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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렬지

옌롄커 저/문현선 | 자음과모음 | 2020년 2월 28일 한줄평 총점 0.0 (20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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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중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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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로 보는 책

책 소개

작은 마을이 도시에서 폐허가 되기까지의
빛과 어둠의 연대기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딩씨 마을의 꿈』
전 세계가 인정하는 옌롄커의 신작 장편소설!

제1회, 2회 루쉰문학상과 제3회 라오서문학상을 수상하고, 해마다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호명되는 옌롄커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작렬지』가 자음과모음에서 출간되었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爲人民服務)』 『딩씨 마을의 꿈(丁莊夢)』 『사서(四書)』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중국 현실을 정면으로 다뤘다는 이유 때문에 금서로 지정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출간 즉시 15만 부 이상 팔리면서 다시 한번 작가의 저력을 확인시켜주었다.

『작렬지』는 옌롄커 작가가 직접 역사지리서의 편찬을 맡아 작성한 것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시작된다. ‘자례’라는 허구의 마을이 점차 대도시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그 구체적 연대기를 통해 경제 발전을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든 “그 길은 발전과 부귀, 영웅과 승리자로 나아가는 지혜의 계단”으로 받아들여지는 중국 현실에 대한 첨예한 문제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1장 프롤로그
2장 지리 연혁 1
3장 개혁 원년
4장 인물편
5장 정권 1
6장 전통 풍습
7장 정권 2
8장 종합 경제
9장 자연 생태
10장 심층 혁명
11장 대결
12장 방위사업
13장 포스트 군수산업 시대
14장 지리 연혁 2
15장 문화, 문물 그리고 역사
16장 인물의 변화
17장 지리 대변혁 1
18장 지리 대변혁 2
19장 편집장 후기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 소개 (2명)

저 : 옌롄커 (Yan Lianke,閻連科)
1958년 중국 허난성에서 태어났으며, 1985년 허난대학 정치교육과를 거쳐 1991년 해방군예술대학 문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부터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다수의 장편소설과 중단편소설, 산문 등을 발표했다. 제1회, 2회 루쉰문학상과 제3회 라오서문학상을 비롯한 20여 개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문단의 지지와 대중의 호응을 동시에 성취한 ‘가장 폭발력 있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에서는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그의 작품들은 미국과 영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를 비롯한 세계 2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일광유년(日光流年)』은 옌... 1958년 중국 허난성에서 태어났으며, 1985년 허난대학 정치교육과를 거쳐 1991년 해방군예술대학 문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부터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다수의 장편소설과 중단편소설, 산문 등을 발표했다. 제1회, 2회 루쉰문학상과 제3회 라오서문학상을 비롯한 20여 개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문단의 지지와 대중의 호응을 동시에 성취한 ‘가장 폭발력 있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에서는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그의 작품들은 미국과 영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를 비롯한 세계 2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일광유년(日光流年)』은 옌롄커 스스로 가장 큰 전환점이자 가장 기념할 만한 글쓰기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그 외에 주요 작품으로 장편소설 『물처럼 단단하게(堅硬如水)』 『레닌의 키스(受活)』 『딩씨 마을의 꿈(丁莊夢)』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爲人民服務)』 『풍아송(風雅頌)』 『사서(四書)』 『작렬지(炸裂誌)』, 산문집 『나와 아버지(我與父輩)』 등이 있다.
역 : 문현선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와 같은 대학 통역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했다. 현재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강의하며 프리랜서 번역가로 중국어권 도서를 기획 및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아Q정전』, 『경화연』, 『삼생삼세 십리도화』, 『봄바람을 기다리며』, 『평원』, 『제7일』, 『사서』, 『물처럼 단단하게』, 『생긴 대로 살게 내버려둬』, 『작렬지』,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열여섯 밤의 주방』 등이 있다.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와 같은 대학 통역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했다. 현재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강의하며 프리랜서 번역가로 중국어권 도서를 기획 및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아Q정전』, 『경화연』, 『삼생삼세 십리도화』, 『봄바람을 기다리며』, 『평원』, 『제7일』, 『사서』, 『물처럼 단단하게』, 『생긴 대로 살게 내버려둬』, 『작렬지』,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열여섯 밤의 주방』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화산 폭발로 인해 ‘땅이 갈라지고 터진다’는 의미의 작렬하는 마을!

