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는 유명한 작가지만, 나는 사실 그의 소설을 그렇게 많이 읽어보지 못했다.
한 두어개정도 읽어봤을까.
그가 얼마나 많은 소설을 열성적으로 집필하는지를 생각해보면 정말 적게 읽은 셈이다.
이 책은 북클럽에서 언뜻 보고 표지가 뭔가 음습하고 결연한 느낌이 들어서 읽기 시작했다.
뭔가 가볍게 잘 읽히는 소설을 읽고 싶었던 탓이기도 했다.
그리고 원하던대로 잘 읽히는 소설이었다.
다만 끝에서 해결이 되면서 뭔가 모든 내용이 압축되듯 들어가있는 점이 아쉽다고 해야하나.
그치만 그 소재나 내용이 재미있기는했다.
다 읽고나서 생각보다 가볍고 장르문학적인 느낌을 많이 받았어서 뭔가 내 나이보다 나이가 많은 소설이라는게 신기했다. 작가분, 열심히 살았구나.
사람들의 모든 만남과 헤어짐은 우연인가 숙명인가. 어느 한쪽의 일방된 입장으로만 해석할 수는 없겠지만 사람마다 조금 더 치우치는 쪽은 있을 것이다. 나는? 글쎄, 숙명 쪽을 덜 믿는 것 같은데. 이런 나에게 소설은 숙명으로 이어진 틀 안에서 인물들의 사정을 열어 보인다. 어디서부터, 누구부터, 누구와 누가? 그리하여 숙명의 관계도를 파악하기 위한 읽기가 된다.
몇 년 전 이 작가의 글을 줄기차게 찾아 읽다가 어느 즈음 그만두었다. 읽는 동안에는 계속 재미를 느꼈지만 읽고 나면 이쯤 읽었으니 되었다 싶은 때가 왔던 셈이다. 그러다 이 책을 도서관 서가에서 발견하고는 모처럼 읽어 볼까 하는 마음으로 빌렸다. 그리고 빌려 읽기에 딱 좋았다는 느낌으로 정리한다.
빠른 전개, 독자에게 드러내는 바와 숨기는 바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솜씨, 보이지 않는 것들을 두고 상상과 추리를 하도록 이끌어 들이는 글힘, 세밀하지는 않으나 부족함을 못 느낄 정도로 그려 놓은 인물 묘사는 여전했다. 이러니 책을 잡으면 한번에 다 읽게 된다. 다 읽고 나면 뿌듯한 자부심 따위가 생기지 않는다는 게 좀 섭섭하기는 해도.
일본에서는 1993년에 나온 작품이라고 한다. 요즘의 시대상과 거리가 느껴지는 풍경들이 곳곳에 보인다. 작가는 그때도 소설 구성을 이렇게 했나 보다. 일본 내 사회나 역사의 문제(여기서는 인체 실험 같은 경우)를 줄기 하나로 삼고,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인물을 설정하고, 여기에 인간으로서 갖게 되는 평범한 욕망에 따르는 이와의 갈등 관계를 만들어내고. 추리 소설이면서 사회 소설의 성격도 갖기를 바란 듯한 의도로. 결말은 작가의 소설들이 대체로 그랬던 것 같은데 현실에서 여전히 이어지는 부조리한 상황과는 달리 갈등이 풀려서 모두들 평온을 되찾는다는 식으로 되었고(이 점이 나에게는 지루한 인상을 남기는 요인이 되고 말았다).
추리소설은 결말에 이르기 전까지 독자가 얼마나 그릇된 방향으로 상상하도록 만들어 내는가 하는 것이 작가의 역량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슬쩍 해 본다.
숙명
히가시노 게이고
이 작품은 무려 1990년 작품이고 1993년에 초판이 발행된 작품이었다.
히가시노 게이고 본격스릴러의 기본을 보여주는 작품....
작품 해설에서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가장 많은 책이 팔리는 작가라는 히가시노 게이고 35년이 넘는 시간 동안 100여권의 책을 출간한 그는 정말 대단한 작가인 것 같다.
(작품 해설의 줄거리를 옮겨봐야지. 나는 왜 이렇게 정리가 안 될까?...암튼 해설 쓰시는 분들 넘 대단하시다.)
