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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위화 저/문현선 | 푸른숲 | 2019년 9월 5일 한줄평 총점 8.6 (25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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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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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가장 세계적인 중국 작가’ 위화(余華). 그가 젊은 날 책과 음악 속으로 떠났던 다채한 여정을 담은 에세이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로 한국 독자를 만난다. 젊은 시절 책과 음악의 세계로 떠난 여정에서 즐겨 읽은 고전문학과 좋아한 고전음악에서 얻은 위화 문학의 자양분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여행기다. 1993년 <인생>, 1996년 <허삼관 매혈기>를 출간하고 명실상부 중국문학을 선두에서 이끄는 작가로 손꼽히던 30대에 쓴 글을 모은 만큼 생명과 열정의 냄새가 코 끝 가득 차오른다. 이 책은 1997년 위화의 장편소설 <인생>(당시 제목 ‘살아간다는 것’)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고 <허삼관 매혈기> <가랑비 속의 외침> <제7일> <형제>와 소설집 <내게는 이름이 없다> 등 위화의 소설을 꾸준히 출간해온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에 이어 두 번째로 출간하는 산문집이다. 지금은 거장이 된 작가의 젊은 시절, 갓 벼려진 칼날 같은 통찰력을 시적인 문장에 담아냈다. 스스로 따스하고 만감이 교차하는 여정이라 칭하는 글이니만큼, 위화를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흥미로운 안내서가 될 것이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추천의 글
머리말 화성과 비익조
스스로에 대한 믿음
윌리엄 포크너
후안 룰포
따뜻하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여정
보르헤스의 현실
체호프의 기다림
세헤라자데의 이야기
심리적 죽음
카프카와 K
불가코프의 ??거장과 마르가리타??
우리 공통의 어머니
문학과 문학사
회상과 회상록
음악이 내 글쓰기에 미친 영향
음악의 서술
클라이맥스
부정
영감
색채
글자와 음
다시 읽는 차이콥스키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2명)

저 : 위화 (Yu Hua,ユイ.ホア,余華)
작가 한마디 창작은 나의 인생을 완전하게 해준다. 사람마다 욕망과 감정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현실 생활속에서 그것을 완전히 방출할 수 없기에 창작 과정에 비현실적인 세계에서 마음껏 풀이할 수 있다. 1960년 중국 저장성에서 태어났다. 단편소설 〈첫 번째 기숙사〉(1983)를 발표하면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세상사는 연기와 같다〉(1988) 등 실험성 강한 중단편소설을 잇달아 내놓으며 중국 제3세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첫 장편소설 『가랑비 속의 외침』(1993)을 선보인 위화는 두 번째 장편소설 『인생』(1993)을 통해 작가로서 확실한 기반을 다졌다. 장이머우 감독이 영화로 만든 『인생』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이는 세계적으로 ‘위화 현상’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이 작품은 중국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으며, ... 1960년 중국 저장성에서 태어났다. 단편소설 〈첫 번째 기숙사〉(1983)를 발표하면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세상사는 연기와 같다〉(1988) 등 실험성 강한 중단편소설을 잇달아 내놓으며 중국 제3세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첫 장편소설 『가랑비 속의 외침』(1993)을 선보인 위화는 두 번째 장편소설 『인생』(1993)을 통해 작가로서 확실한 기반을 다졌다. 장이머우 감독이 영화로 만든 『인생』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이는 세계적으로 ‘위화 현상’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이 작품은 중국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으며, 출간된 지 2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중국에서 매년 40만 부씩 판매되며 베스트셀러 순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허삼관 매혈기』(1996)는 출간되자마자 세계 문단의 극찬을 받았고, 이 작품으로 위화는 명실상부한 중국 대표 작가로 자리를 굳혔다. 이후 중국 현대사회를 예리한 시선으로 그려낸 장편소설 『형제』(2005)와 『제7일』(2013)은 중국 사회에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전 세계 독자들에게는 중국을 이해하는 통로가 되어주었다. 산문집으로는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등이 있다.