그 폭발적인 번영의 시작과 끝이 불러온
폐허의 시간에 관한 기록

『딩씨 마을의 꿈』이 에이즈에 점령당한 지독한 현실을 이미 죽어 땅에 묻힌 열두 살 소년의 시선으로 그려낸 리얼리즘과 판타지가 결합된 작품이라면, 『작렬지』는 작가 옌롄커가 자신의 고향 땅인 ‘자례’의 역사지리서를 맡아 쓰게 된다는 독특한 설정의 작품이다. 이처럼 허구를 가장한 사실(중국의 현실)을 통해 작품과 현실을 더욱 단단히 밀착시킨다.

옌롄커가 써 내려간 이 역사지리서는 화산 폭발로 인해 생겨난 ‘자례’라는 작은 마을이 도시로 급성장하고, 다시 폐허가 되기까지의 빛과 어둠의 연대기라고 할 수 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작렬지』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역사리지서 편찬이라는 소설적 상상력과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견고한 허구의 세계를 구축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진실을 드러내고, 가려진 진실을 들추며, 존재하지 않는 진실을 그려낸다”(656쪽).

이 작품은 ‘자례’라는 허구의 도시가 가진 역사를 풀어내고 있지만, 이야기가 가닿는 지점은 중국에서 도시가 형성되던 시기의 구체적인 연대기임을 알 수 있다. 송나라 시절, 화산 폭발로 인해 ‘땅이 갈라지고 터진다’는 의미의 작렬하는 마을, 즉 자례(炸裂)가 생긴다. 시간이 흘러 1966년 문화대혁명이 시작되면서 자례에는 쿵씨와 주씨의 양대 파벌이 형성된다.

혼란의 시기에 주인공 쿵밍량의 아버지 쿵둥더의 옷에 중국 지도 모양으로 번진 새똥을 보고 누군가 촌장인 주친팡에게 고발하고, 결국 쿵둥더는 중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감옥에서 돌아온 쿵둥더는 네 아들에게 “모두 나가거라. 지금 당장 나가서 각기 동서남북으로 걸어가. 돌아보지 말고 계속 가다가 무엇을 만나거든 허리를 굽혀 주워라. 그 물건이 평생 너희의 운명을 좌우할 게다”(28쪽)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둘째 아들인 쿵밍량은 원수처럼 지내던 주씨 집안의 딸 주잉을 만나게 되고, 이 만남이 자례의 파란만장한 운명을 결정짓는다.

“한 도시의 번영이 그렇게 끝이 났다.
휘황찬란한 역사가 일단락을 고했다.”

은폐되었거나 함축되었거나
혹은 쓰이지 않았을 것들에 관한 기록……

쿵밍량은 마을을 지나는 기차 화물칸에서 물건을 훔쳐 부를 축적하고, ‘만위안호(연수입 1만 위안 이상인 부유한 가정)’를 육성하라는 정부 정책에 의해 새로운 촌장으로 추대된다. 그리고 아버지의 원수였던 촌장 주칭팡을 마을 사람들이 뱉은 침에 익사시켜 죽인다. 이 광경을 지켜본 촌장의 딸 주잉은 쿵밍량에게 복수를 다짐하며 자례를 떠나게 되고, 이후 마을 전체가 공모하여 기차에서 물건을 계속 훔치며 막대한 부를 쌓게 된다. 하지만 산업이 발전하면서 기차가 빨라져 자례 사람들의 죽음으로 이어지고, 도시에서 유흥사업으로 큰돈을 번 주잉은 마을로 돌아와 쿵밍량과 쿵씨 집안 사람들을 위기에 빠뜨린다.

