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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최전선

은유 저 | 메멘토 | 2015년 5월 12일 한줄평 총점 8.8 (88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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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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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은 “삶의 옹호로서의 글쓰기”를 화두로 연구공동체 수유너머R과 학습공동체 가장자리에서 글쓰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은유의 글쓰기론이다.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누구나 맞닥뜨리게 되는 문제들, 고민들, 깨침들에 관한 이야기와 지난 4년간 글쓰기 수업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그 섬세한 변화의 과정을 담았다. 특히 ‘안다는’ 것보다 ‘느끼는’ 것에 굶주린 이들을 위한 글쓰기, 그리고 ‘나’와 ‘삶’의 한계를 뒤흔드는 책읽기,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 ‘르포와 인터뷰 쓰기’를 중심으로 풀어냈다.
“독서를 품고 있는” 글쓰기 수업은 감수성의 근육을 키우고 타인의 고통에 감응하는 능력을 되찾는 데 집중한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저자는 시 낭독과 암송, 독서, 합평 등의 독특한 수업 방식을 소개한다. 각기 다른 삶의 배경을 가진 이들이 모여 시를 낭독하고 외우고 느낌을 말하고, ‘함께 읽기’를 통해 생각을 확장해나가는 과정은 ‘감응할 수 있는 신체’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이다.
자기 탐구와 자기 정리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나면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마음의 자리가 생긴다. 저자는 나의 언어로 타인의 삶을 번역하는 ‘르포와 인터뷰 쓰기’를 제안한다. 특히 이야기가 사라지는 시대, 관계가 단절되는 시대, 인터뷰는 서로의 삶을 보듬고 지탱하는 좋은 매개가 된다. 부록에 수록한 노동 르포와 인터뷰 두 편은 학인들이 직접 쓴 글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의 가치와 아름다움, 그리고 고귀한 기록 작업으로서의 인터뷰의 진가를 확인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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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나는 왜 쓰는가
들어가며 : 글쓰기의 최전선으로

PART 1 삶의 옹호로서의 글쓰기
삶의 옹호자 되기
다른 삶의 이력과 마주하는 시간
‘나’와 ‘삶’의 한계를 흔드는 일
내가 쓴 글이 곧 나다
고통 쓰기, 혼란과 초과의 자리
자기 언어를 갖지 못한 자는 누구나 약자다
말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말하기
내 몸이 여러 사람의 삶을 통과할 때

PART 2 감응하는 신체 만들기
불행처럼 우리를 자극하는 책들
말들의 풍경 즐기기
쓸모-없음의 시적 체험
느낌의 침몰을 막기 위해
호기심, 나로부터 벗어나는 일
합평, 역지사지의 신체 변용

PART 3 사유 연마하기
자명한 것에 물음 던지기
자기 입장 드러내기
얼마나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가
나만 쓸 수 있는 글을 쓰자
사건이 지나간 자리 관찰하기
여럿이 읽어야 하는 책, 니체

PART 4 추상에서 구체로
짧은 문장이 무조건 좋을까 : 단문 쓰기
글 쓰는 신체로 : 베껴 쓰기
마음에 걸리는 일 쓰기 : 모티브 찾기
추상에서 구체로 : 글의 내용
내 글이 누구에게 도움을 줄까 : 글의 위치성
별자리적 글쓰기 : 글의 구성
더 잘 쓸 수도, 더 못 쓸 수도 없다 : 힘 빼기
글은 삶의 거울이다 : 끝맺기

PART 5 르포와 인터뷰 기사 쓰기
노동 르포: 조지 오웰, 그 혹독한 내려감
사람을 이해하는 시간, 인터뷰
인터뷰는 사려 깊은 대화다
나만의 민중 자서전 프로젝트
시시하고 사소한 것들의 중요성
말을 잃은 백 세 할머니 인터뷰하기

PART 6 부록
노동 르포 : 효주 씨의 밤일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석 달의 기록(강효주)
인터뷰 1 : “침대에 누워 대소변 받아내도 살아 있어 괜찮았어”
공주병 울엄마 희순 씨의 우울증 극복기(박선미)
인터뷰 2 : “장수 씨, 이제 그만 짐을 덜어요”
가족등록부에만 존재하는 그와 나(사은)

