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다 번 저/김우열 역
박용후 저
정문정 저
한근태 저
스미노 요루 저/양윤옥 역
황경신 저
사는 동안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곁에 있으면서도 절대로 해 볼 수 없는 경험, 세상의 어떤 사람에게서도 들어볼 수 없는 경험, 바로 죽음이다. 그래서 죽음은 오롯이 상상으로만 가능하다. 나의 상상, 너의 상상, 누가 더 그럴 듯한 상상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것만이 죽음에 대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런가, 죽음은 문학 작품에서도 종종 만나볼 수 있는 소재다. 이 책처럼.(요즘은 영화나 드라마로 더 쉽게 볼 수 있기도 하고.) 소설은 애틋하고 또 애틋하다. 사람이 죽으면, 살았을 때 어떠했든 죽고 나면 일순간은 애틋해지는 것 같다. 생명이 사그라들다가 마침내 사라지고 마는 건 아무튼 애틋한 일이니까 나는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좀 쓸쓸하다. 사라지는 대상을 향한 쓸쓸함과 처절함의 차이가 다르게 나타날 뿐.
이 소설의 주인공도 갑자기 사고로 죽는다. 갑자기 죽는 바람에 스스로도 죽는 줄 모르고 죽는다. 이건 좀 당황스러운 일이 될 것도 같다. 죽어서도 당황스럽겠다. 내가 왜 죽었나 싶을 테니. 소설가는 또 이 당황스러움을 상상해 그려 낸다. 그리고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들이려고 한다. 당신도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갑자기 죽는다면, 본인이 죽는 줄도 모르고 죽는다면, 죽음이라는 걸 이렇게도 맞이할 수 있음을 보여 주겠다며, 그 다음을 상상해 보라고.
죽음을 생각하다보면 저절로 삶을 돌아보게 된다. 잘 죽는다는 건 결국 잘 사는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잘 살지 못하고서 잘 죽을 수는 없는 탓이다. 소설은 세상의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살아 있을 이유와 가치가 있음을 다섯 사람과의 만남으로 보여 준다. 인연, 희생, 용서, 사랑, 화해. 내 삶과 당신의 삶에는 각각의 다섯 사람과의 만남이 있으며, 그 때문에 우리들 서로는 서로에게 더없이 소중한 사람이 되고 있음을 잊으면 안 된다는 상상의 이야기, 살아 있는 동안에 이를 알고 있으면 죽어서도 덜 쓸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지없이 따뜻한 이야기다. 나쁜 마음이 생길 틈이 안 생긴다. 이 책만 읽어도 세상은 지금보다 많이 따뜻해질 것만 같은데, 읽었으면 싶은 사람은 너무 많고, 읽어야 할 사람은 도통 읽지 않고 있는 세상, 그래서 세상이 요지경이 되고 마는 것인지.
나의 섣부른 움직임으로 누군가의 생명을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는 세상이다. 우리는 모두 이어져 있고 지금은 고마우면서도 아찔한 시대다.
삶과 죽음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작가 미치 앨봄. 그러지 않아도 요즘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내 곁에 누가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 문득 문득 들던 참이다. 죽은 후 천국에서 만나는 다섯 사람이 보여주는 인생의 뒷이야기와 그들과의 인연을 통해 삶의 의미를 돌아보는 내용의 소설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을 읽으며 위안의 시간을 얻었다. 그리고 생각해 본다. 나에게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고받은 사람이 다섯 명이나 있을까? 내가 머물고 싶은 내 인생 최고의 천국은 언제이고 어디였을까? 나를 꼭 필요로 하는 장소나 일, 또는 사람은 과연 존재했을까? 작품에서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따스함이 전해짐에도 불구하고 나의 생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 물론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주는 부분도 있으니 아직 끝난 숙제는 아니지만 말이다.
끝이면서 시작인 이야기 ? 프롤로그
평생을 놀이공원 정비공으로 살아온 주인공 에디. 어느 날 놀이 시설의 급작스런 사고로 한 작은 소녀를 구하려다 죽음을 맞이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천국에 와있다.
첫 번째 만남 - 인연의 장
놀이 공원 ‘루비 정원’에서 깨어난 에디. 그런데 그가 알던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먼 과거의 모습 속 놀이 공원에서 만난 첫 번째 사람과의 인연. 내가 알지 못하는 일들이라 해서 나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어쩌면 삶과 죽음은 우연과 필연의 장난인지도 모른다.
두 번째 만남 - 희생의 장
젊은 날의 전쟁터로 돌아가 상사였던 대위를 만난 에디. 날아가는 포탄에 삶의 의미를 잃고 공포와 분노, 수치로 점철된 그 시절의 혼란은 많은 사람의 희생을 요구했다. 누구를 위한 희생인지는 몰라도 모두가 나름대로의 희생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세 번째 만남 - 용서의 장
눈 덮인 산 속 레스토랑에 앉아 있는 아버지를 보게 된 에디. 아름다운 노부인이 가르쳐준 아빠의 인생 이야기. 학대받은 어린 시절의 아픔도 이제는 용서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족이란 그렇게 단순한 감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결국에는 서로를 위해 용서를 해야 한다는 것.
네 번째 만남 - 사랑의 장
일생 사랑했던 단 한명의 여자, 먼저 간 아내를 만난 에디. 아내가 가장 좋은 기억으로 선택한 것은 결혼식이었다. 단출한 결혼식이었지만 충만한 사랑으로 부족할 것이 없었다. 후회 없는 결정이었기에 행복했던 결혼생활, 사랑 하나만으로도 의미 있는 인생이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다섯 번째 만남 - 화해의 장
드디어 천국으로 가는 길목에 선 에디. 온통 하얀 빛으로 가득한 그 곳에서 어떤 소녀를 만난다. 그 옛날 전쟁터에서 얼핏 보았다고 생각한 작은 그림자. 죽음도 삶도 어쩌면 이미 예정되어 있는 것인지 모른다. 하나의 죽음은 또 다른 생으로 연결이 되는 윤회의 법칙처럼.
모두가 하나인 이야기 - 에필로그
자신의 인생을 무의미한 생이라고 생각해 왔던 에디. 그러나 천국으로 가는 길에서의 짧은 여정을 통해 그 의미를 찾는다. 따지고 보면 삶이란 그리 거창한 건 아니지 않은가.
인생의 끝이 곧 시작인 이야기. 살아있는 동안에는 불행히도 깨닫지 못했었지만 죽음을 맞이한 이후에 알게 된, 한 사람의 존재 이유와 삶의 의미.
너무나 평범하고 평범한 삶을 살았던 소설 속 주인공 '에디'는 천국에서, 자신의 일생에 알게 모르게 크나큰 영향을 주었던 다섯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이 책의 주제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우리의 삶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이다.
왜 몰랐을까?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아무리 사소한 말과 행동도 다른 누군가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책을 덮고 나서 잔잔한 감동과 여운으로 인해 한동안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내 길지 않은 삶 가운데 머물고, 또 스쳐갔던 수많은 인연들.
천국에서 날 기다릴 다섯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내가 천국에서 기다려야 할 사람은 또 누구일까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제목 그대로 주인공이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되고
천국(?)에서 다섯 사람을 만나게 되는 내용이다.
책의 주인공을 따라가며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은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
때로는 받기도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력,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싶고
끝에 이르러서 후회 없는 삶이었다고 되돌아볼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