옌롄커 작가는 ‘촌’에서 ‘진’으로, ‘진’에서 ‘성’으로, ‘성’에서 ‘시’ 및 ‘초대형 도시’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은폐되었거나 함축되었거나 혹은 쓰이지 않았을 것들”에 대해 기록을 계속해나간다. 그러나 한 마을의 흥망성쇠에 관한 기록은 쿵밍량 시장이 붙인 라이터 불에 불타고 재만 남게 된다. 이처럼 『작렬지』는 ‘허구이지만 허구가 아닌’ ‘불타 사라졌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이야기를 통해 중국의 현실과 지난 역사가 가진 문제의 본질과 근원까지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작가의 말

『작렬지』에서 드러내려 했던 것이 바로 이러한 혼란과 분열을 촉발하는 핵이었다. 혼란스러운 오늘날의 중국에서 소설이 삶에서도 보이지 않고 대지에서도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거친 뿌리를 포착했다면, 토지와 삶의 표면적 진실이 어떤가가 과연 그렇게 중요할까? 『작렬지』는 어둠 속에서 ‘가장 중국적’ 원인을 찾으려 했다. 화가가 강물 깊은 곳 보이지 않는 강바닥의 형태와 굴곡을 그리려고 하는 것처럼. 이런 상황에서 강의 수면이 잠잠하다거나 물살이 세다거나 하는 합리성을 따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종이책 회원 리뷰 (19건)

구매 작렬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z**e | 2021.05.17

송나라 시절, 화산 폭팔로 생겨난 자례라는 마을이 도시로 성장하고 다시 폐허가 되기까지, 마치 빅뱅과도 같은 한 마을의 일대기를 그려낸 옌롄커의 작품이다. 초반에 프롤로그에서 옌롄커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모두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설정인줄 모르고 하마터면 깜빡 속을 뻔 했다. 프롤로그부터 철저히 설정을 하고 들어간 작품이라니. 책의 내용은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땅이 갈라지고 터진다는 의미에서 작렬하는 마을이라는 뜻을 가진 자례에 쿵씨와 주씨의 파벌이 어떤 숙명으로 마을을 이끌어가는지를 쓴 책이다. <딩씨 마을의 꿈>에서 느꼈던 옌롄커의 매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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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작렬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u**a | 2021.03.30

옌렌커 작가님의 최신작입니다. 2013년에 나왔지만, 우리나라에서 2020년에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책 무척 재미있습니다. 옌렌커 작가님에게는 상당히 실례되는 짓일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천정명 작가님의 「고래」가 생각납니다. 유머도 있고, 과장도 심하지만, 깊이가 있고, 흐름에 막힘이 없습니다.

 

이야기는 중국의 자례시의 성공과 몰락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성공하는 과정도 재미있고, 이야기의 대부분입니다. 몰락은 순간입니다. 옌 작가님은 자례시가 성공하는 과정에 힘을 많이 쏟으셨습니다. 중국이 고도 성장하던 시절입니다. 물론 지금도 지구에서 성장률이 높은 국가 중에 하나지만, 훨씬 기세가 좋았던 시절입니다. 성장의 과정이 반드시 정직한 것만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80년대 배경의 영화 같습니다. 여자도 나오고 폭력도 나오고, 권력이 전부이고, 포장이 뛰어납니다. 지도자의 지도력이 힘을 발휘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힘의 정당성, 도덕성은 지금 시대와는 다릅니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지금도 정치하시는 분들의 일차적인 목표는 국민들이 등 따습고 배부르게 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부부관계가 있습니다. 복잡하자면 복잡한 이야기인데, 제법 두꺼운 책이지만, 사람 이름들이 머리 속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심플하기 그지없이 그냥 재미있는 책입니다.

