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영웅들이 펼치는 사랑과 고난, 모험과 영광
1권 〈신과 영웅들의 시대〉에서는 천지창조와 인간의 탄생을 비롯하여 올림포스의 지배자 제우스, 인간에게 불을 훔쳐다 준 프로메테우스, 재앙이 가득한 상자의 뚜껑을 연 판도라, 메두사의 머리를 벤 페르세우스 등의 이야기가 장대하게 펼쳐진다. 황금 양털을 찾아 나선 이아손, 가족을 배신하고 사랑을 따른 메데이아, 여신 헤라의 질투로 인해 끝없는 고난 속에 놓이는 헤라클레스,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미궁을 빠져 나온 테세우스, 불행한 운명을 타고난 오이디푸스의 일대기에는 주어진 운명을 넘어서며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삶을 개척하는 진정한 영웅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트로이 전쟁의 시작부터 끝까지 상세하고 실감나게 복원
2권 〈트로이 전쟁〉은 구스타프 슈바브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으로, 트로이 전쟁의 시작과 끝을 현실감 있게 담아내는 것은 물론, 상세하게 복원해 냈다. 그리스 비극 작가들의 작품과 역사가들의 고증을 토대로 트로이 전쟁을 시간 순으로 재구성하고 다양한 인물들의 개성과 활약을 생생하게 그렸다. 그리스 연합군의 명장 아킬레우스와 트로이군의 총지휘관 헥토르, 트로이 전쟁의 빌미를 제공한 파리스와 헬레네, 아가멤논, 아이아스, 파트로클로스, 오디세우스, 프리아모스, 아이네아스 등 걸출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실감나게 펼쳐진다. 각각 그리스와 트로이 편에 서서 팽팽하게 맞서는 신들의 대결 또한 또 다른 흥밋거리다. 단, 슈바브의 원작 3부에 맞춰 그대로 세 권으로 출간한 가운데 원작의 3부에 편성되어 있는 ‘탄탈로스의 마지막 자손들’ 편만은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2권으로 가져왔다.
현실적인 영웅 오디세우스와 로마 신화의 서막을 연 아이네아스
3권 〈오디세우스와 아이네이스〉는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얻어 트로이 전쟁 후에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오디세우스가 10년간의 방랑과 고난 끝에 가족과 재회하고 왕권을 되찾는 모험담이 전반부를 장식한다. 후반부는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에 근거해, 트로이 멸망 직전에 극적으로 탈출한 아이네아스가 갖은 고난과 모험 끝에 신탁에 따라 이탈리아에 새로운 도시를 세우는 과정을 그렸다. 그의 자손들인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로마를 건국하였고 찬란했던 고대 로마 제국의 역사는 바로 이렇게 시작되었다. 시간 순에 따른 이야기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위해 14편의 이야기들은 별도 부록으로 실었다.
신화의 의미를 깨달아 실천하는 이들이 바로 현대의 영웅
역자 조미영은 그리스 신화에 대한 구스타프 슈바브의 새롭고도 참신한 발상에 매료되어 3년 가까이 번역에 몰두한 끝에 완역의 결실을 맺었다. 감수를 맡은 한국서양고전학회 박희영 교수는 운명을 거스를 수 없음을 알면서도 오래 살 수 있는 길 대신 짧고 명예로운 삶을 택한 아킬레우스의 예를 들어, 영웅들이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 결정하며 운명을 넘어서고 있음을 강조한다. 신이 가진 힘과 능력을 닮고자 했던 영웅들의 모험담 속에서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영웅의 모습을 찾아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그것은 이 책을 읽는 독자 모두의 몫이자 과제이다.
영웅들의 활약상을 생생하게 보여 주는 삽화
그리스 문명이 남긴 갖가지 유물이나 서양화가들이 작품으로 승화시킨 명화 속에서, 혹은 영화의 주인공으로 분한 배우들을 통해 만날 수 있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과 영웅들을 꼼꼼하고 섬세한 터치의 삽화로 그려 냈다. 약 200여 컷에 이르는 삽화 속에는 절벽에 매달린 프로메테우스, 히드라와 싸우는 헤라클레스, 황금 사과의 주인공을 찾는 파리스, 아킬레우스, 헥토르, 아이아스, 디오메데스, 아이네아스 등 영웅들의 전투 장면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또한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하며 오디세우스를 돕는 여신 아테나, 아이올로스의 바람주머니를 싣고 항해하는 오디세우스 일행, 세이렌의 유혹에 맞서는 오디세우스와 디도와 아이네아스의 만남, 땅위에서 벌어지는 인간들의 전쟁을 지켜보는 신들의 모습 등이 그려져 독자들의 이해를 십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