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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에티켓

나 자신과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대한 모든 것

롤란트 슐츠 저/노선정 | 스노우폭스북스 | 2019년 9월 16일 리뷰 총점 9.1 (126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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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죽음의 에티켓』은 누구나 겪을 죽음의 전 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도록 기획된 독특한 책이다. 한 번도 나 자신의 죽음인 적 없는, 가족이나 친지, 다른 사람의 일이었던 죽음. 때문에 계획하거나 준비하는 일 따위는 모른다. 거의 대다수의 사람이 죽음에 대해 알지 못한다. 하지만 죽음은 탄생과 한 쌍을 이룬다. 그것은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다. 이 책에는 네 가지 방식으로 진행되는 각각의 죽음의 전개가 실화로써 제공된다. 5살, 암으로 죽음을 맞이한 어린 아이, 인생 샷을 찍겠다며 건물 난간에 올랐던 29살 청년, 요양원의 80세 할머니, 그리고 가족들에 둘러싸인 채 집에서 죽음을 맞이한 당신. 저자는 이들 네 사람의 죽음의 단계를 매우 면밀하고 자세하게 다뤘다. 이로써 죽음이 어떻게 각 개인의 삶만큼이나 독특한 저마다의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인식하게 된다.

언론에서 집중한 책의 집필 방식은 이 책이 ‘나, 그리고 당신’이라는 화법으로 독자를 죽음의 주인공으로 만든다는 점이다. 죽음을 옆에서 엿보는 게 아니라 바로 앞에서, 실제 나 자신이 겪고 있는 일로써 이해하도록 기획된 것이다. 이런 집필 방식은 매우 독특해서 읽는 이를 때로는 저 바닥에서 솟는 뜨거운 눈물에, 때로는 잠시 하늘을, 때로는 숨 막히는 숭고함으로 끌고 간다. 이로써 독자는 다음의 사실을 깨닫게 된다. 죽음이 실제 내게 일어날 일이라는 완전히 인식. 삶이 오직 나 자신의 방식대로 흘렀듯 죽음의 준비 또한 주도적이어야 한다는 생각. 끝이 있다는 것, 내 삶이 완전히 무한하지 않다는 것으로부터 후회 없는 오늘과 생을 살겠다는 찬란한 의지. 미뤄 둔 계획과 목표들, 더 나은 사람으로 살아야 할 분명한 이유. 내가 남기고 갈 사랑하는 사람들을 오늘 더 열렬히 사랑할 것.

책의 각 단락들은 죽음이라는 확실한 종결로부터 삶을 더 찬란하게 만든다. 또한 남겨진 이들이 겪을 감정과 사소하지만 분명한 슬픔, 그것이 어떤 이겨내야 할 숙제나 사명이 아니라 지극히 당연하며 자연스러운 것으로 납득시키고 이해시켜 끝없는 평온을 갖게 한다.