 

만약 옌렌커 작가님이 그냥 천명관 작가님 같은 소설가라면 어떤 평가를 받으실까요. 같은 어법을 가진 작가시지만, 천명관 작가님은 영화 쪽에 관심을 확실히 많이 가지고 계십니다. 옌렌커 작가님의 소설 내용만 보면 사회체제에 대한 관심이 많으십니다. 그래서 반체제 작가란 꼬리표가 붙어 다니는데, 그런 꼬리표 떼고 읽으면 그냥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이 정도 내용가지고 반체제 작가라고 하기에는 그렇게 무거운 내용도 아닙니다. 그저 가공의 도시, 가공의 인물, 부풀려진 이야기 정도입니다. 그저 왠지 이런 일들이 중국의 어느 도시에서는 벌어진 적이 있지 않을까 정도의 호기심은 생깁니다. 물론 없던 일이어도 전혀 상관없습니다.

 

천명관 작가님의 소설 「고래」에서 반하기 시작해, 결국 어느 틈엔가 전부 읽었습니다. 지금도 신간 구입 순위 첫 번째입니다. 옌렌커 작가님의 소설도 좀 빠져듭니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에서 느꼈던 흥미가 「작렬지」에서 확신으로 바뀝니다. 신간을 얼마나 내실지, 우리나라에 얼마나 다양한 옌렌커 작가님의 소설이 나올 지 모르지만, 시간을 두고 한 권씩, 한 권씩 읽어 내려가지 않을까 싶네요. 옌 작가님의 소설 절대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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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렬지 - 자례시 변화하는 모습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빛****정 | 2020.04.15

중국이라는 나라는 아직 많은 것을 생각해 본적이 없다. 책에 대해서는 특히나 더 그런듯하다. 책을 선택할때 다양하게들 선택하지만 난 가끔 아무 생각없이 막 읽고 싶다는 충동이 생길때가 있다. 이번이 딱 그때라는듯 정말 읽어보고 싶었다.

중국 작가중에 유일하게 알고 있는 작가가 옌롄커다. <물처럼 단단하게> 라는 책을 읽은 지는 5년이 넘은 듯하다. 그때당시 정말 획기적이면서도 쇼킹했다. 중국소설을 처음 접한 나로서는 옌롄커 작가의 대담함에 놀랐었다. 사상이 우리하고 좀 다른 나라에서 이런 소설이 괜찮을까하는 걱정도 했지만 그래도 출판이 되었으니까 나는 잘 읽으면 되었다. 한편 읽고 작가의 매력에 빠졌다. 이렇게 알게된 작가님의 다른 작품 작렬지를 처음 본순간 역시나 작가님의 특색이 묻어나는 표지에서 부터 시작되었다.


옌롄커 작가는 1958년 중국 허난성에서 태어났다. 다양한 활동을 했고 중국에서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세계 20개국 번역 출간되었다. 역시나 대한한 작가님이시다. 앞으로도 더욱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작렬지는 옌롄커가 직접 역사지리서의 편찬을 맡아 작성한 것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시작된다. '자례'라는 허구의 마을이 점차 대도시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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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나가거라. 지금 당장 나가서 각기 동서남북으로 걸어가. 돌아보지 말고 계속 가다가 무엇을 만나거든 허리를 굽혀 주워라. 그 물건이 평생 너희의 운명을 좌우할 게다." P28


쿵둥더가 감옥에 다녀와 자다 일어나 아들에게 말했다. 첫째 쿵밍광 동쪽, 둘째 쿵밍량 서쪽, 셋째 쿵밍야오 남쪽, 넷째 쿵밍후는 북쪽으로 갔다. 밍량이 왠수의 딸 주잉을 만났다.

큰형이 셋째와 넷째 동생을 데리고 인파속에서 걸어오는 얼굴에는 자신들이 가장 원하는 소망과 행운을 만난 듯 찬란한 웃음이 걸려 있었다.