대기업 UR전산의 사장 우류 나오아키가 죽은 후 취임한 새로운 사장 스가이 마사키요가 살행당한다. 살인 흉기는 나오아키의 소장품이었던 석궁과 독화살이었고, 나오아키의 장남 아키히코와 차남 히로마사 등이 의심을 받는다. 아키히코는 아버지의 대를 이을 생각이 없었고, 의대에 진학하여 뇌신경외과에서 연구를 하고 있다. 수사를 맡은 시마즈 경찰서에 근무하는 형사 와쿠라 유사쿠는 우류 아키히코와 오랜 인연이 있었다.
<숙명>이라는 제목처럼, 유사쿠와 아키히코는 오랜 숙적이었다. 중학교 때 만난 두 사람은 물과 기름처럼 달랐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리더 역할이었던 유사쿠와 달리 아키히코는 늘 혼자였다. 하지만 공부도, 운동도 유사쿠는 결코 아키히코를 이길 수 없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었다. 운마저 따라주지 않았다. 부잣집 아들이기도 한 아키히코를 유사쿠는 결코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살인 사건이 벌어진 후 아키히코를 만난 유사코는 그들 사이에 또 다른 숙명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들은 한 여인을 사랑하고 있었다. 유카쿠의 첫사랑이고 지금도 잊지 못하는 미사코가 아키히코의 부인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들의 숙명은 전전대까지 올라간다. 아키히코의 할아버지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비밀 실험에 관여했다. 유사쿠가 살던 진 근처에 있는 벽돌 건물에는 당시 실험을 진행했던 의사가 있었다. 이야기 초반에 그들을 둘러싼 과거가 암시되고, 살이 사건의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비극적인 과거가 드러난다. 이야기 초반의 추억 속의 사나에의 죽음...
벽돌병원, 뇌를 건드리는 이야기(비인간적인 인체실험), 아주 시대를 앞서 간 작품...
약간 짐작되는 이야기였지만 반전도 있었다.
이 것도 보다보니 현재의 사람들 중에는 대단한 악인이 없다.
그래서 좋았다.
벽돌병원, 추억, 열심히 노력해도 극복이 안 되던 숙적,
뜻대로 되지 않았던 인생,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만나게 되는 삶
왜 그들은 그렇게 평생 엮이는 걸까
모든건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어쩌면 너무나 작위적인 이야기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항상 너무나 대단하다.
또 다시 즐거운 독서를 마무리하며...이만총총
좋은 기회로 잘 읽었습니다만, 기대했던 것보다는 그냥 그랬습니다. 이쪽 장르에선 워낙 유명하신 작가님이시고 또 유명할 만큼 다작을 하신 작가님이셔서 신작 소식 들리면 꾸준히 구매해서 보곤 하는데 숙명은 그냥 쏘쏘 무난했어요. 나쁘진 않았는데, 뭐랄까 큰 한방이 부족했다고 해야 할까요 ...? 작중의 반전 요소나 느껴지는 분위기 혹은 긴장감 등이 부족하고 좀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작가님의 출간작들을 나름 다양하게 읽은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지금까지 읽었던 작가님 작품들의 순위 중 하위권에 속할 것 같아요. 제 취향에는 좀 아쉬웠던 작품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님의 숙명 입니다.
100퍼센트 페이백 이벤트의 단골?이라고 칭할 수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님의 작품입니다.
여러 가지 추리소설도 있고 그래서 몇가지 작품을 접하게 됐었어요
유명 대기업 사장이 화살로 살해된 충격적인 사건과 그 사건의 범인은..?
일본에서 영화한 작품을 본 적 있었는데 괜찮긴 했지만 이게 뭐지란 생각이 들었던 한 작품이
있었어요 다 보고나서.. 응?스러웠거든요
그래서 다 이런 작품은 아니겠지 싶어서 더 많은 책을 접하고 싶어지더라구요
히가시노 게이고 저/권남희 역의 숙명 리뷰입니다. 100% 페이백 이벤트 기간에 대여한 소설로 사전정보없이 구입한 소설이기도 합니다. 추리 소설을 좋아해서 기대를 하고 봤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딱 중간입니다. 킬링 타임용으로 읽을 만했으나 주변에 추천을 꼭 해야겠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책표지부터 소년탐정 김전일 분위기를 느꼈는데 내용도 김전일 분위기였습니다. 그래도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님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