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사장 저
채사장 저
폴 칼라니티 저/이종인 역
조조 모예스 저/김선형 역
레오 버스카글리아 저/이은선 역
넥서스콘텐츠개발팀 저
미술에 대한 해설서를 읽거나 미술관에서 도슨트의 해설을 들을 때 사실 전달과 해석을 잘 구분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작품 관람은 작품 그 자체, 작가의 삶과 환경, 작가의 성향, 마지막으로 작품을 관람하는 이의 삶/환경/성향에서 비롯한 작품 해석이 혼합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 역시 작품에 대한 저자의 관점과 의견이 많이 담긴 책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조심스럽게 경계하며 읽어 내려갔다. 그런데 마지막 장(chapter)에서 나의 이런 생각을 이해해주는 것 같은 작가의 이야기가 있었다. "예술가만이 유일하게 창조 행위를 완성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작품을 외부세계와 연결시켜주는 것은 관객이기 때문입니다. 관객은 작품이 지닌 심오한 특성을 해독하고 해석함으로써 창조적 프로세스에 고유한 공헌을 합니다. (마르셀 뒤샹)" 이 책을 읽게 될 다른 독자들도 저자가 전달하는 정보의 "도움"을 받고 저자의 해석에 귀 기울여보되 자신의 "해독/해석"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안녕하세요!
원하는대로 이루어지는 깡꿈월드입니다.
제가 그동안 다양한 미술책을 소개해왔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이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술 교양 입문서 최초 100쇄!
최장기간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
1064. " 방구석 미술관 " 입니다.
# 19금 드로잉의 대가 : 에곤 실레
에곤 실레 = 19금
그는 도대체 어떤 그림을 그렸을까?
그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인물의 누드는 기본,
남녀 가릴 것 없이 인물의 성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드로잉을 했다.
더 나아가 그림 속 인물은
대놓고 자위행위를 한다.
성관계 장면을 담지 않으면 섭섭하고,
심지어 동성애 장면까지 가감 없이 그렸다.
과연 그는 어떤 사람일까?
' 태어날 때부터 화가였다 ' 이 말은
에곤 실레를 위한 말이 틀림없다.
그는 연필을 쥘 수 있게 된 두 살 때부터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게다가 일곱 살 무렵에는 해가 뜨고 질 때까지
그림만 그리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의 그림 주제는 다양했지만
그중에서도 아버지에 관련된 것이 많았다.
그가 사랑했던 아버지는 성병인 매독을 앓고 있었다.
실레가 세 살 되던 1893년,
열 살이던 누이 엘비라 마저 선천성 매독으로 사망하고
1905년 아버지도 뒤이어 사망하게 된다.
뼈아픈 경험 속에서 실레는 뜻하지 않게
자신만의 예술 주제를 얻는다.
죽음을 부르는 '성'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성'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괴로움이었다.
그는 어린 나이에 성에 대한 트라우마를 겪게 되지만
그로 인한 고통과 불안을 자신만의 예술로 승화시킨다.
실레는 클림트를 통해 회화에
'에로티시즘'을 담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어린 시절 이후, 줄곧 봉인되어 있던 성에 대한 기억,
그 트라우마가 봉인 해제된 것이다.
실레는 열일곱 살부터 스무 살까지
단 3년 동안 압축적으로 성장한다.
이 진화 과정에서 감정을 표출하는 '표현주의'를 만나게 된다.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자기 내면의 민낯과
젊음의 초상을 자기만의 몸짓과 표현으로,
꾸밈없는 있는 그대로 그림에 투사한다.
보통 사람은 자신의 치부를 타인에게 보여주기 싫어하지만
실레는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가 그린 자화상은 겉모습이 아닌,
자신의 ' 속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지가 잘려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고통받아 몸부림치고 있는 자신의 속 모습을 말이다.
당시 대다수의 사람들은 실레의 그림을 외설로 보았다.
그런 사람들의 시선은 실레의 예술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때부터 자의든 타이든 그의 표현에
'이성'이라는 필터가 들어가게 된다.
20대 초반에는 그림의 거리낌 없이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폭발시켰다면,
20대 중분을 향해 가면서는 그림에 '절제'를 입히기 시작했다.
혹자는 실레만의 감각을 잃어버렸다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감성에 치중한 과격한 표현을 줄인 만큼
이성을 활용한 치밀한 구성과 균형이 자리 잡게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감성에 이성이 적절히 섞여 작품의 정교함이 높아진 것이다.
실레는 승승장구하며 빈을 이끄는 최고의 화가로 군림한다.
하지만 성공의 단꿈도 잠시,
1918년 제1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유럽 전역에 퍼진
스페인 독감에 걸리고 만다.
