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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 아침달 | 2023년 3월 1일 한줄평 총점 10.0 (16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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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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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한 번도 원한 적 없는 이 세계에서 만난
우리의 바깥을 이야기하다

서늘하고도 애틋한 언어로 사물의 실존과 사유의 심부를 밝혀온 김소연이 다섯 번째 시집 『i에게』를 출간했다. 2013년 『수학자의 아침』(문학과지성사)으로부터 5년 만이다. 1993년 등단 이후 여러 권의 시집을 내고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서의 입지와 영향력을 확고히 한 김소연이 신생 출판사 아침달에서 신간을 펴내는 일은, 늘 씩씩하게 낯선 곳으로 향해 움직이는 그의 시적 행보와도 닮아 있다.

38편의 시와 시인 유희경의 발문으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우리’라는 주어의 배면을 살핀다. 유희경이 “순한 말을 참 날카롭게도 벼려 놓았”다고 표현한, 가깝고도 먼 간격을 가진 단어들이 “한 번도 원한 적 없는 이 세계에서” 시작된 우리의 처음과 끝 사이에 놓인다. 표정은 숨기면서도 곁에는 있고 싶어 서로의 뒤쪽에 있으려 하는 우리의 시간들이 펼쳐진다.

김소연의 시가 언제나 그랬듯이 그 말들은 요란하거나 성급하지 않다.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시인”(유희경) 김소연은 이번 시집에서도 마음의 깊은 곳이 말할 때까지 기다린다. 조약돌 앞에서 “돌이 말을 할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처럼.

목차

1부 | 그 좋았던 시간에 대하여
다른 이야기
코핀 베이
경배
손아귀
바깥
누군가
꿈에서처럼
편향나무
출구
냉장고의 나날들
사갈시
기나긴 복도
i에게
쉐프렐라
2부 | 동그란 보풀이 될 수 있다는 믿음
노는 동안
동그란 흙
우산
너머의 여름
있다
뭇국
유쾌한 얼굴
남은 시간
새장
돌이 말할 때까지
지금은 없는 피아노 위에
스웨터의 나날
3부 | Mean Time Between Failures 평균 고장 간격
가방 같은 방
제로
너의 포인세티아
관족
밀고
과수원
우리 바깥의 우리
내 방에서 하는 연설
MTBF
방법들
대개
유월 오후의 우유
발문 | 잠잠이 이야기―유희경

저자 소개 (1명)

저 : 김소연
시인. 수없이 반복해서 지겹기도 했던 일들을 새로운 일들만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숨쉬기. 밥 먹기. 일하기. 또 일하기. 낙담하기. 믿기. 한 번 더 믿기. 울기. 울다가 웃기. 잠들기. 이런 것들을 이제야 사랑하게 되었다. 시가 너무 작아진 것은 아닐까 자주 갸우뚱하며 지냈고, 시가 작아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커다래졌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중이다. 시집 『극에 달하다』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 『눈물이라는 뼈』, 『수학자의 아침』, 『i에게』와 산문집 『마음사전』, 『시옷의 세계』, 『한 글자 사전』, 『나를 뺀 세상의 전부』,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등... 시인. 수없이 반복해서 지겹기도 했던 일들을 새로운 일들만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숨쉬기. 밥 먹기. 일하기. 또 일하기. 낙담하기. 믿기. 한 번 더 믿기. 울기. 울다가 웃기. 잠들기. 이런 것들을 이제야 사랑하게 되었다. 시가 너무 작아진 것은 아닐까 자주 갸우뚱하며 지냈고, 시가 작아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커다래졌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중이다.

시집 『극에 달하다』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 『눈물이라는 뼈』, 『수학자의 아침』, 『i에게』와 산문집 『마음사전』, 『시옷의 세계』, 『한 글자 사전』, 『나를 뺀 세상의 전부』,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등을 썼다. 팀 '유후'의 공동 시작(詩作) 공동시집 첫 번째 프로젝트 “같은 제목으로 시 쓰기”로 공동시집을 펴낸 후 두 번째 프로젝트 “빈칸 채워 시 쓰기” 『아무 해도 끼치지 않는』 등을 함께 썼다.

출판사 리뷰

없는 당신의, 없는 팔베개 속에서 느껴지는
혼자라는 감각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시집은 “우리를 우리라고 불렀던/마지막 시간이” 끝나는 곳으로 흘러간다. 시집이 펼쳐지는 순간 우리는 “처음 만났던 날이 처음 만났던 날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시간을 경험한다. 우리는 처음 만났던 날 그곳에서 “손을 꼭 잡은 채로 영원히 삭아”가는 모습이 된다.

