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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불제 민주주의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 돌베개 | 2013년 2월 25일 한줄평 총점 9.8 (131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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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법률/행정/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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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권력의 역주행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돌아온 지식소매상' 유시민의 최신작. 대한민국 헌법에 담긴 민주주의의 이상을 살펴보면서 이를 바탕으로 오늘날 한국 사회의 현실과 자신의 경험을 성찰한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헌법과 민주주의는 충분한 대가를 지불치 않고 손에 넣은 일종의 '후불제'라고 이야기하며, 헌법에 담긴 이상적인 민주주의를 현실에 되살려내야 한다고 말한다.

헌법을 읽자!
대한민국의 헌법 조문들이 얼마나 가슴 떨리고 아름다운 인간상과 세계상을 그리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음미하며, 이 조문들이 담고 있는 당위와 이상의 세계를 현실에 구현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임을 일깨우고 있다. 또한 단지 법률적이고 정책적 차원의 정보가 아니라, 온갖 과학적, 철학적, 역사적, 경제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민주주의와 인간, 자유와 행복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가 아니라 성찰과 참여로 해결해야 한다는 믿음속에서 현실에 대한 냉소적이고 분한에 찬 논평을 피하고 좀더 근본적인 통찰과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한국 사회의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과 함께 민주주의의 구현, 헌법 이념의 구현을 위한 노력은 우리가 반드시 치러야 할 비용이라고 말하고 있다. 누군가, 언젠가는 지불해야 하기에.

목차

프롤로그 _ 권력의 역주행을 대하는 현명한 자세
1부 _ 헌법의 당위
행복 | 자유 | 주권 | 유신헌법 | 양복 입은 침팬지 | 존재와 당위
자연 | 진보와 보수 | 지구 행성 | 파시즘 | 경쟁 | 국가 | 복지
헌법애국주의 | 애국자 | 국가 정체성 | 법치주의 | 미네르바
차별 | 종교 | 학생 인권 | 체벌 | 재산권 | 통일
2부 _ 권력의 실재
대의민주주의 | 이무기 | 역린 | 대통령 | 알바언론 악플언론 | 낚시
국부 | 정치 중립| 위선 | 카리스마 | 심기보좌 | 측은지심
장관 | 코드 인사 | 이미지 | 초심 | 인내 | 관운 | 피터의 원리
장관 매뉴얼 | 공무원의 영혼 | 부정부패 | 리더십 | 멍텅구리배
신임 | 영어 | 도서관 | 국회의원 | 정치인 수입 개방 | 정당
최장집 | 지역주의 | 민주당 | 사회자유주의 | 연합정치 | 장하준 | 지식소매상
에필로그 _ 선과 선의 연대를 위하여

저자 소개 (1명)

저 : 유시민 (Rhyu Simin,柳時民)
작가 한마디 인간의 대뇌피질에 축적된 정보의 유기적 통일체인 지성, 그것 역시 기나긴 지식과 지성의 발생사를 압축·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나의 육체는 코스모스를 운행하는 모든 별들과 같은 물질로 연결되어 있고, 정신은 문명사의 이정표를 세웠던 위대한 지성인들과 책을 통해 이어져 있다. 대학에서는 경제학을 전공했으나 경제학보다는 역사학, 철학, 문학에 관심이 더 많았다. 한때 정치와 행정에 몸담았다가 2013년부터 전업작가로 복귀했다. 방송의 시사비평이나 예능 프로그램에 가끔 출연하지만 본업은 글로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지식 소매상’이다. ‘인생은 너무 짧은 여행’이란 말에 끌려 몇 해 전 유럽 도시 탐사 여행을 시작했다. 도시의 건축물과 거리, 박물관과 예술품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어서 《유럽 도시 기행》을 썼다. 여행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하다면 이 작업을 앞으로도 오래 할 생각이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 대학에서는 경제학을 전공했으나 경제학보다는 역사학, 철학, 문학에 관심이 더 많았다. 한때 정치와 행정에 몸담았다가 2013년부터 전업작가로 복귀했다. 방송의 시사비평이나 예능 프로그램에 가끔 출연하지만 본업은 글로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지식 소매상’이다.