바로 그때, 쿵밍량은 불빛을 비추며 꽉 쥐고 있던 오른손을 폈다. 손바닥에 땀이 흥건했다. 땀 때문에 쥐고 있던 물건이 축축했다. 네모반듯하고 길쭉한 인장석( 印章石)이었다. 하얀 종이에 싸인, 아직 이름이 새겨지지 않은 주인 잃은 그것이 쿵밍량의 손에 들어와 그의 밝은 앞날을 암시했다. p35


이렇게 쿵씨 집안의 아들들이 어떻게 자례라는 곳을 시로 성장해 가는지를 그리는 소설이다. 여기에 왠수 집안인 주씨 집안의 주잉이 아버지의 왠수인 쿵씨 집안을 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둘째인 쿵밍량과 결혼과 청징이라는 비서이면서 여인이 등장한다. 그리고 복수의 시작이 된다. 주잉이 어떻게 복수해 나가는지 자례가 어떻게 성장해가는지 참 재미나다. 이들의 인생에서 아니 우리들의 인생에서 최고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제가 촌장이 되면 이렇게 뿌려댈 수 있을 만큼 각 가정에 돈이 넘쳐나도록 할 것입니다." P135

주잉의 짧은 연설과 돈뿌림은 역시 돈이 최고인듯하다. 이렇게 자례가 승격되면서 세상에 돈이 날아 다닌다. 어쩜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이 이리 있을까? 정말 돈의 힘은 대단했다. 내가 돈이 많이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정말일까? 그리고 여자란 힘이 있다. 여인을 이용해서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역시 이쁘고 봐야하는 것인가? 여인천하인 주잉과 청징의 이야기도 참 흥미롭다. 여인 부대에서 참 중국작가 답다는 생각도 들었다.


돈으로 힘을 내서 주잉은 큰형 밍광을 이혼시키기도 했고 남편인 둘째는 돈으로 무릅꿇게 만든다. 거기에 세째인 쿵밍야오는 군에서 나와 자례의 대단한 군시설을 만들고 끝내는 둘째 밍량과 맞서게 된다. 누가 힘이 더 있는 것일까? 그리고 막내 쿵밍후는 높은 자리에 오르지만 내려놓고 가족을 위해 이런저런 일들을 해결해 나간다. 이런 모든 것들이 책력에 적어 있다하니 이들의 시작이 처음 만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데 사람의 운명은 정해진 것일까? 이 운명을 자기 것으로 잘 받아들이는 것은 자기의 몫인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회화나무꽃, 누릅나무꽃, 오동나무꽃 여러 사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자연의 모든것들이 승격되고 기분좋고 흥겨울때는 만물이 모두 소생하듯 찬란했다. 거기에 반대일때는 모든 시계의 시간이 멈췄고 자연도 조용했고 숨도 못쉴정도로 쥐죽은듯했다. 흥함과 망함의 표현해서 항상 대조적인 글에 감탄을 했다. 표현이 이렇게 자유롭게 희망차고 색다랐다. 그 색다릅고 멋진 표현들은 책속에서 찾아 읽으면 참 재미날 것이다.


책속에서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는 여러나라중에 가끔 한국인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번역작가의 번역이 아닌 옌롄커 작가님이 직접 썼을거라 생각하니 참 좋았다. 쿵밍야오를 너무 키운듯하다. 엉뚱했던 나라 사랑인가? 최고의 중국인 다운 정신인가? 쿵밍야오가 전쟁에 나가기위해 형의 부탁이었던 비행장과 역을 일주일만에 만들어주고 직할시가 되게하는 조건이었다. 그리고 모든 인민을 전쟁속으로 데려간다. '쿵밍야오 장군에게 인민을 사흘간 빌려준다' p640 참 대단한 나라 사랑이었다. 쿵밍야오의 나라사랑이 형인 쿵밍량의 시계를 멈추게 만들었다. 여기서 시계라는 표현이 참 색다르면서 멋졌다. 작가님의 관찰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덤에 울러 가야겠어요. 자례촌이 진이 되고 현, 시가 되고 또 직할시가 되면서 자례 사람들은 무덤에서 우는 풍습을 잊어버렸어요." p646