참고도서 : 글쓰기 수업 시간에 읽은 책들
나오며 : 슬픔이 슬픔을 구원한다

출판사 리뷰

“독서를 품고 있는 글쓰기는 인간의 결을 섬세하게 한다.
글쓰기를 ‘나중에’로 미뤄둔 이들에게 서슴없이 추천한다.”
―홍세화―

1. ‘안다는’ 것보다 ‘느끼는’ 것에 굶주린 이들을 위한 글쓰기 수업

청계천에서 미싱을 밟던 어느 노동자 ‘전태일’이 일기를 쓰지 않았더라면 오늘날의 ‘전태일’이 있었을까. 청소 노동자가 월 점심값 900원의 처지를 터놓기 전까지 그들은 있어도 보이지 않는 유령이었다. 청소년에게 인권이 있다고, 노인에게 성욕이 있다고 자기의 목소리로 말할 때 청소년과 노인은 비로소 피가 도는 한 생명이자 인격으로 인식된다. 삶의 최전선에서 온몸으로 밀고 나간 글. 그 치열하고 생생한 기록만이 이 사회에서 추방당한 자들에게 삶의 거처를 마련해준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누구나 글을 써야 하는 이유’다.
열다섯부터 글 쓰면서 일하는 삶을 꿈꾸었던 저자는 증권사 직원으로 주부로 살다가 삼십 대 중반에 글 쓰는 일로 생활전선에 뛰어든다. 동시에 자신을 설명할 말들, 자신을 이해할 언어를 갖고 싶어 인문학 공부를 병행했다. 그때부터 거의 모든 순간 읽고 쓰고 생각했다. 글을 쓴다고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러나 삶이 더 나빠지지는 않고 있다는 느낌, 더 나빠져도 위엄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확신은 갖게 되었다. 사십 대 중반이 된 지금은 “삶의 옹호로서의 글쓰기”를 화두로 연구공동체 수유너머R과 학습공동체 가장자리에서 글쓰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매 기수마다 스무 명 남짓한 학인들을 만나 글로 삶을 궁구하며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를 나눈다.
“독서를 품고 있는” 저자의 글쓰기 수업은 시 낭독과 암송, 독서, 합평, 인터뷰 등의 독특한 방법으로 감수성의 근육을 키우고 타인의 고통에 감응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한다. 글쓰기 강좌를 찾는 수강생들은 작가 지망생, 주부, 회사원, 교사, 대학생 등 이십 대부터 오십 대까지 다양하다. 대부분 자신의 사회적 역할에 충실한 일상을 살면서 자기표현의 막막함이나 자기 소외의 쓸쓸함을 자각하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작정하고 찾아온 경우가 많다. 이들은 몇 달 간 함께 책을 읽고, 시를 낭독하고, 각자 쓴 글을 합평하면서 글쓰기 전과 후의 자아가 달라지는 경험을 한다. 저마다 자신의 삶에서 우러난 ‘나만의 언어 발명하기’를 넘어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세상을 기록하는 법도 공부한다.
이 책은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누구나 맞닥뜨리게 되는 문제들, 고민들, 깨침들에 관한 이야기와 지난 4년간 글쓰기 수업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그 섬세한 변화의 과정을 담았다. 특히 ‘안다는’ 것보다 ‘느끼는’ 것에 굶주린 이들을 위한 글쓰기, 그리고 ‘나’와 ‘삶’의 한계를 뒤흔드는 책읽기,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 ‘르포와 인터뷰 쓰기’를 중심으로 풀어냈다.


2. 삶의 옹호로서의 글쓰기

글을 쓰고 싶은 마음 이전에 왜 나는 글을 쓰고 싶어 하는지 욕망을 아는 일이 먼저다. 저자가 제안하는 ‘자기 직시’의 방법은 키워드 글쓰기다. 저자는 유년, 청춘, 연애, 노동, 가난, 젠더, 학교 등 매주 하나의 키워드를 제시하고, 학인들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자신의 삶을 다양한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구성해본다. 핵심은 ‘삶에 기반한 관점’으로 접근하기. ‘청춘’이라는 키워드라면 청춘이라 어떻게 살아야 한다가 아니라 나의 청춘은 어떠했다로 풀어내는 것이다. 어떤 단어에서 자기 경험을 떠올리고 흐르는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것 자체가 글쓰기 훈련이 된다.
글쓰기는 자기 상처를 드러내는 가장 저렴하고 접근하기 좋은 방편이기도 하다. 저자는 성폭력 피해 여성과 진행했던 글쓰기 수업의 사례를 예로 들어, 고통의 기억을 직시하고 드러내어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고통 드러내기는 자기편견 드러내기의 과정이기도 하다. 학인들은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 최승자의 시집 『이 시대의 사랑』, 일상의 성정치학을 다룬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 등을 함께 읽으며 고통의 무수한 양상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해석의 힘을 기른다. 매주 읽고, 말하고, 쓰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서 어느 정도 자존감과 돌파력을 갖게 된 학인들은 하나 둘 자신의 속이야기를 꺼내고 경험을 쓰고 일상의 곤란을 나누었다. 자신의 글을 동료들 앞에서 큰 목소리로 읽으면서 자신의 고통을 똑바로 ‘응시’하는 힘이 생긴 것이다.


3. 독서, 시 낭송, 암송, 합평 등
‘나’와 ‘세상’에 대해 사유하고 감응하는 글쓰기 실전 프로그램


글을 쓰려면 자기 정리의 과정을 거치면서 예민해진 감수성으로 타인의 고통에 감응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저자는 시 낭독과 암송, 독서, 합평 등의 독특한 수업 방식을 설명하고, 시집부터 철학서까지 수업 시간에 읽은 65권의 책을 소개한다.

① 함께 읽기
글쓰기 수업에서는 매주 한 권씩 책을 읽는다. 『전태일 평전』부터 마르크스의 『경제학 철학 수고』, 그리고 한강의 『소년이 온다』까지. 문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교재들이다. 선정 기준은 우선 저자 자신에게 영감과 자극을 준 책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한된 삶의 조건에서 한정된 독서를 한다. 이물감 없이 술술 읽히는 책들 위주로 본다. 그 때문에 사유의 폭이 제한되고 자아가 고집스럽게 된다. 저자는 카프카의 말처럼 내면의 얼음바다를 내려치는 도끼 같은 독서를 권한다. 그가 제안하는 방법은 ‘함께 읽기’. 혼자 읽으면 자발적으로는 절대로 선택하지 않는 책들을 자기 삶과 엮어서 읽은 후 함께 의견을 나누는 독서다.

② 독서를 통한 사유 연마하기
사유하는 일은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불편해지는 일이다. 은유의 글쓰기 수업에서는 독서를 통해 상식과 금기에 도전하며 자기 관점에서 질문하는 법을 배운다. 저자는 글쓰기 수업 시간에 했던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읽고 쓰기를 사례로 소개하면서 다르게 생각하는 ‘사유의 훈련’이 글쓰기의 동력이 됨을 이야기한다. 사유하는 글쓰기를 통해 존재 물음을 던지는 것 자체가 삶을 고귀하게 가꾸는 자기 돌봄의 기술이다. 글쓰기를 통해 자기 삶의 억압된 부분, 회피했던 문제를 대면하고 응시하는 시간을 갖고, 그것은 위대한 자기몰락과 자기창조의 계기를 제공해준다.