목차

PART 1 어쩔 수 없이 우리 모두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사실을 피해 왔습니다
아프고 괴롭지만 사람들이 곁을 떠나는 게 낫습니다
당신은 세 가지 유형의 말을 듣게 될 것입니다
어쨌든 당신이 바라는 것보다는 일찍 죽게 될 것입니다
죽음은 이렇게 올 겁니다
당신은 죽기 때문에 먹지 않게 됩니다
PART 2 마침내 죽음이 왔습니다
죽어가는 것처럼 죽음 역시 불분명한 영역입니다
당신의 침대 옆이 조용해질 것입니다
이제 당신의 주검을 검안할 시간입니다
하지만 아직 당신이 죽었다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사망증명서가 작성됩니다
이제 당신에겐 아무것도 속하지 않습니다
시신이 운구됩니다
당신은 종이 속으로 녹아 들어갑니다
당신 죽음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코드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
죽음 가운데 삶을 기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불빛에 둘러싸인 당신의 관이 있습니다
불 속에서 당신 몸의 윤곽은 무너져 내립니다
PART 3 살아남은 사람은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텅 빈 느낌이 당신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을 엄습합니다
남은 사람들이 당신을 조금이라도 만나기 위해 헤매고 다닙니다
당신 없이 1년이 지나갔습니다
성직자가 기도합니다. 먼지에서 먼지로 돌아가리라
PART 4 모두를 위한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나 그리고 당신의 죽음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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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롤란트 슐츠 (Roland Schulz)
롤란트 슐츠는 1976년생으로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그는 뮌헨의 독일 저널리즘 스쿨에 참석했고, Geo와 Die Zeit에서 일했으며 2012년부터 Suddeutsche Zeitung에 자신의 글을 기고하고 있다. 그는 독일 기자상, 헨젤 미스 상(Hansel Mieth Prize), 테오도르 울프 상(Theodor WolffPrize)과 같은 수많은 상을 받았다. 2018년 출간한 『죽음의 에티켓』에서 그는 모든 사람들이 겪게 될 생의 마지막 여행에 대해 묘사한다. 죽음의 과정부터 죽음 직후의 검시, 장례식과 애도 그리고 애도 이후의 삶으로 이어지는 육체의 여행을 추적... 롤란트 슐츠는 1976년생으로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그는 뮌헨의 독일 저널리즘 스쿨에 참석했고, Geo와 Die Zeit에서 일했으며 2012년부터 Suddeutsche Zeitung에 자신의 글을 기고하고 있다. 그는 독일 기자상, 헨젤 미스 상(Hansel Mieth Prize), 테오도르 울프 상(Theodor WolffPrize)과 같은 수많은 상을 받았다.
2018년 출간한 『죽음의 에티켓』에서 그는 모든 사람들이 겪게 될 생의 마지막 여행에 대해 묘사한다. 죽음의 과정부터 죽음 직후의 검시, 장례식과 애도 그리고 애도 이후의 삶으로 이어지는 육체의 여행을 추적하고 연구함과 동시에 이 생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죽음의 의미를 묻는다.
역 : 노선정
숙명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독일로 건너가 구텐베르크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이후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고전 그리스어와 철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콘스탄츠 대학에서 철학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2010년 대산문화재단 외국문학 번역가로 선정되었으며, 현재 출판기획자 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섬광처럼 내리꽂히는 통찰력》《여성 철학자》《심플 스토리》《헤겔》《읽기와 지식의 감추어진 역사》 들이 있다. 숙명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독일로 건너가 구텐베르크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이후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고전 그리스어와 철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콘스탄츠 대학에서 철학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2010년 대산문화재단 외국문학 번역가로 선정되었으며, 현재 출판기획자 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섬광처럼 내리꽂히는 통찰력》《여성 철학자》《심플 스토리》《헤겔》《읽기와 지식의 감추어진 역사》 들이 있다.

출판사 리뷰

이 책은 아무도 가 보지 않은 죽음의 실제 과정이라는 여정에서 출발한다.

정확히 언제 죽을지는 알 수 없지만 죽음을 앞둔 며칠 전 어느 날 당신의 심장은 펌프질을 멈추고 손가락 말단까지 피를 보내는 일을 그만둡니다. 호흡이 잦아들고 감각이 사라지고 신체가 생명에게 작별을 고하는 과정을 시작합니다. 죽어간다는 것은 당신의 삶만큼이나 특별하게, 당신만의 방식으로, 개인적이고도 단 한 번뿐인 방식으로 겪게 됩니다.

사실 죽음은 너무 멀리 있었습니다. 그건 언제나 다른 사람의 죽음일 뿐 단 한 번도 당신의 죽음이었던 적은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당신은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너무나도 확실한 죽음을 보지 않고 회피해 왔습니다. 머릿속에 질문이 막 생겨나겠죠. 뭘 해야 하는지, 왜 하필 나인지, 정확히 언제, 어떻게 죽음이 온다는 말인지 하고 말입니다.

죽어가는 사람들 중에는 나중에는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신은 진즉에 죽음의 준비를 시작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당신은 인정하고 싶지 않았겠죠.
“죽음? 그래 나도 알고 있어. 나도 언젠가는 죽겠지. 하지만 그런 우울하고 슬픈 일을 굳이 미리 알고 준비할 필요까지 있을까? 지금 내 앞에 닥친 문제만 해도 복잡해서 난 이미 죽을 지경인 걸”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모릅니다. 죽음의 긍정적인 역설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란 사실을 말입니다.
역설적인 현상 아닐까요? 죽음은 도처에 있잖아요. 매일 아침 신문에, 매일 저녁 TV뉴스에, 하루 종일 인터넷에 말입니다. 인간의 역사는 8,000세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죽어간 인간의 수를 2천억 명 정도로 추산합니다.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그런데도 현대문화는 명명백백한 죽음을 의식으로부터 밀어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죽음을 그토록 부적절하게 생각하게 돼 버렸습니다. 하지만 어째든 죽음을 준비하는 건 정말 중요합니다.

당신은 의사들이 어떻게 해 주길 바라나요?
아니면 무엇을 절대 하지 않기를 바라나요?
기계적 인공호흡?
강제 영양 주입?
그런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는 건 매우 힘든 일입니다. 자신의 죽음을 완전히 세부 사항까지 자세히 생각해 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도움이 되는 건 스스로의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삶에서 당신에게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만족하고 있습니까?
가능하면 오래 살고 싶은가요?
아니면 삶의 질이 사는 기간보다 더 중요한가요?
지금까지 당신은 병이나 고통을 어떻게 대했나요?
지금까지 사별한 사람들의 죽음을 어떻게 대했죠?
그때 무엇이 도움이 되었죠?
다른 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
다른 사람에게 부담이 될까봐 두려운가요?
왜죠?