이렇게 처음에 우는 풍습을 잊고 살다가 마지막에 다시 우는 풍습을 써서 자례의 모습을 느끼게 만든다. 호화찬란했고 스펙타클했던 한 작은 마을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재미나게 그렸다. 그 성장과정에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장을 시키면서 자꾸 무엇인가 어긋나게 되는 것 같다. 대단했던 작품 작렬지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쩜 이리 잘 쓸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쿵씨 사형제의 이야기가 참 재미났다. 여기에 같이한 여인, 가족이 합쳐지고 인민들이 들어가 멋진 작품을 만들었다. 6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오래 걸렸지만 너무나 재미나게 읽었다. 멋진책을 읽게 해준 작가님께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옮긴이와 출판사께도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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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1건)

중국의 새로운 글쓰기 옌롄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R*****^ | 2022.09.27
우리나라에 번역된 옌롄커의 소설을 다 읽었다. 이 책이 마지막 권이다. 2013년 작품이니 최근작이다.

이 책은 옌롄커 작가가 '자례'라는 마을에 대한 역사지리서를 써달라는 의뢰를 받아 직접 쓴 것이라고 자세한 연보까지 첨부하면서 시작한다.
정말? 음~ 설정이다.
자례는 허구의 도시다. 그러나 여느 중국의 대도시 같다.
또한 이 책은 단편 '류 현장'을 발전시켜 쓴 장편같다. 마을을 키우는 도입부는 단편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작은 시골 마을인 '자례촌'이 진이되고 현이되고 시가 되고 직할시까지 되는 과정을 그리고있다.
문화대혁명이 대대적으로 시작되는 시절 쿵씨와 주씨는 자례촌에서 양대 파벌을 형성했다. 쿵씨 가문의 네 아들 중 둘째 '쿵밍량'은 주도적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례촌을 키운다. 도적질과 매춘을 권장하고 그것으로 돈을 모으고 마을은 번창해간다. 마을이 커지고 돈을 많이 가질 수 있다면 수단 따위는 모두 정당화 된다. '쿵밍량'과 '주잉'은 전략적 결혼을 하고 서로에게 두 가문의 오래된 복수도 하며 자례촌과 운명을 함께 한다.

마술적 묘사가 이야기 전반에 걸쳐 나오는 게 인상적이다.
느릅나무에 배꽃이 피었지만 동백나무 향이 나고, 잘 되가는 일은 지나가기만 해도 잎이 나고 꽃이 피며, 안되는 일은 옆의 풀들이 다 죽어 버리고, 시계가 멈추면 사람이 죽는다는 식이다.

세상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보편적 황당함 속의 인물과 사건에서 비롯된 '신실주의'로
한 도시의 흥망성쇠를 보여줌으로써 중국 전반에 대한 이해를 조금 더 할 수 있었다.
작가의 말을 보면,

''모두 진실 같지 않고 인류의 상식적 논리에 부합하지도 않는다...
이곳은 새로운 나라면서 오래된 나라다. 극도로 봉건적이고 전제적이지만 무척 현대적이고 풍족하다...
따라서 진실하지 않은 진실과 존재하지 않는 존재, 가능하지 않은 가능을 내포한다...

전 세계가 오늘날 중국에서 날마다 발생하는 기이한 일들에 아연실색할 때, 모든 중국 작가는 그러한 인류 역사와 경험을 초월하는 실재 앞에서 현실에 대한 글쓰기가 얼마나 무능하고 무기력한지 느꼈다.
세계문학의 모든 유파와 주의, 기교가 중국의 기이한 이야기 앞에서는 거센 탄식을 내뱉을 것이다.
중국의 현실은 새로운 글쓰기를 강요하고 있다.''

나의 짧은 식견으로 잘은 모르겠지만, 분명 옌롄커는 중국에 대한 새로운 글쓰기를 하고 있으며 전 세계를 주목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진짜 몇 년 안에 노벨상을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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