1998 그린차네 카보우르 문학상 Premio Grinzane Cavour, 2002 제임스 조이스 문학상 James Joyce Foundation Award, 2004 프랑스 문화 훈장 Chevalier de l’Ordre des Arts et des Lettres, 2004 반즈앤노블 신인작가상 Barnes & Noble Discovery Great New Writers Award, 2005 중화도서특별공로상 Special Book Award of China, 2008 쿠리에 앵테르나시오날 해외도서상 Prix Courrier International, 2014 주세페 아체르비 국제문학상 Giuseppe Acerbi International Literary Prize, 2017 이보 안드리치 문학상 The Grand Prize Ivo Andric, 2018 보타리 라테스 그린차네 문학상 Premio Bottari Lattes Grinzane을 수상하였다.
역 : 문현선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와 같은 대학 통역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했다. 현재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강의하며 프리랜서 번역가로 중국어권 도서를 기획 및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아Q정전』, 『경화연』, 『삼생삼세 십리도화』, 『봄바람을 기다리며』, 『평원』, 『제7일』, 『사서』, 『물처럼 단단하게』, 『생긴 대로 살게 내버려둬』, 『작렬지』,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열여섯 밤의 주방』 등이 있다.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와 같은 대학 통역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했다. 현재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강의하며 프리랜서 번역가로 중국어권 도서를 기획 및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아Q정전』, 『경화연』, 『삼생삼세 십리도화』, 『봄바람을 기다리며』, 『평원』, 『제7일』, 『사서』, 『물처럼 단단하게』, 『생긴 대로 살게 내버려둬』, 『작렬지』,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열여섯 밤의 주방』 등이 있다.

종이책 회원 리뷰 (20건)

구매 포토리뷰 젊은 시절 위화가 고전문학과 음악에 대해 말하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추**방 | 2020.03.01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아시아의 노벨 문학상 후보로 자주 거론되는 작가가 중국의 위화다. 현존하는 중국 작가 중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라 하는데 위화의 작품을 그동안 한 권도 읽어본 적이 없었다. 하정우가 주연 감독한 <허삼관 매혈기>가 위화의 작품이라는 정도만 기억할 정도다. 

 그만큼 별 관심이 없었던 작가였는데 우연히 신문 신간 소개 기사에서 젊은날 위화가 쓴 고전문학과 음악에 대한 산문이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대작가가 된 지금의 자양분이 되었을 젊은날 고전문학에 대한 글도 궁금했지만 위화의 음악이야기가 더 궁금했다.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은 1960년생인 위화가 젊은시절인 1990년 후반부터 2000년 초반에 걸쳐 쓴 글들을 모은 책이다. 산문 20편, 인터뷰 1편으로 구성 되어있는데 문학과 음악에 대해서 때로는 각자, 때로는 연결해서 썼다.

 윌리엄 포그너, 후안 룰포, 가와바타 야스나리, 프란츠 카프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허밍웨이 등 위화에게 영향을 주었거나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부터 멘델스존, 차이콥스키, 말러, 리스트 등 음악가와 음악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 젊은날 혈기왕성한 작가의 패기와 자부심, 그리고 겸손함까지 엿볼 수 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카프카를 동시에 읽지 않아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는 위화는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무한한 부드러움과 상징이고 카프카는 극단적 날카로움의 상징이다"라며 두 대가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할도르 락스네스의 <청어>와 스티븐 크레인의 <소형 보트>, 그리고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이즈의 무희>를 통해 문학의 길로 들어섰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천일야화가 우리를 매료시키는 문학적 이유를 설명해 주는가 하면  어니스트 허밍웨이의 <흰 코끼리 같은 언덕>과 알랭 로브그리예의 <질투>에서 서술이 특정한 심리 흐름을 드러낸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카프카의 <성>의 주인공 K가 성채 주변에 머무는 수밖에 없는 운명이듯이 독자 역시 카프카 작품 주변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카프카가 독자를 거부한다고 표현하고 있다.)를 분석해 주고 있다.

 중국 작가의 모옌의 소설 <환락> 속 어머니에 대한 서술에 대한 거부감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카프카와 마찬가지로 20세기의 가장 훌륭한 작품을 썼지만 가장 중요한 작가는 될 수 없었던 브루노 슐츠의 불행을 문학의 불행이라고 비유하고 있다. 

 위화의 젊은시절 고전문학에 대한 비교 분석과 통찰들은 지금의 일가를 이룬 자양분이 되었음을 물론 당시 이미 대작가로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위대한 작품을 읽을 때마다 그들에게 끌려 들어간다. 겁 많은 어린애처럼 조심스럽게 그들의 옷자락을 붙들고 그들의 걸음걸이를 따라 시간의 강을 천천히 걸어간다. 따스하면서도 온갖 감정이 뒤섞이는 여정이다. 그들은 나를 이끌어준 뒤 돌아갈 때는 혼자 가라며 등을 떠민다. 돌아온 뒤에야 나는 그들이 영원히 나와 함께 있게 되었음을 깨닫는다." - p.56


 서양 고전음악을 다소 늦게 듣기 시작한 위화는 오디오를 구매한 지 반년 남짓 만에 CD를 300여장을 구매할 정도로 클래식에 입문하자마자 음악에 대한 굶주림을 열정으로 표출했다. 앉아서 조용히 음악을 들을 수만 있다면 아침에 느지막이 일어나서 한밤중까지 계속 들었다고 한다.

