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술․논술형, 에세이, 설명문… 분야별 작문법이 따로 있을까
질문이 글쓰기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는 청소년은 무엇이 다를까
시대를 막론하는 글쓰기 주제에는 무엇이 있을까
기획의도
교육부가 2028학년도 대학수능시험부터 논술, 서술형 문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학부모, 교사, 학생 들은 마음이 바빠졌다. 글쓰기가 입시에서 더욱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리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논증적 글쓰기만 따로 공부하면 될까? 『질문으로 완성하는 청소년 글쓰기』 지은이 전은경, 정지선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분야마다 특별히 주의해야 하는 점은 조금씩 다르지만 물 흐르듯 내용이 논리적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점에서는 논술이든 산문이든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 문장도 쉬이 쓰지 못하는 청소년에게 무작정 서술, 논술형 글부터 어엿한 산문까지 써내라고 하면 뒷걸음치게 마련이다. 시중에는 청소년을 위한 여러 작법서가 있지만 이 책은 질문과 대답으로 지도자와 학생, 또는 학생이 자기 자신과 소통하며 완성하는 ‘질문 글쓰기법’을 6단계로 나누어 소개한다. 질문 글쓰기는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청소년의 사유가 확장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작문의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자질을 갖추게 해주고, 6단계를 따라가다 보면 누구나 한 편의 글을 완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작문법과 변별된다.
◈ 질문하는 청소년의 글은 다르다
- 사유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첫 걸음, 질문
글쓰기에서 중요한 요소는 문법적 오류 없는 문장, 풍부한 어휘력, 적절한 글감 등 여러 가지겠지만 이 책은 그중 ‘사유’가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사유한다는 것은 “보편에 맞서고, 통념에 저항하는 일”이며, “사람들은 뻔한 글을 쓰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경험을 해도 참신한 이야기를 하는 글을 누구나 읽고 쓰고 싶어 한다. 이를 위해서 이 책은 ‘질문과 사유의 흐름’을 중시한다. 좋은 질문이 깊이 있는 사유를 이끌어내고, 이 사유가 남다른 글을 쓰는 데에 바탕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질문하는 청소년의 글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과 다른 면은 바로 이 지점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교육 현실에서는 청소년이 쉬이 질문하지 못한다. 정답을 말하면 끝이라는 교육 문화에 더해 또래 집단 안에서 자칫 튀는 질문을 하면 소외되기 십상이다. 질문하고 사유하는 법을 잃은 청소년이 자기 언어를 잃어가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1장에서 ‘현우’라는 청소년의 사례를 통해 사실과 생각도 구분하지 못했던 이 학생이 어떻게 자기만의 언어를 찾게 되었는지 보여주며 다시 한 번 질문과 사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더불어, 좋은 질문이란 무엇인지 안내하고, 질문 습관을 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질문 노트’를 제안한다.
◈ 누구나 한 편의 글을 완성할 수 있다, 질문 글쓰기 6단계 전략
- 질문이 사유로, 사유가 글로 이어진 생생한 수업 사례들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질문 글쓰기법’ 6단계를 안내한다. 과정이 진행될수록 한 편의 글이 어떻게 달라지고 완성되는지 실사례를 통해 생생하게 엿볼 수 있으며, 독자 역시 친절한 안내에 따라 책에 직접 작문해보도록 구성했다.
1단계는 ‘관심 갖기’다. 새로운 정보를 적극 포착하고 관심을 기록한다. 2단계는 ‘관심으로 질문 만들기’다. 관심 사항을 하나의 질문으로 만들고, 그 질문을 첫 문장으로 바꾼다. 3단계 ‘질문 연결하여 문단 만들기’다. 질문들을 수직으로 배치하여 구조화하고 하나의 문단으로 완성한다. 4단계는 ‘질문 객관화하기’다. 제삼자 입장에서 내 질문과 생각을 들여다본다. 5단계는 ‘질문 확장하기’다. 내 질문과 사유를 사회적 관점으로 확장한다. 마지막 6단계는 ‘질문에 답하기’다. 처음 품었던 질문에 답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점은 꼭 모든 단계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6단계가 각각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살펴본 뒤, 가장 취약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기를 추천한다.
3장에서는 글쓰기 주제를 고민하는 청소년, 교사, 학부모를 위해 다양한 사례를 제시한다. ‘자아, 고통, 욕망, 신뢰, 신념, 평등, 미래, 취향, 열등감, 권력’ 등의 키워드로 이루어지는 글쓰기 예시를 6단계로 보여주되, 1단계와 2단계, 3단계와 4단계, 5단계와 6단계로 묶어서 설명한다.
4장에서는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글쓰기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질문으로 이야깃거리를 찾고, 그러한 질문을 통해 남과는 다른 특별한 글, 주제가 확실한 글, 논증적인 글을 쓸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 질문 글쓰기법은 모든 작문 분야에 통한다
- 자존감을 잃지 않는 청소년이 되기 위한 글쓰기 비법서
에세이든 서술・논술형 글이든 분야마다 새로운 작문법을 배울 필요는 없다. 기본기를 다져두면 어떤 글에서고 응용할 수 있다. 독후 감상문, 논술문, 설명문, 일기 등 모든 분야의 작문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질문 글쓰기다. 글쓰기란 결국 나의 사유를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나의 생각이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사유의 깊이에 따라 달라진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질문이 청소년의 사유를 돕고, 글쓰기를 지도하는 교사와 학부모에게 충실한 가이드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 청소년이 ‘쓰는 사람’으로 존재하길 바라는 취지로 질문 글쓰기법이 창안된 만큼, 욕망마저 획일화되어가는 세상에서 이 글쓰기법이 자기 존재감을 잃지 않는 청소년이 되는 데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