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과 『양들의 침묵』의 환상적인 만남”
이정명, 프레드릭 배크만, A. J. 핀이 극찬한 괴물 신인의 등장! 인간의 탐욕과 원초적 본성을 파헤친 스웨덴판 셜록 홈스 아마존 베스트셀러, 35개국 출간, 2018 스웨덴 올해의 책 니클라스 나트 오크 다그라는 낯선 이름의 소설가가 돌풍을 일으키며 데뷔했다. 그의 첫 소설 『늑대의 왕(원제 1793)』은 1793년 스웨덴을 배경으로 신원을 알 수 없는 훼손된 사체의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추리소설로, 비평가들로부터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 같은 수많은 명작에 비견되며 찬사를 받았다. 도발적인 상상력과 섬세한 리얼리티가 결합된 ‘히스토리컬 누아르’라는 새로운 장르의 탄생이라는 평을 받으며 스웨덴에서 30만 부 이상, 독일에서 1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법관 출신으로 이성을 상징하는 세실 빙에와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싸움꾼 방범관 미켈 카르델이 잔인한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데, 속도감 넘치는 전개와 충격적인 반전으로 독자들을 단숨에 몰입하게 만든다.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과 가을-여름-봄-겨울 순으로 시간을 역행했다가 순행하는 구성을 통해 사건을 입체적으로 파헤치며, 전쟁과 전염병, 빈곤으로 죽어간 시체들 위에 쌓아 올린 18세기 스톡홀름의 전체상을 그려 보인다. 미켈 카르델이 등장하는 ‘벨만 누아르’ 삼부작 중 첫 권이다. |
역사소설의 고전적인 느낌과 그로테스크함이 매우 더티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취저 당한 작품이다. 넘넘 매력적인 소설이다:)
1793년 스웨덴 스톡홀름의 더러운 호수에서
팔다리가 끔찍하게 잘린 사체가 발견된다.
시신의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과정은 저절로 몰입하게 만들었다.
한 인간을 이토록 잔인하고 고통스럽게
살해한 범인은 대체 누구일까?
법관 출신 '세실 빙에'의 이성적인 판단과 (폐결핵으로 죽어가고 있음ㅠ)
전쟁 트라우마와 알코올중독에 시달리는 행동파 방범관 '미켈 카르델'의 (한쪽 팔이 없음;;)
케미는 이후 시리즈를 기대할 정도로 좋았다.
시체는 조금도 썩지 않은 상태였으며 눈알이 없는 텅 빈 눈구멍이 그를 쏘아보고 있었다.
찢어진 입술 안에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
머리카락에는 여전히 광택이 남아 있었다.
밤과 호수의 어둠이 아무리 그 색을 흐리게 했어도
머리카락이 밝은 금빛인 건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쉬는 바람에 카르델은 물을 먹고 컥컥댔다. _17p
시간순으로 사건이 펼쳐지지 않아서 잠시 헷갈리기도 했지만
충분히 따라갈 만큼 흥미롭게 등장인물의 사연이 펼쳐진다.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들이 공포스럽고 잔혹하다.
18세기 스톡홀름의 거리는 상상조차 못할 만큼 지저분하고
전쟁과 전염병, 쥐, 벼룩, 이, 가난과 배고픔이 가득 차있다.
읽다가 속이 메스꺼울 정도로 잔인한 장면도 많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절박한 감정과 암울한 현실이
리얼해서 마치 어두운 중세 영화를 보는 듯도 했다.
B급 고어 - 자르고 토막내고 가르고 뽑고 하는 등등에 익숙함에도
이 소설은 꽤 충격적이었다.
그냥 B급으로만 나가면 그러려니 하고 넘길 장면도
탄탄한 사연과 스토리가 뒷받침되어 더 깊이 와닿았던 것 같다.
그로테스크한 고전적 취향이 맞는다면 강추한다!
후기 덧.
책을 몇 장 읽었을 때 자꾸만 익숙하고 아는 내용이 나와서
뭐지? 뭐지? 했는데, 이미 몇 달 전에 읽은 책이었다.
아놔 ㅋㅋ 리뷰도 안 씀
그땐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대충 넘겨봐서 이렇게 찰진 맛을 못 느꼈던 것 같다.
몹쓸 기억력 덕분에 하나하나 곱씹고 음미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재독은 거의 안 하는 편인데
재독의 새로운 맛을 발견해서 즐거웠다:)
원제가 연도 "1793"인 <늑대의 왕>은 독특한 구성을 갖춘 역사추리물이다.
1793년을 배경으로 '가을-여름-봄-겨울'의 시간적 구성인데, 타임리프를 흔들어 뻔한 기승전결이 아닌 '전-승-기-결'의 구성을 취한 것.