처음 만났던 날에 너는 매일매일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우리가 어떤 용기를 내어 서로 손을 잡았는지 손을 꼭 잡고 혹한의 공원에 앉아 밤을 지샜는지. 나는 다소곳이 그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가 우리가 우리를 우리를 되뇌고 되뇌며 그때의 표정이 되어서. 나는 언제고 듣고 또 들었다. 곰을 무서워하면서도 곰인형을 안고 좋아했듯이. (…)
―「다른 이야기」 부분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은 아마도 좋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우리가 아니었을 테니까. 하지만 우리는 어느 순간 우리가 아니게 된다.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마다 우리는 점점 닳아 사라진다. 돌이킬 수 없는 사건들을 겪거나, 혹은 그저 시간이 흐르는 탓에.

결국 언젠가는 이렇게 말하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당신과 친했던 적이 있었어요. 당신에 대해 아주 잘 알았습니다. 열 손가락에 각인된 지문을 살펴보며 낄낄댔던 장면이 기억나요. 실은 그것만 기억이 납니다. 당신을 만난 적이 있다는 것을 못 믿겠어요.” 우리가 언제까지나 우리일 수는 없다는 단순한 진리는 시의 옷을 입고 더 진리에 가까운 모습으로 우리의 눈앞에 나타난다. 선연하고 낯선 감각, 그 ‘혼자인 감각’이 아니고서야 시는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혼자를 감각하면서, 혼자를 감각한 뒤에야 혼자인 나는 소리 없이 웃을 수 있다. “없는 나무 그늘 속에 앉아, 없는 당신의, 없는 팔베개 속에서.”

공포를 아는 얼굴이 되어갈 때

모든 게 끔찍한데
가장 끔찍한 게 너라는 사실 때문에
너는 누워 잠을 자버리지
다음 생애에 깨어날 수 있도록
―「경배」 부분

살아가면서 우리는 온갖 두려움과 맞닥뜨린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 혼자가 되는 두려움, 성장에 대한 두려움, 차별에 대한 두려움, 진실을 마주하는 두려움, 생존 위협에 따른 두려움… 어떻게 보면 살아가는 일이 두려움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다.

김소연의 이번 시집에는 두려움, 공포와 죽음을 환기하는 말과 이미지들이 자주 등장한다. “들끓는 것들을 제거해야 소원을 이루는/무더운 여름의 무서움”에 대해, “버려지면 좋았을 내가 남몰래 조금씩 미쳐”가는 일에 대해, “사나운 꿈”이 “이마를 열어젖히는” 일에 대해, “해일처럼 거대하고 끔찍한 내가” 나를 덮쳐오길 기다리는 일에 대해 김소연은 쓰고 있다. 그러한 끔찍함에 대한 인식들은 김소연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서늘한 목소리와 맞물려 한층 더 무서운 것들로 변모한다.

하지만 한편 김소연은 그러한 두려움들을 피하거나 진정으로 두려워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김소연은 “귀여운 병아리들이 무서운 닭이 되어 제멋대로 마당을 뛰어다니다 도살”되는 풍경을 “좋았다”의 직유로 사용하는 시인이기 때문이다. 김소연은 말한다. “공포를 아는 얼굴”이 “가장 원하던 얼굴”이라고. 그러한 의미에서 김소연은 무서운 것들로부터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는 귀한 미감을 가진 시인이다. 마침 그는 이렇게 쓰고 있다. “아름다움을 다하여 나는 시를 쓰는 중이다./죽이는 소리에 죽는 소리를 입혀서.”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에 대하여

『i에게』의 뒤편에는 후배 시인 유희경이 쓴 「잠잠이 이야기」라는 발문이 실려 있다. 유희경이 보고 겪은 김소연의 초상 스케치 및 유년 시절부터 등단 이후 오늘날까지의 연보를 겸하는 글이다. 유희경이 바라본 김소연은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또한 세상의 많은 것들이 변하고, 우리가 이따금 모습을 바꾸는 와중에도 여전히 시인인 사람이다. 가까운 후배가 쓴 애정 어린 산문을 통해 독자들은 인간 김소연의 일면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15건)

구매 i에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근* | 2023.02.06

김소연 시인의 i에게. sns에 노출이 많이 되었던 시집같다. 예쁜 표지와 이름 덕분일까?

나도 사람들의 추천으로 구매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i에게'의 구절들이 찍힌 사진들을 읽어보니 시집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i에게를 읽기 전 수학자의 아침을 먼저 읽는 바람에 왠지 음울한 인상을 받았었는데 담담하게 갈무리된 다정함 같다. 순식간에 다 읽었다. 오래 간직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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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i에게 리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박**탕 | 2022.11.19

i에게 리뷰 김소연 저

sns에서 이 책을 알게되었다. 이 시를 소개하고 있었는데 사실 지금은 그 소내 내용이 기억이 안난다. 무슨 내용이였길래 시를 안읽는 내가 이 책을 샀던걸까. 아무튼 평소 소설만 읽다 시를 읽어보니 정말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자기전에 잠깐 읽는데 다 읽어버려서 살짝 놀라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내가 시를 잘 읽지 않아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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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나에게 쓰는 편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민* | 2022.10.09

나에게 쓰는 편지

  • 시집 i에게(아침달, 2022)를 읽고

 

있잖아, 자기한테 쓴 편지 같은 글을 세상 사람들한테 펼쳐 보인 시인이 있더라고, 김소연 시인이라고 너도 알잖아. 어금니 깨물기라는 에세이집 읽었지? 시 쓰기에 대해 어찌나 다부진 소회를 밝히는 부분들이 많았던지 밑줄을 많이 그으며 읽었잖아.

