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아 오언스 저/김선형 역
안드레 애치먼 저/정지현 역
김초엽 저
천선란 저
이미예 저
김혼비 작가 “B급 느낌이 묻어나는 A급 문장을 쓰고 싶다”
2021년 11월 29일
[MZ세대 특집] 먹는 일에 진심인 편(feat. MZ 편집자)
2021년 05월 18일
2020년 11월 09일
[책이 뭐길래] 편집자의 영혼이 깃든 책 – 이연실 편
2019년 12월 26일
2019년 11월 04일
[책이 뭐길래] 키워드에 꽂혀 책을 골라요 - 최지원 편
2019년 10월 04일
2019년 07월 31일
[출판 정담] 1인출판사, 지금 어떠십니까? - 코난북스, 유유, 심플라이프
2019년 07월 29일
[책이 뭐길래] 외서 MD는 어떻게 책을 고르냐고요? – 이나영 편
2019년 06월 27일
2019년 06월 04일
[책읽아웃] 엄마는 이 책을 너무 싫어하세요 (G. 김혼비 작가)
2019년 05월 30일
P.13
나에게는 어떤 대상을 말도 안되게 좋아하면 그 마음이 감당이 잘 안 돼서 살짝 딴청을 피우는, 그리 좋다고는 하지 못할 습관이 있다. 말도 안되게 좋아하다 보면 지나치게 진지해지고 끈적해지는 마음이 겸연쩍어 애써 별것 아닌 척한다. 정성을 다해 그리던 그림을 누가 관심 가지고 살펴보면 괜히 아무 색깔 크레파스나 들어 그림 위에 회오리 모양의 낙서를 마구 해서 별것 아닌 것 처럼 만들던 여섯 살 적 마음이 아직도 남아 있다. 말이 안되게 좋아하는 걸 말이 되게 해보려고 이런 저런 갖다 붙일 이유들을 뒤적이기도 한다.
-> 나 또한 작가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너무나 좋아하는 취미, 일, 사람 들을 대할 때 너무나 진지해지고, 잘하고 싶고, 정성을 다했 던 마음이 들키면 나도 모르게 평상 시 가졌 던 마음과 다르게 행동하는 나를 볼 때가 있었다. 그래서 너무 공감되는 문장이었다.
P.36
똘똘똘똘 소리하나 듣겠다고 소주 한 잔 마실때 마다 그렇게 까지 번거로울 일인가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이런 유의 쓸데없어 보이는 일에 집요한 나를 볼때가 나, 잘살고 있구나, 라는 가느다란 뿌듯함이 드는 몇 안되는 순간이다. 게다가 차가 막히거나 컴퓨터가 느려지거나 조직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하는 등 대부분 부정적인 상황을 초래하는 병목현상이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는 사실에서, '세성에 다 나쁘기만한 것은 없다'는 교훈을 우리는 소주 첫 잔을 받아들며 다시 한번 엄숙히 새길 수도 있다.
-> 우리의 일상의 모든 것은 양면성이 존재하는것 같다. 나에게 병목현상은 항상 부정적인 상황을 초래한다고 항상 생각했지만, 작가에게는 그 소리를 듣기 위해선 꼭 있어야 하는 현상이므로, 우리가 생활 하는데 있어서 무조건 부정적인 것은 없다는 것을 또 한번 깨달은 문장이다.
P.44
생물학적인 만취가 불러오는 여러 결과중에 주사가 포함되어 있다는 걸 고려하면, 주사는 싫든 좋든 술꾼을 이루는 필연적 구성요소겠지만, 나는 가능하다면 내가 정해놓은 주사의 경계 안에서 만 마음껏 흐트러지고 싶다. 어쩌면 마음껏 흐트러지고 싶어서 경계를 정해놓은 것인지도 모른다. 경계가 뚜렷이 있어야만 그 안에서 비로소 마음 놓고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도 있으니까. 중력의 영향권 안에서 허공을 날 때는 자유롭지만, 무중력 상태가 되면 몸을 잘 움직이지 못한 채 단지 허공에 떠 있을 뿐인 것 처럼
-> 경계가 뚜렷이 있어야만 그 안에서 비로소 마음 놓고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도 있으니까. 그래서 내가 항상 인간관계에서 나만의 경계를 두고 사람들을 대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경계안에서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주어 편하고 좋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 경계 때문에 상대방이 나를 가까이 대하지 못하고, 불편해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어 요즘 들어 인간관계가 더욱 어려워 진것 같다.