‘인생은 너무 짧은 여행’이란 말에 끌려 몇 해 전 유럽 도시 탐사 여행을 시작했다. 도시의 건축물과 거리, 박물관과 예술품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어서 《유럽 도시 기행》을 썼다. 여행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하다면 이 작업을 앞으로도 오래 할 생각이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국가란 무엇인가》 《나의 한국현대사》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표현의 기술》(공저) 《역사의 역사》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대한민국 헌법, 권력의 역주행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대한민국은 처음부터 민주공화국이었다. 1948년 7월 17일 제헌의회가 대한민국을 민주공화국으로 규정하고 그 정치적·경제적·사회적 기본 질서를 담은 첫 헌법을 공포한 순간부터 그랬다. (……) 나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이 선언한 대로 대한민국이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정통성 있는 민주공화국이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제헌헌법이 규정한 민주적 기본 질서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을 다 지불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헌법은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손에 넣은 일종의 '후불제 헌법'이었고, 그 '후불제 헌법'이 규정한 민주주의 역시 나중에라도 반드시 그 값을 치러야 하는 '후불제 민주주의'였다." --- '본문' 중에서

1년간의 침묵을 깨고 돌아온 유시민, 헌법을 말하다!

유시민은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비판적 논객에서 방향을 바꿔'정당 개혁'을 모토로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할 때도, 캐주얼 차림으로 국회의원 선서를 하기 위해 본회의장 단상에 올랐을 때도, 참여정부 시절 여당 최고위원에서 복지부 장관을 거쳐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 참여에 이르기까지, 그는 지난 6년간 늘 정치적 소용돌이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그러던 그가 2008년 18대 총선 대구에서 출마 의사를 밝히고 '예상대로 낙선'한 후, 꽤 오랫동안 침묵을 지켜왔다. 간혹 인터뷰나 방송토론 프로그램에 '어쩔 수 없이'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그런 때에도 최대한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였다. 향후 행보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은 채, '지식소매상'이라는 글자가 박힌 명함을 들고 출판사 구석방에서 집필에만 몰두했다. 스스로 '유배 생활', '내적 망명'이라고 이름 붙인 그 기간 동안 그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걸까.

이 책은 유시민이 정치 활동을 접고 지식소매상 유시민, 저자 유시민으로 돌아온 후 최초로 그간의 생각을 정리해 발표한 것이다. 오랜 성찰의 끝에 그가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대한민국 헌법'이다. 그는 이 헌법의 조문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인간상과 세계상을 그리고 있는지 음미하며, 이 조문들이 담고 있는 당위와 이상의 세계를 현실에 구현하는 것을 과제로 제시한다.

돌아온 '지식소매상', 유시민

정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기 전까지 유시민은 경제학이라는 전공에 구애받지 않는 폭넓은 지식과 날카로운 시사적 감각, 촌철살인의 명쾌한 문장으로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은, 명실상부 당대 최고의 논객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당시 시사 문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학생, 직장인, 지식인들이라면 그의 책을 한 권쯤 읽지 않은 독자들이 없을 정도였다. 오래전 씌어진 『거꾸로 읽는 세계사』,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는 아직도 수많은 독자들의 교양 욕구와 지식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 그런 그가 '정당 운동'을 모토로 다시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했을 때, 독자들의 마음에 기대와 함께 마음 한편에 아쉬움이 없었을 리 없다. 그런 그가 본격 교양 에세이 『후불제 민주주의』를 들고 다시 돌아왔다!

사실 그는 정치 활동을 하는 동안에도 열심히 글을 썼다. 그가 2003년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던 「유시민의 아침편지」는 정치인 블로그 글쓰기의 원조였다. 아침편지에 담긴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 국감장, 의총장, 지도부 회의장에서 느끼는 단상들은 정치현장과 시민들의 일상에 다리를 놓았으며, '아침편지' 팬들이 당원이 되는 현상도 일어났다. 의원생활을 접으면서 아침편지도 사라졌지만, 여전히 많은 팬들은 블로그에 유시민의 아침편지를 인용하고 있다. 아마 한국의 정치사에서 유시민만큼 글을 통해 소통하는 정치인도 드물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는 최장집 교수에게 논쟁을 청했던 국회의원이었고, 대선출마선언을 하기 전에는 의정 활동과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대한민국개조론』을 집필했던 '작가'였다.

이제 그는 정치인이나 작가 중 어느 하나로 분류되기 어려운 사람이다. 어쩌면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유일하게 그 경계를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작가, 혹은 하이브리드 정치인일지도 모른다. 많은 이들이 유시민이 작가 선언을 해도 여전히 정치 활동을 계속하리라 추측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책에는 언뜻언뜻 앞으로의 정치행보에 대한 실마리가 담겨 있다.

이 책은 독자에 대한 계몽적 관점에서만 씌어진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삶과 경험, 이념과 주장을 성찰하기 위해 씌어진 회고적 에세이의 성격을 갖는다. 저자 유시민은 자신을 감추는 객관적인 논설보다는, 저자의 육성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에세이의 형식으로 새로운 글쓰기를 시도한?. 이는 극작가 출신 전 체코 대통령인 바츨라프 하벨의 회고록 To the Castle and the Back(2007년 출간)이 재직시절 일기와 서간문 모음으로도 충분히 문학적인 것을 떠올리게 한다. 이 책과 가장 먼 거리에 있는 것이 바로 낙선 정치인들이 흔히 보여주는 업적과시형 자서전이나 미셀러니, 정책 홍보용 책자들이다.