③ 언어에 대한 감수성이 활성화되는 시간, 시 낭독과 암송
조용하면서도 급진적인 인식의 변화를 일으키는 책 읽기가 있다. 단연 시집이다. 한 기수의 수업에서는 시집 두세 권을 읽는다. 그런데 대부분 시집을 처음 들춰본 사람들이다. 마음에 드는 시 한 편씩 골라서 낭독하고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터놓는 시간. 시집을 읽고 나면 학인들은 어휘에 부쩍 관심을 갖는다. 시인이 공들여 매만진 언어를 나누면서 시어에 민감해지고 고정된 생각의 틀에서 해방된다. 그래서 시집은 감각의 변화를 알려주는 척도이다. 학인들은 자신을 밀어내던 시가 어느새 스며들어 마음에 감겨오는 때, 비로소 언어에 대한 감수성이 활성화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④ 자기 객관화의 시간, 합평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다독, 다작, 다상량이 필요하다고들 말한다. 이 세 가지 과정의 앙상블이 ‘합평’이다. 책 보고 글 써서 토론하기. ‘합평’ 시간에는 자기가 쓴 글을 소리 내어 읽는 자기 객관화의 시간을 갖는다. 읽다 보면 자기가 쓴 글의 미흡한 점을 먼저 알아차린다. 동료의 글을 들은 학인들은 의견을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영혼 없는 위로”보다 “진실 말하기”가 글쓰기에 더 도움이 되므로. 당장은 불쾌하고 불편해도 적절한 자극이 없으면 자기 글을 냉철하게 볼 수 없다.


4. 나의 언어로 타인의 삶을 번역하는 ‘르포와 인터뷰 쓰기’

자기 탐구와 자기 정리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나면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마음의 자리가 생긴다. 저자는 고통 감수성을 기르고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 가장 좋은 공부로 ‘르포와 인터뷰 쓰기’를 제안한다. ‘르포와 인터뷰 기사 쓰기’는 나의 언어로 타인의 삶을 번역하는 글쓰기 실전 프로그램이다.
좋은 글은 삶에 밀착한 경험에서 나온다. 학인들은 『위건 부두로 가는 길』, 『노동의 배신』, 『4천원 인생』 등 노동 르포를 읽고 자신의 노동 경험을 글로 써내는 작업을 한다. 부록에 수록된 한 학인이 쓴 르포에는 맥도날드에서 석 달간 일한 신산한 노동 경험과 그곳에서 만난 ‘십 대 아르바이트생’의 처지와 일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인터뷰의 경우, 가장 중요한 일은 인터뷰이 정하기다. 엄마, 딸, 할머니, 남편 같은 가까운 사람부터 전문가, 유명인에 이르기까지 인터뷰어는 인터뷰이가 누구냐에 따라 준비를 달리해야 한다. 자유기고가로 하면서 인터뷰 진행 경험이 많은 저자는 인터뷰이의 선정과 인터뷰어의 태도, 준비에 대한 친절한 안내를 아끼지 않는다. 예를 들면, 가족을 인터뷰할 경우 가족의 배치에서 벗어나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럴 때만이 험난한 한국 현대사를 통과한 ‘삶의 용사’로 할머니를 볼 수 있고, 백화점 의류 판매원인 ‘감정노동자’ 엄마의 고단한 일상을 읽을 수 있다.
저자는 “작가는 삶에 대한 옹호자”라고 믿는다. 삶에 대한 옹호는 얼굴 마주할 때, 부단한 접촉을 통해 가능해진다. 저자가 ‘옹호’를 연습하기 위해 ‘인터뷰’를 수업에 배치하는 이유다. 특히 이야기가 사라지는 시대, 관계가 단절되는 시대, 인터뷰는 서로의 삶을 보듬고 지탱하는 좋은 매개가 된다. 부록에 수록한 두 인터뷰(남편을 잃고 우울증을 심하게 앓던 엄마, 가족등록부에만 부(父)로 등재되어 있는 아빠를 인터뷰한 글)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의 가치와 아름다움, 그리고 인터뷰의 진정한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글들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61건)

포토리뷰 글쓰기의 최전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베*이 | 2022.09.23



'100일 30권 읽기'에 호기롭게 도전장을 내밀고 30권의 목록 중에 제목을 보고 고른 책이다. 책을 펴고 프롤로그만 3번 읽었다. 그녀가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가 나의 진도를 가로막는다. 은유 작가에 대한 첫 느낌은 진중한 사람이구나 하다. 좀 더 겪어보면 달라질 수 있겠지만 결코 가볍지 않는 경험과 가치를 가진 사람으로 느껴진다. 그래서인가 그녀의 글은 내게 어떤 무게감을 던진다.