 복고적 태도와 고집스러운 성격의 브람스는 보수적 이미지를 스스로 부여하여 당시 시대를 대표할뿐만 아니라 급진주의자였던 리스트와 바그너와 적이 되었으나 브람스와 바그너가 세상을 떠나면서 보수와 급진의 분쟁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는 이야기, 어려서부터 세계적 명성을 얻었으나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을 관람한 스탈린의 공개적인 매서운 질책을 얻은 후 오랜 불안을 안고 살았던 쇼스타코비치가 제2차 세계대전 독일의 레닌그라드 침공 중 완성한 <교향곡 7번>과 호른의 <주홍 글자>를 비교 분석하면서 긴 서술의 클라이맥스에 대한 글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또한 우아하고 섬세하며 조화로운 선율을 추구한 멘델스존이 과격한 감정으로 변화무쌍했던 베를리오즈와 반대 방향에 선 이유와 함께 서술 속의 부정을 이야기 하고,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 알렉산드르 스크라빈과 함께 토론했던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회고록>을 통해 음악의 색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마지막 장 <애악> 잡지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차이콥스키 작품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위화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문학과 클래식 음악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차원이 다른 문학의 깊이를 맛보게 하고 있다.


"어떤 예술 형식도 음악과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음악과 소설 모두 서술형 작품이지만, 소설보다 음악의 서술에 신비한 체험이 훨씬 많이 필요합니다. 음악 청중도 소설 독자보다 더 많은 자질을 가져야 하고요." - p.376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서문에서 위화는 독서를 <산해경>에 나오는 "만만", 전설 속의 눈도 하나, 날개도 하나라 혼자서는 날 수 없는 새로 비유한다. 텍스트와 독서 행위를 각각 만만이라고 말하고 싶다는 위화는 텍스트의 만만이 독서의 만만을 찾고 독서의 만만 역시 텍스트의 만만을 찾아야만 두 마리 만만은 한 몸이 된 뒤 나란히 날개를 펼치며 날아오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위화의 문학과 음악에 대한 비행을 통해 부족하지만 나의 만만을 경험한 것 같다. 책 속 읽지 못한 고전 문학을 보면서 아직 나의 독서 비행이 멀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하늘은 충분히 높고 수많은 만만들이 하늘 가득 널려 있으니 나의 만만을 찾아 즐거운 비행을 계속 이어가야겠다.


1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위화라는 세상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찬* | 2019.11.05

위화의 글을 소설이 아닌 그의 산문으로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가 다루는 내용이 내게 친숙하지 않았지만 중간 중간 문학과 음악에 대한 생각들을 재미있고 참신한게 표현한 부분이 좋았다. 특히 서문에서 책읽기는 마치 작가와 독자가 각각 비익조, 만만이가 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 결국 한 몸을 이룬다고 했던 대목이 인상깊었다.

전체적인 내용은 어려웠으나 앞선 이유 덕분에 그가 집필한 소설의 세상이 궁금해졌다.

그의 소설을 읽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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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 위화의 두번째 산문집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i****g | 2019.10.12


'위화'라는 이름만으로도 이 책을 읽기에 충분했지만, '생을 헐어 쓴 글'이라는 신형철 평론가의 말이 더 이 책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었다. 평론가의 눈으로 본 평론에 가까운 글이기에 더없이 적확한 표현임에 틀림없을 거라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제목에서 이야기하고 있듯이 이 책은 지금의 위화를 있게 한, 위화를 형성한 문학과 음악들에 대한 것으로 그의 독서사이자 음악사이다. 서문에서 그는 독서가 원뜻에 한 개인의 경험과 느낌이 겹겹으로 더해지는 다채로운 시간 즉 음악으로 치면 화성이라면서 이 책이 작품과 '위화'라는 사람이 동시에 함께 연주해 낸 화성이라 말한다. 또 <산해경>에 나오는 눈 하나에 날개 하나인 만만 또는 비익조를 텍스트와 독서행위에 빗대어 둘이 의기투합해야 날 수 있다는 흥미롭고 인상적인 이야기를 해주는데 그렇다면 이 책은 그의 비행 기록이기도 할 것이다.