'헌법'에 관한 체계적인 지식과 정보를 기대한 독자라면, 혹은 단순한 정치 회고록을 기대한 독자라면 이 책의 구성과 어조에 당황할지도 모른다. 이 책은 한 편 한 편이 독립된 구성을 지닌 아포리즘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러한 단편들이 모여서 '헌법'이라는 복합적인 대상에 대한 가장 풍부한 해설을 이룬다. 독자들은 어디든 원하는 페이지를 펼쳐서 그곳부터 읽어 내려갈 수 있다. 헌법에 대한 지식과 저자의 정치경험, 개인적 삶의 단상을 '후불제 민주주의' 사회에 대한 사유로 끌고 가는 이번 책은 '문학적으로 쓴 논문'이라는 에세이의 원래 정의에 부합하는 시도다. 그의 행보가 당장 '직업 정치인'으로 전환되지는 않을 듯하다. 그러나 "정치가 직업정치인들의 전유물이어서는 곤란하다"는 문제의식을 고스란히 지닌 채, 정치와 글을 구분하지 않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

왜 지금 '헌법'인가?

1년 전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 권력의 일방적인 독주에 항의하던 수많은 시민들이 제일 많이 부른 노래는 '헌법 제1조'였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최근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도 '공공성'과 '공화국'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가 생각만큼 단단하지 못하다는 진단이 곳곳에서 제기된다. 우리 사회가 공공의 행복을 위한 가치를 중요시하기보다는 당장 눈앞의 나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성찰의 목소리도 들린다.

한 사회의 형식적 민주주의가 확보되었다고 여기는 바로 그 순간, 민주주의는 내부로부터 위협당하고 무너질 수 있다. 찬란한 민주주의를 꽃피운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선거를 통해 집권한 히틀러의 경우를 굳이 재론하지 않더라도 많은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는 진실이다. 그때 사회의 구성원들이 기댈 수 있는 가장 든든한 백이 바로 이 '대한민국 헌법' 첫머리의 선언이다. 이것이 저자가 지금 헌법 읽기를 제안하는 이유다. 그는 지금 우리가 가장 근본적으로 점검하고 환기해야 할 모든 원칙과 이상들이 다 헌법에 들어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과정과 그 근본적인 원인들을 정치 활동의 경험과 다양한 지식을 동원해 사유한다. 그중 핵심적인 몇 가지 분석틀과 용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후불제 민주주의
민주주의란 정직한 대가를 치러야만 누릴 수 있는 것인데, 한국 사회에는 그것이 이미 제도와 법 규정의 형식으로 먼저 주어졌기에 비용과 대가를 할부로 치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오래전 민주주의와 인권과 평등의 가치를 위해 누군가 흘린 피와 땀을 대가로 오늘날 우리가 현재의 '문명적' 삶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는 말이기도 하다. 오래전 로마의 노예들을 위해 싸운 스파르타쿠스에서부터, 프랑스 혁명의 전사들, 1980년 광주의 시민들까지……. 이들이 전해준 것은 위대한 선물이지만 공짜는 아니다. 민주주의의 구현, 헌법 이념의 구현을 위한 노력은 우리가 반드시 치러야 할 비용이며, 우리가 치르는 비용만큼 또 우리 사회와 인류 공동체가 누리게 되리라는 전언은 한국의 정치적 현실에 대한 어떤 냉소적인 비평보다도 알찬 내용을 담고 있고, 또 더 큰 위로가 된다.

* 양복 입은 침팬지'와 '왕조 시대의 문화유전자'
현 정부가 '문명 역주행'을 하고 있다는 저자의 주장에는 진화생물학적 시각이 담겨 있다. '자유 민주주의'란 인류의 이기적 유전자가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시킨 사회 제도라는 것. 이는 사유재산제도와 보통선거제도를 토대로 한 대의정치라는 제한적 의미만이 아니라 관용과 연대 등의 사회문화를 통칭한다. 복지 제도, 사회보장 제도 역시 이러한 문명적 진화의 산물임을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그러나 아직 우리의 유전자는 여전히 고대의 생존전략이었던 '강력한 지배자와 수직질서'에 익숙하다. 양복을 입었지만 사고방식은 탕가니카 침팬지들의 반민주적 저문명 사회에 익숙한 엘리트들이 오늘날에도 권력의 핵심부를 장악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로 인한 '문명 역주행'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결국 각 개체가 이 상황이 생존에 유리하지 않다는 '정치적 개명'을 하는 것이라는 주장.

