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근 저
정혜윤 저
변지영 저
노지양,홍한별 공저
토마시 예드로프스키 저/백지민 역
토스카 리 저/조영학 역
김소연 시인의 i에게. sns에 노출이 많이 되었던 시집같다. 예쁜 표지와 이름 덕분일까?
나도 사람들의 추천으로 구매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i에게'의 구절들이 찍힌 사진들을 읽어보니 시집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i에게를 읽기 전 수학자의 아침을 먼저 읽는 바람에 왠지 음울한 인상을 받았었는데 담담하게 갈무리된 다정함 같다. 순식간에 다 읽었다. 오래 간직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i에게 리뷰 김소연 저
sns에서 이 책을 알게되었다. 이 시를 소개하고 있었는데 사실 지금은 그 소내 내용이 기억이 안난다. 무슨 내용이였길래 시를 안읽는 내가 이 책을 샀던걸까. 아무튼 평소 소설만 읽다 시를 읽어보니 정말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자기전에 잠깐 읽는데 다 읽어버려서 살짝 놀라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내가 시를 잘 읽지 않아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 만족한다.
나에게 쓰는 편지
있잖아, 자기한테 쓴 편지 같은 글을 세상 사람들한테 펼쳐 보인 시인이 있더라고, 김소연 시인이라고 너도 알잖아. 『어금니 깨물기』라는 에세이집 읽었지? 시 쓰기에 대해 어찌나 다부진 소회를 밝히는 부분들이 많았던지 밑줄을 많이 그으며 읽었잖아.
“시는 온갖 실패를 겪어가며 끝장을 본, 한 줌 재인 샘이다. 생각에 생각을 더하여 그 불꽃같이 타오른 생각이 한 줌 재로 남을 때 비로소 시가 된다.” 핵심은 이거구나! 생각했지.
그래서 『i에게』의 시들을 찬찬히 들여다봤어. 시인은 자신에게 좀 불친절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모든 게 끔찍한데/ 가장 끔찍한 게 너라는 사실 때문에/ 너는 누워 잠을 자버리지/ 다른 생애에 깨어날 수 있도록”(「경배」) 이렇게 쓰고 있더라고. 아예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이야. 너도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다고 했잖아.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는 것을 항변하는/ 함성처럼 웅장하게 큰 소리를 냈다”(「손아귀」)고 적었더라고. 사실은, 자기가 항변하고 싶었을 거야. 너도 그랬잖아 살면서 힘들 때마다 주저앉고 싶었잖아. 시인은 탁상시계를 던졌고, 고백의 편지와 맹세가 적힌 종이를 찢었다고 했어. 그 시에는 자신이 가고 싶은 방향을 찾아가려는 의지가 보여서 안심했어.
“나의 말투가 다정할수록/ 너는 역겨워한다”(「누군가」) 이렇게 말하잖아. 결국은 자기에게 하는 말일 텐데 여기도 너무 날카로워. “할 말이 많아져 입을 다물면서” 세상을 향한 불평불만을 밖으로 꺼내지 않고 속으로 삼킨다고 하잖아. 참고 또 참고, 눈물은 혼자만, 아무도 모르게, 벼르고 벼른 마음들을 시로 써낸 시인은 참 멋지더라고!
「편향나무」의 말미에는 “자기 자신이 자기 자신에게 가장 거대한 흉터”라고 썼더라고. 자기만큼 자신을 속속들이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알 거야. 스스로 상처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야.
「i에게」는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겠는 말들을 묻고 답하고 그렇더라고. 그 깊은 뜻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았어. 그래서 ‘시인들은 저렇게 노는가보다’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사실은 “젊은이”도 “돌멩이”도 모두 자기 자신 아니겠어? 이미 경지에 오른 시인은 말 한 마디가 모두 시가 되는 것 같았어.
목젖이 훤히 보이도록
너는 고개를 젖히며 웃는다
머쓱해진 얼굴로 신이 우리 곁을 떠난다
- 「쉐프렐라」 중
“발만 따뜻해도 살 것 같아”라고 첫 행에 썼더라니까, 가난하고 추운 겨울을 견디면서도 저렇게 훤히 웃어 재끼는데 신이라고 별수 있겠어? 운명의 무게에 짓눌려 울음보라도 터트려야 그 알량한 신이 승리의 미소를 지을 텐데 시인은 오히려 “목젖이 훤히 보이도록” 웃어 버렸다잖아. 절대로 질 수 없다고 말이야.
두 팔을 휘저어 공기를 헝클며 나는
앞으로 앞으로만 걷는다 이제 앞이 알고 싶다
뒤 같은 건 궁금하지 않다
- 「남은 시간」 중
이 시는 “나는 아직도/ 멋대로 듣고 멋대로 본다”로 시작해서 “나는 아직도 씩씩하고 아직도 아름답다”로 끝을 냈더라고. 이 시, 너무나도 마음에 든다. 그렇지? 무슨 덧붙일 설명이 더 필요하겠어. 자기한테 날카롭고, 불친절한 것 같던 시인이 이젠 “아직도 아름답다”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꾼 것 같아서 나도 그래 보고 싶었어. 당당하고 아름답게 살아보자고.
「MTBF」, 「내 방에서 하는 연설」, 「제로」, 「있다」 등의 시에서 관심이 필요한 대상들을 외면하지 않고 생생한 현장감을 더해 따듯한 시선을 부르는 시로 썼잖아. 그의 시 쓰기가 시인으로서 마땅히 써야 할 것을 써 준 것 같아서 무척 고맙더라고! 『어금니 깨물기』에서도 문제적 장소, 헐벗은 장소에 애착이 간다고 밝혔을 때, 참 마음이 따듯했거든! 이런 선한 마음, 네게도 보낼게. 이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