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욱 저/마노 그림
이동귀 저
권희린 저
무라타 사야카 저/최고은 역
사라 후지무라 저/장혜진 역
- 작가 : 이경혜, 출판사 : 바람의 아이들
- 독서 기간 : 2021.02.24(수) - 2021.02.24(수)
- 한 줄 서평 : “아픔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추억을 소중히 되새기는 일”
- 나의 별점 : ★★★★☆
- 기억하고 싶은 문구
* "그 모습이 꼭 바싹 말린 꽃 같았다."
* "신이란 게 있다면 목을 비틀어버리고 싶어."
* "어른이 해서 나쁜 짓이 아니라면 아이가 해서도 나쁜 짓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해서 나쁜 짓이라면 그건 어른이 해도 나쁜 짓인 거야."
* "어른들은, 세상은, 나한테 준비할 시간도 안 주고, 갑자기 뒤통수를 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 "죽는 거야말로 절대로 돌이킬 수 없지. 죽는 건 정말로 하나도 낭만적이지 않아."
* "그러니까 내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모든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달라 보일까?"
* "즐기면 얼마든지 오래가지만 버티면 금방 끝나."
* "우리에겐 무한한 미래가 열려있었는데, 이렇게 무지막지한 운명의 장난으로 그 화면은 찢겨 나가고 말았다."
- 느낀 점
전학 온 학교에서 선생님께 대든 후 문제아로 찍혀버린 유미에게 다가와 준 재준이. 그렇게 시작된 둘의 재준이와 유미는 둘도 없는 친구였다. 그러다가 재준이는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겁쟁이였던 재준이가 오토바이를 탄 것도 모자라, 하늘로 떠나버리고 말았다는 사실에 유미는 세상에 대한 의욕을 더 잃어버리고 만다.
그런 유미에게 재준이의 어머니께서 찾아와 파란색의 재준이 일기장을 대신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그 일기장은 지난 크리스마스 때 유미가 선물해 준 것으로, 일기장을 펼친 유미는 첫 장을 펼치자마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일기를 덮어버린다.
유미가 본 구절은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라고 쓰여 있었고, 재준은 마치 자기의 죽음을 예견한 것 마냥 그런 아리고 슬픈 말을 적어두었다. 과연 재준이의 죽음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있을지, 유미의 입장에서 친구를 잃은 슬픈 감정선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렇다면 나의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 누가 날 위해 눈물을 흘려주고 어떤 사람으로 기억해 줄까지 궁금해졌다. 나에게는 내 죽음이 무슨 의미가 될까? 나는 맛으로 표현하자면 밍밍한 사람으로 쉽게 잊힐 것 같았다.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일도, 확고하게 주관이 뚜렷한 것도 아닌 그저 평범해서 밍밍한 사람. 남들보다 하나라도 눈에 띄어야 살아남는 세상에서, 이러한 평범함의 굴레가 종종 나를 괴롭게 만든다.
재준은 평범한 나에게 세상을 특별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알려준다. 평소 시체놀이를 즐겨 한 재준은 문득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하니 세상이 소중하고 달라 보인다는 걸 알게 되었다. 유미의 조는 모습도, 아끼는 물건을 망가트린 동생의 모습도. 소소한 잡음이 있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소중하다는 것이다. 간절히 바라던 일이 생긴 하루 만이 특별한 게 아니라, 오늘 보통이라고 여긴 하루, 최악의 하루도 우리가 기억해야 할 소중함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재준이의 일기를 읽고 되돌아본 평범한 나의 오늘은, 준비한 말을 못 하고 꺼낸 말조차도 횡설수설했다. 진심으로 대하지 않는 상대방의 모습에 화가 났고, 바보같이 버벅대는 나 자신에게도 화가 났던, 잡음이 시끄럽게 많은 괴로운 하루였다. 그렇지만 찬찬히 둘러보면 아침에 손수 과일을 사 오신 아빠의 따듯함이 있었고, 속상한 마음을 달래줄 한 잔의 초코 음료를 마실 여유가 있었다. 부정적 감정이 강한 하루였지만, 내가 기억해야 할 소중함이 숨어있던 날이었다.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다는 곰돌이 푸의 말처럼, 평범하거나 최악의 하루로 치부된 나날들이지만, 그 속에서도 소중함을 기억해야겠다.
중학교 1학년 필독서로 구입하게 되었어요.
중학교 3학년 유미는 오토바이 사고로 죽은 재준이의 일기를 읽게 되요.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라는 섬뜩한 글로 시작한 재준이의 일기를 읽어내려가며, 함께 한 추억을 더듬죠. 짝사랑, 성적, 학원, 선생님... 평범한 중학생의 일상이 펼쳐지는 이야기예요.
아이가 단번에 읽어 내려갈 정도로 흡입력있는 책인 것 같아요.
십수년 전 중학생 때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한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강렬한 제목에 이끌려 책을 단숨에 읽어 나갔습니다. 숨을 크게 몰아쉬고 다 읽고 나서 숨을 다시 내뱉을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들도 당시 나와 비슷한 나잇대고 생각하는 거 하며 이성관련 문제에 고민하는 거 하며 비슷한 생각을 했거든요. 재준이가 죽는 장면은 저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그 때도 지금도요. 아직도 그 때의 충격이 생각나 종종 이 책이 생각나서 구매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두고두고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청소년은 물론이고 성인에게도 꼭 읽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