그녀는 왜 글을 쓰기 시작했는 가로 시작한다. 어려서부터 책을 읽고 글쓰기를 좋아했던 사람이다. 우연히 길거리에서 목격한 한 사람의 핏대 높은 시위를 보고 한겨레 신문에 투고를 해 팔천 원의 원고료를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증권회사에 들어가 노조 활동을 하면서 운동권 출신들에게 도제식 훈련을 받았다. 객원 기자로도 활동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결혼을 하게 되고 자연재해로 인해 집안의 몰락했다. 그녀는 9 to 6를 거부하고 글쓰기 아르바이트를 찾아헤매었다. 돈도 없는데 삶까지 앗기긴 싫었기 때문이다. 선배의 소개로 글 쓰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엄마로서, 부인으로서, 딸로서, 워킹맘으로서의 집합명사가 아닌 그녀 자신인 고유 명사를 지키고 싶었던 그녀의 철학은 멋지다. 이 책은 그녀의 그런 철학은 그녀의 멋진 필력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글쓰기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어떤 글을 쓸 것인가'가 하는 물음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녀는 삶의 중력으로부터 벗어나 글쓰기로 쏟아내는 정리가 되었고 그것을 마음에서 퍼내야만 홀가분하다고 했다. 그녀의 글쓰기는 아마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지 않을까. 

PART1 삶의 옹호로서의 글쓰기
목소리를 갖지 못한 이들이 자기 삶을 용기 있게 증언하면서 자기 언어를 만들어가는 이야기
PART2 감응하는 신체 만들기
각기 다른 삶의 배경을 가진 이들이 모여 시를 낭독하고 외우고 느낌을 말하면서 감각의 주체로 거듭나는 여정
PART3 사유 연마하기
상식과 금기에 도전하며 자기 관점에 질문하는 법 배우기
PART4 추상에서 구체로
관념적이고 모호한 감상을 나열하는 게 아닌, 삶에 근거한 살아 있고 정직한 글쓰기
PART5 르포와 인터뷰 기사 쓰기
고통 감수성을 기르고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 가장 좋은 공부
차례

글쓰기 수업에서 만난 학인들의 이야기는 저마다의 깊은 사연이 있다. 그들과 나누었던 관계 그리고 글쓰기 그리고 거기엔 사람이 있다. 은유 작가가 최종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정치적인 글을 예술적으로 쓰는 것이란다. 그녀의 그런 글들을 기대해 본다.


약자의 인생 이야기. 유명 인사가 아닌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의 존재감을 가진 그들의 삶은 누구 못지않게 치열하다. 그녀는 그런 약자들이 그들의 언어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길 바란다. 그녀가 진행하는 수업이 성황인 가운데 그녀의 마음은 편치 않다. 그녀가 꼭 같이 가고 싶은 학인은 결국 빈곤이나 생업으로 인해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한다.


나의 짧은 글로 그녀의 글쓰기 철학을 정리하기에는 나의 어휘력과 문해력과 정리력이 달린다. 글을 읽고 보편적으로 정리하는 것 말고 본인이 언어로 자신만의 해석으로 책을 읽어야 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러나 나의 가벼운 언어로 그녀의 깊은 철학을 담기에는 먼가 모자라다. 이 책은 아마 나와 오래도록 같이 할 것 같다. 어디를 가나 이 책을 들고 다니지 싶다. 그리고 시집을 읽듯이 아무 페이지나 열어서 읽고 또 읽게 되리라. 뭉게구름을 잡으려 허우적대는 내가 언젠가는 그 물방울을 모아 컵에 담기를 기대한다.

어떤 단어에서 경험을 떠올리고 흐르는 생각을 붙잡아서 글로 풀어내는 것부터가 글쓰기 훈련이다.
p50

글쓰기는 '나'와 '삶'의 한계를 흔드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p53

우리는 고통 그 자체를 앓는 게 아니라 해석된 고통을 앓는다.
p72

우리에게 필요한 건 느낌의 시행착오다. 그 오락가락과 아리송함을 통과하면서 느낌은 단련된다.
p101

가슴에 물음표가 많은 사람이 좋은 글을 쓸 가능성이 많다. 작은 자극에도 촉발을 받고 영감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물음표가 어느 순간 느낌표로 변하고 다른 삶의 국면을 통과하면 그 느낌표는 또다시 물음표가 된다. 내가 이렇게 믿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닌가 보다, 하는 생각이 찾아드는 것이다. 그 물음표와 느낌표의 반복과 순환이 자기만의 사유를 낳는다.
p138

베낄 당시엔 큰 감동을 준 단어가 시시해져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고 다시 보아도 감동이 물결치는 문장이 있어 형광펜을 긋기도 한다. '매일매일 조금씩'의 위력은 참으로 크다. 신체에 각인된 그 문장, 단어, 금언, 감각, 뉘앙스, 느낌, 향기, 리듬, 파장이 글을 쓸 때면 슬며시 되살아남을 느낀다. 
p156

글은 삶의 거울이다. 글은 삶을 배반하지 않는다. 그것이 글 쓰는 사람에게는 좌절의 지점이기도 하고 희망의 근거이기도 하다.
p176

과묵히 아니라 침묵하는 인터뷰이에게 어떻게 질문을 던지고 충분히 말하도록 유도하고 듣는 자세로 임한단 말인가. 이론은 현실 앞에 무기력하다. 
p202

글쓰기를 한다는 일은 마음껏 슬퍼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슬퍼한다는 것은 온전한 내가 되는 일 같다. 나의 슬픔과 기쁨을 후련하게 말하기. 기쁨을 내밀듯이 슬픔을 꺼내놓는, 존재의 편안한 열림을 글쓰기가 돕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열어젖혀진 존재 위로 또 다른 말들과 생각들이 날아들 것이다.
p269

 
#작가도전 #좋은글의비밀 #글쓰기의최전선 #은유 #메멘토 #위클리수유너머 #나는왜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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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삶의 최전선엔 글쓰기가 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동***상 | 2022.06.14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책을 살펴보았다. 많은 사람들의 추천을 받은 책으로 저자의 이름과 외형도 선택에 한몫을 한 것 같다. 아직은 날카로운 비평을 수용할 수 없고, 그냥 따뜻한 느낌의 두루뭉술한 책을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순해 보이는데 책은 강렬한 빨간색 표지에 펜들이 세로로 세워져 있다. ‘이거 만만하지 않겠는데?’