첫 시작은 '견해'에 대한 이야기. 15년 동안 글을 써오며 바뀐 자신과 우리 삶에 존재하는 견해가 얼마나 다양한지 그리고 각각의 견해가 그들만의 자격을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나서 15년 동안 글을 써오며 바뀐 자신과 작가로서 자신에 대한 믿음을 보르헤스의 단편 <죽지 않는 사람들>의 문장을 가져오며 첫 도약을 힘차게 시작한다.

그리고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그가 만난 작가들과 작품들의 서술에 대해 입을 연다. 윌리엄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를 통해 정확성과 힘을 보여주는 서술을, 후안 룰포가 보여준 <빼드로 빠라모>의 활짝 열린 경계 없는 서술이 가르시아 마르케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이즈의 무희>와 카프카의 작품들을 함께 이야기하면서 응시를 통해 영혼과 사물의 거리를 단축시키는 가와바타와 절단으로 거리를 넓히는 카프카의 다루면서 자기 내면에 충실한 한계 없는 서술이라는 점에서는 닮아 있음을 이야기한다. 여기까지 읽으면서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이라 '서술'을 바라보며 그것을 분석하는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동시에 '서술'에 초점을 둔 독서가 위화의 독서란 생각과 그것이 또한 그의 글쓰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리라 본다.

역시나 작품을 통해 글쓰기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는 위화. 위화가 난제처럼 보이는 심리묘사에 대한 답을 발견한 작가들을 이야기하며 작가는 서술의 힘에 선택된다는 위화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헤밍웨이의 <흰 코끼리 같은 언덕>과 로브그리예의 <질투>는 일관되고 완벽한 스타일의 심리묘사를 서술하고, 윌리엄 포크너의 <와시>는 토막으로 출중한 재능과 뛰어난 기교를 드러내며,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과 스탕달의 <적과 흑>에서는 심리묘사가 아닌 심리 변화를 탁월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 위화의 작품을 접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위화를 선택한 서술의 힘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특별히 개인적으로 마음이 가는 작가들이 있는데 우선 위화가 자주 언급하는 작가 보르헤스. 위화가 말하는 내적으로 풍부하고 경계가 무한한 보르헤스의 현실과 신비를 오가는 서술에 대해 읽다 보면 보르헤스란 작가의 작품에서 두 명의 보르헤스와 만나 미로를 헤맬 것 같은 기대감에 휩싸인다.

더불어 내게는 이름조차 낯선 작가 네 사람. 불가코프의 <거장과 마르가리타>와 어머니의 이미지와 더불어 고전적 이미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이야기하고 있는 중국 작가 모옌의 <환락> 그리고 작품보다 작가가 우선인 문학사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브루노 슐츠의 작품들과 일본의 히구치 이치요의 <키 재기>는 낯선 그들의 이름만큼 궁금함도 컸다.

이렇게 위화에게 계승된 문학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독자로 그리고 작가로 위화가 작가의 얼굴에서 자신의 형상을 찾고 작가의 가슴에서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들은 것처럼, 식물에게 쏟아지는 햇살 같은 문학 속의 영향은 위화에게로 그리고 다시 우리에게로 반복될 것이다.


이제부터는 위화의 음악의 서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위화의 음악 이야기는 그가 15살 때 악보에 사로잡혀 텍스트를 가지고 자신만의 음악 글쓰기를 했던 평생 한 번 뿐인 음악 창작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위화의 청소년 시절이 상상되면서, 사라져버린 음악이 궁금해진다. 그리고서 한참이 흐른 서른세 살이 되던 해에 비로소 음악을 삶 속으로 들인다.

우선 서정성을 통해 서서히 발현되는 서술의 힘을 보여주는 브람스가 등장한다. 광기가 예술의 흐름이 되어가는 시대에도 옛 것을 고수하며 추상적인 엄숙함으로 한 걸음 한걸음 나아간 그에게 음악 언어의 위대한 혁신가라 이름 붙여준다. 브람스가 살아온 음악사의 분쟁을 들려주며 음악에는 서술의 존재만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위화.

