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넘어 도망친 101세 노인, 오베라는 남자,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브릿마리 여기있다.. 책이 생각나는 표지라서 일단 첫 관심이 갔고,
책 발췌를 쭉 읽어보니 재밌을 것 같아서 바로 구매를 하였습니다.
북유럽 소설들은 대개 읽다보면 정서가 안맞아서 중간에 놓을때가 참 많았는데,
이 책은 인물들 하나하나 따라가 보니까 끝나있더라고요. 굉장히 유쾌하고 재밌었습니다.
예전에는 약간 기발한 표지에 속는 기분이었다면 오랜만에 보는
정말 재밌는 북유럽 책이었네요...
의사인 남편, 의대에 진학한 두 딸을 가진 50대 중년여성 엘렌.
엘렌 또한 동네 가정의학과 의사인데요..
첫문장만 봤을때는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스펙과 가정환경이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사실..
무엇이 중년여성 엘렌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었는지 그녀의 위태위태한 스토리를 들여다 볼까요???
스키중독자에 자신에게 한없이 무뚝뚝한 악셀(남편)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하지만 남편의 반응은 일관된 무관심.
동네 가정의학과 의사인 엘렌은 별의별 환자들을 상대하면서 신물이 나 있는 지경이었는데요.
예를들어 치질이 무서워서 똥도 안닦은채 그대로 병원으로 직행한 환자, 세계여행을 가기 위해서 낙태를 하고 싶다는 철없는 부부, 부모님이 해마다 여행을 프랑스 니스로만 떠난다고 하소연하는 20대 여성, 다이어트만 빼고 의사가 하지 말라는건 다하는 160kg의 초고도 비만여성,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시도를 하는 코메디언 등 상상을 초월하는 환자들이 매일 그녀에게 진료를 받아요.
겉으로는 환자에게 의사로서 친절과 조언을 아낌없이 주지만 속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았죠..
그들을 경멸하고 속으로 욕하기 바빴어요.
그런 그녀에게 유일한 말동무이자 친구가 있었는데 바로 그녀의 진료실 한쪽에 있는 해골모형 '토레'이죠.
가정과 자신에게 등한시하는 남편, 환자들의 하소연과 진상짓을 고스란히 소화해야 하는 반복된 일상은 그녀를 더욱 외로움에 사무치게 했고, 엘렌은 알콜과 드라마 중독자가 될수 밖에 없었죠.. 그러던 어느날 엘렌의 삶이 다이나믹하게 바뀔만한 사건이 일어나게 되는데요.
우연히 sns에서 수십년전, 결혼전에 만난 예전 남자친구 비에른과 연락이 닿으면서 불륜관계로 발전하게 되요.
불륜에 빠지면서 휴대폰을 1분에 한번씩 확인하는가 하면, sns로 비에른의 가족이 무엇을 하는지 수시로 들어가 확인을 해요.
(사실, 이 부분은 우리도 이성친구와 헤어지면 상대방 인스타나 카톡 프로필 수시로 확인하잖아요. 웬지 예전 제 모습을 보는거 같아서 웃펐어요.)
결국, 엘렌과 비에른의 불장난을 악셀도 알게되고 말죠.
엘렌은 비에른과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하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고, 결국에는 집을 나와 병원 진료실에서 쪽잠을 자며 살게되요..
위태롭기만 한 엘렌은 가정과 일을 모두 지켜낼수 있을까요???
유니크한 책표지와 제목때문에 한편의 시트콤을 보는듯한 막장스토리일거라 생각했지만 그 안에는 우리에게 전달하는 철학적이고 근본적인 메세지들이 담겨있다. 다양한 인상군상과 부정하고 싶지만 모든 사람들이 겪어봤을 감정들을 유쾌하고 솔직하게 담아냈다. 예를들면, 상상속 친구는 유년기의 어린아이들에게만 있는줄 알았는데 50대에게도 토레라는 해골친구가 있고, 그에게 상담을하고 서로 의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또 20대때 커피숍, 마트 서비스업에서 아르바이를 했었는데 메뉴에도 없는 것을 주문하거나 요구하시는 진상손님들에게 겉으로는 최대한 친절함을 보였지만 속으로는 "뭐, 저딴게 있어? XX"하고 욕을 시전하는 저의 철없는 20대 모습과 헤어진 옛연인의 sns를 들여다보는 모습 등이 책을 읽으면많이 오버랩 되더라구요. 결국 인간이 타고나는 본성은 거의 똑같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기도 하면서도 공감이 갔어요. 남부러울거 없는 의사 엘렌이나 내 삶이나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사람이 사는건 어차피 다 똑같다는 사실이 말이죠....
의사이지만 정작 정신과 상담이 절실히 필요해보이는 위기의 주부 엘렌의 이중생활은 어떻게 막을 내리게 될지 마지막 그 순가까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바람난 의사와 미친 이웃들>과 함께 올겨울 따뜻하고 재미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 본 도서는 출판사 제공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