 중에서
항상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나도 어느 정도는 해당한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도 충분히 만족할만한데 비교 기준을 타인에 두니까 만족하지 못한다. 그런 사람은 자신이 목표로 한 모습에 다가가도 만족할 수 없다. 다시 새로운 비교 대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결국 항상 불만족스러운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런 삶이 과연 행복한 삶일까?
반면에 타인의 시선에서 볼 때, 불만족스러울 것 같은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시선을 잃지 않는 사람이 있다.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 어떤 경우가 더 행복할지는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세상에서 제일 슬픈 일 중에 하나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 없을 때야. 맛있는 것도 사주고, 경치 좋은 곳도 구경시켜 주고 싶은데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없을 때란 말이야.
오늘이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일 수도 있고 오늘이 사랑을 받는 마지막 날일 수도 있어. 그러니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사랑 표현을 내일로 미루지 마.
내일은 상상 속에만 있는 거야. 아무도 내일을 살아본 사람은 없어. 세월이 가도 매일 오늘만 사는 거야. 사랑도 오늘뿐이지 내일 할 수 있는 사랑은 없어.
30년간 사형수들과 상담하면서 수많은 이에게 깨달음을 전해주었던 양순자 작가의 에세이 '인생 9단'에 나오는 글입니다. 이 문장을 읽고 난 뒤, 저는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얼마나 애틋하고 중요한 일인지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준 순간'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며 제일 가슴 아프고, 공감했던 부분이다. 아무래도 이 책을 읽었던 이번 주, 엄마가 큰 병에 걸렸을 지도 모른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기 때문일 거다. 아이가 커가면서, 내가 점점 나이 먹는다는 느낌은 종종 받지만 부모님은 언제나 그대로일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했다. 늙어간다는 것. 그건 결국 인생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는 것이란 게 참 슬프다.
그렇다고 마냥 우울하기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작가가 책을 읽고 생각한 것처럼 살랑하는 이의 이름을 불러주고, 관심을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게 현재를 살아가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일 테니까...
이 책은 작가가 여러 책들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쓴 에세이 책이다. 책을 읽으며 좋은 문구를 발견할 수도, 작가의 생각을 통해 내 생각을 정리해 볼 수도 있어 좋았던 책. '책 읽어주는 남자' 전승환 작가의 글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