앞서 문학의 선율에서처럼 음악에서도 위화는 서로 다른듯 닮은 음악가와 작가 사이를 오간다.쇼스타코비치의와 너새니얼 호손. 다른 시대 다른 운명을 살았지만 고집스럽고 빈틈없는 영혼의 유사성을 지닌 두 사람의 작품 <교향악 7번>과 <주홍글씨>. 긴 서사 속에서 크레셴도 방식으로 완성되는 클라이맥스가 단 하나뿐인 서술을 음악과 문학에서 어떻게 보여주는지를 서술한다.

위화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이제 미술의 서술까지 끌어들인다. 언젠가 라흐마니노프가 림스키코르사코프와 스크랴빈이 벌였던 음률과 색채에 대한 논쟁 이야기에서 음악과 문학 은 물론 미술에 이르는 세 예술 양식의 서술 방식을 풀어내는 글은 위화의 폭넓은 날갯짓을 보여준다.

음악과 문학이 각자 독립적인 것 같지만 그 둘이 겹쳐지는 오페라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위화는 선율과 가사의 대립에 대한 음악가들과 시인들의 설전을 흥미롭게 풀어가며 어휘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가진 경험과 상상이지만 서술은 개인의 경험과 상상인 점을 강조한다. 결국 음악은 음표로 문학은 어휘로 이루어진 서술을 추구하기에 두 세력이 영원히 경쟁하는 것 같지만 완전히 다른 그렇지만 비슷하게 강인하다는 위화의 말에 공감할 수 밖에 없다.

위화가 높게 평가한다는 차이콥스키에 대한 잡지 인터뷰를 끝으로 책은 마무리된다. 위화는 자기 생명의 소리가 가득한 차이콥스키가 19세기 말의 절망을 드러내고, 절망과 민족성을 강렬한 개인성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도스토옙스키에 비견한다. 차이콥스키에 대한 열렬한 지지와 동시에 오해받고 부정받는 거장들을 다시 읽기를 통해 새로운 정신적 부를 쌓기를 당부하는 위화. 결국 다시 처음 글의 그 견해로 되돌아가게 된다. 문학이든, 음악이든, 미술이든 서술하는 것들에 대한 각각의 견해가 각각의 자격을 얻어야 한다는 그 견해 말이다. 그리고 서술하는 이의 자신에 대한 믿음에 뿌리를 둔 마지막 당부는 수직하강과 동시에 다시 한번 힘찬 두번째 도약을 약속하는 당부이기도 할 것이다.

이제서야 중국현대문학의 대표주자인 위화를 이 책으로 만나게 된 것이 더 잘됐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위화라는 작가가 자신의 서술인 작품 속에, 문학의 '지속성'을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지 그가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자신의 선구자를 어떻게 그려내고 있는지 더욱 궁금해졌다. 위화의 만만이 펼치는 비행을 보고 있자니 참으로 정신이 아득해진다. 그러다 문득 이제 나의 만만으로 위화의 작품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미친다. 위화의 서술 그러니까 그의 말을 빌자면 위화를 선택한 서술이 어떠한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 차례가 온 것. 위화의 작품들과 날아오를 시간인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 나온 위화의 만만들, '문학의 선율'과 '음악의 서술'도 처음 또는 새롭게 다시 만나봐야 할 것이다. 문학과 음악, 위화에게 따스하면서 온갖 감정이 뒤섞이는 여정이며, 영원히 함께 있을 그것들. 그것들이 이룬 위화의 생이 이제는 내 생으로 햇살을 비추며 스며들어 함께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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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1건)

구매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 센*리 | 2020.09.04

음악과 문학에 대한 위화 작가의 깊은 이야기. 이야기의 대부분이 1990년대 후반에 씌여졌는데, 책에 등장하는 작품들이 시대가 지나도 영원히 사랑 받는 클래식한 작품들이어서 시대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위화 작가의 글을 읽으며 장바구니에 담긴 책이 여러 권, 또한 듣고 싶은 클래식 음악 리스트도 덩달아 늘어났다. 나다니엘 호손과 쇼스타코비치의 서술을 읽으며 그가 이야기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을 들었는데, 클라이맥스가 없이 끊임 없이 이어지는 서술과 같은 연주는 나의 취향이 아닌 것도 발견,,

다만 아쉬웠던 건 번역의 문제인지 글이 술술 읽히지 않았던 점이다. 물론 위화의 에세이 자체가 가진 수준이 있고 담고 있는 내용이 쉽지만은 않지만, 문장이 제대로 읽히는 것과 그 내용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하기에. ㅠㅠ

그래도 위화 작가가 안내하는 폭넓고 다양한 문학의 세계와 음악의 깊이를 체험하고 싶다면, 한 번쯤 읽어 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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