이런 질문들이 당신이 살면서 지켜 온 가치들을 드러내 줍니다. 그 질문들에 대한 대답들을 적어 보십시오. 죽음은 오래된 것입니다. 애초부터 죽음은 모든 생명체에게 닥치는 운명입니다. 죽음을 미리 준비하고 신뢰하는 것은 죽음이 인간에게 불가피한 운명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내 삶이 오직 나 자신의 방식이었던 것처럼
죽음 또한 온전히 내 방식대로 이뤄져야 합니다.

어느 편이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당신이 죽음을 한 번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선행 조치를 취하느냐는 자유입니다. 이건 당신의 죽음이니까요.

화장을 하고 싶은가요?
아니면 매장을 원하나요?
당신의 재나 시신은 어디에 묻고 싶나요?
당신에게는 특별한 소원이 있나요?

당신이 이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미리 알려 준다면, 당신이 남긴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삶은 비로소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확실히 하고 싶다면 두 가지를 다 해야 합니다.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하기, 그리고 서면으로 적어 두기. 더 확실히 해 두고 싶다면, 장례업체를 직접 선택합니다. 가능하면 빨리요. 그래, 맞아요. 방문하세요! 살아 있는 동안에 장례업자들이 당신 주검을 어떻게 처리할지 분명히 못 박아 두는 겁니다. 그게 ‘나의 인생은 유한하며 그래서 삶을 더 찬란하게 살아야 한다’는 분명한 이유를 가진 사람으로서 살게 만드는 첫걸음입니다.

당신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고 죽음에 대해서 명상하거나 철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그런 책들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이로써 죽음은 모든 두려움을 당신에게서 곧 거둬 갈 것입니다. 후회 없이 살게 만들 테니 말입니다.

당신은 혼자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돈을 관리할 수 있었고 약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시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고 씻고 청소하고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럴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계단을 오를 수 있었습니다.
샤워를 할 수 있었고 머리를 빗고 옷을 입을 수 있었습니다.
걸어가거나 먹을 수 있었으며 침대나 의자에서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화장실에 갈 수 있었고 오줌을 참을 수 있었습니다.
죽음은 당신이 일생 동안 무엇이었던 모든 역할을 내려놓게 만듭니다.
당신은 어머니였고, 아버지였습니다. 당신은 활력이었고 아름다움이었습니다.
당신은 가난했고 부자였고, 교사였거나 학생이었습니다.
능력 있는 여자였고 창조자였습니다.
하지만 죽음은 인간을 벌거벗깁니다. 내가 누구인지 다 드러날 때까지 말입니다. 죽음은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지니까요.
예전과 같은 삶, 아무 고통 없는 시간, 다시 자전거를 타고, 일하던 것들, 여행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은 이미 그런 것들로부터 너무 먼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 모든 입맞춤들, 그 모든 눈물들
예전에는 미처 그 의미를 몰랐던 것들

얼마나 많은 꿈을 이루지 못했는지, 어떤 건 이루려고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이들이 기대하는 삶이 아니라 자신만의 삶을 용기 있게 살 걸 그랬다고 후회합니다.
아니면 일만 너무 열심히 하지 말 걸 그랬다고 후회합니다.

좀 더 자주 맨발로 땅을 걸을 걸,
친구들과 우정을 좀 더 유지할 걸,
좀 더 느긋하게 살 걸,
산에 좀 더 자주 오를 걸,
좀 더 자주 강을 가로질러 헤엄을 칠 걸,
지는 해를 좀 더 많이 바라볼 걸…….
배를 타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첫사랑을 만났던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울 수도 있었을 텐데,
걱정은 좀 덜하고,
하지만 실수는 더 하고 살아도 좋았을 것을,
여행을 좀 더 자주 갈 걸,
사람들을 더 많이 안아 줄 걸,
마음속 감정을 좀 더 드러내 보일 걸,
언제나 그들 편을 들어줄 걸,
살면서 좀 더 행복해했어도 되었는데…… 하고 말이죠.