정상의 자리에서 마음껏 꽃을 피우려 했던
스물여덟의 실레는 배 속 아이와 함께 사망한
아내를 무기력하게 바라보다 3일 후 역시 허무하게 져버린다.
벗어날 수 없는 성욕의 굴레,
주체할 수없이 타오르는 자기애.
이 젊음의 열기를 실레는 숨김없이,
꾸밈없이 선으로 거침없이 표현했다.
이것이 19금 포르노그래피로 보이는 그의 드로잉에 숨겨진 정신이다.
다시 한번 그림을 봐보자.
그가 모은 선의 집합체에서 자신의 개성을
순수하게 뿜어내는 젊은이의 외침이 들려오지 않는가?
일상의 먹고사니즘으로 바쁜 일상에서 잠시 즐기는 그림, 그 순간이 여유가 아닐까?
책 ,영화 음악, 그림, 레고 이런 것들을 접하고 살다 보면 한량 기질이 없는 것은 아닌 듯한데, 뭘일이 이렇게 많은지 참 아쉽다. 아무 생각없이 그림을 보며 잠시 빠져드는 생각의 시ㅏㄴ이 시간이 흐른뒤에 좋은 줄 알게 된다.
또 그리길지 않은 것을 느끼기도 한다.
사진 이전에 그림은 시대를 기록하고 남기는 기록을 위한 것이었고, 사진 이후의 그림은 인간을 담아내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여실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화가들은 치열하게 인생을 살면서 살아내기 위하여 그림을 그리며 자신의 세계를 캔버스에 담았고, 타인들은 그 그림들을 살펴보면서 인간다움이 무엇인가, 세상이 어떠한가를 함께 살펴보았다. 예술은 인간의 마음과 삶에 자리하면서 인간을 향한 고민들을 덜어내는 동시에 더해 주었고 인간이 앞으로 걸어갈 동력이 되어 주었다. 그런데 이런 복잡한 과정이 미술이라는 것을 어렵고 난해한 것으로 만들었다.
실제로 난해하기도 하고, 미술자체가 워낙에 부자들의 여가생활같은 이미지가 있어서 더욱 그렇겠지만, 그런데 책은 위대한 화가를 옆집 아져씨처럼 친근하게 소개하면서 왜 그림이 그려졌는지 어떤 생각 속에서 그림이 우리에게 전해졌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익숙하고 유명한 거장들이 옆집 아져씨가 되도록 만드는 책을 통하여 인간을 말하는 그림의 가치를 더욱 숭고하게 만든다.
2권도 나왔다는데 빠른 시일 내에 읽어 봐야겠다.
조원재 작가는 '미술은 누구나 쉽고 재밌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라는 모토 아래, 팟캐스트라는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져 있는 화가들의 인생, 사생활과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려주고 있다.
이 책 <방구석 미술관>은 201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방구석 미술관> 팟캐스트에서 소개했던 내용 일부를 책으로 옮긴 것으로, 2018년 출간된 이래 10만 부의 판매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모토 그대로 친근하고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이 큰 인기를 끈 것 같다.
직접 읽어보니 술술 읽혀서 생각보다 빠르게 완독할 수 있었다. 책에 실린 화가 모두가 유명 거장들이다 보니 '이런 인생을 살았어?', '이 작품에 이런 스토리가 담겨 있었다고?' 하며 놀라고, 그것을 계기로 작품을 새롭게 느껴보기도 하는 재미가 있었다.
첫 번째로 소개된 뭉크의 이야기부터 인상 깊었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가 돌아가신 걸로도 모자라 누나, 남동생, 심지어 여동생까지 줄줄이 병에 걸리게 되어 죽음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되고, 두려움을 느낀 뭉크... 그는 그러한 자신의 삶으로부터 나오는 경험과 감정에 집중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자전적 표현을 통해 표현주의의 선구자가 된 것이라고 하는데. 그의 인생에 공감하고, 그런 감정을 덧씌운 채로 그림을 감상하니 전과는 다른 시각을 통해 작품을 느끼게 되었다.
진한 눈썹의 자화상으로만 기억하고 있던 프리다 또한 남편의 불륜으로 인해 느낀 고통의 감정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니 안타까우면서도 존경스러웠다.
책을 읽는 내내 느낀 점은 역시 사람의 인생사는 순탄하지만은 않고, 저마다의 굴곡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다른 이의 작품을 통해 감명받을 수 있는 거겠지. 방식과 표현은 다를지언정, 겉 포장지를 헤쳐보면 그 속에 담긴 감정은 과거의 나 또한 느껴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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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문체와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한 인물사, 팟캐스트의 QR 코드 삽입... 여러모로 현대적이고 색다른 미술 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 작품에 더 가까워지고 싶은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주저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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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