* 법치주의
저자에 따르면 현 정권에서 가장 많이 오용되고 있는 말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는 본래 국민이 법을 잘 지키라는 뜻이 아니라 말 그대로 통치자는 법에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대통령과 권력기관의 권력 남용을 제한하기 위한 장치이지, 국민을 통제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다시 말해 통치세력은 법에 규정된 것 이외의 행동은 해서 안 된다는 것이다.

* 헌법애국주의
독일의 작가 귄터 그라스의 용어를 빌린 것으로, 헌법이 규정한 공화국의 원칙, 공공성의 원리를 지키는 행위가 애국이라는 것이다. 공직자가 공무의 이름으로 하는 행위도, 이런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해국' 행위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어느 사회자유주의자의 성찰과 회고: 정치적 이슈
이 책은 헌법의 기본권 조항을 소재로 해 행복, 자유, 민주주의, 국가, 진보와 보수 등의 주제에 대해 온갖 정보를 참조해 놀라울 정도로 풍부한 논의를 펼친다. 하지만 거기에만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후반부는 '헌법의 이상'과 대비되는 '권력의 실제 모습'을 다룬다. 저자 자신이 실제 정부와 국회와 정당 활동에서 경험한 사실들을 회고하고 성찰함으로써, 헌법의 절차에 따라 국민에게서 권력을 위임받는 정부와 국회의 권력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살피는 것이다. 헌법이 말하는 당위만큼이나 권력의 실질적 작동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저자이기에 가능한 접근이다. 이로 인해 이 책에 담긴 논의들은 추상적으로만 흐르지 않고 훨씬 더 생생한 육체를 지니게 된다.

원래 이상와 현실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그는 먼저 인정하고 출발한다. 거기서 시작해 당위와 실재 사이의 거리를 조금이라도 더 좁히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 저자에 따르면 민주주의란 당위와 실재 사이의 거리에 반비례하며, 따라서 헌법은 곧 우리 사회의 민주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인 것이다. 이런 포지션에서 그가 던지는 문제들은 하나같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먼저 현 여당과 정부를 중심으로 하는 오른쪽 세력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이들은 거대 보수 신문과 재벌, 보수 지식인 집단과 손잡고 참여정부에 이데올로기적 공격을 집중함으로써 정부를 국민에게서 이념적으로 고립시키는 데 성공했다. 세금 폭탄론, 좌익 포퓰리즘론, 대북 퍼주기론, 잃어버린 10년론이 대표적 사례다. 진보진영에 대한 비판적 언급도 빠지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자유주의적' 측면에 비판의 화살을 집중해 한나라당 세력과의 차이를 지우는 데 성공한 진보 진영은, 과연 그러한 담론 전쟁을 통해 무엇을 얻었나? 진보 세력은 사실상 빈손이었고 값진 전리품은 거의 보수 진영이 챙겨가지 않았나?

물론 핵심을 이루는 내용은 참여정부 세력에 대한 회고와 성찰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지지층에 대한 애정과 참여정부의 성과를 언급하면서도 '정치세력화하지 못했다'는 말로 아픈 속내를 드러낸다. 또 열린우리당이 '보수'자유주의와 '사회'자유주의의 연합정당이었으며 노무현 대통령 노선의 실질적 지지층은 사회자유주의 세력이었다고 설명하는 부분도 눈길을 끈다. 현재의 민주당에 대해서 그는 "사실상 호남 지역기반 위에서 보수 자유주의 세력이 배타적으로 지배하는 보수 야당이 되고 말았다"(336쪽)고 언급한다.

종이책 회원 리뷰 (112건)

이 시대에 다시 읽기 추천합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n*****u | 2022.04.09
20여년 전에 헌법을 읽으면서 느꼈던 궁금증과 답답함을 오늘 이 책을 읽으면서 풀었다. 이 감격을 기록해야 할 것 같아서 급히 글을 쓴다.
헌법에 쓰여 있는 수 많은 거짓말과 미완성을 절대 수긍하지 않으면서 읽었었고 왜 이런 건지 궁금해했었는데, 유시민작가님의 글이 그것에 대한 해석을 딱 맞게 풀어 주었다. 존재가 아닌 당위라니. 그걸 이제야 깨닫는다.
오로지 나만 하는 얕은 고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후불제 민주주의의 할부금을 갚고 있는 중이라는 말씀이 마치 우리가 그동안 함께 고민해왔던 느낌을 주어서 너무나 감격스럽다. 작가님의 좋은 글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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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권력의 역주행에 대처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이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에* | 2022.02.04

유시민 작가님의 후불제 민주주의 감상입니다.

사실 아무런 정보없이 구매한 책이네요. 작가가 유시민이니 믿고 샀습니다.