시는 온갖 실패를 겪어가며 끝장을 본, 한 줌 재인 샘이다. 생각에 생각을 더하여 그 불꽃같이 타오른 생각이 한 줌 재로 남을 때 비로소 시가 된다.” 핵심은 이거구나! 생각했지.

 

그래서 i에게의 시들을 찬찬히 들여다봤어. 시인은 자신에게 좀 불친절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모든 게 끔찍한데/ 가장 끔찍한 게 너라는 사실 때문에/ 너는 누워 잠을 자버리지/ 다른 생애에 깨어날 수 있도록”(경배) 이렇게 쓰고 있더라고. 아예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이야. 너도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다고 했잖아.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는 것을 항변하는/ 함성처럼 웅장하게 큰 소리를 냈다”(손아귀)고 적었더라고. 사실은, 자기가 항변하고 싶었을 거야. 너도 그랬잖아 살면서 힘들 때마다 주저앉고 싶었잖아. 시인은 탁상시계를 던졌고, 고백의 편지와 맹세가 적힌 종이를 찢었다고 했어. 그 시에는 자신이 가고 싶은 방향을 찾아가려는 의지가 보여서 안심했어.

나의 말투가 다정할수록/ 너는 역겨워한다”(누군가) 이렇게 말하잖아. 결국은 자기에게 하는 말일 텐데 여기도 너무 날카로워. “할 말이 많아져 입을 다물면서세상을 향한 불평불만을 밖으로 꺼내지 않고 속으로 삼킨다고 하잖아. 참고 또 참고, 눈물은 혼자만, 아무도 모르게, 벼르고 벼른 마음들을 시로 써낸 시인은 참 멋지더라고!

 

편향나무의 말미에는 자기 자신이 자기 자신에게 가장 거대한 흉터라고 썼더라고. 자기만큼 자신을 속속들이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알 거야. 스스로 상처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야.

i에게는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겠는 말들을 묻고 답하고 그렇더라고. 그 깊은 뜻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았어. 그래서 시인들은 저렇게 노는가보다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사실은 젊은이돌멩이도 모두 자기 자신 아니겠어? 이미 경지에 오른 시인은 말 한 마디가 모두 시가 되는 것 같았어.

 

목젖이 훤히 보이도록

너는 고개를 젖히며 웃는다

머쓱해진 얼굴로 신이 우리 곁을 떠난다

- 쉐프렐라

 

발만 따뜻해도 살 것 같아라고 첫 행에 썼더라니까, 가난하고 추운 겨울을 견디면서도 저렇게 훤히 웃어 재끼는데 신이라고 별수 있겠어? 운명의 무게에 짓눌려 울음보라도 터트려야 그 알량한 신이 승리의 미소를 지을 텐데 시인은 오히려 목젖이 훤히 보이도록웃어 버렸다잖아. 절대로 질 수 없다고 말이야.

 

두 팔을 휘저어 공기를 헝클며 나는

앞으로 앞으로만 걷는다 이제 앞이 알고 싶다

뒤 같은 건 궁금하지 않다

- 남은 시간

 

이 시는 나는 아직도/ 멋대로 듣고 멋대로 본다로 시작해서 나는 아직도 씩씩하고 아직도 아름답다로 끝을 냈더라고. 이 시, 너무나도 마음에 든다. 그렇지? 무슨 덧붙일 설명이 더 필요하겠어. 자기한테 날카롭고, 불친절한 것 같던 시인이 이젠 아직도 아름답다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꾼 것 같아서 나도 그래 보고 싶었어. 당당하고 아름답게 살아보자고.

 

MTBF, 내 방에서 하는 연설, 제로, 있다등의 시에서 관심이 필요한 대상들을 외면하지 않고 생생한 현장감을 더해 따듯한 시선을 부르는 시로 썼잖아. 그의 시 쓰기가 시인으로서 마땅히 써야 할 것을 써 준 것 같아서 무척 고맙더라고! 어금니 깨물기에서도 문제적 장소, 헐벗은 장소에 애착이 간다고 밝혔을 때, 참 마음이 따듯했거든! 이런 선한 마음, 네게도 보낼게. 이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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