 

 

 

은유 작가는 글 쓰는 사람으로 2011년부터 연구공동체 수유너머R에서 글쓰기 강좌를 시작해 현제 학습공동체 ‘말과 할 아카데미’와 글쓰기 모임 ‘메타포라’에서 정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자기 경험에 근거해 읽고 쓰고 말하면서 자기 언어를 만들고 자기 삶을 재구성하는 데 뜻을 두고 있다. 평소 니체와 시를 읽으면서 질문과 언어를 구한다. 저서로 <쓰기의 말들>,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다가오는 말들>, <올드 걸의 시집>등이 있다.

나는 왜 쓰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프롤로그에서 저자의 글쓰기 삶을 살짝 구경할 수 있다. 저자는 왜 쓰며, 나는 왜 쓰려고 글쓰기 책을 찾는가?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글쓰기의 최전선 속으로 산책처럼 느린 걸음을 옮긴다.

 

 

못 써도 쓰려고 노력하는 동안 나를 붙들고 늘어진 시간은 글을 쓴 것이나 다름없다고. 자기 한계와 욕망을 마주하는 계기이자 내 삶에 존재하는 무수한 타인과 인사하는 시간이라고. 이제는 나부터 안달과 자책을 내려놓고 빈말이 아닌 채로 학인들에 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세상에 어떤 글도 무의미하지 않다고. 우리 어서 쓰자고.

글쓰기에 대한 환상이 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의례 멋있고, 지적이며,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글을 쓰고 싶어 하는 깊은 본심 안에는 이런 욕망도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멋있고, 지적이며, 잘난 척하고 싶은 욕망. 그러나 몇 번의 시도를 하게 되면 바로 깨닫게 된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없으며, 작가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내 속에서 나오는 것은 한정적이고, 더 좋은 것은 이제 나올 것이 없다고. 괜찮은 사람, 멋진 사람들을 책을 통해 알아가면서 휩쓸리지 않고 나를 지켜내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런 마음들이 이어지면 이제 더는 쓸 수가 없다. 용기도 나지 않는다. 아주 많이 쓴 사람처럼. 그래서 웃음이 나지만 쉽지 않기 때문에 나는 할 수 없는 이유들을 찾기 시작한다. 그 이유들을 무참히 밟아버리는 문장이다. 자기 한계와 욕망을 마주하며 쓰기 위해 자신을 붙들고 늘어진 시간도 글을 쓴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그리고 어떤 글도 무의미하지 않다고 한다. 또다시 용기를 내게 만드는 문장이다. 글로써 다른 사람에게 의욕을 주거나 무언가를 결심하게 하는 것. 글을 쓴다는 것의 무한한 매력이다. 또한 작가의 경험에서 오는 진실한 글이 이런 힘을 발휘하는 것이겠지. 화려한 미사여구의 구성이 아니라 투박하리만치 진실 되고 솔직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내가 살아온 삶이 글 앞에서 진실해지기를...

 

 

시의 난해함은 삶의 난폭함에서 유래한다. 삶이 종잡을 수 없다면 삶을 받아낸 시도 그럴 수밖에. 소박하고 거칠더라도 자기 느낌과 생각으로 시를 읽어내고 해설하느라 낑낑대는 것이 공부다. 독서의 참맛이다.

김수영의 시를 학인들 과 함께 읽으면서 하는 말이다. 김수영의 시를 오래전에 읽었던 기억이 난다. 풀이라는 시였던 것 같은데, 좀체 무슨 말인지 알아들 수 없었다. 참고서의 말들도 이해할 수 없고, 김수영이 왜 천재 시인인지 공감하지 못했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 시를 읽고 서평을 쓰기 위해 낑낑거리면서 위의 말을 이해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해석이 아니라 나만의 해석과 느낌이 중요하다. 시를 읽고 분석한 학자의 평론이 아니라 한 사람의 독자로 시를 읽은 느낌과 생각이 중요한 것이다. 저자가 학인들 과 시 수업을 하는 것은 감응하는 신체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시라는 것에 반응하고 느끼는 신체. 글을 쓴다는 것은 누군가는 그냥 흘리는 아주 사소한 것들 속에서도 느끼고 감동하는 다른 시선과 몸을 가진 사람이란 뜻이라고 한다. 김수영의 시와 기형도의 시를 도전하고 싶은 의욕을 느꼈다. 정답은 없는 나만의 느낌으로 시를 읽고 몸으로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는 당찬 다짐이 생겼다. 시인의 시집이 좋아서 통째로 필사했다던 시도 궁금하고, 어느 부분이 저자를 흔들었는지 함께 공감해 보고 싶다. 나를 흔드는 시어들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문태준의 <가자미>, 최승자의 <이 時代의 사랑>, 김사인의 <가만히 좋아하는>, 권혁 옹의 <마징가 계보학>이 궁금해졌다. 또 할 일들이 늘어났지만 기쁨과 기대가 생겨났다.

 

 

사실은 없다. 해석된 사실만이 존재한다. 내가 만약 어떤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괴롭히는 대상이 없어져서가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나의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작가는 보편적 관점을 변화시키고, 알고 있는 것의 지평을 변화시키고, 약간 옆으로 비켜서 보는 사람이어야 한다.