헌법에 담긴 내용을 살펴보며 요즘 우리나라의 여러 상황에 대입하고 읽었습니다.

헌법은 전혀 몰랐는데 작가님이 가슴 떨려하며 좋아하는 게 조금 이해가 되더라구요.

사실 한 번 읽고 말 책은 아니고 두고두고 읽어야 좀 더 이해아 될 거 같습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고 요즘은 오히려 뒤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받는데 이 책을 읽고 느낀 게 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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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후불제 민주주의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M********m | 2020.11.02


#후불제민주주의

한국에 와 있으면서, 코로나 사태가 지금처럼 악화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목사와 교회라고 자칭하는 무리가 테러같은 일들을 일부러 벌이는데 방어할 수가 없는 것 같다.ㅠㅠ

그들의 돌발적인 행동에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로서, 비기독교인들에게 어떻게 사죄해야 할지 모르겠다. 한가지가 실천해야 할 것이 있다면, 우리에겐 교양과 상식이 부족하기에,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는 것.

입장이 다를 수 있겠지만, 유시민 작가가 쓴 글은 그런 측면에서 읽어볼만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에세이라서 그런가, 그가 쓴 책 중에 제일 쉬운 것 같다.) 아래 문장 같은 글들을 함께 보며, 우리가 상상하는 세계를 선으로 연대하며 만들어갈 수 있길. 무엇보다 다음 대선, 총선 뿐 아니라 모든 선거에서 사랑jail교회와 연관된 세력이 권력을 얻는 일들이 없어지길... 이 책은 출판된 시기가 중요한데, 너무 실명이 나와서 그 이름을 다른 사람으로 바꿔봤다. 원래 이름은 누구였을까..? ㅋㅎ

"민주주의에 대한 상식과 교양이 부족한 지도자는 민주주의에 대한 일시적 위협 요인이 된다. (((전광훈 목사))) 는(은) 그런 면에서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주권 의식과 책임 의식이 부족한 국민 자신이다. 억제할 수 없는 주관적 욕망에 사로잡혀, 아무런 방법도 제시하지 않은 채 그 욕망을 무제한 충족시켜주겠다고 공언하는 거짓 구세주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그리고 그 욕망이 충족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가차 없이 돌아서서 또 다른 메시아를 고대하는 무책임한 주권자는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한다. 결국 민주주의는 시민 개개인이 스스로를 계몽하고 발전시키는 꼭 그만큼씩만 앞으로 나아간다." ...53p

#유시민작가 #우물밖으로??



....각자가 선 자리에서 대한민국 헌법이 부여한 권리와 책임을 일상적으로 실천해나가는 '각성한 시민'이 많아질수록, 그런 시민들이 만드는 작은 공동체와 그들 사이의 연대가 끈끈해질수록, 그 연대를 기반으로 한 시민 행동의 폭과 깊이가 넓고 싶어질수록, 우리의 민주주의는 더 단단해지고 사회는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26p


민주주의에 대한 상식과 교양이 부족한 지도자는 민주주의에 대한 일시적 위협 요인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런 면에서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주권 의식과 책임 의식이 부족한 국민 자신이다. 억제할 수 없는 주관적 욕망에 사로잡혀, 아무런 방법도 제시하지 않은 채 그 욕망을 무제한 충족시켜주겠다고 공언하는 거짓 구세주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그리고 그 욕망이 충족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가차 없이 돌아서서 또 다른 메시아를 고대하는 무책임한 주권자는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한다. 결국 민주주의는 시민 개개인이 스스로를 계몽하고 발전시키는 꼭 그만큼씩만 앞으로 나아간다. ...53p


집단의 생존과 번영은 개체에게 이익을 준다. 나라가 잘된다고 해서 개인이 잘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나라가 잘되면 개인이 잘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망한 나라의 성공한 국민보다는 융성하는 나라의 평범한 국민이 낫다. ...101p


악한 목표를 내걸고 악한 시스템을 만드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는 대중을 속일 수 없기 때문이다. 악한 시스템은 거의 언제나 선한 목적을 위해 악한 방법을 정당화함으로써 만들어진다. 악한 시스템을 만드는 권력자들은 '경제적 번영'  '자유민주주의 수호' , '법치주의 확립' , '국가의 정통성' 과 같은 선한 목표를 내세우면서 국민 개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고 불평등과 불공정을 조장한다. 그들은 자유민주주의를 내걸고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언론의 독립성을 목 조른다. 법률의 이름으로 인권을 모욕하며, 국가 안보를 내세워 평화를 위협하다... 3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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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4건)

후불제 민주주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이**오 | 2017.05.04

후불제 민주주의로 우리나라의 헌법을 처음 접했습니다.

내가 이토록 무지했음을 반성하며 다시금 우리나라에 대해 공부하게 된 책입니다.

