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개그맨으로 활동하는 저자는 8년 전부터 주인 할머니 집 2층에서 월세를 살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겪은 주인 할머니와의 소소한 이야기를 <집주인 할머니와 나>에 담았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일본 개그맨 야베 타로는 신주쿠 변두리에 있는 목조 2층 단독주택으로 이사 왔습니다. 그곳은 바깥 계단으로 올라가는 2층 방과 욕실과 화장실은 별도로 있으며 1층은 집주인 할머니가 혼자 살고 있어요. 인사말로 '강녕하십니까?'를 하시고, 87살이며 일찍 일어나 옷을 단정하게 입고 쓰레기를 내놓은 뒤 마당을 쓸고, 일정한 시간에 밥을 드시고, TV에서 재미있는 프로를 한창 할 시간에 일찍 주무십니다. '나'는 자고 싶을 때 실컷 자고, 밥은 먹기도 하고 안 먹기도 하고, 할머니가 잠드실 때쯤에 최고로 기운이 쌩쌩합니다. 이사 오고 한 달째, 집주인 할머니에게서 전화가 와 일이 없으면 점심에 같이 밥을 먹자고 합니다. 나는 부담이 돼서 거절했더니 식사를 배달시켜 주었고 그 뒤로 다달이 한 번씩 불러 밥을 함께 먹게 되었습니다. 빨래를 널어놓고 나가 있으면 전화가 와서 비가 온다며 알려주고, 어떨 땐 빨랫감을 개서 보자기에 넣고 문고리에 매달아 놓기도 하십니다. 처음엔 할머니의 관심이 부담되었던 나도 할머니와 얘기하고 밥을 먹으며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나의 생일도 축하해 주시고, 이세탄 백화점에서 장을 보는 멋쟁이 주인집 할머니, 그분의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어느새 주위 사람들에게도 주인집 할머니의 이야기를 하는 나, 그만큼 정이 들은 거지요. 지방 공연을 떠났을 때 할머니가 쓰러지셔서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병원으로 갑니다. 이제 할머니는 집으로 돌아가기 힘들다고 말씀하시고, 한 달 후 재활전문병원으로 옮기셨습니다. 그곳에 할머니 집에 들른 적 있는 동료 개그맨과 가서 보고 옵니다. 할머니가 없는 하루하루가 지나고, 석 달이 되던 때, 할머니의 조카 분과 여러 사람들이 와서 의논을 하더니 리모델링을 시작합니다. 할머니가 편하게 지낼 수 있게 문턱을 없애고, 슬로프와 손잡이를 단답니다. 리모델링이 마치고, 할머니가 오신 날 함께 차를 마시며 마당에 핀 매화꽃을 봅니다.
할머니가 아프셔서 병원에 입원한 차에 이 만화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집주인 할머니와 저희 할머니는 다르지만 그래도 할머니들에겐 공통점이 있습니다. 시간을 보낼 줄 알고, 물건을 아끼고, 들어본 적 없는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주인공인 나도 집주인 할머니와 같이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시간을 보내길 바라듯 저 또한 그렇습니다. 하지만 점차 연세로 힘이 없어지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지만, 그것 또한 인생의 과정이니 피할 수 없겠죠. 부디 아프지 않고 편안히 마지막까지 계시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세상의 모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건강하길 바랍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쓴 후기입니다.
개그맨 야베타로와 집주인 할머니의 일상툰
할머니는 87세
몸가짐과 말투에 기품이 있고
인사말은 강녕하십니까?
매달 오라버니 기일에 공양으로 올리는 덮밥을 야베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옛날 일에 대해 무심히 이야기하고
혹시 연락이 안되어 걱정을 하기라고 하면 친구와 호텔에서 1박을 놀고 오기도 하고
함께 식사를 할라치면 최소 4시간은 걸리고
생일 선물을 하고
자신이 가진 물건을 나누고
죽음에 대한 농담을 하고
이세탄백화점에 가서 쇼핑을 하고
별 일 없는 일상을 별 일 있게 그린 재밌는(?) 감성 그림 에세이
#집주인할머니와나 #야베타로 #소미미디어
자신이 만화를 그릴거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는 저자는 '인생에는 생각지도
못한 좋은 일이 잔뜩 있습니다'고 말한다.
집주인 할머니와 나의 캐릭터가 너무 재미있다. 오히려 세련되지 않아서 나의
눈길을 끌었던 것 같다.
두 사람 모두 도쿄에서 나고 자랐다. 나이는 음.... 세대차가 많이 난다.
성격은 야베씨는 예능 프로에 나가는 예능인인데도 불구하고 어찌보면 할머니
께서 더 센스있고 소녀소녀하고 위트도 있으신 것 같다.
할머니 집 2층에서 월세 살게 된 야베씨.
고상하고 기품있으신 주인 할머니와의 일상이 마치 할머니와 손주 같아서 보기
좋았고 혼자서 적적하셨을 할머니께 야베씨같이 착한 청년이 같이 살게 되어서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연세가 많으신 할머니와 아베의 생활 패턴은 많이 다르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두 사람이 살아온 시대도 다르고 먹는 음식, 기억, 세상을 보는 눈도 다르다.
매번 '강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하시는 할머니와 야베씨의 에피소드는 16 컷에
담겨있지만 그 속에 소소하지만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기기에 충분했다.
야베씨 방에 불이 켜지는 순간 잘 다녀왔냐고 전화하시고, 빨래를 널어놓으면
비가 온다고 전화를 하신다. 빨래가 이슬에 젖을까봐 보자기에 싸서 걸어두거나
어떤 말은 말끔하게 개어져 있기도 했으니 그런 주인할머니의 마음 씀씀이가
처음에는 부담스러워서 피하기도 했었다.
지금도 그런 할머니와 야베씨의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난다.
어릴 때 솜사탕을 못먹어 보셨다는 할머니 말씀을 기억해두었다가 솜사탕 기계를
사서 직접 만들어 드리기도 하고 같이 밥먹고 차도 마시고 여행도 같이 다녀왔다.
전쟁이 끝났을 때 17살이었다는 할머니의 기억과 생활 습관은 아직도 그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야베씨가 단 센서등이 켜질때마다 야베씨에게 감사하는 할머니, 야베씨에게 접시
채 수박을 나눠 주시는 할머니, 자신이 세상을 떠난 이후에 남을 물건들을 미리
정리하는 중이시다.
야베씨나 우리는 아직도 이것저것 갖고 싶은 게 더 많은데....
둘이서 가락국수를 먹으러 가는 날을 보면서 제일 많이 웃었고 마음이 찡했다.
하필 바람이 너무도 세차게 불어 삐쩍 마른 야베씨도 할머니랑 같이 바람에
떠밀렸으니...
같은 길을 걷고 있지만 보이는 풍경이 서로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고,
그 길에는 자신만이 아는 기억, 이야기가 있었다.
추억이란, 기억이란 그런건가 보다.
나직이 '너무 조용해서 존재감이 없던대요'라고 정곡을 찌르는 말씀도 하셨지만
공연을 보시고는 응원을 아끼지 않는 할머니, 그렇게 서로의 추억, 고민을 같이
나누고 또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영원히 잊지 못할 또다른 추억들을 쌓아갈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