사실은 없다? 해석된 사실만이 존재한다는 말이 새롭게 와닿았다. 괴롭히는 대상을 받아들이는 나의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관계 가운데 괴롭히는 대상이 없어지는 일은 극히 드물다. 그 관계를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이느냐는 나의 몫이다. 어떤 태도로 사람들을 대하고 나를 유지해 나가는가? 보편적 관점을 어떻게 변화 시켜야 하는가?

물음을 던지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조지 오웰을 들어서 설명했다. 저자는. 저자의 글도 여러 가지 물음과 생각들을 던졌다. 시를 느끼는 방법, 세상에서 약자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 등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이야기한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평범하지 않은 것을 보고 느끼며 쓸 수 있어야 한다고. 그럼 일상에서 무수히 일어나는 사실들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고민이 깊어지고, 머리가 복잡해진다.

 

 

삶의 옹호자로서 글쓰기를 말하는 저자는 자기 언어를 갖지 못한 자는 누구나 약자라고 말한다.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신의 몸을 통과하게 하는 것이 글쓰기의 매력이라고 한다. 책들이 자신의 몸을 반응하게 하고, 그 느낌들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느껴보라고 한다. 당연한 것에 질문을 던지고, 다르게 생각해 보며, 주변을 세심하게 관찰하라고 한다. 이런 실제적인 방법들을 자신의 글쓰기와 연결하여 보여주고, 함께 진행하는 글쓰기 학인들의 감정과 글의 변화를 썼다. 처음 책을 읽을 때는 글쓰기를 염두에 두고 읽었지만, 중반 이후로는 참여하는 학인이 되어 있었다. 그들이 읽고 쓴 글들이 궁금했고, 어떤 느낌들을 나누었는지 생생하게 느꼈다. 너무 많은 욕심을 가지고 한 권의 책으로 글쓰기를 모두 마치려 했는지 모른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면 그 책만큼 읽어야 할 독서량이 늘어난다. 이러다가 한 줄도 못 쓰고 책 만 읽는 것은 아닌가 싶을 때도 있지만, 부족한 것을 알아가는 기쁨이 크다. 저자의 삶의 궤적들을 따라 걸으며 인터뷰를 느끼고, 르포를 체험한다. 이혼한 아버지의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와 화해하는 아들의 모습이 담담히 그려지고, 어머니의 우울증을 진심을 다해 들어주는 인터뷰를 통해 치유한다.

사람!!! 글쓰기도 결국엔 한 사람 한 사람에 집중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집중하고 더 많이 사랑하자. 굳이 작가를 꿈꾸지 않아도 현실에서 나의 이야기를 쓰는 강자로 살아내기 위해서. 글쓰기를 말하는 책에서 독서를 보는 시선을 느낀다. 아직 그 정도의 시선임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글쓰기를 마음에 두고 사람들의 이야기에 반응하는 신체를 갖기 원한다면 꼭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정면으로 마주 보기 힘들었던 글쓰기의 지난한 습작을 마주할 용기를 더하여 줄 것이다.

뭔가 전율을 가져오는 ‘신의 한 수’ 같은 문장들로 이뤄진 글은 갈망의 산물이 아니라 습작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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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글쓰기의 최전선 _ 은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여*날 | 2021.10.08

글쓰기의 최전선 _ 은유

은유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건 '쓰기의 말들'을 통해서였다. 책을 읽는 내내 '어쩜 이렇게 담백하게 글을 쓸 수 있을까' 감탄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책을 덮자마자 구매한 도서가 바로 '글쓰기의 최전선'이다. 이 책은 연구공동체 수유너머R과 학습공동체 가장자리에서 학인들에게 글쓰기 강좌를 진행하는 은유 작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글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를 기록하고 타인과 나누는 과정 또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말하고 있고, 그래서인지 작가의 지난 경험과 학인들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 새 나도 글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한 사람으로서,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작가로서, 선생님으로서, 그리고 약자를 대변하는 데에 앞장서는 행동가로서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은유 작가를 보며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것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얻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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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6건)

글쓰기의 진심과 윤리 그 최전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2**호 | 2020.11.30

<글쓰기의 최전선>을 읽기 전, 그리고 읽는 내내 나는,

두 달 전에 읽은 <쓰기의 말들>에서 느낀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진심과

경건하기까지한 윤리적인 태도에 대해 그 신념이 무엇일까 궁금하였다.

지난 달 읽은 <출판하는 마음>에서는 책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그렇게까지 성실하게 귀 기울이는 인터뷰어로서의 태도

의 근원이 무엇일까라는 궁금함이 더해졌다.

답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글쓰기의 최전선>을 읽었다.

출간된 책을 역행하여 읽었기 때문에 갖게 된 질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바로 그 점이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지금의 은유적 쓰기에 대한 반추와 기록이

바로 <글쓰기의 최전선>에 낱낱이 은유의 목소리로 말해지고

은유의 언어로 쓰여있었다.

이미 우리에게 벌어지고 있는 에세이의 사회적 파장

의 힘이 무엇일까.

그것은 어쩌면 은유가 강조하는 '르포와 인터뷰'로의 확장일지도 모르겠다.

모래알처럼 부서지는 도시의 공동체를 사는 우리에게

삶에 밀착한 르포와 인터뷰가 주는 경험의 진실,

그 구체는 힘이 세다.

