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아픔을 그대로 끌어안아 문학으로 저항했던 현진건의 중단편소설!
염상섭과 함께 사실주의 문학의 선구자인 현진건의 초기 작품인 「희생화」, 「빈처」, 「술 권하는 사회」, 「타락자」는 과도기를 살아가면서 자아에 눈을 뜨고 사회적 존재로서의 자신을 발견하여 시대를 각성하는 과정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자신에 대한 응시와 관찰에서부터 시작되어 과거의 전통적 요소와 새로운 근대적 요소의 부조화를 가난한 지식인과 배우지 못한 아내 사이의 슬픔과 애정, 그리고 남편을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따르는 전통적 여인상으로 표현했다. 머릿속의 지식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던 시대적 상황에 좌절하여 술과 여자를 돌파구로 삼았던 일제강점기 지식층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또 슬프다 못해 참담하기까지 한 하층계급의 현실을 반어적 기법으로 표현한 「운수 좋은 날」, 미숙한 성의식과 노역으로 고통받는 농촌 여성을 그린 「불」, 땅을 잃고 뜨내기 노동자로 전전하는 한 이농민을 형상화한 「고향」 등은 1920년대 단편문학의 한 정점으로 기록된다.