이 책을 좀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작가님이 이해하기 좋게 풀어써 주시고 현실에 대입한 설명으로 더욱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왜 후불제 민주주의라 하는지 책을 보며 우리모두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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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불제 민주주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j*********r | 2017.04.29

나는 유시민 님을 잘 모른다. 프리랜서 저술가였다가, 국회의원을 하셨고, 그러다 참여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내셨던 분이라는 것, 그 분이 쓴 책들은 거의 스테디 셀러라는 것. 그 분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히 갈린다는 것. 그 정도 뿐이다. 또 그분의 책도 한권 읽어본 적이 없다.

 

정말 그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먼나라 이야기 같았고, 내가 걱정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었고, 나 말고도 걱정하는 사람은 많았으니까.

 

그러다, 참여정부가 끝나고 새로운 정권이 탄생했다.

여기저기 얻어듣는 말들로, 그렇게 되면 안된다고 우려하던 일들이 이것저것 일어나면서, 자연히 정치쪽 뉴스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직 소심하고, 여러가지 개인적 상황들 때문에 앞에 나서지는 못했고, 정보부족과 논리력 부족으로 보수적인(?) 견해를 가진 분들과 논쟁을 벌일 수도 설득을 할 수도 없었다.

 

그저 막연히 얻어듣는 얘기로 걱정만 하던 나에게 처음 접하는 유시민 님의 '후불제 민주주의'는 밝은 등불 같았다.

왜, 무엇을 내가 걱정해야 하는지 깨닫게 해주었다.

 

마지막 장을 덮기 직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들었다.

살아생전 그분을 알지 못한 것이 죄송했다.

이 책을 통해 그 분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것 또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 큰 지불을 한꺼번에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이 지불을 해야, 민주주의를 완성할 수 있을까? 민주주의의 완성을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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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불제 민주주의-유시민]이제 우리가 남은 대금을 나눠서 지불해야 하지 않을까.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검* | 2017.02.15

1.

우리 나라는 세계 역사상 드물게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룬 '성공한' 나라다. 그러나 그 성공.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풍요는 수 많은 사람의 피와 눈물로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더 큰 문제가 있다.


성공한 나라의 성공한 국민들이 행복하지가 않다. ...... 성공한 대한민국에서 행복하지 않았던 것은 국민만이 아니다. 이 성공을 이끈 국가 지도자들도 행복하지 않았다. p.13

경제적 번영과 민주주의, 어느 하나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가치이지만 대한민국은 이 둘 모두를 손에 넣었다. 그런데 국민도 지도자도 행복하지 않았다. p. 14~15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민주주의'를 이룩하고, '경제성장'을 일궈냈지만 저자의 말대로 대한민국에서 는 그 누구도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자살율이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끝없이 하락하는 출산율, 나라를 좀먹는 부정부패지수. 이루 말할 수 없는 수 많은 지표들은 우리가 '성공한'만큼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왜 일까? 무엇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걸까? 우리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저자는 한가지 진단을 한다. "후불제 민주주의" 우리는 아직 민주주의의 완전한 실현을 위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작금의 민주주의 위기는 비정상적 병리 현상이 아니다. 이것은 '후불제 민주주의' 그 자체가 처음부터 내포한 잠재적 위험이 현실로 표출된 정상적 현상일 뿐이다. p. 27


그렇기 때문에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불행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2.

그렇다면 이를 탈출할 방법. 우리 모두가 더 행복해지는 방법은 무엇일까. 1부 헌법의 당위에서 이를 밝힌다.


어떤 일이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지를 찾는 데 지침이 되는 안내서는 대한민국 헌법이다. 거기에 행복을 추구하는 인류의 꿈이,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만인이 따라야 할 사회적 행동의 원칙이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p.16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쉽지 않다. 헌법적 가치 수호는 권력자의 선의로만 이루어질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을 예로 '후불제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말한다. 시민이, 국민이 스스로 누구를 선출하고 어떤 체제를 만들었는지 보라는 것이다.


메시아를 고대하는 무책임한 주권자는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한다. 결국 민주주의는 시민 개개인이 스스로를 계몽하고 발전시키는 꼭 그만큼씩만 앞으로 나아간다. p.59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회다. 계란이 한 바구니에 담겨 있으면, 한번에 깨지기도 쉬운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를 구원해줄 메시아를 기다려서는 안된다. 독일 사람들도 히틀러를 '메시아'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그에게 모든 권한을 주었다. 그 결과는 우리가 모두 알고 있다. 그것 보다는 우리 개개인 모두가 '헌법적 가치'를 추구하는 '애국자'가 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우리 모두가 바구니가 되는 것이다. 비록 그 크기가 작을지라도.