 

글 쓰는 일이 작가나 전문가에게 주어지는 소수의 권력이 아니라 자기 삶을 돌아보고 사람답게 살려는 사람이 선택하는 최소한의 권리이길 바란다. (44쪽)

 

피해자의 언어가 필요하다. 자기 언어가 없으면 삶의 지분도 줄어든다. (68쪽)

 

비문학에도 순문학에도 온전히 마음 붙이지 못하던 참인데 르포르타주에서 문학의 가능성을 보았다. 르포르타주는 기록이라는 뜻의 불어다. 구체적인 현장에서 구체적인 사람과 대면하며 쓰는 기록 문학을 뜻한다. 사실에 근거한 취재에 배경지식과 비판의식을 더한 글이다. 그런 점에서 르포르타주는 글쓰기의 한 장르가 아니라 글쓰기의 기본 준칙이자 윤리에 가깝게 느껴졌다. 현장, 사람, 기록. 이것은 늘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세 가지가 아닌가. (180쪽)

 

우리 사회는 좋은 삶에 대한 기준이 편협하다. 화원에서 파는 꽃과 동물도감에 나오는 고양이의 사진은 그 종류가 아무리 많아도 딱 그만큼이다. 척도에 의해 선별되는 것은 그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보이지도 못하게 한다. 삶도 그와 같다. 가령 학벌, 돈, 직업, 외모 등 극히 물질적인 것을 척도로 삼아 그것이 충족될 때 성공한 삶이라고 말하고 미달할 땐 무시한다. 무시는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없는 듯이 취급한다. 이 가려진 부분, 삶의 진실을 드러내는 게 글 쓰는 이의 역할이다.  (184-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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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글이 써지지 않는 이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섬* | 2020.04.07

"너무 억지스러운 것 같아"


벌써 세 번째다. 요즘 새로운 주제로 글을 쓰고 있는데 아내의 피드백이 부정적이다. 몇 번을 고쳐 써도 나아지지 않는다. 작년 독립출판을 준비하며 글을 쓸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다. 아내는 늘 독자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평가를 해주었는데 한 두 번 수정하면 개선이 되곤 했다. 무엇이 문제인 것일까.


답답한 마음에 글쓰기 책을 읽어보려던 차였다. 글쓰기 수업을 하는 ‘은유’ 작가에 대한 글을 어느 블로그에서 보았다.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나지는 않는다. 다만, ‘이 사람 책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메모 어플에 짧게 기록해두었다. 얼마 후 ‘글쓰기의 최전선’이라는 책을 구매했다. 글쓰기에 대한 고민이 있던 차에 잘되었다 싶었다.


"이 책은 글쓰기의 최전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증언이다. 누군가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여지없이 맞닥뜨리는 문제들, 고민들, 실험들, 깨침들, 변화들, 질문들에 관한 이야기다. 글을 쓰고 싶은데 한 문장도 나아가지 못할 때, '왜'라고 묻고 '느낌'으로 써 내려가는 그 섬세한 몸부림의 시간을 담았다."


본인의 글쓰기 수업 경험을 집약하여 글쓰기에 대한 농익은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다. 책을 읽을수록 책이 나를 읽기 시작했다. 책은 내 안의 글쓰기에 대한 욕망과 갈등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네가 왜 글을 쓰고 있는지, 글을 쓰면서 어떤 쾌락을 누리고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며 내 어깨를 토닥이듯 이야기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따라 내 욕망의 심연으로 들어갔고 심연 속에 실타래처럼 얽혀 갈 길을 찾지 못하는 ‘나’를 발견했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작년 여름부터 책을 써보겠다고 마음먹었다. 독립출판 워크숍에도 참여하여 책을 제작하는 과정을 배우며 원고를 썼다. 책의 제목은 ‘서른아홉 행복가능보고서’. 삼십 대 후반, 인생의 힘겨웠던 시기를 보내며 경험하고 고민했던 이야기를 담았다. 연애와 결혼, 직장생활, 인생의 새로운 꿈에 대해서까지.


나는 왜 이 글을 쓴 것일까. 답이 있다면 하나다. ‘쓰고 싶어서’. 다른 이유는 없다. 언어를 통해 내가 힘들었던 시간을 이야기하고 설명하고 표현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럼, ‘쓰고 싶다’는 생각은 왜 들었을까.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그 느낌의 정체는 무엇일까.



"글쓰기는 삶을 이해하기 위한 수공업으로, 부단한 연마가 필요하다. 자기 안에 솟구치는 그것에 대해 알아채는 감각, 자기 욕망과 권리를 표현할 수 있는 논리적이고 감성적 역량, 세상을 읽어나가는 지식과 시선을 갖춰나가는 것이다.

-

저이는 알고 있는 듯도 하다. 글쓰기에 삶의 속도를 늦추는 요철 기능이 있고 삶의 방향을 이끄는 안내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그게 아니더라도 이런 질문을 주고받으며 잠시 호흡을 고를 수 있다. 이미 축복. 글쓰기는 구원의 도구가 아니라 동작이다. 낫이 아니라 낫질이다."


글쓰기가 치유의 행위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적어도 나의 경험에만 비추어보면 그 말은 진실이다. 나의 경험, 생각, 느낌이 적나라하게 쓰인 글이 나를 위로하고 치유한다. 치유와 구원의 순간은 누군가에게 완벽하게 이해되고 공감받을 때 찾아오기 때문이다. 나의 느낌을 정확하게 글로 표현하고 묘사하는 행위는, 완벽하게 나를 이해하는 타인을 빚어내는 일이다.


아마도 내가 ‘쓰고 싶었던’ 이유도 글 쓰는 행위가 가진 그 미지의 힘에 맞닿아 있었던 것 같다.



#글은 왜 써지지 않는가?


독립출판은 내 몸과 마음에 청량감을 불어넣어준 즐거운 경험이었다. 얼마만인지 모른다. 가족도 회사도 아닌 오직 ‘나’를 위해 모든 감각을 집중하는 시간. 김 빠진 일상에 부어진 탄산수 같은 경험이었고 내게는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책을 쓰고 펀딩으로 책을 판매하고 독자들의 피드백을 받는 일련의 사건들은 내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흥분된 순간이기도 했다. 나의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공감과 위로의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것이 기뻤다.