자신의 삶을 생각해 보려 질문을 던져 볼까요.
내 삶에서 정말 무엇이 중요한가?
일생 동안 어느 때 제일 큰 활력을 느꼈는가?
당신이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을 다하지 못했는가?
당신이 남기고 갈 사람들에 대해서 어떤 희망과 어떤 소원을 품고 있는가?
어떤 충고를 하고 싶은가?
당신에게서 무엇을 오래 기억했으면 좋겠는가?와 같은 질문들입니다.
사실 이제 죽어야 한다는 것을 자각한다는 건 별로 좋은 일은 아닙니다.
더 나쁜 것은 다 살지 않았는데도, 이제 죽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거겠지요. 그러면 억눌렀던 갈등들, 깨져 버린 인간관계들, 놓쳐 버린 기회들, 지키지 않은 약속들, 낭비한 세월이 때론 더 고통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왜 죽음이란 게 있는 건지, 왜 하필 나인지, 사후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사후라는 게 정말 있기나 한 건지에 대한 의문의 고통입니다.
맞아요. 자신이 아니면 누가 인생의 종결을 결정할 수 있단 말인가요?
뭐라고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자유로운 죽음이라는 게 있을까요? 당신이 무엇인가를 마지막으로 마쳐야 한다면 바로 지금 해야 됩니다. ‘용서할게, 미안했어, 사랑해, 고마워, 잘 있어’라는 말을요.

죽음은 결코 아름답지 않습니다. 죽음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나 죽음은 삶의 한 부분입니다. 죽어가는 사람도 산 사람도 그걸 인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간이 인간다운 것에는 고통도 속하고, 통증도 속합니다. 당신은 홀로 죽을 것입니다. 혼자 숨을 쉬어 왔듯, 혼자 꿈을 꿔 왔듯 말입니다.

죽음은 이렇게 올 것입니다.

육체가 황폐해집니다. 힘이 다 빠지고. 탄력 없는 엉덩이에는 기저귀를 차게 됩니다. 허약해진 몸은 자꾸 잠을 자게 만듭니다. 점점 더 자주, 점점 더 길게. 모든 게 너무 힘듭니다. 대부분은 입으로 숨을 쉬기 때문에 입안 점막이 바짝 말라 침을 삼키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목구멍이 유리 파편처럼 건조하고 혀가 목구멍에 달라붙습니다. 촛불을 불어 후하고 끌힘도 없어진 지금.

마지막 며칠 동안은 심한 불안감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침대보를 쥐어뜯거나 옷을 다 벗어 버릴지도 모릅니다. 어떤 이는 벌떡 일어나 나가 버리려고 하고, 어떤 이들은 자신을 덮은 모든 것들을 다 훌훌 벗겨 버립니다. 그중에서도 흔한 제스처는 움켜쥐거나 허공으로 손을 내뻗는 것입니다.
어떤 임종 환자들, 그중에서도 지금까지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던 사람들은 상징을 통해 간접적으로 표현을 합니다. 가령 어떤 여성은 갑자기 산책용 장화를 달라고 합니다. 어떤 남성은 기차를 놓칠까 봐 걱정하고요. 다른 이들은 가방에 짐을 싸고 외투를 달라고 하거나 임종의 침상에서 온 힘을 다해서 세계여행 책자를 주문하기도 합니다. 가끔 사람들이 임종 직전에 잠시 확 살아나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모두가 깜짝 놀라게 말입니다.

며칠 전부터 임종을 앞둔 어느 젊은 여성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의식이 완전하기 않았던 아이는 의식을 회복하고 부모님께 자신이 곧 죽을 거라고 알립니다. 어떤 할아버지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손자들의 안부를 묻고 농담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내 깨어났던 것만큼이나 갑작스럽게 속눈썹을 다시 올려 뜨기 힘들 정도가 됩니다. 노래를 부르던 여자는 노래를 멈추고 아이는 코마 상태에 빠집니다. 할아버지는 곧 기절합니다. 깨어났던 것만큼이나 갑작스럽게.
이게 죽음이라는 주제의 근본 문제입니다. 이런 죽음의 과정을 스스로 이야기하거나 판단하거나 사고할 수 없고 언제나 외부 사람들이 그들을 보고 짐작하는 추측일 뿐이라는 거지요.

당신의 얼굴은 충격적입니다. 죽음이 당연한 섭리가 아니라 삶을 방식을 잘못 운용해 온 탓이라고 말하는 현대사회에서는 더더욱 충격적입니다. 젊거나 늙는 것이 자연스러운 육체의 흐름이 아니라 정신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현대사회의 시선 말입니다.

이제 죽음을 두렵거나 슬프거나 모른 척 해야 하는 나쁜 일로만 여기는 모두의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죽음은 탄생만큼이나 확실한, 그래서 이 삶을 더욱 찬란하고 더욱 빛나며 더욱 행복해야 할 분명한 이유로 우리와 나 당신을 이끄는 단 하나의 확실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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