'전-승-기'는 등장인물이 완전히 다른 독립된 이야기로 보이게 만들어 놓았고, 심지어 봄 이야기는 별다른 접점이 없는 듯 생뚱맞게 보이기까지 하는데, 봄의 마지막에 약간의 반칙(!)으로 독자를 혼란스럽게 하면서 시간상 현재로 넘어와 겨울의 결론으로 마무리된다.
책장을 넘기고 계절을 지나면서, 인간의 탈을 쓴 자라면 감히 실행하기 힘든 잔인무도한 범죄의 동기가 보다 '큰 그림'이 있을 걸로 예측했으나 그 동기는 지극히 사적인 동인(動因)이었다는 점이 역설적으로 인상에 남고, 내게는 <늑대의 왕>은 아래 한 문장으로 기억된다.
"처음 듣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모든 괴물이 처음에는 피해자였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생생하게 들을 것은 처음입니다." - P 441
저자 인터뷰에 보니 저자는 전체론적(holistic) 접근법에 관심이 많아, 여기에 기반해서 <늑대의 왕>을 집필했다고 한다. '전체론적 접근'이란 한 사건을 미시적으로 다루는 게 아니라,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게 된 당시 시대 상황과 사회의 공기를 묘사하는 데 공을 들여, 18세기 극악한 범죄가 만연한 사회 전체를 설명하려는 시도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 그 시절의 엄한 공기를 그려내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소설은 "<레미제라블>과 <양들의 침묵>의 환상적인 만남"이라는 홍보 문구를 사용하고, 역사에 기반한 팩션에 능한 이정명 작가의 추천사를 얻었다.
소설에서는 1793년 스웨덴 스톡홀름의 사회 분위기, 세부적으로는 도시의 악취와 술 취한 자들의 토사물, 쥐떼가 들끓는 시궁창이 눈에 보이듯 생생하게 표현되며, 프랑스혁명도 스케치되어 나온다. 18세기 스웨덴 역사를 아는 자국 독자들이라면 훨씬 재미있는 독서가 될 책이라 그 나라에서만 3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맑은 고딕", "Malgun Gothic", gulim; font-size: 12px;">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원한 제국>이 번역되어 스웨덴 독자들에게 읽힌다면?
애당초 북유럽 이름이 익숙할 리 없지만, '나트 오크 다그'는 현존하는 스웨덴 최고最古의 귀족 가문이라고 하며, 흥미롭게도 작가는 또 다른 스웨덴 현대 소설의 대명사 '프레드릭 배크만'과 공동 집필실을 사용하는 관계로 늘 건너편에서 배크만을 보면서 작업한다고 한다. 물론 시간대가 달라 자주 보지는 못 하지만!
스웨덴 현대 소설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책 중 하나인 <늑대의 왕>은 저자의 데뷔작인 동시에 18세기 스웨덴을 배경으로 한 '벨만 누아르 삼부작'중 첫 번째 책이고, 2019년 후속작 <1794>가 출간된 바 있다.
위태위태한 빙에와 카르델 콤비는 계속 이어지는 모양이다.
늑대의 왕 1793 (2019년 초판)
저자 - 니클라스 나트 오크 다그
역자 - 송섬별
출판사 - 세종
정가 - 16000원
페이지 - 479p
역겹고 끔찍하다! 하지만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장르 불문 서양의 팩션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한국사도 난해한데 서양의 역사는 알지도 못할 뿐더러 어디까지가 역사이고 어디까지가 작가의 상상인지도 분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고로 이 책이 출간됐을때 패스했건만....늦게라도 이 대박 작품을 읽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정말로 모르고 지나쳤다면 후회했을지도 모를 극강의 빅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이랄까! 엽기적 행위를 통해 개인의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하고 인간 밑바닥 악의에 대한 근원적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일본의 하드고어와는 성격이 다른 엽기적 고어가 일방적으로 통용되던 진정한 지옥같던 시대에서 벌어지는 고어가 전신을 감전시키 듯 강렬한 충격을 선사한다. 하긴...이 작품은 굳이 인간의 근원적 악의를 언급 할 의미가 없다. 캐릭터 모두가 변태 싸이코패스들이라서....
[1793년 가을]
쓰레기가 떠다니는 똥물에 뭔가가 떠오른다.
전쟁통에 한쪽 팔을 잃은 주정뱅이 방범관 카르델은 똥물에서 그것을 건져올린다.
그것은 시체였다.
아이가 심술이나 사지를 부러뜨린 장난감 처럼
양 팔과 양 다리가 절단되고
이빨과 혀가 전부 뽑혔으며
안구는 적출돼 공허한 눈구멍이 드러나있는
인간이라 부를 수 없는 참혹하고 끔찍한 몰골.
게다가 사지를 한꺼번에 잘라낸게 아니라
한 쪽씩 수개월에 걸쳐 잘라냈음을 깨닫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체의 발견에 천재 수사관이라 불리는 빙에가 나선다.