하지만 독립출판 프로젝트가 끝난 후 흥분은 일상의 중력에 끌려 땅으로 내려왔다. 정식 출판도 해보고 싶어 많은 출판사에 투고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 현실 감각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나름 작가라며 사람들에게 으쓱대었던 일이 부끄러웠다.


어느 날 두 번째 책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급하게 대략의 목차를 정리해 아내에게 보여줬더니 ‘먹힐 것 같’단다. 이번에는 자기만족에 그치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다. 사람들이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에피소드를 강화하고 극적인 요소들을 넣어 몇 편의 글을 썼다.


하지만 아내로부터 빠꾸만 맞았다. 억지스럽다고 했다. 사실은 나도 내 글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속이 후련한 느낌이 없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글쓰기의 최전선에서 강력한 적을 만났다.



#글을 쓰다, 나를 쓰다


<글쓰기의 최전선>을 읽는 동안 힌트를 발견했다.


"좋은 글이 나오려면, 타인에게 비친 나라는 '자아의 환영'에 휘둘리지 말고 자기감정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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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전에 스스로를 설득해야 한다. '이 글을 통해 나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글을 쓰기 전에 스스로에게 중얼중얼 설명하면서 자기부터 설득하는 오붓한 시간을 갖자. 두툼한 책이든 한 페이지 글이든 한 출로 정리하고 시작하는 것이 글에 대한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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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보편적 관점을 변화시키고, 알고 있는 것의 지평을 변화시키고, 약간 옆으로 비켜서 보는 사람이어야 한다. 어떤 경험을 했을 때 다른 시각으로 생각하고 내 진짜 느낌에 집중하려는 노력이 글을 참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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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느낌, 어떤 감정에 사로잡혔을 때 그것을 당연시하는 게 아니라 왜 그런 기분을 느꼈는지 더 깊고 진지하게 파고드는 작업, 그게 문제의식이다. 우선은 나를 향해 '왜'라고 질문하는 것 말이다."



사실 글을 쓰면서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다. 재밌게 써보자는 욕심에 새로운 시도들을 하다 보니 정작 ‘나’의 생각과 느낌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그 말이 왜 하고 싶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지 않았다. 그러니 글쓰기가 그저 기술적인 행위에 불과할 뿐 나를 치유하고 구원하는 행위가 되지는 못한 것이다. 글을 쓰고 나서도 답답함이 가시지 않는 이유다.


다시 책상에 앉았다. 내 마음 안에 실타래처럼 얽힌 욕망들을 한 올 한 올 풀어내며 ‘나’에게만 시선을 두기 시작했다. 내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무엇인지 자신에게 물었다. 그리고 ‘왜’ 그 메시지를 가지게 되었는지 물었다. 그간의 경험과 생각, 느낌에 집중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의외로 글을 빨리 써 내려갔다. 그리고 긴장된 마음으로 한 편의 글을 아내에게 보여줬다.


‘이번엔 좀 괜찮네. 재밌어’




#최전선에서 만난 글쓰기 체크리스트


책을 읽으면서 나름의 글쓰기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보았다. 글의 메시지를 보다 선명하고 공감 가능한 방식으로 전하고 싶어서다. 항목은 아래 다섯 가지. 혹시 당신도 지금 글이 잘 써지지 않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섯 가지 질문 앞에 정직하게 답해보면 어떨까. 글쓰기의 최전선에서 써먹을 수 있는 기가 막힌 무기를 얻을지도 모른다.



1. 글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한가?

2. 내 삶의 장면을 나만의 관점으로 관찰하고 해석하였는가?

3. 나의 생각과 느낌을 솔직하고 밀도 있게 표현하였는가?

4. 설명하지 않고 보여주고 있는가?

5.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 아니면 교훈을 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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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글쓰기의 최전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우***편 | 2019.07.06

누구나 자기만의 글감이 있다는 것을 알게해준 책
좋은 글이란 겉멋든 멋진 문장들의 조합이 아닌, 쉽게 읽히되 자신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글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글쓰기가 불행한 삶을 견뎌내는 데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으며, 삶의 의미를 불어넣어주는 일임을 느꼈다.
글을 써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은 들지만 실행할만큼의 의욕은 없을 때 은유 작가님의 <글쓰기의 최전선>과 <쓰기의 말들>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깊은 사유를 간결한 문장을 통해 표현한 건 이런 거구나 느낄 수 있다. 또한 글쓰기 수업에서 교재로 쓴 좋은 시들을 알아갈 수 있어 좋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더 많지만 공개적으로 모두 기록하는 것은 민폐일까 추려서 적었다. 

자기 검열, 사회적 검열에 걸려 넘어지면 글을 쓰기 어렵다. 대개는 자기가 자기를 대하는 태도로 남을 대한다. 만약 누군가 자기 과거를 부끄럽게 여긴다면, 유사한 삶의 경험치를 가진 타인을 동정과 수치로 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타인의 시선을 극복하는 과정은 자기의 편견을 넘어서는 일이기도 하다. p.62


상처는 덮어두기가 아니라 드러내기를 통해 회복된다. p.63


자신의 피해 경험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선을 얻게 된 것, 자신의 아픔으로 꽉 찼던 자아에 타인의 아픔을 들여놓게 된 것은 덤으로고마운 선물이다. 우리의 품은 넓어졌다. 자아가 확장되면 상대적으로 고통은 줄어들게 마련이니 일석이조다. p.73


알아야만 하는 것을 제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호기심이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호기심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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