P.90
냉장고 문을 닫는 순간 몇 시간 후 시원한 술을 마실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듯이, 신나서 술잔에 술을 따르는 순간 다음 날 숙취로 머리가 지끈지끈 할 가능성이 열리듯이, 문을 닫으면 저편 어딘가의 다른 문이 항상 열린다. 완전히 '닫는다'는 인생에 잘 없다.
그런 점에서 홍콩을 닫고 술친구를 열어젖힌 나의 선택은 내 생애 최고로 술꾼다운 선택이었다. 그 선택은 당장 눈앞의 즐거운 저녁을 위해 기꺼이 내일의 숙취를 선택하는 것과도 닮았다. 삶은 선택의 총합이기도 하지만 하지 않은 선택의 총합이기도 하니까 가지 않은 미래가 모여 만들어진 현재가 나는 마음에 드니까.
-> 미래를 걱정하며 사는 나에게 아주 필요한 문장이었다. 특히, '삶은 선택의 총합이기도 하지만 하지 않은 선택의 총합이기도 하니까. 가지 않은 미래가 모여 만들어진 현재가 나는 마음에 드니까.' 라는 문장. 항상 걱정과 후회를 하는 나에게 인상 깊은 문장이었다. 나는 선택한 내삶도 책임 져야 하지만, 선택을 하지 않은 삶 또한 내가 선택한 삶으로써 책임을 저야한다. 그것 또한 모두 나의 몫이라는 그런 깨달음을 준 문장이었다.
P.137
그러니 작은 통속에서 살아가는 동료들이여, 지금 당장 감당할 수 없다면 때로는 나의 세계를 좀 줄이는 것도 괜찮다. 축소해도 괜찮다. 세상은 우리에게 세계를 확장하라고, 기꺼이 모험에 몸을 던지라고 끊임없이 메세지를 보내지만 감당의 몫을 책임져주지는 않으니까. 감당의 깜냥은 각자 다르니까. 빛내서 하는 여행이 모두에게 다 좋으란 법은 없으니까.
-> 나의 세계를 확장해야한다. 보는 눈을 넓여야 한다... 내가 감당할 수 없으면 굳이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되는데 난 항상 남의 시선을 의식해 나의 마음은 들여다 보지 못한채 행한 것들이 많았다. 그로 인해 성공하지 못한것에 대해 ,타인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더욱 힘들어 했고, 불행해했다. 나의 세계는 나만이 만들어 나갈 수 있고, 내가 감당 하지 못하면 그 크기를 조금 줄이면 되는 것을...
P.168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술은 제2의 따옴표다. 평소에 따옴표 안에 차마 넣지 못한 말들을 넣을 수 있는 따옴표. 누군가에게는 술로만 열리는 마음과 말들이 따로 있다. 바닥에 떨어뜨렸을 때 뾰족한 연필 심은 뚝 부러져 나가거나 깨어지지만, 뭉툭한 연필심은 끄떡없듯이, 같이 뭉툭해졌을 때에서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는 말들이 있다.
-> 나는 유독 다른 사람들 보다 예민하고, 민감하고, 날카롭게 삶을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다치고, 상처받고, 힘든건 다름아닌 나였고, 그리고 나의 가까운 사람들 이었다.
이젠 뭉툭한 연필심처럼 인생을 조금은 초연하게 살고싶다. 너그럽고, 그려려니,, 30년 동안 예민하게 산 나는 하루아침에 그렇게 살긴 힘들겠지만 조금은 노력해 초연한 삶을 살고싶다.
김혼비 작가님의 < 아무튼, 술 > 리뷰입니다.
아무튼 시리즈의 스무 번째 이야기인 술에 대한 에세이입니다. 작가님의 첫 술부터 시작해 풀어내는 작가님만의 주사(酒史)로 에피소드들을 통해 술에 대한 견해와 나아가 인생관 또한 엿볼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작가님의 유쾌한 성격이 글에도 묻어나 저 또한 유쾌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에피소드들이지만 쭉 보다 보니 한 애주가의 일대기 같아서 공감가는 면도 있고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재미있게 봤습니다.
김혼비 작가님의 <아무튼, 술>은 YES24의 100% 페이백 이벤트로, 좋은 기회에 부담 없이 접하게 된 소설입니다.
이 에세이집은 술을 좋아하는 작가님이 수능 백일주부터 술을 먹게 되어 술과 함께 인생이 익어온 부분들에 대해 파란만장한 주사와 함께 술술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술꾼을 위한 책답게 술에 관심이 있거나, 애주가들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읽으면서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부담 없이 가볍게 읽기에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