결국 권력의 도덕과 능력은 장기적으로 대중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p. 202

우리 마음속의 왕을 죽여야 민주공화국이 산다. 대통령을 왕으로 생각하는 견해는 우리의 문화유전자 안에 남은 침팬지의 그림자일 뿐이다. 대통령은 무소불위의 권력자가 아니며 또 그래서도 안된다. p. 255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말이 토크빌이 진짜 한 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권력자(대통령)이 "용"이 될지 아니면 "이무기"가 될지는 우리 모두에게 달려 있다.


3. 

그렇다면 본인은, 본인이 모셨던 대통령은 어떤 권력자였을까. 2부 권력의 실재는 유시민이 겪은, 유시민이 본, 유시민이 평가하는 참여정부의 작은 비망록이 아닐까 한다. 더불어 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노 전 대통령도 이런말을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소곳이 욕 먹어주는 게 공직자의 큰 효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p. 375


욕을 먹는 것만으로도 큰 효용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니...... 그 존재가 참 힘들겠구나 싶기도 하다. 그만큼 욕먹을 각오로 옳은 일을 추진했다고 말하는 것일테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자기변명, 혹은 당시 정부를 변명하는 이야기로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스템 탓, 상황 탓, 본인이 어려서 잘몰랐다는 탓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치를 하지 않겠다던 그의 이야기를 믿는다면, 혹은 그만큼 절박하게 

자기반성을 하는 것이 아닐까도 한다.


적극적으로 선을 행하지 않으면 그게 악이 된다는 것을 나는 몰랐다. p. 449


에필로그에 나오는 그의 말이, 그리고 평소에 알려진 그의 언행에 비추어 각자가 판단해야할 몫이겠지만.


4. 

"자유의 나무는 애국자와 압제자의 피를 먹고 자란다." - 토마스 제퍼슨

The tree of liberty must be refreshed from time of time with the blood of patriots and tyrants. - Thomas Jefferson


내가 만약 지금 대학에 들어가는 청년이라면 무엇을 할까? ...... 세계 시민과 소통할 정신적 학술적 문화적 능력이 있는 지식인.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p. 356


그의 저서 <나의 한국현대사>를 읽으면서도 생각한 것이지만, 그 역시 시대의 피해자일지 모르겠다. 정말 그가 학문에 집중할 수 있는 시대적 상황이었다면, 그만큼 '후불제 민주주의'가 아니라 지금보다 비교적 완전한 민주주의를 이룩한 사회에서 태어났다면. 비단 그 만이 아니라 수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와 번영 속에서 지금보다 더 뛰어난 업적을 남길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나 지금보다 더 열악한 상황이었고, 엄혹한 시절이었다. 그렇기에 그 시대의 피해자들이 피를 흘리고, 많은 것을 잃었다. 그렇게 '후불제 민주주의'가 이루어졌다. 이제 우리가 남은 대금을 나눠서 지불해야 하지 않을까.


유시민을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읽지마시기를. 앞서 말한대로 변명처럼 보일테니까. 

다만, 앞으로 우리 자녀 혹은 후세대들이 더 완전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기를 바라시는 분이라면, 우리가 아직 지불하지 못한 '민주주의 할부금'을 함께 갚고 싶으신 분이라면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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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것은 주권 의식과 책임 의식이 부족한 국민 자신이다. 억제할 수 없는 주관적 욕망에 사로잡혀, 아무런 방법도 제시하지 않은 채 그 욕망을 무제한 충족시켜주겠다고 공언하는 거짓 구세주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그리고 그 욕망이 충족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가차 없이 돌아서서 또 다른 메시아를 고대하는 무책임한 주권자는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한다. 결국 민주주의는 시민 개개인이 스스로를 계몽하고 발전시키는 꼭 그만큼씩만 앞으로 나아간다. p.59

우리의 민주주의는 아직 할부금을 다 치르지 않은 채 타고 다니는 승용차와 비슷하다. 우리는 아직 민주주의를 온전히 우리 것으로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다 치르지 않았다. 헌법 제1조는 '존재'를 서술한 것이 아니라 '당위'를 선언한 것일 뿐이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이 되어야 한다고 외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으로 진화중이며, 그 진화는 때로 매우 폭력적인 증상을 동반했다. p.66

아주 거칠게 말하자면 한 가지다. 진보는 '당위'를 추구하고 보수는 '존재'를 추종한다. 진보는 아직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싸운다. ...... 그래서 진보는 인간의 자유를 속박하고 불평등을 조장하는 제도와 문화를 변혁하려고 한다. 진보의 사고방식은 연역적 구조를 가진다.  p. 77~78