[1793년 여름]
전쟁에 차출되어 군의관을 도우며 어깨너머로 의술을 배웠던 블릭스는
전쟁이 끝나고 17살의 나이에 빈털털리가 되자 의사가 되고자 의과대를 찾는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이 없음을 깨닫고, 블릭스를 가엾게 여긴 의사는 블릭스에게
돈을 적선한다.
블릭스는 그 돈을 종잣돈으로 부자들을 등치는 사기꾼이 되는데......
[1793년 봄]
수도원에서 엄마와 생활하던 안나는 엄마가 병으로 죽고 자신의 힘으로
과일을 팔며 살아간다.
하지만 마을에는 과일 대신 몸을 팔아 살아간다는 헛소문이 돌고
결국 안나는 풍기문란죄로 여성 범죄자들이 수용되는 수용소에 갇힌다.
하루종일 방적일을 해야 하는 수용소에서 지옥을 목도하는데.....
[1793년 겨울]
마침내 스톡홀름에 부는 차가운 바람과 같은 서늘하고 참혹한 진실이 드러난다.
늑대왕의 정체는?!!!!
앞서도 언급했지만 한국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본, 미국도 아니고...스웨덴 역사를 본인이 어찌알리오. -_-; 팩션이라는데 뭐가 역사고 뭐가 픽션인진 모르겠다. 그냥 읽는다. 페이지가 넘어간다. 오호!~ 처음부터 입에 담기도 끔찍한 시신이 발견되고, 시체를 발견한 방범관 카르델은 그냥 또라이 난동꾼과 진배없고, 천재 수사관 빙에는 폐결핵에 걸려 돌아다니는 것 조차 힘에 겹다. 뭐지? 정의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인간들은? 게다가 시대는 암울하기 짝이 없어 선인은 사기꾼들에게 사기당하고 빚쟁이로 몰락하여 죄인이 되고, 수용소에서 죽을때까지 노역을 하는 운명에 빠지는 범죄의 시대. 폭력, 매춘, 살인, 협잡, 사기가 판치는 암흑의 시대 속에서 카르델과 빙에는 저마다의 목적을 갖고 정체 불명의 시신의 진짜 정체를, 그리고 그토록 끔찍하게 살해한 살인마를 찾아 나선다. 뭣보다 시체의 상태를 보면서 '이가라시 다카히사'의 [리턴]을 떠올렸다. 사지절단된 신체에 성적 충동을 느끼는 '아크로토모필리아' 페티쉬의 그 모습 그대로가 아닌가. 물론 이 사지절단남을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는 굳이 언급하지 않으련다.
전개역시 독특하다. 시간의 역순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의 구조는 강렬한 사건을 던지고, 그 이유에 대해 거슬러 올라가면서 각 캐릭터의 사연과 사지절단 사건이 어떻게 연결되고 이어지는지를 보여주게 된다. 서서히 긴장감을 고조시키다 막판에 핵폭탄을 투척하는 기존의 스릴러의 전개와는 정반대인데, 의문에 쌓였던 사건의 실체가 풀리는 맛이 기존의 스릴러와는 또 다른 카타르시스를 선사하여 꽤나 효과적으로 먹힌다. 솔직히 말하자면 1부까지는 그냥 저냥 읽었더랬다. 사건 자체는 충격적이나 사건을 수사하는 빙에나 카르델은 그다지 깊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그런데 배경의 확 바뀌면서 펼쳐지는 2부의 블릭스 이야기부터는 정말로 책속에 빨려들어갈 정도로 몰입하게 됐다. 2부에서 3부로 이어지는 블릭스와 안나의 이야기는 정말로 이 작품의 백미이자 하드고어 팬이라면 절대로 놓쳐서는 안되는 이야기랄까. 물론 모든 전말이 밝혀지는 4부는 말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꼽으라면 모든 고어가 집약된 2부를 꼽고 싶다. 솔직히 마지막 결말은 살짝 비약이 지나친듯 했다.
무질서와 범죄가 횡행하는 극악의 시대에 살인은 눈하나 깜짝 안할 인간들이 벌이는 이야기들이라 잔혹의 수위가 상당하다. 웬만한 고어는 명함도 못내민다는 말이다. 심신이 미약하다면 조금 힘들지도...-_- 하지만 그냥 잔인하기만 했다면 그저 악의에 찬 작가의 분풀이였겠지만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이나 서스펜스를 고조시키는 능력이 워낙 출중하니 스릴러 마니아라면 일단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진짜 끝내준다 .롤러코스터 같은 카타르시스. 유혈마저 얼어붙을 듯 한 냉혹한 북유럽 스릴러의 진수. 대박이란 수식은 이런 작품에 쓰라고 있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