민주공화국은 딱 한가지를 배제한다. 그것은 바로 자기 것과 다른 생각을 관용하지 못하고 힘으로 말살하려는 '앵톨레랑스'이다. 민주공화국에서 관용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은 불관용 그 자체뿐. p.82

헌법은 이미 이루어진 진화의 결과를 공고히 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 자체가 진화를 추동하는 동력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주권자인 국민이 헌법이 보장하는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거나 잘못 행사하면, 헌법은 실제적인 힘을 잃고 만다. 헌법 규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국민이 내린 집단적 의사결정이, 가끔은 멀쩡하던 문명사회를 탕가니카 침팬지 무리 수준으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이럴 때 헌법은 한낱 장식품으로 전락한다. p.98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이기 때문에 이타주의를 배워야 한다. 서로를 해치는 이기적 경쟁보다 서로를 이롭게 하는 협력적 행동이 모두를 더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도록 학습하고 경험을 쌓아야 한다. 오랜 역사를 가진 민족 또는 국가들은 모두 나름의 복지 제도 또는 상부상조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전통은 오랜 세월 호혜적 이타 행동의 장점을 경험하고 학습하는 과정에서 형성되었다. p. 119

애국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주관적 심리상태와는 구별되는 객관적 기준이 필요하다. 내 기준은 단순하다. 대한민국 헌법은 국가의 다원주의적 경쟁력을 최대화하는 민주공화국의 질서와 규칙을 담고 있다. 따라서 헌법의 규정과 정신을 온전하게 실현하는 데 기여하면 애국이 되고 그 반대면 해국이 된다. '헌법애국주의' 권터 그라스 p. 122

민주주의가 변경할 수 없는 결정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주권자인 국민이 때로 잘못된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p. 199

언제나 중요한 것은 성찰이 아닌가 싶다. 유권자 개인도, 집단으로서의 국민도, 대통령도, 대통령과 권력을 공유하는 정치인들도 끊임 없이 자신의 생각과 선택을 성찰해야 한다. 냉정한 자기성찰이 없으면 대중은 타락하고 권력은 추악해진다. p. 201~202

결국 권력의 도덕과 능력은 장기적으로 대중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p. 202

대통령은 사명감의 화신이거나 욕망의 노예다. 권력욕을 극복하고 권력을 행사하는 권력자가 용이 된다. 권력 그 자체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힌 권력자는 이무기가 된다. ...... 성찰하지 않는 권력은 권자에 앉은 그대로 이무기가 된다. 우리는 그런 권력을 보고 있다. p.209

헌법 제7조를 보면 정치적 중립은 공무원이 지켜야 할 의무라기보다는 국가가 보장해야 하는 공무원의 권리에 속한다. p.244

우리 마음속의 왕을 죽여야 민주공화국이 산다. 대통령을 왕으로 생각하는 견해는 우리의 문화유전자 안에 남은 침팬지의 그림자일 뿐이다. 대통령은 무소불위의 권력자가 아니며 또 그래서도 안된다. p. 255

이미지는 콘텐츠다. ...... 콘텐츠와 전혀 무관하게 형성되는 이미지는 없다. p.290

<세상을 보는 지혜> 벨타사르 그라시안이 쓴 글을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편집 - 어리석은 자를 견딜 줄 알라. 똑똑한 자들은 언제나 참을성이 없다. 지식이 많은수록 참을성은 줄기 때문이다. 통찰력이 큰 자는 쉽게 만족하지 않는다. 제일 우선해야 할 삶의 원칙은 인내할 수 있는 능력이며 지혜의 절반은 거기에 달려 있다. p.301

대통령과 장관은 공무원의 영혼을 불러내는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자세로 사심 없이 일한다고 느낄 때, 공무원들은 비로소 자기의 영혼을 드러낸다. 공무원이 스스로 영혼이 없다고 푸념하는 풍경은, 그 공무원들을 이끌고 일하는 정부가 이미 절반쯤은 실패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p. 320~321

공무원들을 일하게 하는 것은 사명감과 자부심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존중과 배려는 공무원의 사명감과 자부심에 활력을 제공한다. 태만과 오류에 대한 질책과 징벌은 입에 올릴 필요가 없다. 공무원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늘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p.335

다소곳이 욕 먹어주는 게 공직자의 큰 효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p. 375

적극적으로 선을 행하지 않으면 그게 악이 된다는 것을 나는 몰랐다. p. 449

"악한 시스템이 만들어낸 악한 상황이 선한 사람을 악하게 만든다." p. 453

제도화된 악은 나쁜 동기 때문이 아니라 나쁜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만들어지기도 한다. p. 462

독일 바이마르공화국은 각성한 국민의 뜻과 힘보다는 권력자의 선의에 의존하는 '후불제 민주공화국'이었기에 나치에게 힘없이 자리를 내주었다. p. 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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